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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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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coldcase</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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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무력 앞의 인간이 무엇으로 남는지 묻습니다. 증명되지 않은 인간이 무엇으로 남는지 묻습니다. 답은 매듭짓지 않습니다. 미제(未濟), 풀리지 않은 채로 ─</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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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8T06:08:4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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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림자 근무 - 채우러 온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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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1:00:25Z</updated>
    <published>2026-10-07T11:0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사는 인간을 일정 비율 고용해야 한다. 법이 그렇게 정해두었다. 전체 근무 인원의 몇 퍼센트는 반드시 사람이어야 한다고.  오래전 로봇이 일을 다 가져가던 무렵에 생긴 법이었다. 사람이 설 자리가 아주 없어지면 안 된다는 취지였다고 하는데 이제는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다.  단지 비율이라는 숫자만 남았다. 덕분에 그가 출근한다.   칠 층 사무실에는 자리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oV5Go9VFe126ckQZ5ngCAcQlUe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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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렌즈 - 처음의 &amp;quot;미인식&amp;quo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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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11:44:08Z</updated>
    <published>2026-09-30T11:44: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에 렌즈를 낀다. 시야 위쪽에 오늘 날씨와 일정과 지하철 경로가 얹혀 뜬다. 몇 년째 같은 방식이라 이제는 렌즈로 보는 것인지 그냥 보는 것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지하철에서 옆자리 남자의 정보가 시야 왼쪽에 뜨지만 나는 보지 않는다. 매번 다 보면 하루가 피곤하고,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산다.  정보는 뜨지만 안 본다. 뜨는 것에는 익숙해졌다.  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gyeW1-pAPei684nf8_c7cHI6CA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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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푸름 - 스위치 못 누르는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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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11:00:19Z</updated>
    <published>2026-09-23T11: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좋은 밤이다. 시계를 본 지 오래됐다. 상관없다. 내가 자면 밤이고 깨면 아침이다. 여기선 그렇게 정하면 그게 맞다.  하루가 끝났다. 잘 시간이다.  스탠드 스위치에 손을 올린다. 탁. 어두워진다. 탁. 환해진다. 탁, 탁. 이게 좋다.  손끝 하나로 켜지고 꺼진다. 누르면 오고, 누르면 간다. 이만큼 말 잘 듣는 게 또 있나. 나는 매일 밤 자기 전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ZJBrFraxGX5MOmXYIGHr2maYwY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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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대기번호 - 불리지 않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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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11:00:19Z</updated>
    <published>2026-09-16T11: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죽으면 번호를 받는다. 정확히는, 죽고 나서 얼마쯤 지나면 받는다.  나는 그게 언제였는지 잘 모른다. 여기서는 시간이 흐르는 것 같기도 하고 고여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눈을 뜨니 손에 번호표가 있었다. 108번. 대기실은 넓고 조용했다.  의자가 끝없이 놓여 있고 사람들이 저마다 번호표를 든 채 앉아 있었다. 앞쪽 벽에 전광판이 걸려 있었다. 지금 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U4KJ4KK_scetts14zwJyw_zJLM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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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열 - ─ 오르지 않아야 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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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11:00:15Z</updated>
    <published>2026-09-09T11: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섯 시 사십 분에 알람이 울린다. 협탁 위 약통에서 알약을 하나 꺼내 물 없이 삼킨다. 물을 마시면 잠이 완전히 깨기 때문에.  손목시계는 매시간 체온을 잰다. 하루 열두 번의 값이 자정에 서버로 올라간다. 아침 첫 값은 36.1도. 시계의 작은 표시등이 초록으로 뜬다.  감정온도보험이 도입된 건 3년 전이다. 지하철 스크린에는 아직 그때 카피가 걸려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hWwTKpdiwfrU-yIH3l242pMcet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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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감정정원사 - 남의 행복을 짓는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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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2T11:00:11Z</updated>
    <published>2026-09-02T1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감정을 심는 일을 한다.  정확히는 기억을 설계하는 일이다. 고객이 원하는 행복한 장면을 상담을 통해 듣는다.  그 후 내 안에서 비슷한 기억이나 감각을 불러와 거기에 상상력을 더해 하나의 장면으로 구축한다. 온도, 냄새, 빛, 소리, 피부에 닿는 감각까지.  다 완성된 장면을 고객의 뇌에 이식하면 고객은 그것을 진짜 기억처럼 갖게 된다. 작업할 때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vT5dIpVT_-B4lg0Aaee_4MtgpC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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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담배 - 잃어버린 것과 잃지 못한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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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7T02:10:40Z</updated>
    <published>2026-08-27T02:10: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여섯 시 반에 알람이 울린다.  알람보다 먼저 눈이 떠졌지만 알람이 울릴 때까지 그냥 누워 있다가 일어난다. 아이는 아직 자고 있다. 부엌 창밖으로 아파트 단지가 아직 회색이다.  씻고 나와 아이를 깨우고 준비물을 챙기고 아이가 밥을 먹는 동안 정은은 물 한 잔을 마신다.  아이는 오늘 학교에 뭘 가져가야 하는지 이야기하다가, 지난주에 아빠 집에서 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V4hk8-ioU_DRRuYbeKs-GEHNzn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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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Scroll - 하트 하나에, 다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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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9T11:00:09Z</updated>
    <published>2026-08-19T11: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alpha_official: 오랫동안 준비하던 음악이 드디어 발매되었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amp;quot;  알파. 본명이 뭐였더라. 같은 반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음악인지 뭔지 한다고 학교를 거의 안 나오던 애. 기억나는 건 그 정도다.  그 애가 앨범을 냈다고 한다. 좋아요가 만 단위였다. 댓글도 끝이 없었다.  마우스 휠을 굴렸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GtEkrG9h2W9Lpoko-DaujW-Uhs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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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안녕, 태양 - 고양이 온기의 무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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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11:00:11Z</updated>
    <published>2026-08-12T1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안녕하세요, 미제입니다.  오늘의 글은 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단편소설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열악하고 심적으로는 나약할 때 쓴 글을 브런치 글 발행을 통해 다시금 돌아보게 됩니다. 조금은 난해하고 자괴할 수 있지만, 인간은 이를 이겨내고 계속 사는 존재니까요.  발행키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과거의 나에게 여러분의 응원을 보내고싶어 업로드합니다. 부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24RWsRR-X8wJLWMc1kCAi-LM2E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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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반려 - 내가 먹이고 재운 것이, 나를 먹고 자랐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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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6T03:11:40Z</updated>
    <published>2026-08-06T03:11:40Z</published>
    <summary type="html">또 그만뒀다.  세 번째인지 네 번째인지, 이제 세는 것도 의미가 없다. 면접관은 좋은 분이었고 회사도 멀쩡했고 문제는 늘 그렇듯 나였다.  가방을 멘 채 한참을 걸었다. 버스를 탈 기운도,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아침마다 눈을 뜨는 일이 버거워진 지 오래였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말이, 머릿속에서 다시 돋아났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으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3S5nKz-6YGyb2DwfjTv09qusKV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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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값 - 정산되지 않는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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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9T12:08:59Z</updated>
    <published>2026-07-29T12:08:59Z</published>
    <summary type="html">화면 안 보고 하루를 시작한 지도 오래됐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아침에 눈을 뜨면 창부터 열었다. 볕이 방 안에 들어오는 각도로 날씨를 가늠하는 게 알림을 확인하는 것보다 늘 먼저였다. 책상 위엔 그리다 만 그림이 있었다. 어젯밤 붓을 놓은 자리 그대로 마르지 않은 채였다. 다음 붓질을 어디 놓을지는 아직 못 정했다. 못 정한 채로 며칠씩 두는 것 그게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euDq_DBfPLSTwrnOcgN1s39Fjr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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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체류 - 내가 오래 머문 도시는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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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2T11:00:10Z</updated>
    <published>2026-07-22T11: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떠나야겠다고 생각한 건 특별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아무 일도 없어서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천장이 있었고, 출근을 하면 모니터가 있었고, 돌아오면 다시 천장이 있었다.  나쁜 일은 없었다. 좋은 일도 없었다. 매일이 매일 같았고, 나는 어제의 복사본 같았다. 언젠가부터 사람들과 있는 게 피곤했다. 그렇다고 혼자가 편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wmiN8AmzmLJMQKS8T0p7Mm8pAF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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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혼자들 - 혼자임을 증명해 나가는 하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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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5T11:00:09Z</updated>
    <published>2026-07-15T11: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는 누구에게나 깍듯했다.  편의점 야간 알바에게도, 지하철 입구에서 종이컵을 든 사람에게도, 새벽 거리를 쓰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고개를 숙였다. 직업으로 사람을 위아래에 놓는 법을 그는 모르는 듯했다.  그날도 그는 역 앞 노점에서 어묵을 하나 샀다. 주인이 국물을 떠주자 두 손으로 받고, 잘 먹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주인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봤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Zx%2Fimage%2F2HL8jmM51_LTZ-8fwqA6RQR41O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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