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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김형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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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사진을 찍고 글을 씁니다. 직접 찍은 사진을 먼저 사용하고, 필요할 때 이미지를 생성합니다. 글은 직접 쓴 뒤 AI로 다듬습니다. 30년 동안 수업의 이름을 지어 왔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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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8T01:50:0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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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함께 들어간 사막 - 모래 무늬와 바퀴 자국 &amp;middot; 두바이 근교, 2017</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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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14:19:53Z</updated>
    <published>2026-10-04T14:04:48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래언덕 한복판에 사막 투어 차량들이 모여 있었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주변에 흩어져 사막을 구경했다. 나는 차와 사람들까지 사진에 담았다.  나 역시 그 차를 타고 이곳에 왔다. 차를 세우고 내려서 사진을 찍을 곳은 대개 정해져 있었다. 돌이켜보면 사람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사막에는 가본 적이 없다. 언제나 길을 잘 아는 가이드를 따라 들어갔고, 낯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WbBrUs3gRln4akzNc7aYbd5fC8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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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속에서는 다르게 움직인다 - 수영장에서 다시 생각한 몸과 도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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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5T11:10:09Z</updated>
    <published>2026-09-25T11:1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 살 무렵 소아마비를 앓았다. 그 뒤로 두 다리를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 땅 위에서 움직일 때는 다리로 몸을 얼마나 지탱할 수 있을지부터 가늠한다. 헬스장에 운동기구가 줄지어 있어도 내가 쓸 수 있는 기구는 많지 않다. 정해진 자세를 취하기도 어렵다.  물속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부력 덕분에 몸을 가누기가 한결 수월하다. 다리를 들어 올리고 스쿼트 자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dG6_Z-nHrrPAvIoCBzwto9T9tTM.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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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 Gallery That Never Opened - 블라인드 커튼, 2022년 10월 13일 오후 /2026년 추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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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14:44:58Z</updated>
    <published>2026-09-24T14:44:58Z</published>
    <summary type="html">2022년 10월 13일 오후, 블라인드 커튼에 창밖 나뭇가지 그림자가 비쳤다. 빛이 어느 쪽에서 들어오는지 보여 주려고 찍은 사진이다. 그해 추석이 한 달쯤 지난 뒤였고, 명절과는 아무 상관없는 오후였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그 사진을 다시 꺼냈다. 오후 햇빛이 만든 나뭇가지 그림자는 그대로 두고, 그날 없던 보름달을 하나 띄웠다. 그 아래에는 작은 상&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z5kFq5epnhSf0aDBsNuw4G-Wj1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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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I는 그 자리에 없었다 - 직접 찍은 사진으로 시작하는 글쓰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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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11:30:19Z</updated>
    <published>2026-09-20T11:24:11Z</published>
    <summary type="html">학기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묻는다.  &amp;quot;휴대폰에 사진이 몇 장쯤 있나요?&amp;quot;  삼천 장, 오천 장. 만 장이 넘는다는 학생도 있다. 이어서 무엇을 주로 찍는지 묻는다. 이번에는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사진은 많이 찍었다. 그 사진들을 한데 놓고 무엇을 자주 보았는지 살펴본 적은 드물었을 것이다. 나도 오랫동안 그랬다. 찍을 때마다 이유는 있었지만, 나중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fgaUilfi29AJ_nX8SAihdVLHg0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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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밝은 사진일까, 어두운 사진일까 - 2026년 9월, 정오의 실내 수영장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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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05:37:33Z</updated>
    <published>2026-09-20T05:04: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정오의 실내 수영장이었다. 유리창 너머로 도시와 산이 보였다. 창밖 풍경이 하얗게 날아가지 않도록 노출을 맞추고 셔터를 눌렀다. 천장과 바닥은 검게 나왔고, 창가 의자들은 윤곽만 남았다.  강의 시간에 이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 주었다. &amp;quot;밝은 사진인가요, 어두운 사진인가요?&amp;quot; 절반은 밝다고 했고, 절반은 어둡다고 했다.  밝다고 한 학생들은 창밖을, 어둡&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NZH9l9HhwwAGhh6AOodYSKQMWQ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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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어 있는 트렁크 - 2019년 11월, 비버리힐스 루이비통 매장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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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13:53:00Z</updated>
    <published>2026-09-18T13:53:00Z</published>
    <summary type="html">2019년 가을, 로스앤젤레스 출장길에 비버리힐스의 루이비통 전시에 들렀다. 9월에 끝났어야 할 전시가 두 달 늘어난 덕이었다. 미술관이 아니라 로데오 드라이브의 매장 건물 두 층이었고, 입장료는 없었다.  나는 벽면을 영상으로 채우는 일을 해 왔다. 궁궐 담장에, 무대 전체에 영상을 입혔다. 그런 내가 천장 낮은 작은 방에서 트렁크 하나 앞에 멈췄다. 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H99SNF-veuQaWX26CkZPMA20DD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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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호에 멈춰 서서 - 서소문아파트,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amp;middot; 2026년 9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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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15:36:04Z</updated>
    <published>2026-09-15T15:36: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출퇴근길에 오래 보아 온 아파트다. 대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거나 차가 밀릴 때면 차창 너머로 휘어진 건물이 보였다. 잠깐 바라보다가 신호가 바뀌면 지나쳤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차를 몰고 건물 앞까지 가 본 적도, 그 앞을 걸어 본 적도 없다.  오늘도 신호에 걸려 차가 멈췄다. 처음으로 사진을 찍었다. 낡은 아파트의 창문 옆에는 에어컨 실외기들이 달려 있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HGvo1Yl71lC0fvlxe4ROEsgykY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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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림자가 먼저 배웠다 - AI에서 AGI로 가는 길에, 영상으로 배워 온 사람의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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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07:33:53Z</updated>
    <published>2026-09-13T07:05:35Z</published>
    <summary type="html">화장실을 찾을 때는 글자보다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흰색 사람 모양 하나, 오른쪽을 가리키는 화살표 하나. 낯선 나라에서도 이 정도면 대개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언제부터 그 뜻을 알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비슷한 표지를 여러 번 보고, 그쪽으로 가 보면서 익혔을 것이다. 너무 익숙해져서 배웠다는 사실조차 잊은 그림이다.  오틀 아이허(Otl A&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DxVfpVIRqFc2JOQNVdq3fXxoM4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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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람에 닿기 전 - 제주에 가까워진 비행기 창가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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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2T13:54:09Z</updated>
    <published>2026-09-12T13:53:54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다 위에 하얀 풍력발전기들이 서 있다. 조금씩 떨어져서, 저마다 다른 각도로 날개를 벌리고 있다.  짙푸른 바다는 해안 가까이에서 옥빛으로 바뀐다. 그 너머로 집들과 잘게 나뉜 밭이 이어지고,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산자락이 이렇게 길고 완만했나. 산의 정상보다 양옆으로 내려오는 능선에 눈이 더 오래 머문다.  산에서 바다로 눈을 돌린다. 곳곳에 물결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xWcsos7HKTWKouHcqLsNd2AvRk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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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게티의 살아 있는 캔버스 - Getty Villa, LA</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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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1T13:09:02Z</updated>
    <published>2026-09-11T13:09:02Z</published>
    <summary type="html">LA에 살 때는 산타모니카에 자주 갔다. 거기서 1번 도로를 타고 왼쪽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말리부에 닿기 전, 언덕 위로 게티 빌라가 나온다. 내가 즐겨 가던 곳이다.  입구 벽에는 J. 폴 게티가 남긴 말이 새겨져 있다. 그에게 예술 작품은 모두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이었고, 그것을 만든 사람의 희망과 꿈, 좌절을 비추는 거울이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zLYxQhmrXP-cstV-q_F_5n7jjp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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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거의 다 하늘 - 푸른 여백 끝에 남은 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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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13:55:59Z</updated>
    <published>2026-09-10T13:55: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진 아래쪽에 바다가 조금 보인다. 나머지는 온통 하늘이다. 위쪽은 짙고, 수평선 쪽으로 내려올수록 옅어진다. 희미한 구름이 그 사이로 번져 있다. 같은 파란색인 줄 알았는데, 오래 볼수록 조금씩 다른 빛깔이 보인다.  바다를 보러 갔다가 하늘을 더 오래 본 날이었다.  하늘을 한동안 보다가 아래로 눈을 내린다. 바다가 조금 보일 뿐인데 그날 바닷가가 그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zaO-OanRf82VCSsKGnAwIEIRHR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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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가에 달이 머무는 곳 - 애월, 서로 다른 속도로 지나간 풍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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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03:31:06Z</updated>
    <published>2026-09-09T03:29:5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주 애월에서 찍은 두 장의 사진이다. 첫 사진에는 억새가 있다.  바람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사진 속에서는 잠시 멈췄다. 구름도, 멀리 보이는 오름도 그 자리에 남았다.  두 번째 사진은 차 안에서 찍었다.  같은 애월인데 나무와 밭은 옆으로 밀려나고, 먼 풍경만 겨우 프레임 안에 있다.  한 장은 멈춰서 찍었고, 한 장은 지나가며 찍었다.  사진을 찍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OGMaYtiDrbC5RnTJSzaQ9JnGiW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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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과 1을 뒤집어 보다 - 클렘슨대학교, 2017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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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7T11:34:34Z</updated>
    <published>2026-09-07T11:07:31Z</published>
    <summary type="html">2017년 미국 동부의 클렘슨대학교 디지털 혁신센터 복도를 걷다가 검은 벽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0과 1이 빼곡하게 적힌 벽에 손으로 돌리는 스위치 하나가 붙어 있었다.  원본은 검은 벽이다. 그 사진의 명암을 뒤집으니 벽이 하얘졌다. 밝게 보이던 숫자들이 어두워졌다.  명암을 뒤집는 데는 클릭 한 번이면 됐다.  지금은 AI에 사진 한 장을 넣으면 벽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PB67PVUVpEnWEDeEcCys6KkRrk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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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55번지 계단 - 샌프란시스코, 2022년 여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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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6T13:54:36Z</updated>
    <published>2026-09-06T13:54: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지인이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했다. 언덕길을 한참 올라가 855를 찾았다. 문 앞까지 올라가기 전에 한 장 찍었다.  은퇴한 의사와 요리사였던 아내가 사는 집이었다. 음식과 와인이 좋았다. 자리가 길어졌다.  나올 때는 거리가 어두웠다. 같은 자리에 서서 다시 찍었다. 낮에 올라간 계단이 불빛 아래 그대로 있었다.  지난봄에 샌프란시스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yWwSCYk9Qfi6enIN8DeEBVpFFO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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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빨간 자전거 - 연세대 캠퍼스, 2023년 11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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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6T04:29:21Z</updated>
    <published>2026-09-06T04:29:21Z</published>
    <summary type="html">3년 전 연세대 캠퍼스에서 찍었다. 은행잎이 한창일 때였다.  이 길을 몇 번 오갔는지는 헤아릴 수가 없다. 몇 번째 가을인지는 안다. 2000년 9월에 이 캠퍼스에서 강의를 시작했으니 올해가 스물일곱 번째 가을이다.  그동안 이 길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진 속 은행나무도, 길가의 낮은 벽돌담도 익숙하다. 촬영 날짜를 보지 않았다면 어느 해 가을인지 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z6T8hV21dRkRnHTx9zzwrNfTAK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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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파라솔이 끝나는 자리 - 해운대, 여름 오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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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5T12:21:07Z</updated>
    <published>2026-09-05T12:21: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몇 해 전, 같은 자리에서 해변을 내려다보며 두 번 찍었다. 화각을 조금 달리 잡았을 뿐인데 두 장이 다른 계절처럼 보인다.  왼쪽에는 여름 해변이 한창이다. 줄지어 선 파라솔, 모래사장 위의 사람들, 그 뒤로 아직 다 올라가지 못한 건물의 크레인. 해변은 도시의 일부처럼 붐빈다.  오른쪽에서는 그 북적임이 잦아든다. 파라솔 줄이 끝나고, 백사장이 좁아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vfQMDvV1b3KpXY0y1MaXt7XTtQ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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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흐린 거울 - 제주 애월의 한 카페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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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5:19:49Z</updated>
    <published>2026-09-04T02:48: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주 애월의 카페. 안쪽 벽에 오래된 거울이 놓여 있었다. 거울은 은막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다. 얼룩이 검은 반점처럼 번져 있고, 그 사이로 사람들이 비쳤다. 얼굴이 다 뭉개져서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내 앞에는 나무 테이블이 있었다. 아무도 앉지 않은 스툴이 그 옆에 놓여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통유리가 바닥까지 내려와 있고, 밖에 자갈이 깔린 길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x_Gzzi8xDuuM-0KVrnPqwco0C5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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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출발선의 그림자 - 2000년 9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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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11:22:36Z</updated>
    <published>2026-09-03T11:06: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이 문을 열던 해, 홍보 브로셔 표지에 내가 찍은 사진 한 장이 실렸다. 바닥에 흰 선이 그어져 있고, 그 위로 그림자가 길게 뻗어 있다.  내 그림자다. 카메라를 든 채 바닥에 드리운 내 모습을 찍었다.  표재순 교수와 나, 둘이 전임교수였다. 표지에는 얼굴 대신 바닥의 흰 선과 그림자가 들어갔다.  얼굴도 몸도 없이 그림자만 흰 선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soa80nKpOthHXZW-cO9qAIxuNs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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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선반 위의 글자 - 캘리포니아,&amp;nbsp;2020년 8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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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2T11:47:12Z</updated>
    <published>2026-09-02T11:43:52Z</published>
    <summary type="html">벽난로 위 선반에 세 가지가 놓여 있었다. 흰 병에 꽂힌 가지, 나무 테를 두른 거울, 그 앞에 세워 둔 글자. gather.   가지에는 잎이 하나도 없었다. 거울에는 맞은편 빈 벽이 비쳤다. 오후가 되면 왼쪽에서 빛이 들어와 세 개의 그림자가 벽에 생겼고, 그림자는 저녁까지 조금씩 길어졌다.  그해 여름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캘리포니아는 3월에 자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o8CnuTGF4FZ6GRBC2a8X_64gf4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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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름을 모르는 건물 - 침실 창밖, 2002년부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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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04:15:05Z</updated>
    <published>2026-09-01T03:02: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창밖 풍경. 이름 모를 건물 하나, 그 앞을 가린 나무들, 그리고 하늘과 구름. 누가 사진으로 남길 만한 풍경은 아니다. 그런데 2002년부터 매일 이 창 앞에 선다.  이제는 조금 알아간다. 이 풍경에서 멈춰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저마다 다른 속도로 움직일 뿐이다. 건물은 십 년쯤 지나야 낡은 티가 난다. 나무는 계절마다 조금씩 자라다가, 바람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c03%2Fimage%2FGfGUZqjH7BLYVMuZx3C_Tgp65M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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