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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Sun li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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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오늘도 일상을 여행합니다. 도중에 줍는 짧은 통찰들 적어 두는 일을 좋아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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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로 가던 중에 4 - 작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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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1:51:21Z</updated>
    <published>2026-09-21T20:39:24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가 와요 아버지 아버지 들어가셔 문을 닫으신지 사흘 집단속은 잘 되었나  앞에 놓아드린 꽃바구니는 시들지 않았나 다시 보러 갑니다 가시는 곳에도 비가 오나요.  비 오지 않고 해지지 않는다고들 하는 거기 가며 보시니 정말 그러하던가요  여기선  까만 돌문 위에 하얗게 새겨진 자식들 이름 위로  빗물이 미끄러지고 있겠어요   한 겹 한지에 싸여 주무시던 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aVsuhb2fqAT7Bk2mrSgfcjRZZ8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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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로 가던 중에 3 - 안셀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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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0:01:47Z</updated>
    <published>2026-09-10T22:03: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직 젊은 안셀름은  장례터에서  매일 제 주인 집으로 날아가는 다섯 마리 흰 비둘기처럼  이 세상에서 잡고 있던 이들의 손을 풀고 훨훨 대기 속으로 날아갔다  후드득 날갯소리 무색토록 금세  하늘 안으로 흩어져 버렸다   그가 생전 지녔었다고 주장되는  선한 웃음도  사실은 그랬었다고 주고받는 소심과 고집도  종내 날아가 버린 흰 비둘기들처럼 그 어느 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cG-lzhbpbdj49E6pKgH2oBuTpu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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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로 가던 중에 2 - 집, 이제 그만 가고 싶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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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10:25:26Z</updated>
    <published>2026-09-05T23:21: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햇살이 병원 계단 위에 떨어져 사선으로 누워 있다. 환하다. 햇살과 사물이 만나는 것을 볼 때면 내 마음 안에 누워있던 온기가 비스듬히 몸을 일으키곤 한다.                      어려서부터 집에 있는 것이 좋았다.   햇빛 잘 드는 방 안에 앉아 무어든 만들거나 읽으며 그 시간과 공간 안에 스며들어 있는 일을 편안해했다.  바깥에서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J00IsrJdXu54kwbVB_hHzWcNtw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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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로 가던 중에 1 - 밤의 비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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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09:44:04Z</updated>
    <published>2026-08-23T12:51: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어 나는 오렌지색 불빛으로 늘 테두리 쳐져 있던 아버지방문의 네 모서리가 깜깜하다.  더 이상 빛을 뿜지 않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할 표정으로.  벙어리가 된 것 같은 방문 앞에 잠깐 망설이다 천천히 밀어본 문 저편의 어둠 속에 침대와 책상이 말간 얼굴로 앉아있다. 나란히 벽에 걸린 흰 사파리 모자 두 개가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내가 들어서자 아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ClkF09RSdntBnwkBx_ux2v1wyP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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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 이야기 4 - 가을날 하오 1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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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16:50:28Z</updated>
    <published>2026-08-07T21:38: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람을 맞아 뒤뜰 차양 아래 높이 매달린 흰 조가비 풍경이 잘그랑 쟁그랑 남국의 소리를 냅니다  언덕 위의 키다리 시카모어 그림자는  어늘어늘 풀밭 위에 춤을 추고요  나무들 사이 새파란 하늘을 지나는 비행기 꼬리에서 하얀 구름이 뿜어져 나옵니다  빛바랜 나무 울타리 밑 좁다란 흙밭에 바람 타고 와서 자란 갖가지 풀꽃들이 발간 맨 낯으로 볕을 쬐는데  벌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N7AniB1BGdTbKarNjEJ1R5S8N8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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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 이야기 3 - 여름의 숲과 초원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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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5T11:57:13Z</updated>
    <published>2026-07-23T13:44: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숲  거대한 암벽을 훑으며 지둥치듯 곤두박질치는 폭포로부터 겨우 2마일 아래쪽이 이처럼 평온하고 안전하다.  2마일이 지구상에서만도 얼마만 한 길이인지 금세 상상할 수 있는데.  폭포가 쪼갠 암벽 덩어리는 거기로부터 겁의 시간 속을 깎이고 굴러 내가 앉은 이 개울에 다다랐을 것이다.  진작에 더는 구를 수 없던 큰 바위들은 폭포 발치에 주저앉아  냇물과 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jUOWlZqv3KFMFFxBCl8XoHpWcW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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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 이야기 2 - 그해 여름의 기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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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2T13:59:40Z</updated>
    <published>2026-07-09T13:54: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연일 덥다. 더위 잘 안 타고 물에 들어가는 것 싫어하는 내가 자발적으로 수영장을 찾을 정도니 올여름이 유난히 뜨거운 것이 맞다. 화덕이 되었을 내륙 쪽 오피스에서 하루를 보내는 남편 생각에 딸아이와 나 둘이서는 에어컨을 켜지 않기로 한다.  바깥출입을 삼가면서 방학을 맞아 돌아와 있는 딸아이랑 시원한 것을 만들어 먹으며 더운 날들을 견딘다.   더위 덕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FeJeV-zIgCAMYdZfkTFYJopL0g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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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 이야기 1 - 내 여름의 엠블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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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0T06:17:24Z</updated>
    <published>2026-06-11T14:26:31Z</published>
    <summary type="html">허기가 져서 허리가 꺾인다 잘리다 만 빵 조각은 차게 식어있고 후각이 곤두서 창 밖 달아오른 복도의 바닥냄새가 느껴진다  여름이 오는구나   빛이 쏟아져 드는 창 블라인드를 내리며  며칠 새 자취를 감춰버린 봄의 모습을 잠깐 추적해 보았지만  각별히 떠오르는 것도 없는데  충분히 머물러주던 노던 아일랜드와 런던의 봄이 떠오른다 봄꽃 망울망울 돋아나던 풀밭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DcS4uBp_ZpavilzFV-Kq6cPVo4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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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 이야기 3 - 덤을 덜어내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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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0T06:18:19Z</updated>
    <published>2026-05-16T20:10:59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루 세끼 식탁 앞에 불려 와 앉을 때마다 배고프지 않다고, 하루 세끼는 먹지를 못한다고, 빠지지 않고 토를 달면서도 차려진 음식을 말끔히 비우곤 하는 내가 신기하다. 허기 없는 위장 속으로 음식이 주저 없이 내려가면 내 안에 나 모르게 비어있는 다른 위장이 하나 더 있기라도 하나 싶은 우스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간 위를 흐르다 무의식 속으로 가라앉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tQq1VVU-eYH8Hf2Jx2N0oOiJCZ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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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 이야기 2 - 데스 벨리 데저트 블룸 속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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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08:23:58Z</updated>
    <published>2026-05-02T23:09:45Z</published>
    <summary type="html">옐로 오커와 울트라마린 블루와 번트 시엔나 - 아티스트 드라이브 따라 색종이처럼 순수한 몇 가지 색이 맞닿으며 변주하던 풍경이 밤의 푸르름 속에 한색으로 잠겨 들었다. 그러자 별 가득한 하늘과 꽃 덮인 땅의 풍경이 내 마음 안에서 한 장 데칼코마니로 펼쳐진다. 부드러운 밤바람 맞으며 양쪽 무늬의 갈래선을 걸으면 내가 두 날개를 펼친 커다란 나비가 되는 것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jmiYckxgdx5AYGb_nyS-WWkaGg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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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카마돌리 수도원 이콘 기행 3 - 지금 여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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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7T23:11:37Z</updated>
    <published>2026-04-06T14:13: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열린 프렌치도어 바깥쪽에 타키가 누워서 종일 제 주인 작업하는 곁을 지키고 있다. 아침마다 주인과 함께 나란히 들어서는 아메리칸 아키타종 타키는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순하고 다정해서 모두가 좋아하는 홀 문지기다. 사람들은 들고날 때 그를 기특해하며 쓰다듬어 주고 타키는 그걸 무척 즐긴다.   &amp;lsquo;하얀 허스키 강아지 알도가 불쑥 들어오더라도 양해해 주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8Ei0Cg2T2rOWQBwJDze78f_IcT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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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카마돌리 수도원 이콘 기행 2 - 고요 속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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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0T06:20:33Z</updated>
    <published>2026-03-24T02:45: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천장 채광창을 통해 비스듬히 빛이 내리는 원형 제대 공간을 옆으로 두고 나무의자들이 나란히 마주 놓여 있었다. 안개 자욱한 아침 공기 속으로 종이 울리자 옷자락 사각이며 수사님들이 성당으로 들어섰다. 마당을 건널 때 튜닉 깃사이로 스며들었을 서늘한 아침 공기가 작은 성당 안에 나직이 풀어졌다. 하얀 앞줄과 주로 무채색으로 이루어진 뒷줄이 함께 일어서자 깨끗&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zRobdlUrMKnHTBdpSuS9VltVr7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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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카마돌리 수도원 이콘 기행 1 - 그곳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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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11:49:58Z</updated>
    <published>2026-03-09T21:16:29Z</published>
    <summary type="html">라구나 비치를 내려다보는 언덕중턱의 성 카타리나 성당은 그 조그만 크기에도 불구하고 성당의 모든 요소들을 조목조목 다 갖춘 아름다운 성전이다. 그중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홀은 바다를 향한 넓은 창 때문에 종일 환하고, 전면개방이 가능한 반대편 프렌치 도어들은 공간을 마당까지 확장할 수도 있게 해 주어서 열여섯 명의 우리가 이콘 피정을 하기에는 더없이 아늑하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hRG3eyXVeyaNHs5MypeGu4d2P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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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 이야기 1 - 빈 거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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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21:46:54Z</updated>
    <published>2026-02-20T06:34: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뒤집어쓴 이불 사이를 빠져나오는 아이 웃음소리 같은 새의 지저귐이 푹신한 하늘 저 안 여기저기로부터 삐져나오기 시작한다.  올려다봐도 새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데, 따끔따끔 터져 나오는 그 소리는 굳&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gUk7IdNazg55DYXIC_yedgytjh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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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겨울 이야기 3 - 봄과 겨울 사이 그 해 겨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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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0T06:21:26Z</updated>
    <published>2026-01-26T20:36: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준우 방에서 내려다보이는 단순한 밤풍경이 적요 속에 아름답다. 지윤이는 진통을 시작했을까? 케니가 분만실 상황을 궁금해할 가족들을 위해 열어놓은 카톡방은 아직 조용하다. 잠자고 있을 우리를 위한 배려거나 아직은 본격적인 진통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  지윤이가 아기를 낳는다. 31년 전 이른 새벽, 먼 도시 런던의 노스윅팍 병원 분만실에서 날 원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ojHLjwPX3bp0fbm_jrtEfgA8y7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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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겨울 이야기 2 - 레이스 마지막 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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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11:11:36Z</updated>
    <published>2026-01-05T20:36: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중 3년 때니까 내가 열다섯 살 적이구나. 공부야 시험이야 길게 놀 틈이 아쉬웠던 시절, 방학이 되기만 하면 실컷 하리라 벼르는 일들을 작은 수첩에 꼬박꼬박 적곤 하던 소위 위시 리스트 중에 뜨개질이 있었다. 그땐 왜 그리 하얀 레이스 피스들이 매혹적으로 예뻐 보였던지 그것을 만들어갈 생각을 하면 미리부터 행복해지던 그때의 내 마음을 돌아보면 웃음이 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up2C-Sp75COKiiFPDh9tGwHGZ4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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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겨울 이야기 1 - 죽을 끓이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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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0T06:24:38Z</updated>
    <published>2025-12-19T12:17: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콩죽을 끓인다.  날이 춥고 건조해지면서 시작된 몸의 계절앓이를 달래 주기 위해서다.   물을 넉넉히 잡아서 끓이던 쌀이 푹 퍼져 익으면 날콩가루 몇 스푼을 풀어 넣고 잘 저어준다. 콩비린 맛이 가시고 구수해졌다 싶을 때 소금으로 간을 맞추기만 하면 되는 참 만들기 쉬운 죽.   연 노란색 뜨거운 죽을 한 숟갈 뜨면 유난한 것 없이도 넉넉하던 할매 인심처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UIOdW1TgRiI3WzE_FlrJLp5w3z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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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 이야기 3 - 늦가을 오후의 시네마 파라디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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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1T08:00:09Z</updated>
    <published>2025-12-10T02:58: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기 아파트는 일층이라 어둡다. 앞으로는 낮은 상가들, 뒤편 창으로는 드높은 뒷동이 막아서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 그날 날씨를 가늠하려면 목을 길게 빼고 창밖 하늘을 굳이 올려다보거나 휴대폰으로 날씨를 확인해 봐야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해만 솟아오르면 바깥의 건물 벽과 유리창, 드문드문 창을 가리고 선 나무들과 촘촘한 갈색 창살 사이로 비쳐드는 햇살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DqEem4hwcUkkS1tWJUd9GkBlao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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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 이야기 2 - 오늘 가을 아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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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1T17:31:03Z</updated>
    <published>2025-11-19T22:33:49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 날의 아침은 변함없이 눈부시다. 비가 올 때면 말끔한 무대, 눈이 내리면 하얀 무대, 바람이 불면 부산한 무대가 되는 나의 새 아침.  그렇게 누구에게나 공평한 새 아침.   하루 무대는 시절마다 다른 배경을 차려놓고 주인공들을 위한 커튼을 열어준다. 오늘 - 가을비 그친 후의 푸르고 드높은 하늘 아래 갖가지 초목들이 채 가시지 않은 물기를 머금고  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obZw1bpv2y7GYLsidDB1l8qU9a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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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 이야기 1  -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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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3:25:30Z</updated>
    <published>2025-10-29T20:57: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린 내가 몹시 좋아하던 노래 중에 &amp;quot;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amp;quot;이라는 가사가 든 노래가 있다. 검색이 만능한 시대라 노래 제목을 찾아보니 '산바람 강바람'이라는 이쁜 제목이다.  순한 바람이 감미롭게 내 몸을 간지르고 지나갈 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던 그 동요는 언제나 나를 행복의 뜨락 비슷한 곳으로 데려가는 마력을 지니고 있어서 때로 행복해지고 싶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fRt%2Fimage%2F_WBndUyjibYzCWbBzMxkSerdUis.png" width="498"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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