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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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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숫자와 일정에 맞춰 바삐 살던 17년차 회계사이자, 지금은 7개월 아기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육아 덕분에 뜻밖에 생긴 삶의 틈에서 평범한 하루를 새삼 들여다보는 중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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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05:43:4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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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통제형 인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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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07:39:15Z</updated>
    <published>2026-10-11T23: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마음이 따뜻한 왕딸기다. 밀리의 서재에서 랜덤하게 지어진 닉네임인데, 꽤 마음에 들어 수정하지 않았다.  스스로 냉혈한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amp;nbsp;또 따뜻한 사람이고 싶었으니까.  행복한 사람은 하늘을 바라본다는 말을 듣고&amp;nbsp;내가 바라볼 하늘은 야근 후 바라보는 까만 하늘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서 생각보다 빨리 잡힌 택시 때문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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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대추밭에서 사과밭까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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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3:58:32Z</updated>
    <published>2026-10-09T23: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재작년 경주에서 나는 약간 멋쩍은 기분이었다.  경주에는 유명한 삼신할아버지가 계셔서, 거기서 맥을 짚고 한약을 먹으면 금세 아기가 들어선단 소문에 전국의 난임 부부들의 성지가 된 한의원이 있다.  결혼한 지 8년이 되어서야 가 볼 마음이 생겼다.  나는 늘&amp;nbsp;내가&amp;nbsp;준비가 아직 안 되었다고 생각했었고, 남편이 &amp;quot;우리&amp;quot;가 준비가 안 되었다고 생각해 주길 바랐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Kj%2Fimage%2FHpQdDMyq93tk_hLg3iunRXZ-TSM.jpg" width="3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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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또박또박 말하지 않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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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23:00:05Z</updated>
    <published>2026-10-08T23: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남편이 나랑 친구가 대화하는 걸 본 뒤, 둘이 말이 통하는 게 진짜진짜 맞냐고 몇 번이나 물어본다.  아마 시작은 이때였던 것 같다.  나는 일반회사에서 도무지 적응이 어렵다는 걸 5년이나 지난 뒤 깨닫고, 다시 회계법인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친구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인생을 너무 돌아가는 것</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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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필!승!</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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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07:50:23Z</updated>
    <published>2026-10-06T23: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에게는 필승 자켓이 있다. 비싼 브랜드 자켓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 샀는지도 모를 보세 자켓인데도 보풀 하나 없이 매끈하다. 게다가 각이 흐트러진 데가 없이 잡혀있어서, 어려운 미팅 자리마다 내 긴장을 살포시 가려주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왔다.  남편은 꼭 이기고 싶은 때에 빨간 팬티를 입는다. 져도 되는 날이 있는 건 아니기에, 나처럼 자신감 한 끗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Kj%2Fimage%2FEjwTx7p0d7FkzS1wiRHsTxv84X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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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나 가면 두 개 온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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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23:00:08Z</updated>
    <published>2026-10-04T23: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올여름은 옷 세 벌로 났다. 운동복까지 치면 다섯 벌.  알록달록한 아기 장난감이 늘어나서, 이제 물러설 데가 없어 보이던 어느 봄날, 미니멀리즘 그거 한번 해보자며 다 갖다 버리고, 기부한 탓이다.   일이 바쁠 때마다 보상심리로 하나 둘 사모으던 게 싹 사라져도, 마음이 휑한 데가 하나 없다.  그래, 더 버려야겠다.     지난주 아침 산책에서 반바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Kj%2Fimage%2F09bb6rWqptvbZyNwl20sr4s9Zj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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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네시의 외로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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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07:41:04Z</updated>
    <published>2026-10-01T23: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외로움은 시끄럽다.  우리 집 길 건너편에는 지렁이길이 있다. 비 온 뒤 미처 돌아가지 못한 지렁이들이 널브러져 있는 일이 많아 나 혼자 붙인 이름이다.  여름엔 매미 소리로 귀가 따가워 매미길이 되기도 한다.  매미길이 될 때면 나는 늘 전력질주로 통과했다. 수천 마리는 되는 것 같은 그 소리가 무섭기까지 했는데, 그렇게 시끄러운 길을 유모차를 밀며 걷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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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P턴 후 일단 직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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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07:46:02Z</updated>
    <published>2026-09-30T08: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MBTI가 유행한 뒤로, 같은 유형을 만나게 되면, &amp;quot;어? 너 그런 사람이었어?&amp;quot; 하며 반갑기까지 했다. 게다가 내가 이런 사람이고 너는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게 재미도 있었는데.(자신을 판단하는 게 싫어&amp;nbsp;테스트도 안 했다는 사람들이 멋져 보여서 나중엔 살짝 후회하긴 했다.)  회사 송년회에서 MBTI를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그날 졸지에 ISFP 대장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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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안정형 인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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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23:00:09Z</updated>
    <published>2026-09-24T23: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남편은 고속 노화했다.  늦깎이로 로스쿨에 입학했던 때부터일 수도 있고펩시제로랑 초코송이를 즐기던 때부터일 수도 있다.  새치도 점차 많아져서 염색을 조금만 게을리하면 백발이라난 나이 많은 고등학교 한문 선생님 같다고 놀린다.  나도 얼마 전 귓가 근처에서 흰머리 몇 가닥을 발견했다. 세어보니 9가닥(내가 발견한 것만).  그 길로 도도도 달려가 남편의 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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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른의 탕수육</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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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1:50:29Z</updated>
    <published>2026-09-23T07: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탕수육을 시킬 때면 어쩐지 상대방한테 부먹? 찍먹? 물어보는 게 예의처럼 느껴진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amp;quot;너는?&amp;quot; 하면 &amp;quot;난 아무래도 상관없어 둘 다 좋아&amp;quot;라고 답했다. 그럴 때마다 괜히 무던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몰래 우쭐했던 것도 같다.  이전에는, 생양파 맛을 알고 가지를 먹게 되면 어른이 되는 거라고 생각했고 그 이후에는 맥주를 시원하게 마시고 수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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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힘 빼세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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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23:00:33Z</updated>
    <published>2026-09-17T23:00: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연필을 꽉 움켜쥐는 습관은, 내가 연필 잡는 방식이 남들과 달라서라고 생각했었다.그런데 그보다는, 내 몸에 장착된 긴장감이 손끝까지 이어져 있어서라는 걸 언젠가 깨달았다.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필기를 조금 많이 했다 싶은 날은 네 번째 손가락에 물집이 잡힐 정도였다.  어려서부터 문구를 좋아했는데, 매끄러운 필감의 펜은 어쩐지 아무리 공을 들여도 취재노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Kj%2Fimage%2FQZwXay59Os8IzYqUTDXdbtBZvb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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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걷지도 말고, 뛰지도 말고, 움직이지 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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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07:48:35Z</updated>
    <published>2026-09-16T09:14:2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마다 커피랑 디저트를 사서 문래공원 산책을 시작한 지 약 일주일.  아기 얼굴에 비추는 햇빛 방어하고 모기 레이더 키고 다니느라 날씨 좋은 것도 잘 모르다가 날씨에 반해버린 건 약 3일 전.  그리고 공원에서 처음 발견한 행동 지침..! 남편이 먼저 발걸음을 멈춰서 자연스레 나도, 유모차도 멈춰 섰다.  공원에서 하는 일은 걷거나 뛰는 일인데, 그럼 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Kj%2Fimage%2FKuXkanjA1gT_hixUh1cQmMtj3r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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