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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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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기억이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 옮겨 적다가 자꾸 다른 장면을 발견하고 만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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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3T13:56:5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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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우는 죄가 없다지만 미소 지을 수 없잖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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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10-12T02:52:1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이런 젠장.&amp;rdquo;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미경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또 버릇처럼 그 박사를 떠올렸다.&amp;nbsp;센터의 박사는 술자리에서도 틈만 나면 휴대폰을 들여다봤다.&amp;nbsp;미경의 시선이 느껴질 때면 말했다.  &amp;ldquo;야, 꼬맹아. 너 이게 뭔지나 아니?&amp;rdquo;  화면 속 선들이 오르락내리락했다. 마치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방송 순위표 같았다.  &amp;ldquo;뭔데요?&amp;rdquo;  &amp;ldquo;주식이라는 거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YM6-ndxMSL8VOQu2i6Myy7DBUx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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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우를 바라보는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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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8:35:42Z</updated>
    <published>2026-10-08T08:35: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심한 듯 책상 위에 사진을 꺼내놓던 그가 언젠가 미경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amp;ldquo;미경이도 언젠가 출장에 따라갈 기회가 있겠지? 그런 날이 분명 곧 올 게다.&amp;rdquo;  그래서였을지도 모른다. 미경이 센터를 떠나겠다고 했을 때, 그는 한 번 더 물었다.  &amp;ldquo;미경아, 새우도 자세히 보면 재밌단다. 네가 공부해 보면 재미를 붙일 수도 있을 텐데. 남아서 한번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5GnIhETJCQW-esnxRk60Iva4dk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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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가 첫 비행기를 탄다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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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6:56:33Z</updated>
    <published>2026-10-06T09:52:21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경이 커가면서 집안의 싸움은 줄어들었지만, 그렇다고 집 안의 공기가 마냥 따뜻해진 것은 아니었다.&amp;nbsp;센터는 달랐다. 미경을 딸처럼 귀여워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살뜰하게 챙겨주는 직원 언니도 있었다.  결혼을 일찍 한 아빠는 센터장과 비슷한 연배였다. 말수가 적은 것도 닮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은 미경을 조금 더 알아봐주는 것 같았다.  미경은 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fKlwzdUzAo0pdvabTmhV2xQUSm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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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우는 싫어, 다리가 너무너무 많아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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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08:20:01Z</updated>
    <published>2026-10-04T02:37:16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경에게는 그런 사람이 있다.그녀가 갈 수 없는 먼 곳을 다녀와 그곳의 풍경을 보여주는 어른. 가끔은 그 풍경 사이로 짧은 안부가 따라왔다.  미경은 그럴 때마다 사진첩을 한참 뒤적이다 핸드폰을 닫곤 했다. 그에게 딱히 보내줄 만한 풍경이 없었다.  그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다. 미경은 좀처럼 어디로 가지 못했고, 그는 늘 한 곳에 남아 있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NOm428Jn0xBnNYnao88xn6khIa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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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5.9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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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00:08:41Z</updated>
    <published>2026-09-29T17:21: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올해는 에어컨을 한 번도 켜지 않았다.  나이트 근무를 할 때면 다리에 담요를 덮고 일했고, 아침에 집으로 돌아오면 꽃님이와 함께 덮고 자던 겨울 이불을 아직도 덮고 잔다. 분명 겨울을 싫어하고 여름을 좋아하는데 이상하다. 내 몸은 계절 하나를 지운 모양이다. 그날 새벽에도 다리에 담요를 덮고 앉아 있었다.  응급 수술을 마친 환자가 수술실에서 올라왔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vqJQm8lN0qrdDGf-NU-G4pxTYp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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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CTV</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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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03:07:55Z</updated>
    <published>2026-09-25T12:51: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는 분명 잘 지낸다고 했다.미경이 아빠는 성치 않은 몸으로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다. 그렇게 바다에 나간 날이면 이제는 갈 수 없는 고향을 십 분쯤 말없이 바라보다 돌아온다. 아빠의 고향은 거아도.   그 섬은 1986년 국방부 사격시험장으로 지정되면서 폐촌되었다. 성인보다 아이들이 더 많아 거울섬으로 불렸다고 들었다. 그곳에는 두 살도 채 안되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uATw7zNKZPYwJNjn_KgAsKXNmg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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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빨주노초파남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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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0:54:55Z</updated>
    <published>2026-09-22T10:44:5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그 인간을 조금 몰라봤다.  신입 한 달쯤 되었을 때였다. 지금보다 병원이 작았던 시절이라 회식도 잦았고, 회식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노래방까지 우르르 몰려가곤 했다. 그날도 누군가 병동 막내에게 노래 한 곡 해보라며 마이크를 건넸다.  낯가려도 음주가무는 빼지 않던 나는 마이크를 받아 들었고, 그 원장은 사슴 같은 눈망울을 하고 다소곳이 앉아 자우림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lcDblLYzdy-Dltm8CewHq6ECfp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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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짜를 좋아하더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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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11:51:11Z</updated>
    <published>2026-09-20T11:31:51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다섯 시 반부터 깨어 있던 눈꺼풀이 오후 두 시쯤 되자 슬슬 감겨왔다. 책상 위 종이컵엔 미리 타놓은 믹스커피 반 잔이 들어 있다. 달달한 커피가 당겨도 유당불내증인 뱃속이 허락하는 것은 고작 믹스커피 반 잔이었다. 이 반 잔은 늦은 점심이나 마찬가지였다.  늘 이 정도의 온도를 좋아했다. 뜨거운 커피가 미지근하게 식어갈 때 그제야 마시곤 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aN9rqV1NTHwjIPf4p9B0ZCbFn3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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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너와 난 무려 하루의 중간에서 만나고 있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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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03:07:08Z</updated>
    <published>2026-09-18T17:18:46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경은 일본 드라마 &amp;lt;호타루의 빛&amp;gt;을 좋아했다. 밖에서는 멀쩡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에 돌아오면 아무렇게나 머리를 묶고 뒹굴거리는 여자 이야기였다.  건어물녀라고 했다. 그 드라마를 시작으로 일본 드라마를 숱하게 보다가 어느 순간 중국 드라마로 넘어갔다. 처음에는 요란하게만 들리던 중국말이 나중에는 자장가가 되어버릴 만큼 많이 봤다. 천 편은 훨씬 넘었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Z6AvR-AdD_9rBfjY8kmxkM7AvS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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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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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14:11:01Z</updated>
    <published>2026-09-17T14:11:01Z</published>
    <summary type="html">9월인데 병원에서는 벌써 독감 백신을 맞으라고 했다. 올해는 백신이 부족할지도 모른다나. 다들 하나둘 팔을 걷었지만 나는 맞지 못했다. 열이 났다.  한 이틀쯤 앓았다. 열은 금방 내렸다.  마침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도 내려왔다. 누군가는 또 답답하게 생겼다며 짜증을 냈고, 누군가는 그래도 더운 여름이 지나서 다행이라고 했다. 나는 그 사이에서 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0prEAdXirdW3cnhfdladoYRt3m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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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귀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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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02:11:29Z</updated>
    <published>2026-09-15T06:33: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스테이션 맞은편 시계가 여섯 시를 가리킨다. 엘리베이터는 1층에서 5층까지 천천히 오른다. 드디어 6층. 문이 열리고 한두 명씩 내린다.  나는 급히 탁상 거울을 바라보고선 검수하듯 웃어본다. 아에이오우. 입을 풀고, 빠르게 랩할 차례. 이쪽은 이랬고 저쪽은 저랬고, 이건 했고 그건 아직이고.  잠깐만, 지금 발음이 이게 아닌데.  분명 밤새 바빴는데 막상&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Em_5AX61Umda3A9UEAT6bxnjzE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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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규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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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2T05:59:58Z</updated>
    <published>2026-09-12T05:39:3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보다 늦게 출근한 팀장이 가방을 내려놓았다. 컴퓨터 전원을 켜고 의자를 당겨 앉나 싶더니 내쪽을 바라봤다.  빤히.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팀장은 출근하면 종종 내 얼굴부터 살폈다. 나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입꼬리를 조금 더 올렸다.  팀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팀장은 어느새 자기 자리에서 일을 하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6CEx5hBk-cfgwDXyNu-XNHCyZf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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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처음이나 마찬가지 - 이놈의 주둥아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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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0:00:13Z</updated>
    <published>2026-09-09T02:56:56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경의 언니는 그녀의 집에서 오 분 거리에 살았다. 남동생 집도 십 분 남짓이면 갈 수 있었다.  셋은 자주 뭉쳤다. 비 오는 날은 축축 처지니까. 눈 오는 날은 온 세상이 하얘서. 날씨가 좋으면 기분이 좋으니까. 갖다 붙이면 이유가 되는 것들은 많았다.  한 배에서 태어났는데도 성격은 달랐다. 언니는 몇 시간을 말해도 물 위에선 입만 뜬 것처럼 지치지 않&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WMoiSyEwM-9ft-44m7uSbrI-Uo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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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복린이 - 삶은 살아가야 하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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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12:41:59Z</updated>
    <published>2026-09-06T09:04:4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아니 이놈에 주근깨는 왜 없애도 매일 생기는 거야. 도대체 문제가 뭐야?&amp;rdquo;  남아 있는 잔소리는 뼈를 때렸다. &amp;ldquo;선크림 좀 발라. 제발.&amp;rdquo;  미경은 급하게 머리를 말리고 피부과를 예약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던 것도 떠올랐다. 사람 얼굴은 잊어도 남기고 간 말은 어느 한 가지도 잊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물까지 한 잔 마시고 현관으로 향했다.  공장 같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yN3DWkMk0O830Z_LDG-oOAzUP5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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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해석하는 데 십오 년 - &amp;mdash; 그리고 네가 보는 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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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13:34:28Z</updated>
    <published>2026-09-04T10:56: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름의 끝을 지나고 있는 새벽은 제법 쌀쌀하다.&amp;nbsp;오늘도 횡단보도 앞에 서서 건너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래도 아직은 여름인데 벌써 긴팔을 입은 사람이 내 옆을 지나간다. 지나가는 이 계절이 아쉽다.  잡을 수는 없다. 나는 이 여름의 짠내를 꽁꽁 묶어서 또 주워 담는다. 일 년을 버텨야 하니까.  새벽인데도 화장을 곱게 한 사람이 스친다. 그 뒤로 이름 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f_HZ5EDQEC7KfhjrLidlPPhYpG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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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피 혹은 배설 - &amp;mdash; 남이 보는 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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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09:21:13Z</updated>
    <published>2026-09-03T09:14:57Z</published>
    <summary type="html">동생에게 구걸해서 받은 사진으로 멋들어지게 표지를 넣어본다. 제목도 그럴싸하게 붙이고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본다.&amp;nbsp;이름 모를 미술가라도 된 듯 펼쳐진 내 작은 공간을 아래로 내렸다가 다시 올려본다.  이렇게 하는 게 맞나. 반응은 여전히 없다. 왜 올리고 나면 꼭 하나씩 눈에 걸리는 걸까. 슬쩍 수정해둔다.  겁이 없이 쓰기 시작한 지도 이제 막 일 년이 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17CgfaaqnJOjztOR3lQjSIoikV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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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수평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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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19:26:57Z</updated>
    <published>2026-08-31T16:25:38Z</published>
    <summary type="html">고향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네 시였다. 그녀는 이미 한 시간쯤 일찍 도착해 대합실에 앉아 있었다.  출근도 늘 한 시간 전이었다. 늦기라도 하면 큰일 나는 사람처럼 그녀는 뭐든 일찍부터 시작했다.  모든 소음을 차단하듯 여전히 귀에는 헤드셋을 걸치고 있었지만, 눈은 모였다가 흩어지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관찰하고 있었다. 빠르게 걷는 사람, 가을인데도 아직 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3byTOgozVq9KdNCWMGO4cbGufA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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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첫 번째 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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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0T10:17:38Z</updated>
    <published>2026-08-30T10:01: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이트 근무가 끝난 뒤였다. 눈이 무거웠고, 창밖은 뿌옇게 흐렸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육 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는 아빠의 병원이었다.  엄마는 작은 핸드백을 들고 자꾸만 아빠 뒤를 따라다녔다. 아빠가 접수대로 가면 접수대로, 검사실 앞으로 가면 또 그 앞으로 갔다. 조잘조잘 말을 하면서 졸졸졸 따라다녔다.  &amp;ldquo;엄마, 그만 좀 따라다녀. 간호사 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LEg9DdNQUpdr9oxY5RKI7vMj9V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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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청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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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8T17:41:52Z</updated>
    <published>2026-08-28T17:41: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의 목소리가 커졌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병원에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 엄마는 옆에서 쉴 새 없이 말을 했다. 기사님에게도 말을 걸었다가, 창밖에 보이는 건물 이야기를 했다가, 다시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대답은 했다. 응. 그래? 그랬어? 그런데 슬슬 버거웠다.  이상했다. 엄마가 원래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이었나.  아니었다. 엄마는 분명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NfqzyELZynuzj0SI9OXOCdWC5a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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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적용 범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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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5T23:07:15Z</updated>
    <published>2026-08-25T23:07:15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진 중이던 여자 대표원장이 내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amp;ldquo;이상하네. 다들 죽을상을 하고 있는데, 스카 씨만 유독 밝네? 그런데 좋다. 작년보다 보기 좋아졌어.&amp;rdquo;  말수가 적은 내게 늘 먼저 말을 거는 몇 안 되는 원장 중 한 명이다. 나는 웃거나 &amp;ldquo;네&amp;rdquo;라고 대답하는 게 전부인데도 원장은 늘 먼저 말을 건다.  이번 말은 묘하게 더 진심 같다. 무려 &amp;lsquo;작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NDb%2Fimage%2FZaPSqLbsRwutPTbhK_kB7nggZk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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