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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박효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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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아직, 이라는 말』(부크크, 2026) 저자.하고 싶은 말을 하는 사람이 치르는 값에 대해 씁니다.두 번째 시집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를 쓰는 중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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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8T05:06:04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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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산이 필요했는데 - 견디지 않은 값은 나중에 온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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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9T06:38:56Z</updated>
    <published>2026-09-19T06:37:31Z</published>
    <summary type="html">힘들다고 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같은 말을 한다.    다른 걸 해. 바쁘게 지내. 시간이 약이야.   나도 그렇게 했다. 힘든 일이 생기면 늘 다른 것으로 채웠다. 새로운 일을 벌이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뭔가를 시작했다. 그러면 그 시간은 지나갔다. 견뎠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에 지난 일기들을 넘겨봤다. 거기에 같은 문장이 있었다. 날짜만 다르고 내용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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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동도에는 오동나무가 없다 - 동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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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05:43:11Z</updated>
    <published>2026-09-14T05:43: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수에 오동도라는 섬이 있다. 이름은 오동나무가 많아서 붙었다는데, 지금 그 섬에 오동나무는 거의 없다. 대신 동백이 삼천 그루쯤 있다. 사람들은 그곳을 동백섬이라고 부른다. 이름은 예전 것으로 남아 있고, 실제로 자라는 건 다른 나무다.  나는 그게 이상하지 않았다.  동백은 겨울에 핀다. 다른 꽃이 다 지고 난 다음에, 제일 추울 때. 그래서 처음 보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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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썩은 줄이라는 건 처음부터 알았다 - 놓은 날의 기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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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03:54:59Z</updated>
    <published>2026-09-10T03:54: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알면서 잡고 있는 게 제일 오래 걸린다.  만질 때마다 부스러졌고, 잡을수록 손이 검어졌다. 그런데도 놓지 못한 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이만큼 잡고 있었는데 지금 놓으면 그동안 매달려 있던 시간이 없던 일이 되는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나는 놓는 대신 재는 사람이 되었다. 오늘은 얼마나 삭았는지, 며칠이나 더 버틸지. 재봤자 달라지는 건 없었다. 알아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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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은 하지 않았다 - 물이 지나간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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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07:23:47Z</updated>
    <published>2026-09-08T07:23:47Z</published>
    <summary type="html">방을 치우지 않았다.  치울 수는 있었다. 손이 없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치우고 나면 며칠 뒤에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온다는 걸 알았고, 그 사실이 손보다 먼저 도착했다.  대신 먹었다. 배고픔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먹었다. 방은 채우기 싫으면서 몸은 계속 채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씻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알고 있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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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잘라 놓고 보니 시였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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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07:17:40Z</updated>
    <published>2026-08-31T07:17:40Z</published>
    <summary type="html">긴 글을 못 쓴다. 쓰다가 어디까지 썼는지 잊는다. 그래서 한 번에 끝나는 길이로 잘라 썼다.  잘라 놓고 보니 시라고 부르는 모양이었다.   2026년 8월에 낸 첫 시집  『아직, 이라는 말』에서 세 편을 옮긴다.   가난이 시작된 자리, 가난이 몸에 남는 방식,  그리고 거기서 다시 세는 이야기다.   반지하  양재동 다세대, 반층 아래. 우리 집 창</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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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치는 걸 그만두고 나서 처음으로 끝난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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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07:17:28Z</updated>
    <published>2026-08-31T07:17:28Z</published>
    <summary type="html">십 년 동안 산 것들이 있다.  계획표를 샀다. 습관 앱을 깔았다. 새벽에 일어나는 사람들 영상을 봤다.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설계한다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 영상을 새벽 두 시에 봤다.  다 실패했다.  계획표는 첫 주만 채워졌다. 앱은 알림을 끄고 나서 지웠다.  새벽에 일어난 날은 사흘이었고 나흘째에 열 시까지 잤다.  그때는 내가 게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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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음 모임에 나는 없었다 - 정확한 말이 정확하게 도착하지는 않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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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07:17:08Z</updated>
    <published>2026-08-31T07:17: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친구한테 들었다. 한심하대. 걱정된대.  한심한 건 알겠는데 걱정이 어디에 붙는 말인지 한참 생각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도 나한테 그 말을 하지 않았다. 표정만 굳었다. 그리고 다음 모임에 나는 없었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을 하는 편이다. 친절하게, 낮은 목소리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말은 대체로 정확했다. 정확한 말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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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굳이 그걸 해봐야 아냐고 - 유치원 교사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온 목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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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07:16:47Z</updated>
    <published>2026-08-31T07:16:47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치원 교사였다. 애들은 예뻤고 매일 웃었고 행복했다.  그런데 안 맞았다. 그만둔다고 하니 다들 아깝다고 했다.  뭐가 아까운 건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일러스트를 그렸다. 처음엔 못 하는 게 티가 났다.  그러다 어느 날 손이 먼저 움직였다.  아, 이건 되는구나.  되는 걸 찾는 데 안 되는 걸 여러 번 해봐야 했다.  그 돈을 모아서 몰타에 갔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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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물 밖에도 우물이 있었다 - 나가본 다음에 알게 된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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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07:15:16Z</updated>
    <published>2026-08-31T07:15: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을 오래 싫어했다.  익숙하지 않은 걸 더 많이 겪고 배워서 저기서 탈출해 새가 되어야겠다고 썼던 적도 있다.  그래서 나갔다. 여러 번 나갔다.  직업을 바꾸고 나라를 옮기고 사는 방식을 바꿨다.  밖에도 우물이 있었다.  더 넓고 가장자리가 안 보이는 우물이었다.  그때 한심하다던 사람들은 지금 아무 말도 안 한다.  멋있다는 말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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