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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루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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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30년 넘게 머물던 곳에서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낯섦 속에서 피어나는 생각과 감정, 그리고 매일의 작은 기쁨과 감사의 순간을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역이민자)</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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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1-22T01:32:1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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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월의 백색소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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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0:28:30Z</updated>
    <published>2026-10-01T00:28:30Z</published>
    <summary type="html">2026년의 뒷모습이어느새 바스락거리는 낙엽처럼 흩어지는 계절. 10, 11, 12...석 달이라는 시간은아직 쓰다 만 편지처럼구겨진 채 가방 속에 남아 있고우리는 미뤄둔 안부를 핑계 삼아붉어지는 단풍 속으로 걸음을 옮긴다.아직도 여름은 가지 않고때로는 겨울도 서성이는10월의 어느 날,기대라는 이름의시원한 바람이 분다.마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5f3mfLh6TT2iR89wCLGfBrIxj1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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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거리의 맛 - 식탁 위의 풍경과 보이지 않는 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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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10:55:37Z</updated>
    <published>2026-09-16T10:55: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최근 들어 자주 하는 생각이 있다. 식탁은 참 정직해서, 여러 사람이 함께 밥을 먹어보면 대충 어떤 사람인지 감이 오곤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사람의 인격까지 파헤치려는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음식을 대하는 태도나 타인을 배려하는 결이 어느정도는 드러난다는 뜻이다.   요즘 TV 속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짝을 찾겠다고 나온 한 출연자가 어찌나 먹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yzJYgts9TqyVFJSl3wcRsPEClL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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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금 말이 문제가 아닙니다 - silent and smil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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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7T23:44:20Z</updated>
    <published>2026-09-07T23:44: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스름이 깔리는 저녁,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다 한 남자를 보았다. 나무풀과 가로등 기둥 뒤에 몸을 반쯤 숨긴 채, 누군가를 기다리며 서 있던 젊은 남자. 그의 시선 끝에는 저 멀리서 걸어오는 한 여자가 있었다. 남자의 얼굴에 번진 미소를 보며 나는 이미 혼자 영화를 찍고 있었다. 잠시 후면 &amp;quot;와!&amp;quot; 하는 장난스러운 소리와 함께 여자의 반가운 비명이 들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goHGVX_htLj5YYtjt_5PZbDw__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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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맑아지는 날의 미안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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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00:00:24Z</updated>
    <published>2026-09-01T00:0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나온 여름은 끈적이게 뜨거웠고멀리서 들려온 먼지의 곡소리는채 식지 않은 바람을 타고 와가슴 한 구석에 깊은 흉터를 남겼습니다.오래 전, 그녀가 그 아득한 봉우리에 올라우리가족의 염원이 담긴 스케치북을 펼치고환하게 웃으며 보내왔던 정직하고 푸른 산,그 기억은 여전히 손끝에 따스하게 남아있는데.만년설보다 빛나던 그 기쁨의 땅이어쩌다 통곡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2wR5seEfQoeKL7Fg8BLSxSV0Rl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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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약속의 땅 - 최종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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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6T22:57:33Z</updated>
    <published>2026-08-15T11: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두 사람은 밤섬 남쪽 끝으로 향했다. 잡초와 버드나무 뿌리에 교묘하게 가려진 곳에 오래된 한강 관리용 저인망 선박이 묶여 있었다. 남자가 배에 올라타고 그 뒤를 이어 하림이 배에 올랐다.남자는 바닥에 놓인 노를 집어 들고 조심스럽게 물을 저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amp;quot;바닥에 엎드리시오.&amp;quot;하림은 배 바닥에 몸을 바짝 낮춘 채 강 건너편을 바라봤다. 찰랑&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9xrM3fJzzvks_6i1RIJ8a-_PKy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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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 사각지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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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11:00:14Z</updated>
    <published>2026-08-12T11: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쉿.&amp;quot;그는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며 하림을 거칠게 끌어당겼다. 어둠 속이었지만 하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 순간 서치라이트의 미세한 불빛이 남자의 얼굴을 스쳤다. 하림의 표정이 굳었다. 남편이 아니었다. 며칠 동안 제대로 씻지 못한 듯 지저분하게 자란 수염과 기름때로 얼룩진 군용 파카.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얼굴이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Xbbs-AvaFkkleBG19_GIaFeszr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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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태평양 너머의 우체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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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0T09:55:33Z</updated>
    <published>2026-08-10T09:55:33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국에 계신 친정엄마와 내 아들의 관계는 애틋하다.아들을 낳고 백일이 지나면서부터 나는 직장생활로 바빴다. 그 시절, 어린 아들은 자연스럽게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고, 그러다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우리는 친정집으로 들어갔다. 남편은 처갓살이를 했고, 아들은 유년 시절의 많은 시간을 할머니와 함께 보냈다.아마도 두 사람 사이의 애틋함은 그렇게 시작되었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_Z7uOJ-BY_OyTIne565f5zIQxE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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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화] 강물 위의 보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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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8T10:45:28Z</updated>
    <published>2026-08-08T10:45:28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얀 서치라이트 불빛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 브로커가 속삭이듯 욕설을 내뱉으며 고무보트의 모터 줄을 힘껏 당겼다. 요란한 기계음과 함께 보트가 한강 물살을 가르며 수면 위로 튕겨 나갔다. 그와 동시에 갈대밭 쪽으로 무서운 소총 사격 소리가 났다.   타타탕! 탕-!   하림의 바로 옆 강물 위로 물기둥이 사방으로 솟구쳐 올랐다. 하림의 얼굴과 옷가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BnVOUO1K536DsDPtskekA5PhyA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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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화] 한강 북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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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5T11:00:19Z</updated>
    <published>2026-08-05T11: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5분, TV 화면을 가득 채운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는 충격과 혼란의 시작에 불과했다. 계엄군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창문을 깨고 진입하려던 그 악몽 같던 밤, 사태는 단순히 정국 주도권 싸움으로 끝나지 않았다.정치적 혼란을 틈타 접경 지역과 한강 이북으로 전격 진격해 들어온 북한군의 예상치 못한 도발로 한강 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PC0XiBbN6rRboFpW3HlBfBGAa-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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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차가운 다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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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1T11:01:58Z</updated>
    <published>2026-08-01T11:01: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니... 한강을 가운데 두고 강남과 강북이 갈렸다니...'하림은 신발장에 있던 운동화를 꺼냈다. 주말이면 유식, 지원과 함께 한강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던 신발이었다. 끈을 당겨 바짝 묶었다. 단단히 매어지는 느낌과 함께, 막막하던 감각이 가라앉고 정신이 또렷해졌다.전기가 나간 아파트 비상계단은 아침이지만 칠흑처럼 어두웠다. 계단을 내딛는 발소리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QG16ioGskgEzQZg93NiPZKNtzF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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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월 &amp;bull; 8구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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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1T11:00:07Z</updated>
    <published>2026-07-31T11: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인내심의 한계일까짜증내는 지구봐라땅은춤춰 비는삐침여기저기 기습지진화풀이용 스트레칭미세먼지 집어먹고체한바다 익사직전북극곰도 썬글라스흰얼굴에 땀이줄줄펭귄마저 부채질해그거보고 웃음나냐나는사실 울컥해져점점더한 불구덩이오늘역시 삶은생닭실외기만 죽어난다햇빛보다 번들거려개기름만 최강느끼그렇지만 감사하자불가마속 우리곁엔구원투수 편의점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c7OlkIzF93xFAv6KEa31eTuGrV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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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 12월의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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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9T10:00:07Z</updated>
    <published>2026-07-29T10: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도 양화대교 위를 달리는 차들은 꼬리를 문 붉은 브레이크등을 만들었다. 차창 밖으로 한강의 야경이 천천히 흘러가고, 강물 위로 번지는 불빛이 오늘따라 더 아름다웠다. 불루투스로 흘러나오는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에 맞춰 하림은 운전대를 가볍게 두드리며 흥얼거렸다.'Last Christmas, I gave you my heart~' Wham!의  조지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pbu96A00R72kJ_RkjNz1Dk1R7Q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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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총애 - 가장 높은 자리가 가장 낮아지는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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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4T06:31:18Z</updated>
    <published>2026-07-22T11: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집에는 정말정말 예쁜 강아지가 산다. 이름은 애니(Annie). 브라운 푸들인 그 아이는 올해로 견생 13년 차를 맞이한 백전노장(?)이시다.인간 나이로 치면 어느덧 여든을 훌쩍 넘겼다. 이제는 나이가 많아 한쪽 귀에는 흰 털이 내려앉고 턱수염도 희끗희끗해졌다. 신경이 손상된 그 귀는 이제 쫑긋 세우지도 못한다.하지만 식구들 모두 이 녀석이 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7I2hQDnZNNtNuz4HvaHXmrcEev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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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포식 (捕食) - 최종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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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9T11:00:10Z</updated>
    <published>2026-07-19T11: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조용한 결탁  &amp;ldquo;내가 너무 늦었지.....&amp;rdquo;  안나가 건조하게 물었다. 희수는 눈물을 흘리는 대신, 입꼬리를 서늘하게 올렸다. 반가움인지 증오인지 분간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 감정을 억누를수록 나타나는 틱이 오른쪽 눈가를 간헐적으로 파르르 떨게 했다.  &amp;ldquo;아뇨...&amp;rdquo;  두 여자는 반지하 방에서 밤이 깊도록 마주 앉아 그간의 세월을 쏟아냈다. 안나는 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zSE4Wya3KhdKruvH_OgVIbeEFm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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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 흔적(痕跡)</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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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5T11:00:18Z</updated>
    <published>2026-07-15T11: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안나고깃집에서 퇴근한 안나는 고기 탄내가 밴 옷을 벗어 던지고 독한 향수를 온몸에 몇 번이고 뿌렸다. 그래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것 같으면 다시 뿌렸다. 거울 앞에 선 그녀는 턱을 치켜들고 웃는 연습을 했다. 막순에서 안나로 이름을 바꾼다고 지옥의 기억까지 지워지는 것은 아니었다.기회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할리우드의 주목받는 영화감독 토마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Ql7gx4XPLEbhykGI5u7xuVu4W9o" width="474"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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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화] 비상구 (非常口)</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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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2T14:02:24Z</updated>
    <published>2026-07-12T11:24:25Z</published>
    <summary type="html">1. 강막순  열여섯의 막순은 시집가는 먼 친척 집 새색시를 따라온 어린 식모였다. 고향 마을에서 굽이굽이 시골길을 한참 걸어 나온 뒤 완행버스를 타고 겨우 새색시 친정집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막순은 제 앞날을 알지 못했다. 그저 딸만 줄줄이 낳은 집안의 막내딸인 자신 하나라도 객지에 나가면 가난한 시골집 입 하나는 덜 수 있겠지, 가끔 새색시가 물려주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NSxTGZslYvmZ17vfu3i9X8MFHg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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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화] 인고 (忍苦)</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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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10:00:08Z</updated>
    <published>2026-07-08T10: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1. 귀향 희수가 마음속으로 울부짖으며 도망쳐 온 곳은, 고작 황토 먼지가 풀풀 날리는 전라도 읍내 터미널이었다. 갈 곳은 하나뿐이었다. 할머니 품에만 안길 수 있다면, 그제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읍내에서 갈아탈 마을버스를 기다리던 희수의 시선이 길 건너 낡은 2층 건물에 멈췄다. 촌스러운 서체로 &amp;lsquo;궁전다방&amp;rsquo;이라 적힌 유리창 너머, 포마드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tGohwIW50hc0O_o0m6x3mvF61d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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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균열 (龜裂)</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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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6T03:38:52Z</updated>
    <published>2026-07-05T11: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1. 루틴  희수에게는 해가 갈수록 이상한 변화가 생겼다. 평화로웠던 방학 끝자락이 될 때마다 우울해지던 마음이, 이제는 방학 첫날 할머니를 마주하는 찰라 눈물부터 터져 나왔다. 만나는 순간부터 이별이 시작되는 기분이었을까. 아홉 살 희수는 그 기괴한 슬픔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방학은 언제나 너무 빨리 지나갔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 다시 서울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4_87aY3CQAXBRP8bo4netf2iFD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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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월, 올것이 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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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30T23:50:14Z</updated>
    <published>2026-06-30T23:49:48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방에서 저마다 자기가 진정한 찐초록이라며 눈이 번쩍 뜨이게 싱그러운 주장을 펼치는 잎사귀들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요즘 TV만 틀면 너도나도 바다로 달려가는 헐벗은 청춘들이 쏟아져 나오고 머릿속엔 오직 쿨의 '해변의 여인' 멜로디와 함께 &amp;quot;와우, 여름이다!&amp;quot;라는 그 한마디가 환청처럼 울려 퍼지는 와중에, 달력을 보니 방금 라섹 한 사람처럼 눈이 커질 만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Yhx8sbFXQZyxVHsdGwmOlQS5Yt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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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 허기 (虛飢)</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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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0T06:44:20Z</updated>
    <published>2026-06-28T11:10:31Z</published>
    <summary type="html">1. 나침반  기차가 둔탁한 쇳소리를 내며 플랫폼에 멈춰 섰다. 아홉 살의 희수는 그제야 가슴을 짓누르던 서울의 숨 막히는 공기를 뱉어낸다. 방학마다 찾는 전라도의 시골은 희수에게 유일하게 따뜻한 곳이었다. 여름이면 매미 소리가 습한 공기를 찌르고, 겨울이면 마른 장작 타는 냄새가 코끝을 아리게 하는 곳. 희수에게 진짜 집은 서울의 아파트가 아닌, 전라도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uX%2Fimage%2FLy5irRFXTMnXxF9YR9Mp4Jm_Sp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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