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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진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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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글을 쓰고 책을 만듭니다. 출판사 &amp;lsquo;파랑&amp;rsquo; 대표. 브런치북  '딸이 없어 다행이야', '셔플 뒤의 이야기' 를 발간했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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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13T11:18:2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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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행복한 농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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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8-12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너무 짙어서 서걱거리는 안개였다. 안갯속에서 시안은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들으려 하면 소리는 사라졌지만, 마음을 놓는 순간 이내 서걱거림이 시작되었다. 손을 뻗으면 손끝부터 희미해졌고, 한 걸음 옮기면 방금 디뎠던 자리가 먼저 사라졌다. 한 걸음 더 내딛는 순간, 발끝이 허공으로 빠졌다. 끝없는 추락이었다.  &amp;ldquo;악!&amp;rdquo;  쿵, 소리와 함께 비명을 지른 시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75%2Fimage%2FtmWSMGzhP7pSHM-UL6cvatfyrZ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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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맨발로 벌판을 건너온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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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8-05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마에스트로의 집에는 언제부터인가 늘 손님이 있었다. 마에스트로의 명성을 듣고 그가 만든 공간을 보고 싶어 찾은 사람들도 있었고, 유명한 작가인 시안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로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언제나 테이블 위에 있다는 실크의 문로즈를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있었고, 가끔은 친절하고 커다란 개, 토닉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75%2Fimage%2F0fQ2sUDNWrZpylBCidl2mhgolV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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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실크의 장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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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7-29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squo;어떻게 된 일일까?&amp;rsquo;  잠자리에 누웠던 시안은 다시 일어나 한참을 오도카니 앉아 있었다. 궁리한다고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온갖 방향으로 튀어 오르는 생각을 다잡을 수가 없었다. 내일이면 알게 되겠지, 하고 마음을 돌렸다가도 도대체 무슨 일일까? 궁금증이 다시 솟아났다. 마에스트로의 집에서 만나자는 실크의 연락을 받은 뒤로 아무것도 손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75%2Fimage%2FwjnE6Y_-w2_jCzwSIz7yFVTn8T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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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구의 이야기일까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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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2:45:12Z</updated>
    <published>2026-07-22T1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프로페서가 죽었다. 존경하던 원로를 잃은 세상은 긴 시간을 애도했다. 프로페서의 저서나 어록이 새롭게 조명되었고, 한 번 이야기될 때마다 더 많은 의미가 부여되었다. 모든 저서와 재산을 평생 곁에서 돌보던 비서에게 남겼다는 것이 알려졌을 때, 세상은 한 번 더 프로페서에게 열광했다. 기관에 기증하거나 기념관을 만드는 대신 비서에게 남김으로써 비서의 생계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75%2Fimage%2FAX4JSe4y84WfhNOd9LGWt-5yAC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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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바다에는 인어가 산다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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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2:51:10Z</updated>
    <published>2026-07-15T1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안이 눈을 뜬 것은 늦은 아침이었다. 밤새 시달린 듯 베갯잇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꿈이었나?&amp;rsquo;  꿈이라기엔 종의 울림이 그치기를 기다려 기어가다시피 푸른문 방갈로로 돌아온 기억이 생생했다. 하지만 소리가 나지 않는 종이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뒤늦게 식당에 나타난 시안을 보자마자 매니저는 뛰듯이 다가와 서둘러 의자를 빼주었다.  &amp;ldquo;안색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75%2Fimage%2FJM24ELbV5nKhk79nJ5IiH5tnMq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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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바다에는 인어가 산다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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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2:45:12Z</updated>
    <published>2026-07-08T1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검푸른 잉크를 챙기다 말고 시안은 마에스트로의 말이 생각나서 혼자 웃었다.  &amp;ldquo;인어가 산다는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혹시 알아요? 인어의 그림자라도 보게 될지.&amp;rdquo; &amp;ldquo;인어라고요?&amp;rdquo; &amp;ldquo;시안 블루로 종일 빛나는 바다라더군요. 그 바다의 인어들은 바다빛을 닮아 푸른 꼬리지느러미를 가졌다고요.&amp;rdquo;  한 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다는 시안의 말에 보고 싶으면 보러 다녀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75%2Fimage%2FZ9wqtxMW97R5GDFbeTOxCu0ZVz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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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생하셨어요, 아버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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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13:03:44Z</updated>
    <published>2026-07-02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면회 시간이 끝났으니 돌아가서 대기하라고 한 것이 오전 열한 시쯤이었다. 오후 세 시, 다시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amp;nbsp;얼른 병원으로 오고, 가족들도 부르라고 했다. 동생들에게 전화하고 다시 병원에 갔을 때, 아버지는 여전히 병실에 있었다.  의사가 물었다.  &amp;ldquo;자녀분들 몇 시쯤 모두 모이세요?&amp;rdquo; &amp;ldquo;지금 오고 있는 중인데, 길이 막혀서 늦은 저녁은 되어야 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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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낮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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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2:45:12Z</updated>
    <published>2026-07-01T1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이런! 다 젖었잖아! 토닉! 이리 와, 얼른. 그만하라니까.&amp;rdquo;  개천에 뛰어들어 물장구치는 토닉을 향해 시안이 소리쳤다. 온몸이 젖은 토닉이 개천에서 나와 몸을 털자, 시안은 질색하는 척을 하며 뒤로 물러섰다.  &amp;ldquo;안 돼, 안 된다고. 저리 가!&amp;rdquo;  가라고 말하면서도 시안은 수건으로 토닉의 털을 말려주었다. 털을 다 말릴 때까지 참을 수 없다는 듯 토닉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75%2Fimage%2F9DxtfhYdMkYSXJsouUx-QIpY3J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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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럼, 아사하라는 말이에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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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13:03:44Z</updated>
    <published>2026-06-29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천안에 있는 대학 병원은 아산병원보다 입원실 환경이 열악했고, 그런 곳에 아버지를 어떻게 입원시킬지 암담했다.&amp;nbsp;무엇보다 아버지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지, 검사를 받으실 수나 있는지, 걱정이었다. 그런 걱정을 이야기하자 의사는 그래도 검사는 받아야 한다는 말로 일축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에 하나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본 사람과 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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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학 같다던 아버지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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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13:03:44Z</updated>
    <published>2026-06-25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9월 17일, 주말을 아버지와 보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오전에 오시던 요양보호사님이 전화를 했다. 갑자기 출혈이 있어서 응급실에 있는데, 입원을 해야 해서 출근이 어렵겠다는 말씀이었다.&amp;nbsp;아버지 수발도 걱정이었지만 갑자기 출혈이라니, 요양보호사님이 걱정이었다. 급한 대로 매일 아침 공주로 출퇴근하는 나날이 시작되었다. 이른 새벽에 공주에 가서 아버지 아침을 챙</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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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중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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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6-24T1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에스트로의 이야기를 쓴다는 핑계로 시안은 생각날 때마다 마에스트로의 집을 찾았다. 가끔 다른 손님이 있을 때도 있었지만 대개 마에스트로는 혼자였다. 시안의 방문을 반가워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귀찮아하지도 않은 채 시안의 질문에 그럭저럭 대답을 해주거나 때로는 그저 차를 대접했다.  그날도 시안은 제집처럼 익숙하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런데 마에스트로의 맞&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75%2Fimage%2FN7I-sGRc7kU_kPnLngTWoF30rR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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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남의 딸이지만 고맙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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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13:03:44Z</updated>
    <published>2026-06-22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좋은 분들을 집에 들인 덕분에 아버지의 생활은 그럭저럭 안정되어 갔다. 이제 주말은 공주에서 아버지와 보내고, 주중에는 집에서 책을 읽고 꽃을 가꾸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공주에서 언제 무슨 연락이 올지 몰라 늘 전전긍긍했고, 매일 밤, 아버지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야 했지만 그래도 이만큼이면 견딜만하다는 생각이었다. 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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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타인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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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13:03:44Z</updated>
    <published>2026-06-18T1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캠이 없을 때는 모르던 일도 캠이 있으니 알게 되고, 그만큼 거슬리는 일이 많아졌다. 노인과 단 둘이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일이 쉬운 일일 리는 없지만, 그래도 내 입장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amp;nbsp;무엇보다도 아버지가 앞을 못 보시는 것을 악용하는 모습만은 두고 볼 수 없었다. &amp;nbsp;&amp;nbsp;내가 아낌없이 먹을 것들을 대고, 일주일 치 음식을 미리 만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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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리듬만 있는 노래처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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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6-17T1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빛 사이로 뿌연 책 먼지를 보고 시안은 얼굴을 찌푸렸다. 서둘러 창을 열고 서가를 정리하기 시작했지만, 손을 댈수록 먼지는 더 심해지는 느낌이었다.  &amp;ldquo;할 수 없지.&amp;rdquo;  혼잣말을 하던 시안은 책장 청소를 포기하고 책상 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른 셋이 누워도 될 만큼 큰 월넛 책상은 어지간히 어질러도 늘 빈자리가 남았다. 쓰던 원고를 한쪽으로 가지런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75%2Fimage%2FPcxfgJ8V1pB09zh5RfbjdJeJqy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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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굴한 자유를 얻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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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13:03:44Z</updated>
    <published>2026-06-15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버지와 24시간 함께 지내는 것은 고문에 가까웠다.&amp;nbsp;아버지는 나을 리 없는 병을 앓고 계시는 중이었고, 그래서 혹시, 하는 희망도 가질 수 없었다. 잠시라도 내 시간을 갖고 싶었지만, 아버지를 혼자 계시게 할 수도 없어서 고심 끝에 노인 요양 등급을 신청하고 요양보호사를 쓰기로 했다.  물론 수월한 과정은 단 하나도 없어서 요양 등급 심사를 받는 것만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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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언제 집 달랬어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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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6-11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식사를 준비하고, 청소를 하고, 하루에 두어 시간 아버지를 모시고 나가 산책을 하고, 끝도 없이 계속되는 아버지의 얘기를 듣는 일이 내가 할 일이었다. 치매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던데, 아버지의 경우는 끝도 없는 이야기였다. 주로 본인 자랑이나 어렸을 적 큰할머니한테 구박받던 얘기나 우여곡절 끝에 남양주에 산소를 마련한 얘기였는데, 한 시간도 좋고 두 시간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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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실크의 식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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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2:45:12Z</updated>
    <published>2026-06-10T1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버터를 듬뿍 품은 황금빛 프렌치토스트 위로 하얀 슈가 파우더가 눈처럼 쏟아졌다. 이른 새벽을 사락사락 깨우는 것 같은 조용한 눈이었다. 가장자리를 말끔히 떼어낸 정사각형 프렌치토스트는 포크와 나이프를 댈 필요도 없이, 입술만으로 떼어질 만큼 보드라웠다. 시안은 힘주어 오렌지를 스퀴저 위로 눌렀다. 달큰한 버터와 바닐라향 사이로 코끝이 찡할 만큼 싱그럽고 청&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75%2Fimage%2FjFgeAa0bS-Iq_eBijJRUa8bidv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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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하듯이 한 걸음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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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13:03:44Z</updated>
    <published>2026-06-08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동생은 아버지를 모시고 동생 집으로 가고, 나도 아이들과 집으로 돌아왔다.&amp;nbsp;내가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는 동안 아버지를 동생 집에서 지내시게 하기로 이야기가 되었다. 은행 업무나 엄마 연금과 관련된 일들, 엄마 명의의 핸드폰 정리와 사망신고까지 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amp;nbsp;유언장이 있다고는 하지만 엄마 곁에 가장 오래 머물며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말을 직접</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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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네가 여기 와서 살아야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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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13:03:44Z</updated>
    <published>2026-06-04T1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겪어본 사람은 아는 일이지만 장례라는 것은 실무에 가깝다.&amp;nbsp;슬픔이 개입할 틈이 없는 것이다. 지난겨울, 상조에 가입하고 장례비용도 따로 마련해 둔 엄마는 꼭 공주의료원에서 장례를 하라는 말을 남겼다. 음식도 먹을만하고, 손님들이 찾아오기도 쉽고, 부모님 집에서도 가까우니 너희들도 편할 거라는 말씀이었다.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상조회사에 전화를 했다.&amp;nbsp;엄마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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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볕이 가장 깊게 드는 시간이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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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2:45:12Z</updated>
    <published>2026-06-03T1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볕이 가장 깊게 드는 시간이었다. 커튼조차 없이 볕 속에 잠자던 마에스트로의 머리칼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마에스트로의 곤한 잠을 깨웠다는 사실에 시안은 잠시 당황했으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손을 내밀었다.  &amp;quot;마에스트로, 저는 작가 시안입니다. 당신에게 제 서재를 맡기고 싶어 찾아왔습니다.&amp;quot;  아직 잠에서 덜 깬 듯, 마에스트로는 멍한 얼굴로 시안을 바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o75%2Fimage%2FuYVflWFpUY_77S9-IjjSWMf1WC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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