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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다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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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jungdaeum</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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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지나온 시간과 사람들을 글로 남깁니다.그 시절, 우리들의 이야기를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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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9T08:29:2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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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6장. 작은 새가 되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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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5:34:53Z</updated>
    <published>2026-10-08T05:34:53Z</published>
    <summary type="html">보름 뒤, 인천에서 다시 만난 엄마는 내가 알던 모습과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얼굴은 몰라보게 수척해져 있었다. 엄마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내가 곁에 있어도 아무 말이 없었다. 초점 없는 눈으로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불과 보름 전, 태백에서 내 주머니에 삼만 원을 넣어 주고 대문 앞까지 나와 손을 흔들던 엄마의 모습이 아니었다.  엄마는 인천 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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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5장. 작별 인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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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4:53:58Z</updated>
    <published>2026-10-07T04:53:58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학 2학년 겨울이었다.  엄마는 인천의 병원에서 퇴원해 형 집에 머물고 있었다. 몸은 눈에 띄게 약해져 있었다.  그해 12월,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아버지의 환갑이 있었다.  잔치 전날 엄마는 형수님과 나를 데리고 백화점으로 갔다. 형과 형수님의 옷을 고르고, 나와 여동생의 옷도 하나하나 직접 골랐다. 누구 하나 빠뜨리지 않았다.  형 집으로 돌아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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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4장. 마지막 겨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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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4:09:21Z</updated>
    <published>2026-10-06T04:09:21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학 2학년 여름방학을 지나고도 엄마는 여전히 병과 싸우고 있었다. 몸은 예전 같지 않았지만 병원과 집을 오가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 가을을 지나 겨울이 찾아왔다. 태백의 산등성이에 첫눈이 내리고, 밤새 눈이라도 내린 날이면 마을은 아침부터 온통 하얀 세상으로 변해 있었다.  엄마는 눈을 유난히 좋아했다. 창가에 서서 마당과 지붕 위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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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3장. 두 번째 일기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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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5:17:03Z</updated>
    <published>2026-09-29T05:17: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첫 번째 일기장을 덮고도 한동안 두 번째 일기장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두 번째 일기장을 꺼내 들었다.  꽃 사진이 표지에 담긴 예쁜 다이어리였다. 1992년 2월 8일부터 1993년 9월 27일까지의 기록이 남아 있었다.  1992년 2월 8일 &amp;ldquo;오늘은 절에서 신장기도 들어가는 날이다. 일찍이 준비해 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절을 찾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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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2장. 엄마의 기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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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04:33:03Z</updated>
    <published>2026-09-28T04:33: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진학을 고민하던 어느 날 형은 내게 세무대학을 권했다. 등록금과 기숙사비가 들지 않았고, 졸업하면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었다.  당시 우리 집 형편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훗날 엄마는 그 시절의 마음을 조용히 들려준 적이 있었다.  &amp;ldquo;니 형도 전문대 가고, 너도 전문대라니&amp;hellip;.&amp;rdquo;  그 말에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공부를 잘하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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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1장. 아픔이 찾아오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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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4:44:19Z</updated>
    <published>2026-09-23T04:44: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가 처음 몸의 이상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 무렵이었다.  첫 번째 일기장을 조금 더 넘기자 평범한 일상 사이로 몸의 변화를 기록한 문장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복통이었다.  1990년 2월 11일 &amp;ldquo;너무 아파오는 통증에 나도 모르게 잠을 깨었나 보다. 새벽 네 시였다. 배가 너무 아파 참기조차 힘들었다&amp;hellip;. 참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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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0장. 눈물의 성혼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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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2:07:17Z</updated>
    <published>2026-09-22T02:07: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첫 번째 일기장을 넘기다 달력에 적힌 아주 짧은 기록 하나에서 손이 멈췄다.  1990년 3월 17일  &amp;ldquo;20년 기념일.&amp;rdquo;  엄마가 그날에 대해 남긴 글은 그것이 전부였다.  결혼 20주년을 맞아 엄마와 아버지는 절에서 성혼식을 올렸다. 정확히 어느 날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날의 모습은 두 장의 사진으로 남아 있다. 가족들을 부르거나 많은 사람에게 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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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4부. 이별의 시간 - 29장. 엄마의 일기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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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00:27:30Z</updated>
    <published>2026-09-21T00:27: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는 형이 있는 인천으로 올라오셨다. 태백집을 정리하면서 엄마의 유품도 함께 가져왔다.  엄마의 일기장은 그렇게 아버지 방 서랍 한쪽에서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다.  나 역시 그 존재를 잊고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 방 서랍을 정리하다 두 권의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엄마의 일기장이었다.  엄마가 떠난 지 30여 년 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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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8장. 스무 살의 여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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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5:07:05Z</updated>
    <published>2026-09-17T05:07: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무대학에 입학한 뒤 나는 스무 살이 되었다.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들뜨기도 했다. 이제 정말 대학생이 되었으니 고등학교 때와는 전혀 다른 생활이 시작될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시작된 학교생활은 내가 생각했던 대학과는 조금 달랐다.  수업은 아침 9시에 시작해 오후 5시에 끝났다. 교복도 입어야 했고, 아침 점호와 저녁 점호도 있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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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3장. 산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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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06:21:02Z</updated>
    <published>2026-09-15T06:21:02Z</published>
    <summary type="html">태백은 변했습니다. 하지만 산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도시를 둘러싼 산들은 예전 모습 그대로 사계절을 품고 있습니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에서는 지금도 맑은 물이 흘러나오고, 황지연못에서는 낙동강이 시작됩니다. 내가 어린 시절 뛰어놀던 산과 계곡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태백은 해발 700미터가 넘는 고원도시입니다. 높은 산과 서늘한 기후는 이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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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7장. 작은 설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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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01:22:27Z</updated>
    <published>2026-09-15T01:22:27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학교 시험에 합격한 뒤 겨울방학을 맞아 태백으로 내려왔다.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다섯 시간을 달려 도착한 태백은 여전히 차가웠다.  겨울의 태백은 늘 그랬다. 아침이면 처마 끝에 고드름이 길게 매달렸고, 골목길에는 밤새 내린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만 좁게 길이 나 있었고,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실 때마다 코끝이 얼얼해졌다. 멀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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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6장. 한 사람을 지킨다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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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04:19:10Z</updated>
    <published>2026-09-14T04:19:1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형이 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이미 형수님과 함께 살고 있었고 큰조카도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였지만, 정식 결혼식은 그보다 훨씬 늦게 치러졌다.  결혼식장에는 친척들과 지인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나는 하객들 틈에 앉아 넥타이를 맨 형을 바라보았다. 어린 시절부터 늘 어른처럼만 보였던 형이었지만, 그날은 유난히 더 듬직해 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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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5장. 떠돌던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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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04:55:13Z</updated>
    <published>2026-09-09T04:55: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초등학교 4학년 무렵이었다.  어느 날 셋째삼촌이 우리 집으로 들어와 함께 살게 되었다.  엄마는 삼촌을 보자마자 반갑게 끌어안았다. 오랜 세월 떨어져 지낸 남매의 반가움이 그대로 느껴질 만큼 환하게 웃었다. 삼촌은 엄마보다 세 살 많았다. 두 사람은 남매처럼 가까웠고, 마주 앉으면 밤늦도록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엄마는 삼촌이 그림을 참 잘 그린다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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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장. 겨울 도시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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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01:07:42Z</updated>
    <published>2026-09-08T01:07:42Z</published>
    <summary type="html">태백의 겨울은 길고 추웠습니다.  아침에 싸 온 도시락은 점심시간이 되면 이미 꽁꽁 얼어 있곤 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들은 양은도시락 바닥에 참기름을 조금 두르고 김치를 먼저 깔았습니다. 그 위에 밥을 꾹꾹 눌러 담아 도시락을 싸 주셨습니다. 학교에 가면 교실 한가운데 커다란 난로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등교하자마자 책가방에서 양은도시락을 꺼내 난로 위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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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4장. 더 넓은 세상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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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00:11:30Z</updated>
    <published>2026-09-08T00:11: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중학교 3학년 무렵이었다.  어느 날 엄마가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amp;ldquo;형 집으로 가서 고등학교를 다녀 보면 어떻겠니?&amp;rdquo;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당시 나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도시의 풍경을 동경하곤 했다. 높은 건물과 수많은 사람들,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를 볼 때면 태백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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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1장. 겨울을 견디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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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4:07:27Z</updated>
    <published>2026-09-04T04:07:27Z</published>
    <summary type="html">태백의 겨울은 길고 깊었습니다.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산은 금세 하얗게 변했고, 겨울 내내 눈이 여러 차례 쌓였습니다. 아침에 문을 열면 밤새 내린 눈이 골목을 덮고 있었습니다.  눈이 많이 오면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두 자기 집 앞의 눈을 치웠습니다. 삽으로 눈을 밀고, 빗자루로 길을 쓸었습니다. 그 모습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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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3장. 동굴 너머의 마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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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1:45:29Z</updated>
    <published>2026-09-04T01:45: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중학교 2학년 때였다.  아버지는 탄광에서 큰 사고를 당하셨다. 석탄을 실어 나르던 구르마에 머리를 크게 부딪쳐 의식을 잃었고, 응급수술에 이어 결국 뇌수술까지 받으셨다.  훗날 아버지는 그 당시 꾸었던 이상한 꿈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꿈속에서 아버지는 엄마와 나, 여동생을 데리고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 작은 동굴 하나를 발견했다.  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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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2장. 잊혀졌던 이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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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06:33:24Z</updated>
    <published>2026-09-03T06:33: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에게는 배다른 남동생이 한 사람 있었다.  외할아버지가 충남 당진에 살던 시절, 다른 여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었다고 한다. 한동안은 같은 집에서 함께 지냈지만 어느 날 그 여자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집을 떠났다. 아이의 성도 외할아버지의 성이 아닌 자신의 성으로 바꾸었다고 했다.  외삼촌은 외할아버지에게 유일한 친아들이었다. 당시에는 대를 잇는 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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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장. 가을날의 운동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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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00:05:25Z</updated>
    <published>2026-09-01T00:05:25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을이 되면 태백의 산들은 조금씩 색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여름 내내 짙은 초록빛이던 산자락은 어느새 노랗고 붉은 옷으로 갈아입었고, 맑게 개인 하늘은 유난히 높고 푸르게 보였습니다.  아침이면 산등성이 위로 옅은 물안개가 피어올랐고, 저녁이면 붉은 노을이 태백 시내를 천천히 물들였습니다. 가을의 태백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그 계절이 오면 아이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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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1장. 마음을 나눈 친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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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00:03:00Z</updated>
    <published>2026-09-01T00:03:00Z</published>
    <summary type="html">태백의 봄은 늦게 찾아왔다. 산자락에 남아 있던 눈이 모두 녹고 나서야 운동장 주변의 나무들이 연둣빛 잎을 내밀기 시작했다. ​ 내가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황지중학교 교정에도 봄기운이 스며들 무렵이었다. 나는 같은 반 친구 한 명과 가까워졌다. ​ 은용이는 학교 유도부 선수였다. 체격도 좋았고 또래보다 훨씬 어른스러워 보였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집</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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