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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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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시각예술가이자 미술치료사, 기억과 관계의 구조를 들여다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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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03T04:12:44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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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지막 회(膾)</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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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11:01:36Z</updated>
    <published>2026-10-08T01:2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조정이 끝나고 다음날 아침부터 전화가 울렸다. 친정어머니였다.  &amp;quot;내가 할아버지 할머니 묘에 좀 다녀오려고 하는데 나를 좀 태워다 줘라.&amp;quot;  지방까지 장거리 운전이었다. 무슨 말인가를 하고 싶었는데 어머니의 상황을 생각해 멈칫했다. 특별히 할 일은 없는 아침이었지만&amp;nbsp;몸을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이혼 과정 내내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었던 어머니의 말을 쉽게 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8WEybOU9BgnmVSwCKJbhEvpcy3Y.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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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족발과 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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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22:53:15Z</updated>
    <published>2026-10-04T22:53: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차례가 되었다.  양측 변호사, J와 내가 조정실로 들어가 판사에게 인사를 하고 의자에 앉았다. 의자가 너무 묵직해 자리를 고쳐 앉기가 불편했다. 약을 먹고 왔지만, 커다란 책상과 의자로 꽉 채워진 방안은 여전히 답답했다. 지난 기일에도 봤던 판사가 멀찍이 앉아 컴퓨터를 보고 바쁘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판사는 긴 시간 동안 아이들을 모두 훌륭히 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ZWWYDRuBKas9itEts93upC_d-aI.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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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거절된 음식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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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22:23:56Z</updated>
    <published>2026-09-30T22:17:16Z</published>
    <summary type="html">J가 한국에 혼자 있을 때였다. 그는 매일 문자와 함께 사진을 보냈다.  빠지는 머리카락,&amp;nbsp;땀에 젖은 얼굴,&amp;nbsp;반려견 배설물.  그중 내 눈길을 끄는 것은 음식사진이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찍은 음식도 꽤 있었다.  처음에는 잘 먹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놓였다. 그러다가 그 사진들이 불편해졌다.  나와 아이들이 한국에 있을 때 J는 사진 속의 레스토랑에 우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fulLZ0lDJNOnRSKXYLjBknnxzZ0.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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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갈비탕 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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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1:52:10Z</updated>
    <published>2026-09-27T21:2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반소를 결정하자 변호사는 내가 준비해야 할 것들을 알려왔다.  그동안 나는 대답만 했다. 이제 질문은 내 쪽에 있었다. 생각해 보니 처음이었다.  J가 왜 늘 바빴는지. 왜 늘 힘들었는지. 그리고 정말 돈이 없었던 건지.  그는 늘 우리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기숙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였다. 가을 방학에 한국에 오기로 했다. 두 아이가 공항까지 가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WYRwCW8txKDXF8p_p3RTuuQXir8.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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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탕후루와 과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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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12:35:17Z</updated>
    <published>2026-09-20T22:02:12Z</published>
    <summary type="html">J의 시간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동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그의 가족에게 다가가지도 멀어지지도 못한 채, 이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법원에서 지정한 부부 상담 일정이 잡혔다. 상담사는 J와 먼저 만났다고 했다.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나에게는 이혼하라고 설득하는 것으로 들렸다.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든 나는 몇십&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vFWz_sd0ov0lF8ZqhuaVmithA9w.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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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휴지에 싼 탄 고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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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23:31:37Z</updated>
    <published>2026-09-16T22:31:11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국에 오면 우리 네 식구는 늘 같은 갈빗집에 갔다.  메뉴는 돼지갈비였다.   숯불에 구운 고기 맛은 왜 그렇게 다른지.  아이들은 돼지갈비를 좋아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돼지갈비는 둘째가 좋아했다.  큰아이는 돼지갈비가 좋은지 소갈비가 좋은지  늘 다 좋다고 하기만 했다.  J가 공부를 마치고 우리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큰아이는 친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IpkNunnphtQYd7iBRlauBnttnSo.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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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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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22:33:47Z</updated>
    <published>2026-09-10T22:33:4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도 J도 술을 좋아했다. J는 술에 취해도 흐트러진 적이 없었고 나는 취기가 오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저녁나절 시원한 맥주 한 잔 정도가 좋았다. 전을 산처럼 부치던 날에도 맥주 한 잔은 기름에 절어버린 하루를 말끔히 씻어주곤 했다.  조정 기일이 잡혔다. 평상시 한 알 먹던 공황장애 응급약을 두 알 삼켰다. 친구가 법원 앞에서 내려주며 끝나면 연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kP_5VWKDVZh2PBjnOjVoufUeV8.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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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숙주가 없는 빈대떡</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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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6T23:43:53Z</updated>
    <published>2026-09-06T23:07:13Z</published>
    <summary type="html">호사다마라는 말을 내가 왜 믿는지 언제부터 믿었는지 모르겠다.  좋은 일이 생기면 나는 불안해졌다.  기쁨에도 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새로 이사한 집에  J의 부모와 J의 형 가족을 초대했다.   그들은 집을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모두 돌아간 뒤 둘째 아이가 나에게 말했다.   &amp;quot;큰 엄마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5kc5S7bN6rY6bKYJyjpRWTDlL0E.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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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삼계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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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2T22:24:08Z</updated>
    <published>2026-09-02T22:24:08Z</published>
    <summary type="html">J의 공부가 끝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였다.  복날이었다. J의 부모를 집으로 초대했다. 기름진 음식을 싫어하는 J의 아버지를 위해 닭 다섯 마리의 껍질을 벗겨 냈다. 닭의 배 안에 찹쌀과 대추, 마늘, 인삼을 채우고 큰 냄비에 넣었다. 껍질이 벗겨진 닭은 미끄러워 다리를 오므려 모양을 잡기가 늘 어려웠다. 전복도 손질했다.  J의 부모와 J에게 한 마리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TUPvJlqBnDjLXQ9gtOfW1vaBs8s.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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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입맛</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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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0T21:16:09Z</updated>
    <published>2026-08-30T21:16: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책상 앞에 앉아 한참을 읽고 생각했다. 나는 이혼을 원치 않았다.  J가 이혼을 원하는 이유에는 내가 살아온 이유가 없었다. 그게 다였다.  반박은 증거로 해야 했다. 잘 지내던 일상이 사진으로 남아 있지 않았다. 내가 없던 그 액자들이 증거가 될 수 있었을까.  20년 넘게 미뤄 온 공부를 다시 시작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았다. 노트북을 펼치고 대학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jcBwkK1XEQhUkholJzBXA2j3QAk.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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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냅킨에 싼 고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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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4T13:13:52Z</updated>
    <published>2026-08-23T22:14:5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게는 이어져 온 시간이&amp;nbsp;그들에게는 몇 개의 순간뿐이었다. 기억의 크기는 쉽게 조절되었다. 두껍고 긴 소장 속에서 나의 지나간 시간들은 '아이들을 키운 것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한 문장이었다. 한 줄을 채우지도 못했다.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말들로 나머지가 채워있었다.  가정법원이라고 찍힌 등기를 1층 경비가 봤을지 생각했다. 인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n4JzcPHtBX7lO28CaHWroUA5JSU.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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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컵라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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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0T02:17:25Z</updated>
    <published>2026-08-19T22:1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집에는 열두 명은 충분히 앉을 수 있는 큰 식탁이 있다. 유학 시절 형편이 좀 나아져 약간의 저축을 하게 되었을 때 나는 친정아버지가 보내 준 용돈을 보태 식탁을 가장 먼저 바꿨다. 오랫동안 눈여겨봐 두었던 식탁이었다. 꽤 거금을 주고 장만한 그 식탁은 대를 물려도 될 만큼 단단한 나무였다. 유리 상판 없이도 스크래치 하나 나지 않던 &amp;nbsp;그 나무 식탁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vG3IWN3Cby3OiEHyECLgHhNX8r0.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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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득 찬 냉장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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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7T14:53:00Z</updated>
    <published>2026-08-17T02:22:27Z</published>
    <summary type="html">J와 나의 다툼은 친정아버지의 장례식 이후 끊이지 않았다. J는 내가 만든 음식을 먹지 않았고 간편하게 먹도록 사놓은 것조차도 손을 대지 않았다. 냉장고는 음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더 이상 다투지 않았고 집안은 고요했다.  코로나로 방 안에서 지내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밤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코로 숨이 들어가는데 거기서 막혔다. 목구멍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FVa5WjMIUkjcj5dtX1yB547nTVI.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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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매운맛</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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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23:04:08Z</updated>
    <published>2026-08-12T22:01:03Z</published>
    <summary type="html">J가 공항에 마중을 나왔다. 나는 곧장 친정으로 갔다. 언니와 조카들이 현관에서 나를 맞았다. 집 안으로 들어서니 어머니가 어정쩡하게 거실에 서 있었다. 두 달 사이 뼈만 앙상하게 남은 그녀는 부어올라 짓무른 눈을 겨우 뜨고 나를 보았다. 그녀의 어린애가 된 것 같은 그 표정을 모르는 척하고 싶었다. 두껍게 덮인 눈두덩이 속의 초점 없는 눈빛이 그녀의 나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xwTeNwrmvjj9N9knqhq1zwHfAyQ.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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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만두와 냉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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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0T01:50:51Z</updated>
    <published>2026-08-09T22:5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국전쟁 때 피난 온 친정아버지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은 냉면과 만두였다. 우리 가족은 친정아버지의 입맛에 따라 오장동이나 장충동에 냉면을 먹으러 종종 들렀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덩그러니 홀이 보였다. 그 안에는 언제나 같은 날처럼 연세 지긋한 남자들이 반짝이는 냉면 그릇 앞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아버지의 눈은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벽에 붙은 메뉴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thN3H43qLnjzLAqT8c_OeQHc5zY.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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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탄 고기가 모인 접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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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7T18:39:02Z</updated>
    <published>2026-08-05T22:42:23Z</published>
    <summary type="html">J는 내가 본가에 가지 않은 것을 딱 한 달 기다렸다. 내가 그들을 기다린 시간은 스무 해가 넘었다. 그리고 부부 상담은 열 번이었다.  첫날부터 어긋났던 상담은 세 번째가 되어도 달라지지 않았다. 방 한쪽을 거의 채울 만큼 큰 책상의 너머에 앉아 있던 상담사는 커다란 컴퓨터 모니터를 향한 채 내 말을 쉼 없이 받아 적었다. 그러다 아이들에 대해 내게 물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_H2Br6ZbEEv22Bda87Gx3HhtSyo.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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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슈바인스학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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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7T19:03:56Z</updated>
    <published>2026-08-02T22:00:35Z</published>
    <summary type="html">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내게 미술 작업과 같았다. 만들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레시피를 종이에 꼼꼼히 적어&amp;nbsp;부엌 찬장 문에 붙이고 한번 훑은 후 재료를 준비했다. 늘 그렇듯 빠진 재료가 있지만 당황해 본 적은 없었다. 부족한 것은 다른 것으로 채웠고, 실패해도 하나의 시도였다. 전문가가 아닌 이들의 비평에는&amp;nbsp;대체로 귀 기울여 본 적이 없던 나이였고 그것이 나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8pT1OUXbSavSUIEUJPAuu9AhHAM.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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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5센트 닭다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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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7T17:53:02Z</updated>
    <published>2026-07-29T22:0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몫으로 남겨진 음식은 내 자리를 말해주었다.  J의 부모가 기억하는 J는 늘 초등학생이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다음을 채우는 일이 내 일인 줄 알았다. 그들은 우리에게 &amp;lsquo;기대&amp;rsquo;를 직접 말하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말했다.  &amp;ldquo;유학 가서 박사학위를 받아오면 큰 아파트를 사주마.&amp;rdquo;  J의 이름으로 된 것은 거의 없었다. 그 말은 선택지가 아니라, 기준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e33UlWl_nA98R7lkkjqUMGT75vk.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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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내 나는 퀵서비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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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7T18:59:21Z</updated>
    <published>2026-07-26T22:00:33Z</published>
    <summary type="html">결혼은 시작부터 J의 유학 준비로 잠겨 있었다. 유학은 본가에서 정했다. 신혼에 우리가 정한 것은 없었다. 늘 끓이고, 볶고, 싸던 시절이었다. 달콤함이라고는 나의 몸에 밴 단내뿐이었다.  반찬을 만들어 시댁에 보내는 것은 나의 선물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J의 아버지 젓가락이 내 반찬에 닿을 때면 내 숟가락도 잠시 멈췄다. 그의 입에 들어간 나의 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iP-Tt62rFTaO6OQ6MLHhIJFl1LQ.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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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김밥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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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7T18:55:47Z</updated>
    <published>2026-07-23T00: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네 머리는 아직 신혼에 멈춰 있냐.&amp;rdquo; 어쩌면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스물네 살에 시작된 그 집은&amp;nbsp;스무 해가 넘도록 같았다.  &amp;lsquo;넌 집에서 놀잖아.&amp;rsquo;  대학원에 다닌다고 했던 조카 이야기를 하던 J와 J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그래서 바쁘고 힘들다고.  J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나도 신혼 초에 대학원에 임신해 다니고 있었다. 나도 박사과정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mRC%2Fimage%2F0qjWi50nbgXfXDsYqXzLGNIBd18.png" width="26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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