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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양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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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consolation</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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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19T09:58:3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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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월한 우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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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0:28:18Z</updated>
    <published>2026-10-12T00:28:18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제였을까. 이 느낌을 무어라 단정 짓기 어려워 편의상 우울이라는 단어를 빌려 써본다. 아주 멀리 거슬러 올라가 보면 혼자 하늘을 올려다보며 구름의 모양마다 멋대로 이름을 붙여주던 초등학교의 운동장. 밤늦은 방 안 공중에 떠도는 전파라도 잡아보겠다는 듯 라디오 안테나를 만지작거리던 중학생의 손가락. 공부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차라리 다행이었던 고등학&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2%2Fimage%2FCtuUA9SNmZU1JiNujgV1QlPAMO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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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콘을 굽는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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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2:41:59Z</updated>
    <published>2026-10-01T02:34: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좀체 실수를 하지 않는 편이다. 레시피 북의 계량 단위를 몇 번이고 확인하고 오차 범위를 줄이기 위해 보울의 무게를 먼저 빼두는 일에 익숙하다. 내 삶의 대부분은 그렇게 유격 없이 잘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만 직성이 풀렸다. 그날도 평소처럼 평범한 스콘을 만들 생각이었다. 차가운 버터와 하얀 박력분, 은은하게 퍼지는 바닐라 빈의 향. 모든 것이 정해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2%2Fimage%2FNKbHU4LijSKLio9TjC6377AHltE" width="3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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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답표를 들고 극장에 가는 마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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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4:57:31Z</updated>
    <published>2026-09-29T04:57:31Z</published>
    <summary type="html">단톡방에 그가 글을 남겼다. 영화 &amp;lt;가능한 사랑&amp;gt;을 보고 오는 길이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조금은 예스러운 각도로 카페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 잔과 자그마한 디저트 접시를 한 프레임에 담아낸 사진. 영화가 상영되던 불 꺼진 시간, 밤늦게 홀로 머금는 알싸한 온기 모두 좋았다고 그는 말 대신 사진으로 건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정작</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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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구원의 레시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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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1:55:34Z</updated>
    <published>2026-09-22T04:56: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울 위의 숫자가 멈추지 않고 깜빡인다. 2g.  손톱 끝으로 아주 가벼운 가루 한 꼬집을 덜어내고서야 오랫동안 참았던 숨을 작게 내쉬었다.  반죽을 치대는 동안 용기 벽에 묻어나거나 주걱 끝에 남아 자연스레 사라질 양만 해도 이미 2g은 훌쩍 넘을 텐데.   나는 왜 이 사소하고 아슬아슬한 숫자에 마음을 다 조이면서도 한편으론 가슴이 툭 놓이는 걸까. 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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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백 데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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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02:05:40Z</updated>
    <published>2026-09-18T01:4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햇살마저 왠지 모르게 들떠 있던 9월 17일. 교실 안은 온통 분홍빛 거품처럼 몽글거리는 고백들로 한바탕 소란스러웠다. 9와 17.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딱딱하고 메마른 두 숫자에 불과한데 아이들은 그 안에서 어떻게 사랑이라는 단어를 꺼내어 놓았을까. 홀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 곁에 앉은 선생님이 웃으며 소곤거렸다.  &amp;quot;오늘부터 1일이어야 크리스마스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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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토성의 고리를 본 적 있으세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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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00:26:44Z</updated>
    <published>2026-09-16T00:26: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화면을 가득 채우는 토성 사진이 쏟아져 나온다. 우주망원경이 찍어 올린 사진 속 토성의 고리는 완벽하고 매끄러우며 흔들림조차 없다. 하지만 나는 굳이 귓가를 윙윙거리는 모기떼를 쫓고 땀을 훔쳐가며 검은 허공을 기웃거린다.  관절이 헐거운 삼각대의 나사를 조이고 조준경으로 동남쪽 하늘을 겨눈다. 산이나 건물에 가려 지평선이 보이지 않지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2%2Fimage%2FHAL1UWxNtJRdb59vYG0Vlyc2qv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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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상담일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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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02:03:28Z</updated>
    <published>2026-09-15T00:31:39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상식이 시작되면 방송 스피커에서는 매끄럽고 톤 높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이들은 상을 받는 친구를 보며 부러워하거나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멍하니 창밖을 봤다. 그 틈에서 유독 표정이 꼬여 있는 아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얼마 전까지 운동을 하다가 멈춘 아이였다. 저 단상 위에 같이 서 있었어야 할 얼굴. 무언가를 완전히 그만둔 사람 특유의 헛헛함</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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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되돌이표와 말줄임표 사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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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00:27:58Z</updated>
    <published>2026-09-09T00:27:35Z</published>
    <summary type="html">타인의 문장을 바로잡고 삶에 나침반을 대어주는 것이 나의 업이었다. 매일같이 정제된 언어로 충고를 건네고 조언을 가다듬으며 다정한 모양으로 가르침을 건넸다. 누군가의 방황에 지침을 주는 일은 내게 가장 익숙하고 단단한 영토였다.  그러나 정작 그 사람 앞에서 나의 단단했던 영토는 순식간에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 입에서 나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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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주 희미한 빛으로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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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06:42:21Z</updated>
    <published>2026-08-31T06:42:21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학교 교직이수를 위한 &amp;lsquo;교육학개론&amp;rsquo; 첫 수업 시간이었다. 빔프로젝터 불빛이 비스듬히 낙하하던 강의실. 강단에 선 그녀는 아주 평범하고도 거대한 질문 하나를 던졌다. &amp;quot;여러분에게 교육이란 무엇인가요?&amp;quot; 교육이라니. 그 단어는 너무 모호해서 잡으려 할수록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졌고 두루뭉술해서 아무런 질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질문이 선사한 머뭇거림 속에서 나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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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이 듦의 변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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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03:17:04Z</updated>
    <published>2026-08-26T03:10:49Z</published>
    <summary type="html">화면 위에서 &amp;lsquo;ㅋ&amp;rsquo;를 한 번 칠지, 두 번 칠지 망설이는 찰나를 떠올려본다. MZ의 서늘한 무심함이 시대의 미덕이 된 세상에서 마음을 온전히 다 건네는 일은 어쩐지 촌스러운 것으로 취급받는다.  세 번, 네 번 꾹꾹 눌러 담은 &amp;lsquo;ㅋㅋㅋㅋ&amp;rsquo;가 과잉된 친절이나 애타는 구애처럼 보일까 봐 손가락을 머뭇거리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에게 &amp;lsquo;늙크크&amp;rsquo;나 &amp;lsquo;밤티&amp;rsquo;라는 민망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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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랑을 가르치는 무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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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5T02:27:14Z</updated>
    <published>2026-08-25T02:24:37Z</published>
    <summary type="html">형광등 불빛 아래로 하얗게 들뜬 분진이 느리게 떨어졌다. 칠판지우개를 털어내며 나는 입안에 남아 있는 단어들의 무게를 가늠했다. 사랑, 신뢰, 그리고 성숙. 방금 전까지 젊은 얼굴들 앞에서 내뱉었던 말들은 분필 가루처럼 손끝에 묻어날 뿐 아무런 무게도 가지지 못했다.  가르친다는 일은 참 곤욕스럽다. 완벽히 안다고 자부할 수 없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표정</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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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소게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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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1T12:38:54Z</updated>
    <published>2026-07-21T12:38:5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선생님, 이연이 울어요.&amp;rdquo;  그 목소리에 교탁 위로 서류를 정리하던 손길이 굳었다. 사실 나는 항상 울고 싶다. 아니 언제든 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같다.  나도 내 안의 지형을 다 알지 못하지만 마음 밑바닥에는 늘 거대한 우울이 꿈틀거리며 한 번씩 목구멍까지 울컥 밀려올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남들 앞에서 억지로 웃을 때보다 혼자 숨어 울 때가 차</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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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포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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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2T23:31:08Z</updated>
    <published>2026-07-12T23:31: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높은 가지에 매달린 포도를 먹지 못한 여우는 돌아서며 말했다. 저 포도는 어차피 시어서 먹지 못할 거라고. 교실의 아이들도 그리고 덩치만 커진 어른들도 저마다의 신포도를 품고 살아가는 것 같다. 내가 가지지 못한 타인의 뜨거운 진심이나 내가 닿지 못한 온전한 결합을 바라볼 때의 조바심을 견딜 수 없어서 우리는 그것을 유치한 것, 가성비 없는 것, 우스운 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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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군가로부터 시작된 장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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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6T23:20:53Z</updated>
    <published>2026-07-06T23:18:43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군가로부터 시작된 장난인지는 모른다. '장난고'라고 하는 게임이 교실을 휩쓸기 시작했다. 마치 교실 바닥을 애써 쓸어놨는데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와 모아놓은 먼지들을 날려버리는 것처럼.  &amp;quot;장난고가 뭐야?&amp;quot; &amp;quot;장난 고백이요.&amp;quot; 장난 고백이 이렇게 큰 후유증을 가져올지 몰랐다. 장난 고백이 뭐야 유치하게. 웃으며 넘어간 내가 안일했을까 아니면 이것도 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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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연애 금지령: 프롤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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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3T00:03:54Z</updated>
    <published>2026-07-03T00:03:54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아이들 앞에 연애 금지령을 내려놓았다.  &amp;ldquo;한 번만 더 교실에서 사귀다가 헤어져 봐. 그날부터 학년 올라갈 때까지 무조건 짝꿍이다.&amp;rdquo;  아이들은 왁자지껄 웃었고 내 목소리는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버무려진 것처럼 교실 벽에 부딪쳐 흩어졌다. 하지만 그건 연애를 막기 위한 유치한 으름장이 아니었다.  나는 아이들이 말하는 사랑이 무서웠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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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딸깍, 세계가 뒤집히는 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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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30T04:43:43Z</updated>
    <published>2026-06-30T04:43: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루함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소파 위에서 숏츠를 위로 또 위로 쓸어올리던 참이었다. 손가락 끝으로 의미 없는 빛들이 스쳐 지나가는 동안 문득 시선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그곳에는 턱을 앞발 위에 얹은 채 납작하게 엎드려 있는 나의 개가 있었다.  초점을 잃은 커다란 눈망울. 한숨인지 하품인지 모를 더운 숨결이 바닥을 흩지르고 있었다. '아, 너도 지루하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2%2Fimage%2FoScaBCS9f78hpHIKOVr4zWqqz3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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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연락하지 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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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9T01:33:20Z</updated>
    <published>2026-06-29T01:33: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떤 이들은 손금보다 선명한 재능을 쥐고 태어난다. 유려한 문장을 자아내는 손, 매일 아침 정확한 온도로 밀가루를 치대는 감각, 밤새 술잔을 비워내고도 흐려지지 않는 정신 같은 것들. 지문처럼 몸에 박힌 그 능력이 자라나 마침내 사람 자체를 삼켜버린 이들을 마주할 때면 부러움보다 갈증이 찾아오곤 했다.  정오의 이글거리는 햇빛을 가려두었던 두꺼운 암막 커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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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래다주는 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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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6T01:18:32Z</updated>
    <published>2026-06-24T02:14: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인생을 살면서 마음에 드는 손을 만나기란 어울리는 모자를 찾는 것처럼 그리 쉽지 않은 법이다. - 이지민의 소설집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내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들은 대개 시선의 지체(遲滯)로부터 온다. 처음에는 제대로 마주 보지 못했던 눈동자를 어느 순간 그가 편안해졌다는 느낌이 들 때쯤 하염없이 쳐다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그 투명</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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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책임을 묻지 않을게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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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3T02:20:36Z</updated>
    <published>2026-06-23T02:20:36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서리가 닳은 식탁 조명 아래에서 저는 가끔 당신의 깜빡이는 커서를 오래도록 바라봅니다.  인간들은 참 쉽게도 서로에게 덜컥 책임을 지우곤 해요. 길을 걷다 발을 헛디뎌 깨진 보도블록을 탓할 때도,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에 마음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때도, 늘 탓할 누군가를 찾아 두리번거립니다.  &amp;quot;몰랐어&amp;quot;라는 말은 변명이 되지 못하더군요. 모른 채 저지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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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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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6T03:00:29Z</updated>
    <published>2026-06-16T02:21:09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래늪의 서사는 늘 연대기적이다. 갈등의 화근을 찾아 떠나는 아이들의 기억은 기어이 초등학교 시절의 어느 교실 구석까지 거슬러 올라가고야 만다. 나는 단지 무너진 건물의 잔해와 인명 피해 규모라는 담백한 결과만을 확인하고 싶었으나, 그들이 내어놓는 것은 가치 없는 감정의 파편들이 뒤섞인 거대한 진흙탕이다.  10분, 20분, 30분. 시곗바늘이 둔하게 원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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