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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원도시의 여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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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뉴질랜드, 호주, 그리고 싱가포르. 낯선 땅에서 받은 마음을 공항에서 조금씩 돌려주며 삽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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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11:19:07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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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십여 년 뒤에 도착한 대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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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12:00:02Z</updated>
    <published>2026-10-10T1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느 수업 시간이었다.  선생님의 말은 반도, 아니 반의반도 알아듣지 못하던 때였다.  그날은 영화 한 편을 함께 봤다.  한 소녀와 화가의 이야기였다.  화면 속 대사들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영화가 끝나고, 선생님이 질문지를 한 장씩 나눠주었다.  종이를 쥔 채, 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  이해하지 못했으니, 쓸 말이 없었다.  빈칸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LHZnbyCgfSZ3E36bG4ciGKlzVRI.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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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상이 심어놓은 작은 다정함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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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12:00:03Z</updated>
    <published>2026-10-09T1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시절을 떠올리면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맑은 자연 속에서 실컷 뛰놀던 나날들.  말이 통하지 않아도, 학교에선 자주 내 곁을 지켜준 친구가 있었다.  이웃 섬나라에서 온 여자아이였다. 눈과 코가 크고, 허리까지 땋아 내린 곱슬머리에, 웃는 얼굴이 참 예뻤다. 반에서 운동을 제일 잘했다.  체육 시간, 공이 내게 날아오면 어느새 달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jDK5Zc456eC6mEi8bZsKQTktJF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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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릎을 꿇은 남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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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23:31:39Z</updated>
    <published>2026-10-08T23:31:39Z</published>
    <summary type="html">게이트로 들어서는데, 메시지 하나가 떴다.  한 백인 남성의 얼굴과 인상착의. 누군가 그를 급히 찾고 있었다.  얼굴을 눈에 담고 돌아서서, 주위를 한 번 훑었다.  그때였다.  바로 눈앞에서, 공항 경찰 몇 명이 한 남자를 둘러쌌다.  방금 본 그 얼굴이었다.  붙잡히는 순간에도 얼굴은 태평했다.  &amp;quot;뭐가 문제죠?&amp;quot;  어깨를 으쓱했다. 별일 아니라는 얼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kkvrFj9M0nJSD0TZ9XIQsTB4s4g.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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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거울 앞의 열한 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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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12:00:04Z</updated>
    <published>2026-10-08T1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무렵, 몸에서 낯선 일이 벌어졌다.  화장실에서 속옷을 내려다보다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붉은 자국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 엄마는 곁에 없었고,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도 몰랐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양호실에 가는 것조차 두려웠다.  휴지를 뭉쳐 속옷에 대고, 그날 하루를 견뎠다.  집에 돌아와서도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 손짓&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SgsT89IWWYhR3zef3yRDR284vR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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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얀마의 다섯 청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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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5:36:34Z</updated>
    <published>2026-10-08T05:36: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른 아침 일곱 시쯤이었다.  공항 안을 헤매는 다섯 명의 젊은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스무 살 남짓한 미얀마 청년들이었다.  그을린 얼굴, 낯선 곳을 처음 마주한 사람 같은 눈빛.  눈이 마주치는 순간, 알았다. 길을 잃었구나.  여권 사이에 끼워진 티켓을 확인해 보니, 갈아탈 비행기는 이미 떠난 뒤였다.  그들을 데리고 카운터로 가 상황을 설명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dZleZv9wmw07gQkgtXPHoeCh63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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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혼자 가는 학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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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2:00:04Z</updated>
    <published>2026-10-07T1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숙모는 어느 순간부터, 내가 혼자서도 학교에 갈 수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그날부터 집에서 조금 떨어진 기차역에 나를 내려주셨다.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했다. 걱정하실까 봐, 애써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했다.  하지만 사실은 엄청난 공포와 긴장의 시작이었다.  과연 내가 학교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 기차 문이 열리는 순간에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EEi2b_LLyY6HmujVKZq20ZsGRh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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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날, 의자와 독일 할아버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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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1:39:55Z</updated>
    <published>2026-10-07T01:39:55Z</published>
    <summary type="html">공항 환승구 게이트 근처 의자에, 한 노인이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 있었다.  동료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다.  주변의 한 승객이 혹시 깊이 잠들어 비행기를 놓치는 건 아닌가 싶어 다가갔다. 흔들어 깨우려 했다.  미동이 없었다.  몸이 그대로 옆으로 기울어졌다.  사람들이 달려왔고, 심폐소생술이 이어졌다. 응급대원과 의사까지 도착했지만, 심장은 이미 멈춰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9UW2dYMp1RZIp8KJYvFd5RYCWj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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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맨발과 자몽과 달팽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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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12:00:04Z</updated>
    <published>2026-10-06T1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낯선 곳에서도, 작은 기쁨들은 자라고 있었다.  학교가 끝나면 신발을 벗어 던졌다.  맨발로 흙을 딛고, 젖은 풀을 밟으며 집으로 걸어왔다.  발바닥에 닿는 흙의 서늘함, 풀잎이 발가락 사이를 간질이는 감촉.  말은 통하지 않아도,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자유로웠다.  뒷마당에는 자몽 나무가 있었다.  나무 밑에서 상하지 않은 자몽 하나를 골라 두 손으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Pthvkgo9fSi3inN91uYnNzBUiK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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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브런치 하면 빅 브렉퍼스트인데, 이건 브런치북? - 보조 충전기와 편두통약만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9년 차 현장 베테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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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9:07:55Z</updated>
    <published>2026-10-06T09:07:55Z</published>
    <summary type="html">2026년 9월 28일.  일단 현재는, 제일 중요한 날로 지정됨.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용기였는지 지금도 도무지 알쏭달쏭하다.  브런치 작가 되기를 눌렀다.  30일 오전 9시 반쯤.  마침 직장에서 행사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9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12시간 근무 동안 손에서 떠난 적 없던 물건이 있다.  딱 각티슈만 한 손가방.  무조건 들고 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yKLvh4QhnRCPDedHg3TWkZvQny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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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한 살, 물음표를 안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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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12:00:05Z</updated>
    <published>2026-10-05T12: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열한 살이었다.  영어는 한마디도 할 줄 몰랐다.  엄마 손에 이끌려, 오빠와 나란히 비행기에 올랐다.  창밖으로 낯선 구름이 흘러갔지만, 이 비행기가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지는 알지 못했다.  오클랜드에 도착했다.  공기의 냄새도, 햇빛의 색깔도, 모든 것이 낯설었다.  외삼촌 댁 대문 앞에서, 그저 멀뚱히 서 있었다.  대문 옆 하얀 벽에는 푸른 덩굴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VEt1xLQ8cFPImw0gDfclhoZNnt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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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짧아서 다행인 인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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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13:50:50Z</updated>
    <published>2026-10-04T13:49:19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봉인까지 된 퍼스 면세점 술이에요. 뭐가 문제죠?&amp;quot;  창이공항 보안검색대. 아침마다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밀려드는 곳이다.  그날 아침, 50대쯤 되어 보이는 백인 아주머니가 내 앞에 멈춰 섰다. 손에는 술병 하나가 들려 있었다.  &amp;quot;그쪽 점원은 아무 말도 안 했어요.&amp;quot;  아주머니의 얼굴이 금세 빨개졌다. 눈이 동그래지고,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 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HuL8DQm7by43P1oE073DpEaog7Y.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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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빵을 찾아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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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13:00:04Z</updated>
    <published>2026-10-02T13: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 나는 빵 한 봉지를 찾아 게이트를 뒤졌다.  비행기 여러 대가 한꺼번에 몰린 날이었다. 게이트 앞은 북새통이었고, 보안검색대 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유리 너머로 한 승객이 눈에 들어왔다.  두리번두리번.  안으로 들어가지도, 밖으로 나오지도 못한 채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다가갔다. 소음에 묻히지 않게 목소리를 높였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uWMgyjfCDIAIwa6deQplaj6S7Y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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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시간, 평생의 온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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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2:43:27Z</updated>
    <published>2026-10-01T12:43:27Z</published>
    <summary type="html">퇴근까지 5분.  시계를 보며 오피스로 걸음을 옮기던 참이었다.  바로 옆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가늘고 여린,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소리였다.  인도 할머니 한 분이 갓난아기를 안고 있었다. 그 옆에서 젊은 엄마가 다섯 살 딸아이를 힘겹게 업고 있었다. 짐가방들은 엄마 다리에 겨우 기대어 서 있었다.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지친 얼굴로 먼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8p%2Fimage%2FbM8ndP2gZVbTe4ptesiOk1p26Z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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