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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록 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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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사물이 부딪히는 소란 사이에서 자란 CODA이자 외할머니의 사랑을 받은 손주입니다. 저의 시끌벅적한 실화 이야기, 재밌게 읽어주세요!</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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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0T06:42:2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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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4화. 세 사람의 따뜻한 인사와 이제는 내 차례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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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11:00:16Z</updated>
    <published>2026-10-13T11: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할머니를 떠나보낸 뒤에도 삶은 멈추지 않았다. 빈자리가 익숙해질 틈도 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갔고, 나는 퇴근 후면 집안의 적막을 깨기 위해 아버지가 문을 여셨던 작은 호프집으로 향하곤 했다. 뜨거운 기름 솥 앞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아버지의 곁을 지키며, 그렇게 상실의 시간을 조금씩 견뎌냈다.  그렇게 슬픔을 가슴 한구석에 묻어두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무렵,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M5CxKfxA9JNpwqJ_LqO6OdjS6a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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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3화. 엇갈린 시계와 하얀 꽃길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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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12:56:55Z</updated>
    <published>2026-10-12T11: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겨우 바로 세워 올렸을 무렵, 네 식구가 모인 양산 집 문턱으로 '노화'라는 불청객이 예고도 없이 들이닥쳤다. 시작은 사소한 이름 하나였다. 매일 밤 내 팔을 베고 누워 옛이야기를 도란도란 풀어놓던 할머니가, 어느 날 밤 불쑥 나를 큰아들의 이름으로 불렀다.  &amp;quot;도유야, 도유야.&amp;quot; &amp;quot;할머니, 나 지환이잖아. 도유 삼촌은 서울에 계시는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Sz0KU45KbKFr0_g14KvkgSfbrG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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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2화.&amp;nbsp;삐-삐-삐- 기상 소리와 따뜻한 온기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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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11:07:20Z</updated>
    <published>2026-10-11T11:07:20Z</published>
    <summary type="html">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맞춘 첫 정복이 집에 도착한 날이었다. 할머니는 정모를 머리 위에 얹어 쓰시고는, 거실을 사뿐사뿐 돌아다니며 연신 &amp;quot;지환아, 충성!&amp;quot; 하고 거수경례를 붙이시며 장난을 치셨다. 부모님은 제복 가슴팍에 선명하게 박힌 내 이름표를 조심스레 쓸어내리며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를 지으셨다.  부모님과 떨어져 지낸 지도 몇 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kvawI6B0KNOke38XEMPZ8V4pAN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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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1화. 뒤틀린 창틀과 이빨 자국 모나미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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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12:07:22Z</updated>
    <published>2026-10-10T12:07:22Z</published>
    <summary type="html">흩어져 살던 우리 가족이 마침내 한 지붕 아래 모이게 된 것은 친할머니의 조용한 사랑 덕분이었다. 친할머니께서는 생전에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들의 앞날을 걱정해 아버지 앞으로 작은 땅을 남겨주셨고, 그 땅의 가치가 오르면서 가족이 함께 살아갈 집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부동산에 밝은 친척들은 그 돈으로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런저런 조언을 건넸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CJ9So0tPUo4mFRSO33hleqT2yP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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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화. 창틀의 수평과 27년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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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11:00:21Z</updated>
    <published>2026-10-09T11:00:21Z</published>
    <summary type="html">방학이 끝난 뒤에도 나는 공사 현장으로 나가 '창호 시공(샷시)' 기술을 배웠다. 거대한 알루미늄 창틀을 수평에 맞춰 세워 올리는 일은 어릴 적 못 만져본 '어른들의 거대한 레고' 같았다.  하지만 베테랑 기술자들은 새파란 풋내기에게 자재 운반 이상의 공정을 쉽게 내주지 않았다. 그 벽을 넘기 위해 나는 점심시간마다 사수를 식당으로 보낸 뒤 홀로 현장에 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gm4x3W0DIn4le0tKu6nFSp18El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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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9화. 군화 세 켤레와 아이보리 꽃신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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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11:00:18Z</updated>
    <published>2026-10-08T11: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전역 후 돌아온 2학년 강의실에서 마주한 전공 필수 수업은 100% 원어민 영어 강의였다. 외국인 교수의 입에서 쏟아지는 영어는 낯선 소음에 불과했다. 결국 맨 앞줄에서 교재의 한 단락을 읽으라는 지목을 받았다.  &amp;quot;T... The... next... step... is...&amp;quot;  딱딱하게 굳은 혀가 제멋대로 꼬여 들어갔다. 숨죽인 정적 속으로 어설픈 발음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ePC7Cu-jwNzQFTyExX9sn-OZxA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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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8화. 스타렉스에 실린 배웅과 김밥 산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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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1:14:25Z</updated>
    <published>2026-10-07T11:00: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체육학과라는 공간의 특성 때문일까, 선배들은 대부분 특수부대 출신들이었다. 선배들의 재밌는 군 생활 이야기를 들으며, 땀 냄새 물씬 풍기는 매트 위에서 함께 구르던 동기들과 나 역시 자연스럽게 그 길을 꿈꿨다.  대학교 1학년이 끝나갈 무렵, 입대 시기가 다가오자 나는 망설임 없이 특수부대 선발 시험에 도전장을 던졌다.  몸으로 하는 것은 나름 자신 있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UHBJUIEVQ3ekJ6-RsS8tKnauc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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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7화. 타일 바닥의 낙법과 청춘의 방 탈출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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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11:00:13Z</updated>
    <published>2026-10-06T11:0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강의실 안은 땀과 멘소래담 냄새로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서른 명 남짓한 체대 동기들의 등판은 책걸상이 비좁아 보일 만큼 두터웠다. 국가대표 상비군, 전국체전 메달리스트, 고교 시절 신기록 보유자들. 귓바퀴가 뭉개진 만두귀와 두껍게 테이핑을 감은 손목들 틈에서, 체계적인 엘리트 훈련 없이 무식한 몸부림으로 버텨온 비선출 &amp;lsquo;깍두기&amp;rsquo;는 오직 나 하나였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RMqpy_9I5HHm3GJMEMfwgZEipk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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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6화. 첫 월급과 계절을 거꾸로 사는 법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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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11:00:18Z</updated>
    <published>2026-10-05T11: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프레스 기계가 쇳덩이를 찍어 누를 때마다 공장 바닥이 쿵쿵 울렸다. 목장갑 틈새로 스며든 쇳가루와 시커먼 기름때가 손톱 밑 깊숙이 까맣게 박혀 지워지지 않던 날들이었다. 한 달을 꼬박 채워 받는 생애 첫 '진짜 월급날'을 며칠 앞둔 오후, 담배를 피워 물던 현장 반장님이 다가왔다.  &amp;quot;지환아, 첫 월급 받으면 뭐부터 할 거냐?&amp;quot; &amp;quot;돈 모아서 차 살 겁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H3mmnZYWNEO3UAZmwa_YCWF9sj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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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5화. 상처가 아물던 목화솜 이불 속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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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11:00:18Z</updated>
    <published>2026-10-04T11: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맞는 것이야 이를 악물고 버틴다 해도, 이 지독한 보복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숨통을 조여왔다. 등교하면 화장실 구석으로 불려 가기 일쑤였고, 교문 밖을 나서도 그들의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사방이 가로막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던 그때, 캄캄한 막다른 골목에서 유일하게 열린 비상구가 바로 &amp;lsquo;조기 취업&amp;rsquo;이었다.  실업계 고등학교였기에 가능&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COgfsznFh1dhuZX-45O_VLSLQ6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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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4화. 녹슨 못과 달력 뒷장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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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12:06:32Z</updated>
    <published>2026-10-03T11:02:05Z</published>
    <summary type="html">방파제에서 선생님이 입에 넣어주신 회 한 점의 온기를 품고 돌아왔지만, 학교의 어둠은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거친 선배들의 끈질긴 강요와 위협을 나는 끝내 피해 가지 못했고, 결국 원치 않던 족쇄를 찬 채 불량서클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벨이 울렸다. 다른 지역 패거리와 시비가 붙었으니 지금 당장 공터로 튀어나오라는 선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xzDm_Do--B1P-wXyYWe9-E_X0I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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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3화. 칼주름 교복과 방파제의 초장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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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11:07:05Z</updated>
    <published>2026-10-02T11:07: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실업계 고등학교 창문마다 촘촘하게 박힌 검은 쇠창살은 배움터라기보다 수용 시설에 가까웠다. 신체검사는 무미건조했다. 색맹 책자를 넘기고, 손가락 발가락 마디의 온전함을 확인하며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시키는 것이 전부였다. 이곳이 학문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거친 산업 현장으로 소년들을 실어 나르기 위한 중간 정거장임을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입학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WZJjP8VCdzrVsofkW7Sjwi-JvV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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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화. 빗속의 헤드라이트와 5%의 가능성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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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1:10:16Z</updated>
    <published>2026-10-01T11: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옆집 307호에 살던 할머니와 식구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떠났다. 매일같이 문을 열면 복도를 채우던 북적거림이 거짓말처럼 사라지자, 308호 우리 집은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고요한 섬이 되어버렸다.  친척들이 찾아와 문밖에서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내가 집에 없으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문 앞에서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는 일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0qm5tZEJl5UpUpFn8qaxgd1kqc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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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1화. 박스 안에서의 밤과 뒤틀린 마취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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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9-30T11:0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른 아침, 현관문이 거칠게 열리며 낯선 구둣발들이 거실 장판을 짓밟고 들어왔다. 형사들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바닥으로 내리눌렸고, 차가운 수갑이 손목을 파고들었다. 부모님은 사시나무 떨듯 떨리는 손으로 형사들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절박하게 수어를 흔들어대셨지만, 누구도 그 소리 없는 절규를 돌아보지 않았다.  동네에서 오토바이를 훔치고 금은방 유리창을 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Xch1uXktkddTMC-mHa1awao0Aa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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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화. 빳빳한 패딩과 무릎 위의 침묵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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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11:00:15Z</updated>
    <published>2026-09-29T11: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쉬는 시간 종이 울리면 나는 곧장 책상 위로 팔을 괴고 얼굴을 깊숙이 파묻었다. 교실 안은 온통 검고 윤기 나는 두툼한 브랜드 패딩 천지였다. 아이들이 바스락거리는 패딩을 걸친 채 복도로 우르르 몰려나가 매점 빵을 씹으며 낄낄거릴 때, 나는 나무 책상에 얼굴을 묻은 채 마른침만 삼켰다. 잠이 와서가 아니었다. 500원짜리 동전 하나 없는 텅 빈 주머니를 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SKK7ozSyFgEdKSvVZU5AzaJMuD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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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화. 생선 좌판의 비린내와 껍데기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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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1:22:05Z</updated>
    <published>2026-09-28T11:0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중학교 배정 통지서를 받고 들어선 복도는 낯선 소음으로 가득했다. 변성기가 시작된 남학생들의 걸걸하게 긁히는 목소리와 여학생들의 쨍한 웃음소리가 사방 벽을 때렸다. 집안의 정적에 익숙했던 귀가 그 날카로운 파동에 닿을 때마다 찌릿하게 저려왔다.  등하굣길은 늘 혼자였다. 교복 주머니 깊숙이 두 손을 찔러 넣고, 가방끈을 바짝 조여 맨 채 앞만 보고 걸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FON0Q7RNedwYeIZjgz8uQj70eb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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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화. 지렁이 글씨와 조롱 뒤에 숨긴 가시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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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11:27:13Z</updated>
    <published>2026-09-27T11:27:13Z</published>
    <summary type="html">학교 야외 수업 공간에서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하다 돌의자 위로 몸을 던졌다. 발이 꼬이며 중심을 잃었고, 내 오른쪽 앞니가 딱딱한 돌 모서리에 정면으로 부딪혔다.  '빡-'  둔탁한 소리와 함께 입안 가득 뜨겁고 비릿한 피가 고였다. 얼얼한 손바닥 위로 하얗게 부서진 이 조각들이 후드득 떨어져 내렸다. 피범벅이 된 티셔츠를 입고 조퇴해 곧장 옆집 307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Rjpw7tYM3jQXBWsywwqW7p48jg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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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화. 앞서간 자전거와 금메달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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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22:22:15Z</updated>
    <published>2026-09-26T11:00: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린 시절 내게 아빠는 늘 바쁘고 고단한 사람이었다.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피곤에 지쳐 잠들기 일쑤였던 아빠. 그렇기에 아빠와 단둘이 어딘가로 길을 나선다는 것은 손에 꼽을 만큼 귀하고 드문 일이었다. 가끔 아빠가 내 손을 잡아끌 때면 어딘가 낯설고 쑥스러워 주춤거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형용할 수 없는 설렘이 불쑥 고개를 들곤 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cH9M9Fn25tJlw-tRORcYPXV3BZ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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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튕겨 나온 알약과 5월5일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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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5T11:27:51Z</updated>
    <published>2026-09-25T11:27:2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태어날 때부터 유난히 목구멍이 좁았다. 물을 마실 때도 조금만 급하게 삼키면 사레가 들려 캑캑거리기 일쑤였다. 지독한 감기에 걸린 날 엄마는 내 손바닥 위에 커다란 흰색 알약 세 알을 올려놓았다. 어린 내 눈에 그 알약은 목을 막아버릴 거대한 바위처럼 보였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저었지만,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엄마의 눈엔 그저 아픈 아이의 투정으로 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78lbTnpVMOAcePxVSoKTkjscEb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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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 낯선 소란과 소년 스님 - 세상은 조용했고 사랑은 시끄러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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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11:07:30Z</updated>
    <published>2026-09-24T11:07: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덟 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우리 가족은 외할머니 댁 바로 옆집으로 이사를 했다. 307호와 308호, 대문을 나란히 맞댄 거리였다. 친할머니께서 평생 고생만 한 청각장애인 아들이 장모 곁에서 조금이라도 덜 외롭게 살길 바라며 마련해 주신 보금자리였다.  이사 후 나의 일상은 전혀 다른 소리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옆집 307호엔 외할머니뿐만 아니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Na%2Fimage%2FXfwjJCk5bbeP19GeLJdxK3NNZq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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