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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희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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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정신과 병동 14년. 공감과 경계 사이에서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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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7T00:55:4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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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화. 환자의 말과 싸우지 않는 법 - 일요일의 소변검사와 채혈을 거부하던 환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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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06:00:05Z</updated>
    <published>2026-10-13T06: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동에서 일하다 보면 환자를 부르거나 뭔가를 설명할 때 못 알아듣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만난다. 그럴 때 몇몇 간호사는 그걸 무시당했다고 받아들인다. 왜 이것도 못 알아듣냐며 화를 낸다. 그 반응을 볼 때마다 나는 안타깝다. 환청이나 망상은 집중을 흐트러뜨린다. 때로는 아예 듣지 못하게 만들고 들어도 이해할 수 없게 만든다. 그걸 모른 채 감정적으로 반응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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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백 원짜리 담배 심부름 - 아무 일도 없었는데 나는 겁을 먹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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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06:00:04Z</updated>
    <published>2026-10-13T06: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면접 시간보다 삼십 분쯤 일찍 도착했다. 병동 안으로 들어가기엔 이르고 밖에서 서성이기엔 눈에 띄는, 애매한 시간이었다. 나는 매점 앞에 자리를 잡았다. 매점 앞에는 파라솔이 있는 테이블이 몇 개 있었고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천천히 걸어 다녔다. 산책 시간이었던 것 같다. 정장에 가까운 옷을 입고 서류봉투를 든 사람은 나 하나였다. 면접 걱정으로 머릿속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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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동전, 커피, 초콜릿, 케이블, 달력,  이불 - 프롤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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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6:00:06Z</updated>
    <published>2026-10-08T06: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십사 년 동안 내가 한 일을 물건으로 늘어놓으면 대충 이렇다. 동전, 커피, 초콜릿, 케이블, 달력, 이불. ◆ 정신과 병원 면접 날, 한 사람이 내게 오백 원짜리 동전 하나를 내밀었다. 담배 한 갑만 사다 달라고 했다. 병동에는 믹스커피를 며칠 동안 아끼다가 몰래 드시라며 내게 내밀던 사람이 있었다. 병실을 돌 때마다 내 주머니에 초콜릿을 슬쩍 넣던 사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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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화. 얼굴 전체로 말한다 - 안 된다는 말을 할 때 내가 신경 쓰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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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6:00:03Z</updated>
    <published>2026-10-08T06: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동에서 하루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무엇인지 세어본 적이 있다. 안 됩니다. 그 말이었다. 지금은 안 돼요. 그건 규정상 어렵습니다. 그건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하루에 스무 번쯤 한다. 그러니까 정신과 간호사의 말하기 능력은 좋은 말을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안 되는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가깝다. 그리고 그 말을 할 때 내가 가장 신경 쓰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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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화. 삼십 분 뒤에 다시 올게요 - 나중에라는 말 대신 돌아올 시간을 정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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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6:00:03Z</updated>
    <published>2026-10-06T06: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연차 때는 환자랑 참 많이 싸웠다. 인수인계 시간은 정해져 있었고 그 앞에는 늘 끝내야 할 업무가 줄지어 있었다. 그런데 병실 어딘가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보채는 말일 때도 있었고 증상 때문에 나오는 행동일 때도 있었다. 손은 다음 업무로 가 있는데 걸음은 그 부름 쪽으로 자꾸 붙들렸다. 나는 그 순간들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했다. 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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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화. 뒤에서 안던 환자에게 하지 못한 말 - 부드럽게 거절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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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8:00:05Z</updated>
    <published>2026-10-01T08: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신규 때였다. 병실을 돌아보는 라운딩 중일 때도 있었고 간호사들이 일하는 스테이션 문이 잠깐 열려 있을 때도 있었다. 그 틈마다 스무 살 남짓으로 보이던 여자 환자가 뒤에서 다가와 나를 껴안았다.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뜬 생각은 분명했다. 이건 치료적으로 단호하게 안 된다고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입에서 나온 말은 그 생각을 따라가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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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내 목소리가 간수처럼 들린 날 - 안 돼요, 하지 마세요, 가세요만 말하던 시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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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6:00:03Z</updated>
    <published>2026-09-29T06: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안 돼요. 하지 마세요. 가세요. 병동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 세 마디가 가장 먼저 나왔다. 환자가 말을 걸어와도, 뭔가를 부탁해도, 가까이 다가와도 저 셋 중 하나가 먼저 튀어나갔다. 몇 번을 반복했는지는 세어본 적 없다. 그런데 어느 하루, 그 말이 입 밖으로 나가는 순간 내 귀에 그 소리가 낯설게 들렸다. 분명 내 목소리인데 내가 하는 말 같지 않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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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 일은 못하지만 정 많은 간호사 - 내가 끝내지 못한 일은 다음 근무자에게 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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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06:00:01Z</updated>
    <published>2026-09-24T06: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입사 초기의 나는 지금의 나와 많이 달랐다. 내가 생각해도 과할 정도로 친절했다. 환자가 말을 걸면 끝까지 들었다. 오래 걸려도 끊지 않았다. 가능하면 곁에 있었다. 그게 정답이라고 확신했던 건 아니다. 다만 인간적으로 그게 맞는 것 같았다. 그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투약도 서툴렀고 기록도 느렸다. 처방을 확인하는 데도 남들보다 시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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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화. 증상이 먼저 보이던 눈 - 내 얼굴에 침을 뱉었던 사람이 사과하러 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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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6:00:02Z</updated>
    <published>2026-09-22T06: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신규 시절, 나는 환자의 과거 이력과 병력을 확인하면서 자주 딴생각을 했다. 의대를 다녔던 사람이 있었다. 간호대를 나온 사람도, 간호사로 일했던 사람도 있었다. 법대를 나온 사람도 있었다. 그 이력을 읽으며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정도 배운 사람이 왜 이렇게 이상하게 생각하지. 이 정도 사고를 못 해서 이런 질문을 하나. 나는 그 사람의 지금 모습</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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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화. 정신과에 온 걸 환영해 - 교과서에서 따로 배운 증상들이 한 복도에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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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6:00:04Z</updated>
    <published>2026-09-17T06: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면접에 붙고 처음 배치된 곳은 급성기 병동이었다. 입원을 주로 받는 병동이다. 사람이 가장 아플 때 들어오는 자리라는 뜻이다. 나는 엄청 긴장해 있었다. 환자도 무서웠지만 선배 간호사가 더 무서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위축돼 있었다. 뭘 물어봐야 할지 몰라서 못 물어봤고 못 물어봐서 몰랐고 몰라서 실수했고 실수해서 더 못 물어봤다. 그 시절 내가 병동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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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할게 - 중환자실에서 석 달, 그리고 내가 고른 병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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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22:00:27Z</updated>
    <published>2026-09-14T22:00:27Z</published>
    <summary type="html">면접 날의 이야기에서 잠시 시간을 되돌려보려 한다. 내가 왜 정신과를 선택했는지부터 적어두고 싶다. 스물여섯의 나는 출근하는 버스에서 사고를 상상했다. 크게 다치고 싶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냥 오늘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이유가 저절로 생겼으면 했다. 스스로 그만두겠다고 말할 자신이 없었다. 그 버스를 타게 되기 몇 달 전, 나는 두 개의 합격통지서를 들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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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 오백 원짜리 담배 심부름 - 아무 일도 없었는데 나는 겁을 먹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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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03:00:12Z</updated>
    <published>2026-09-10T03: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면접 시간보다 삼십 분쯤 일찍 도착했다. 병동 안으로 들어가기엔 이르고 밖에서 서성이기엔 눈에 띄는, 애매한 시간이었다. 나는 매점 앞에 자리를 잡았다. 매점 앞에는 파라솔이 있는 테이블이 몇 개 있었고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천천히 걸어 다녔다. 산책 시간이었던 것 같다. 정장에 가까운 옷을 입고 서류봉투를 든 사람은 나 하나였다. 면접 걱정으로 머릿속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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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화. 동전, 커피, 초콜릿, 케이블,  달력, 이불 - 프롤로그 &amp;middot; 정신과 간호사는 무슨 생각을 할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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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02:06:30Z</updated>
    <published>2026-09-10T02:06: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십사 년 동안 내가 한 일을 물건으로 늘어놓으면 대충 이렇다. 동전, 커피, 초콜릿, 케이블, 달력, 이불. ◆ 정신과 병원 면접 날, 한 사람이 내게 오백 원짜리 동전 하나를 내밀었다. 담배 한 갑만 사다 달라고 했다. 병동에는 믹스커피를 며칠 동안 아끼다가 몰래 드시라며 내게 내밀던 사람이 있었다. 병실을 돌 때마다 내 주머니에 초콜릿을 슬쩍 넣던 사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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