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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이아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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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사람의 감정이 사물에 머물러 맞닿을 때, 그 울림을 글로 적어 공감을 이끌고 싶은 창작자의 브런치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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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5T07:03:0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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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계가 바뀐 여름 (3) - &amp;ldquo;나는 벌써, 아이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 위에 겹쳐 놓고 있었다.&amp;rdquo;</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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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8:00:03Z</updated>
    <published>2026-10-08T08: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리아를 처음 본 건 학교 앞 놀이터에서였다.  미국 초등학교 옆에는 대개 공원이 붙어 있다. 카멜크릭이라는 그 공원엔 새빨간 로프 정글짐과, 초록 공을 줄줄이 꿴 외줄 놀이기구와, 진짜 화강암 바위를 굴려 놓은 모래밭이 있었다. 방과 후면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고, 부모들은 벤치에서 그들을 지켜보았다.  방과 후 그 놀이터엔 아이스크림 트럭이 왔다. 동네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xCIfuthUCR9mGAdma888cumc3c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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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계가 바뀐 여름 (2) - &amp;ldquo;밥 냄새 난다.&amp;rdquo;</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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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8:00:13Z</updated>
    <published>2026-10-01T08:0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빈집을 채우는 일은 내 몫이었다.  미국 살이는 처음부터 일 년 육 개월짜리로 정해져 있었다. 좋은 가구를 새로 살 이유가 없어서, 우리는 중고로 채우기로 했다. 한인 단톡방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씩 물건이 올라왔다. 스탠드 팝니다, TV 팝니다, 밥솥 거의 새것, 거실장 무료나눔. 사진 아래엔 늘 같은 말이 붙었다.  이사 가서 정리합니다.  그 물건들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cdAVi98cUpeGNCfphz8Hpy69X4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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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계가 바뀐 여름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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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03:26:41Z</updated>
    <published>2026-09-24T08: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손을 뻗으면 닿을 자리에 아이가 자고 있었다. 나는 그 거리를 몇 번이나 눈으로 재었다.&amp;rdquo;  비행기가 기수를 들 때, 나는 앞좌석 접이식 테이블의 걸쇠를 두 번 확인했다. 이미 잠겨 있었다. 안전벨트도 두 번 당겼다. 손바닥에 땀이 뱄다.  &amp;ldquo;아빠, 손.&amp;rdquo; 조이가 내 주먹을 톡톡 쳤다. 팔걸이를 너무 세게 쥐고 있었다.  셋이 나란히 앉았다. 나는 창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L-OivCNrDtxrSZTPeTsvNS_lzd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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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 그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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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08:00:15Z</updated>
    <published>2026-09-18T08: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가 그친 새벽이었다. 간밤에 내린 비가 마당의 것들을 다 적셔 놓고 갔다. 화단의 잎에도, 담장의 이끼에도, 처마 밑에도 물이 맺혀 있었다. 그리고 처마와 감나무 가지 사이에, 밤새 누군가 걸어 놓은 그물이 하나 있었다. 거미줄이었다. 비를 맞고도 끊어지지 않았다. 거미줄은 젖으면 무거워지는데, 무거워진 채로 그것은 처졌을 뿐 끊어지지는 않았다. 처지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9Hq79rJwj6JQiTlwRKvtvZue_r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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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리아는 잘 지내 &amp;middot; 프롤로그 - 책상 위의 두 국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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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8:00:06Z</updated>
    <published>2026-09-17T08: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이는 잠들어 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여덟 달, 이제는 잠결에 뒤척이며 하는 말도 한국말이다.  책상 위에는 크레용 그림이 한 장 놓여 있다. 몇 번 서랍에 넣으려다, 그때마다 다시 꺼내 둔 자리다. 종이 한 장에 국기가 둘. 태극기는 네 귀퉁이 막대 개수가 하나씩 틀렸고, 성조기는 별 대신 잘게 자른 흰 종이를 붙였는데 그중 몇은 떨어져 풀 자국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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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슬로우 러너(3)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6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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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8:00:04Z</updated>
    <published>2026-09-17T08: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명절에 온 손주와도 걷는다.  그해 추석의 아이는 어딘가 시무룩했다. 캐물으니 가을 운동회 이야기가 나왔다. 계주 마지막 주자로 뛰다가 넘어졌다고 했다. 바통을 쥔 채로 넘어져서, 일어나 끝까지 뛰긴 했는데 꼴찌로 들어왔다고, 반 아이들 보기가 부끄러워서 전학 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웃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아이의 부끄러움은 아이에게는 세상만 한 것이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tUpCFPERRwIl4Ztue6YEjPup4f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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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슬로우 러너(2)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6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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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1T08:00:01Z</updated>
    <published>2026-09-11T08: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의 코스는 오 킬로미터다. 빠르게 뛰던 시절이라면 이십 분에 끝날 거리다. 지금은 넉넉한 사십 분이 걸린다. 같은 거리가 두 배의 시간이 되는 동안 그 거리는 두 배 넓어졌다. 그는 예순이 넘어서야 제가 사는 동네를 처음 보았다. 동네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당연한 것을 처음 보았다는 것이 이상하지만, 그는 정말로 처음 보았다.  집을 나와 하천을 따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bbBVEFjclOvZ8S9BtROn8tmxbq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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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슬로우 러너(1)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6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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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08:00:02Z</updated>
    <published>2026-09-10T08: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네 시 반의 알람은 아무도 시키지 않은 것이다.  은퇴한 사람에게 그 시각은 아무 의무가 없다. 회의도, 결재도, 누구를 만날 일도 없다. 그런데 그는 일어난다. 평생 처음으로 해야 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어서 일어나는 삶이었고, 그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아는 데에 그는 예순이 넘게 걸렸다.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신다. 무릎에 보호대를 감는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gHiZ-N3zi8aWEwLGL0l4aR6Rf6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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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유(3)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5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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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05:53:55Z</updated>
    <published>2026-09-04T08: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재 문을 여는 데 그는 한참이 걸렸다.  문고리를 잡고 서 있었다. 손잡이가 차가웠다. 놋쇠였고 오래되었고 누가 닦아 놓았는지 반질반질했다. 그는 그것을 오래 보다가 눈을 돌렸다.  방 안은 정리되어 있었다. 유족이 한 번 치운 방 특유의, 부자연스러운 말끔함이 있었다. 책상 위에는 필기구와 안경집과 약봉지 몇 개가 남아 있었다. 약봉지에는 날짜가 인쇄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MRojxKX6sUwibWDSLCoY_EHUzf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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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유(2)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5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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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05:53:35Z</updated>
    <published>2026-09-03T08: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작은 컨테이너였다.  공단 끄트머리에 놓인 사무실 겸 창고에서 둘이 시작했다. 지분은 육 대 사. 그가 육이었던 것은 그가 돈을 더 넣어서였고, 동수가 사였던 것은 동수가 기술을 넣어서였다. 그때는 그 비율에 아무도 의미를 두지 않았다. 라면을 하루에 두 번 먹었고 첫 수주를 따온 날 소주 세 병을 마셨고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너무 많아서 잠이 아까웠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yWK3o0UrstsBYDhKjhhBFdTifY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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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유(1)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5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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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05:53:18Z</updated>
    <published>2026-08-28T08: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삶은 뒤돌아볼 때만 이해된다. 그러나 앞을 향해 살아야 한다. &amp;mdash; 키르케고르  화요일 오전 열한 시에는 아무 일도 없다. 모처럼 골프 약속이 없는 날이다.  그는 거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일어났다. 앉아 있기가 불편해서였다. 이탈리아에서 온 소파였고 고를 때 매장에서 십오 분을 앉아 보고 골랐다. 그때는 편했다. 지금도 편할 것이다. 편하지 않은 것은 소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hoApCMN0Lad1zmsUMMAVW3Uhos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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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벽 배송 (2)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4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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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7T08:00:09Z</updated>
    <published>2026-08-27T08: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의 진짜 재산은 문 앞에 있었다.  새벽 배송을 이 년 하면 사람은 문 앞만 보고도 집 안의 삶을 읽게 된다. 매일 새벽 여섯 시에 약 상자가 가는 집이 있다. 상자는 늘 가볍고, 문 앞에는 소독제가 놓여 있다. 계란 대신 난백액만 시키는 집이 있다. 팩에 든 흰자 말이다. 운동하는 집일 것이다. 저 집 몫의 노른자들은 지금쯤 어디서 모여 살고 있을까.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q7Zy6qQLrA-is-gbSP2E_j0njE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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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벽 배송 (1)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4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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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1T08:00:08Z</updated>
    <published>2026-08-21T08: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amp;mdash; 헤라클레이토스  새벽 두 시 반의 캠프는 냄새로 먼저 온다.  젖은 골판지 냄새, 드라이아이스의 흰 연기 냄새, 간밤에 온 생선 상자가 남기고 간 비린내. 그다음이 소리다. 스캐너가 삑, 삑, 컨베이어가 그르릉, 지게차의 후진 경고음이 삐요삐요. 몸은 냄새와 소리로 먼저 깨고, 정신은 첫 상자를 드는 순간에 깬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o4N88xMzzUWQTU1Eo5AjlwXJLo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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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허기 (3)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3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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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0T08:00:04Z</updated>
    <published>2026-08-20T08: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온 것은 그 무렵이었다.  &amp;quot;가게 정리했다.&amp;quot;  무슨 가게냐고 물을 필요는 없었다. 아는 얘기였다. 언제 한번 내려오라는 말에 그는 요즘 정신이 없다고 했다. 아버지는 그러냐, 하고 끊었다. 끊고 나서 그는 아버지 손에서 나던 냄새를 떠올리려 했다. 잘 되지 않았다. 따뜻한 물 냄새 같은 것이었다고만 기억났다. 그 기억의 부정확함이 그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8687nir7-IoNtnexcgZUMi-SwF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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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허기 (2)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3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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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4T10:00:14Z</updated>
    <published>2026-08-14T10: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케빈 리를 만난 것은 국내 거래소 상장 직후였다.  홍콩에 본사를 둔 마켓 메이커의 파트너라고 했다. 한국말이 유창했고 두 문장에 한 번씩 형님이라고 했다. 유동성 공급, 스프레드 관리, 토큰 론. 프레젠테이션은 매끄러웠지만 그를 움직인 것은 말이 아니었다.  케빈은 일을 해냈다.  계약 다섯 달 만에 바이낸스 선물 페어가 열렸다. 무기한 선물 상장. 커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bLaO0uX-DttiCuvWzwv0AnGXwr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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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허기 (1)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3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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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8:00:11Z</updated>
    <published>2026-08-13T08: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든 중생은 서로에게 어머니였던 적이 있다. &amp;mdash; 티베트 전승  열한 명이 왔다. 서른 명 방에 열한 명이 앉으니 빈 의자가 말보다 많았다.  공유오피스 회의실은 시간당으로 빌린 것이었다. 그는 화면에 자료를 띄웠다. 현황, 이라는 제목을 다는 데 어젯밤 두 시간이 걸렸다. 사과문이라고 하기에는 계획이 많았고 사업계획이라고 하기에는 사과가 많았다. 말하는 동&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xWixRPFFFryLEkdYIdhfJnjJPF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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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입주 (3)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2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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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6T22:00:10Z</updated>
    <published>2026-08-06T22: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  여섯 번째 상자에는 '자문'이라고 적혀 있었다. 계약서 사본들이 연도순으로 묶여 있었다.  첫 자문사는 직원 여든 명의 자동차 부품 회사였다. 시작은 해고 한 건이었다. 공장장이 반장 하나를 문자 한 통으로 내보내려다 부당해고 다툼을 맞기 직전인 것을, 그가 절차부터 다시 밟아 소송 없이 정리했다. 대표가 물었다. 이런 걸 미리미리 봐 줄 수는 없겠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FwnO1tZIoHeS-I4Cb2yzr-mHyf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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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입주 (2)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2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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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5T22:00:09Z</updated>
    <published>2026-08-05T22: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  세 번째 상자에는 '형사'라고 적혀 있었다. 접견 기록 노트가 스무 권 남짓 들어 있었다.  개업 초의 장부를 지탱해 준 것은 형사사건이었다. 구속은 시간이 돈보다 급해지는 일이라, 그 세계의 착수금은 흥정 없이 선불로 왔다. 대신 시간이 오지 않았다. 영장 사건은 대개 기일이 이미 잡힌 채로 선임되었다. 수요일 저녁에 선임계에 도장이 찍히면 실질심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3wcH_Uk-SrIo-uwmAAahNSTrPg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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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입주 (1)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2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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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0T22:00:3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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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네 운명을 사랑하라(Amor fati). &amp;mdash; 니체 간판이 올라가는 데는 사십 분이 걸렸다.  크레인이 글자를 하나씩 물어 올리는 동안 그는 길 건너에서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가로 육 미터, 세로 구십 센티미터. 법무법인이라는 네 글자 뒤에 두 글자 상호가 붙은 간판이었다. 상호는 그가 사흘을 궁리해 지은 것이었는데,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그는 좋은 뜻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AKUUvU_8QHPXEmcGyQk6OX9rl6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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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손톱달 (3) - 연작소설 『그물코』 &amp;mdash; 1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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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9T21:48:11Z</updated>
    <published>2026-07-29T21:48: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배가 정말로 고팠던 것은 그로부터 한 달쯤 뒤의 밤이었다.  아버지가 사흘째 들어오지 않았고 쌀통이 비었고 통장의 잔액은 버스비였다. 아이는 편의점 진열대 앞에 오래 서 있었다. 초코바 하나가 주머니로 들어가는 데는 일 초가 걸리지 않았다. 나가는 데는 세 걸음이 남았다. 두 걸음째에 목소리가 왔다.  &amp;quot;학생.&amp;quot;  계산대의 노인이었다. 아이는 도망치는 것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8M%2Fimage%2Fgjg96MJ6E7WuM_3pIiGG7S7Ttb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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