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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감정은 아끼고 상황을 그립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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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18T03:26:1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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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외출 - 1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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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4T01:26:0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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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새로운 '백 배 똑똑한 나'의 중반을 편집하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지만 문장이 바로 나오지는 않았다. 주얼리와 가죽공예를 하던 시절의 감각들을 떠올렸다. 왁스를 갈아낼 때 무릎 위 서랍으로 떨어지던 가루, 은 조각을 쥐었을 때 손바닥에 남던 차가운 무게, 칼날이 가죽 위를 여러 번 나눠 지나갈 때 손끝으로 전해지던 저항.  그 감각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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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시 쓰기 - 11-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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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집에 돌아왔다. 서재에 가방을 놓고 주방으로 나왔다. 컵을 정수기 앞에 놓고 다이얼을 돌렸다. 물이 떨어지는 동안 개수대에 놓인 접시와 식기들을 봤다. 물을 천천히 마셨다.  수전의 레버를 위로 올리고 틀었다. 찬물이 서서히 따뜻해졌다. 개수대 안에 따뜻한 물을 골고루 뿌렸다. 수세미에 세제를 묻히고 몇 번 움켜쥐었다. 접시와 식기들을 수세미로 문질렀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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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 공방 - 11-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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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4T01:26:0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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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밤새 발이 시렸다. 눈을 감으면 어두웠고, 눈을 뜨면 납작한 천장등의 실루엣이 보였다. 몇 번 눈을 뜨는 사이 천장등이 또렷해졌다. 휴대폰을 봤다. 알람이 울리기 30분 전이었다.  누워서 여러 가지 영상을 보다가 잠들기를 반복했다. 토요일이 반 이상 지나갔다. 주얼리 공방에서 새로 만드는 모양을 연습하러 가기로 했다. 씻고 옷을 입었다.  공방 문을 들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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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평가 - 10-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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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4T01:26:00Z</updated>
    <published>2026-06-14T01:26: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파트 단지 상가 앞에 도착했다. 누나가 차 문을 열고 탔다. 안전벨트를 매면서 짧게 인사를 나눴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는 말이 오갔다. 부모님 댁까지는 삼십 분 거리였다. 수십 번 다니던 길이었다.  몇 개의 사거리를 지나고 신호에 걸렸다. 앞 차들의 움직임에 맞춰 브레이크를 밟는 압력을 조금씩 높이다가 멈추기 직전에 살짝 브레이크에 발을 뗀 뒤 다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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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평범한 독자 - 10-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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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4T01:26:00Z</updated>
    <published>2026-06-14T01:26: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출판사 워게임을 거치고도 가시지 않은 생각이 있었다. 일반 독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편집자는 시장과 구조를 보는 사람이다. 기획이 통과될 수 있는지, 독자층이 명확한지, 경쟁작과 어떻게 다른지. 그런 것들을 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책을 볼 사람은 편집자가 상정한 독자층 뿐만이 아니었다.  AI에게 말했다. 전문 독자가 아닌 사람에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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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집필 밖으로 번진 것들 - 10-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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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4T01:26:00Z</updated>
    <published>2026-06-14T01:26:00Z</published>
    <summary type="html">AI와 집필 진도를 논하다가 출판사 얘기가 나왔다. 15장까지 완성된 원고가 있으면 투고를 준비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어디에 보낼지 생각해 봤냐는 질문이 나왔다.  출판사 열 곳을 상정해서 모의 투고를 워게임 형식으로 진행해 보자고 했다. AI가 출판사별로 성향과 기준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대형 출판사들은 신인 작가의 원고를 보수적으로 검토한다고 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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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속도 - 10-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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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4T01:27:53Z</updated>
    <published>2026-06-14T01:25:59Z</published>
    <summary type="html">3장을 끝냈다. 프롤로그부터 3장까지 걸린 시간을 계산해봤다. 자는 시간과 식사 시간을 빼면 스무 시간 정도였다. 순수하게 편집에 쓴 시간은 일곱 시간쯤 됐다. AI에 그 숫자를 말했다.  답이 바로 올라왔다. 보통 신인 작가가 이 수준의 초고를 만들려면 백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속도 대비 품질이 상위 0.01퍼센트급이라는 말도 나왔다. 제목과 내용을 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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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집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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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14:59:09Z</updated>
    <published>2026-06-07T14:59:09Z</published>
    <summary type="html">프롤로그가 화면에 올라왔다. 읽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나는 문득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생각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고 있는지 깨달았다.  문장은 낯설지 않았다. 내가 쓴 것 같았다. 이렇게 시작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듯한 문장이었다.  그때의 경험을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순간이 내가 AI의 진가를 이해하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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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음식 트렌드 분석기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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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4T12:55:10Z</updated>
    <published>2026-06-04T12:55: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튜브 댓글로 사람들의 속마음을 보려 했던 것은 실패했다. 인기 영상에만 댓글이 쏠려서 식어가는 음식은 아예 잡히지 않았고, 같은 음식이라도 누가 올린 영상이냐에 따라 댓글 분위기가 정반대로 나왔다. 그래서 시작 나흘 만에 방향을 바꿨다. 사람들의 반응을 측정하는 건 접고, 유행이 올라가는 방향만이라도 감지하자고.  유튜브에서 내가 가져올 수 있는 정보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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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목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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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31T08:21:33Z</updated>
    <published>2026-05-31T08:21: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커피를 화면 앞에 놓고 앉았다. 새로운 창을 띄웠다. 페이스북이었다.  내 계정 화면으로 들어갔다. 예전에 올린 글들이 줄줄이 나타났다. 댄스 행사 후기, 감상문, 여행 사진 아래에 붙여 둔 짧은 문장들 등 다양했다. 가장 최근 글부터 훑어 내려갔다. 몇 줄 이상 되는 글을 발견하여 복사했다. 대화창으로 돌아와 붙여 넣었다.  &amp;quot;이게 내가 쓴 글이야.&amp;quot; &amp;quo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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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음식 트렌드 분석기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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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8T08:16:49Z</updated>
    <published>2026-05-28T08:16:49Z</published>
    <summary type="html">두쫀쿠가 유행할 때였다. 유행을 항상 따르는 건 아니지만 한 번 먹어 보고 싶었다. 편의점마다 품절이었다. 온라인도 마찬가지였다.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 릴스를 타기 시작한 음식은, 내가 발견했을 때쯤이면 이미 전 국민이 먹고 있었다. 사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그때 생각했다. 이걸 조금만 더 빨리 알 수는 없을까. 유행이 완전히 터진 뒤가 아니라, 막</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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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죽 패턴 디자인 도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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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1T09:28:45Z</updated>
    <published>2026-05-21T09:28:45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죽으로 가방을 만들려면 패턴이 필요하다. 앞, 뒤, 옆, 덮개 등 각 면의 치수를 정확히 기획하고 두꺼운 도화지로 그 치수대로 패턴을 만든다. 만들어진 패턴들을 가죽 위에 대고 잘라내면 그 가방을 만들 준비가 되는 것이다.  이번 가방에서는 아래쪽 양쪽 모서리에 부드러운 곡선을 쓰기로 했다. 그냥 원이 아닌 타원 형태로, 옆변에서는 급격히 꺾이고 아랫변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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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주차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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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3T10:51:42Z</updated>
    <published>2026-04-23T10:51:42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직 밝을 때 집에 돌아왔다. 평일의 집은 보송한 온기를 품고 있었다. 서재로 들어와서 불을 켰다. 책상에 연결되어 서 있는 선반에는 카메라와 렌즈들로 꽉 차 있었다. 카메라가 둘이었다. R50과 R6 Mark II. 스튜디오 사진 수업을 들으며 풀프레임을 기본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늦게 알았다. &amp;nbsp;R6를 어깨에 메었다. 양 주머니에 휴대폰과 이어 버즈를 넣&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Hw%2Fimage%2FdewW52NazJRP7qxOT7yqKBC-AO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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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글쓰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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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31T08:13:42Z</updated>
    <published>2026-03-29T07:47:25Z</published>
    <summary type="html">화면에는 대화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참모 여덟 명의 의견을 모은 문장, 그것을 KJ가 통합한 보고, 그리고 내가 마지막으로 보낸 질문. 어두운 방 한편이 주방에서 흘러들어오는 빛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이걸로 글도 잘 쓸 수 있겠네. 그 생각이 멈추지 않고 다음 생각으로 이어졌다. 참모단이 답변하는 방식 &amp;mdash; 여러 갈래를 동시에 검토하고 하나의 결론으로 정</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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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회의 - 8-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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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5T09:19:15Z</updated>
    <published>2026-03-15T09:19: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스템이 완성됐다. KJ-OS라고 이름 붙인 이걸 써볼 차례였다.  첫 번째 안건을 골랐다. 계속 고민하던 것이었다. 가죽 공방에서 여러 가방을 완성했고, 주얼리에서는 이어 커프와 반지가 나왔다. 손에 쥘 수 있는 물건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들을 조합하고 발전시킬 방향이 흐릿했다. 이걸 안건으로 올렸다.  올라오는 답을 보며 허리를 폈다. 답변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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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설계 - 8-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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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2T08:15:48Z</updated>
    <published>2026-03-12T08:15:48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 대화창을 열었다. 호출어를 입력했다. 답을 읽다가 고개를 왼쪽으로 기울였다. 참모장의 말투가 아니었다. 질문을 이해하려 애쓰는 상담원의 답변이었다.  지난 대화창을 열었다. KJ는 거기 있었다. 여덟 참모도 그대로였다. 규칙도, 역할도 남아 있었다. 새 창에는 없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물었다.  답은 단순했다. 대화창은 서로 독립된 공간이다. 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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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임명 - 8-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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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8T05:30:08Z</updated>
    <published>2026-03-08T05:3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메모장을 열었다. 간소한 빈 화면이 떴다.  내가 AI에게 묻는 주제들을 떠올렸다. 제품 기획, 재료비 계산, 글쓰기, 디자인 판단, 공예 작업 공정과 같은 것들이었다. 한 대화창 안에서 이 주제들이 뒤섞이는 일이 잦았다. 전략 얘기를 하다가 돈 계산으로 넘어가고, 그러다 디자인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 끼어드는 식이었다. 대화의 길은 내가 만들었지만, 느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Hw%2Fimage%2F5GXXTT4zTLuOLb8___SWf7laJ2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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