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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토마토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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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책을 읽고 남은 생각을 붙잡으려고 씁니다. 잘 쓴 글보다, 쓰고 난 뒤의 개운함에 더 가깝습니다. 연습이기도 하고, 통하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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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6T01:57:3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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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생각의 시간이 사라질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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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08:24:10Z</updated>
    <published>2026-09-18T07:52: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책임감 하나로 아침 7시에 출근하고, 저녁 7시를 넘겨 퇴근한다.  주말에도 사무실 불을 켜지만 정신은 늘 밖으로 겉돈다.  체력은 바닥났다. 갑자기 그만둔 이의 몫까지 짊어지자 전화기는 쉬지 않고 울리고, '급하다'는 라벨을 단 문서들이 사방에서 툭툭 튀어나온다.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지만 거울 속 얼굴은 퉁퉁 부어 있다.  이 정도의 강도라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zVg3vtaEO7BlSm7d85UIE03A7G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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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엉킨 하루를 풀어내는 마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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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12:28:28Z</updated>
    <published>2026-09-09T12:28:28Z</published>
    <summary type="html">몸으로 일하는 사람이 있고, 전화와 서류로 일하는 사람이 있다. 하는 일의 모양은 다르지만 서로의 하루는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어느 날 그 연결이 기가 막히게 꼬였다. 고객의 &amp;lsquo;알아서 해주겠지&amp;rsquo;라는 기대와 서로의 &amp;lsquo;이렇게 이해했겠지&amp;rsquo;라는 짐작이 어긋났다.  작은 오해는 일을 타고 번졌고, 결국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전화와 서류로 일하는 사람도 그 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BBP5AyfiTMHrqk_vB_eOZkl0kR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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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mp;lt;왜외로움&amp;gt; , &amp;lt;왜설렘&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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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39:01Z</updated>
    <published>2026-09-04T06:53:4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t;왜외로움&amp;gt; 일을 하다 말고 메모장을 켰다. 하고 싶은 말들을 순서 없이 두드린다. 그러다 손을 멈추고 가만히 시선을 굴려본다. 내 마음이든 일이든, 나는 늘 누군가에게 닿기 위해 너무 많은 힘을 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과,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마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기분. 뭔가를 잘못하고 있어서 힘든 게 아니다. 그저 양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Vyl8mVAF6fnSeZ1KigYY4wZMvD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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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괴테를 읽는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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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39:26Z</updated>
    <published>2026-08-30T14:52:34Z</published>
    <summary type="html">​낮의 별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다만 하늘이 너무 밝아, 그 약한 빛을 눈이 구분해내지 못할 뿐이다. 대낮에 별을 보려면 어떤 관을 눈에 대고 주변의 소란한 빛을 막아야 한다. 그때 비로소 빛은 자신이 태어난 시간을 지나 어둠을 뚫고 시선 끝에 나타난다.  약한 빛을 보고 싶어 책장을 보았다. 책장에 오래 꽂혀 있던 괴테의 《파우스트》를 떠올린다. 어려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01CUZFPno7HH3py6GwIroZNR_K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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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의미가 발생하려는 순간 - - 조르주 페렉 《보통 이하의 것들》 변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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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52:50Z</updated>
    <published>2026-08-26T11:25:10Z</published>
    <summary type="html">골목 끝을 돌아 나오면 오른쪽 언덕 위로 사거리가 보인다. 길은 사거리까지 내려갔다가 맞은편에서 다시 올라간다. 네 갈래의 도로, 차선, 정지선, 횡단보도, 신호등이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온다. 아스팔트 위에는 흰색과 노란색 선이 그어져 있고, 도로 양쪽으로 건물이 붙어 있다. 건물 사이에 걸린 현수막이 바람에 좌우로 움직인다. 차량용 신호와 보행자 신호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93ivcv2H4GF3y5kPpI-AUDGVS5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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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돋아나는 계절의 경계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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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0:16Z</updated>
    <published>2026-08-10T01:52: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뒤척이다 눈을 뜬 새벽, 창밖은 아직 캄캄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숨이 막힐 듯 무겁고 끈적이던 공기 대신, 창문 틈으로 흘러든 바람이 목덜미를 스치며 살짝 서늘함을 남긴다. 에어컨 바람을 틀었더라면 스쳐 지나갔을 그 짧은 공존. 남아있는 더위의 무게와 새로 스며드는 서늘함의 날것 같은 감각을 무방비하게 들이마신다.  옛 선조들도 이 무렵 바깥에 서서 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yDcW678ziuuyPs4OixHJerenQt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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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찰나에 스며드는 무언가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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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0:48Z</updated>
    <published>2026-08-08T05: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흔을 훌쩍 넘긴 외할머니는 여전히 밭으로 나선다. 무릎 수술을 몇 번이나 받으셨고 할아버지의 식사까지 매번 챙기시지만, 할머니의 손에는 결코 지팡이가 쥐어지지 않는다. &amp;quot;나이 들어 보인다&amp;quot;는 말이 싫어서다. 마을 사람들이 &amp;quot;노인네가 어쩜 저렇게&amp;hellip;&amp;quot; 하고 감탄을 섞어 말할 때마다 할머니는 되레 기분이 나쁘다고 하신다. 그 칭찬이 마치 자신을 '이미 한계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5aYxliFbPtyZzjKZvXvDoyEY0B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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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원에서 주운작은 돌 하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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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1:12Z</updated>
    <published>2026-08-06T1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행을 많이 떠나보지 못했다. 손에 꼽을 만큼 드문 발자국을 남겼을 뿐. 그러나 만약 내가 다시 어디론가 떠나게 된다면, 나는 분명 작고 비천한 물건 하나라도 귀히 품에 안고 돌아올 것이다. 길가 작은 돌멩이 하나로 충분하다. 그것은 그곳을 추억하기 위함이 아니라, &amp;ldquo;나는 다시는 이 계절, 이 시공간으로 돌아오지 못하리라&amp;rdquo;는 서늘한 직감 때문이다. 영원히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quJVKCF4nO_R4LcnnABqn6g6zrg.png" width="296"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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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잠시 하나의 얼굴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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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2:53Z</updated>
    <published>2026-08-04T14: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자정을 앞둔 시간이었지만 더위는 여전했다. 딸아이의 아르바이트가 끝나는 길을 한 번쯤은 함께 걷고 싶어 맞은편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미안했던 일과 고마웠던 일이 번갈아 떠올랐다. 아이에게 어떻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보았다. 버스는 여러 대가 왔다가 지나갔다. 내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자 버스 기사님들은 가끔 경적을 짧게 울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_9H9i2civEiLC1Ub-e4I42ghNO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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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뾰족한 조각 하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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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3:17Z</updated>
    <published>2026-08-03T01:34: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잘못 본 것인지, 진열대에 놓인 네임표와 키오스크 주문 화면의 이름이 서로 달랐다. 확인하려고 물었지만, 돌아온 것은 설명보다 먼저 날 선 말투였다. 무슨 대답을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사람의 뾰족함만이 귀에 남았다. 아니나 다를까, 저 멀리 다른 손님을 응대하는 모습에서도 그 뾰족함은 반복되고 있었다. 평소에는 생각했다. 사람은 누구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m1PrdW74VRsUVbNrh2AHrUd46i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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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회전하는 법정에서 해를 바라볼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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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3:52Z</updated>
    <published>2026-08-01T09:37:24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더위에 지쳐가고 있을 무렵, 더위에 밤잠을 설치고는 새벽 공기와 기운을 마시고 싶어 아직은 어둑한 논길 위를 거닐었다. 무더위를 준비하는지 아니면 함께 밤을 새우며 지쳤는지, 너나 할 것 없이 고생이 많다며 초록의 벼들, 개구리, 거미, 달팽이, 새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기약 없이 걷다가 갑자기 밝아오는 하늘빛에 곧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걸음을 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WVd0joPP4C46jRTf_6YvCJYDrI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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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자의 '현(賢)'을 의심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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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4:12Z</updated>
    <published>2026-07-24T03:59:43Z</published>
    <summary type="html">노자의 「현자를 존중하지 말라」는 구절을 읽으며, 나는 오랫동안 납득하지 못했다. 백성의 경쟁을 줄인다는 그 논리가, 과연 백성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현자와 권력의 과시를 겨냥한 것인가. 그 의문은 곧 불편함으로 변했다. 현자가 백성의 뼈를 튼튼하게 한다는 말은 처음엔 돌봄처럼 들린다. 그러나 노자가 함께 말하는 것은 '뜻을 약하게 하라'는 명령이다. 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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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손이 알던 것: 멈추지 않는 벨트 앞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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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4:39Z</updated>
    <published>2026-07-10T06:46:34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군가의 죽음을 &amp;quot;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amp;quot;이라는 말로 환원할 때, 우리는 단순히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절단당한다. 함께 부대끼며 살았던 사람, 정서를 나누었던 시간이 하나의 통계적 원인으로 분류되는 순간, 말로 다할 수 없었던 그 순간들은 사라진다. 서운함은 여기서 생겨난다. 죽음이 설명되면서 동시에 그 사람이 지녔던 유일한 무게가 지워지기 때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ELpzzuMcs6EpSJoJIl-b2q6ruv8.jpg" width="458"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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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플라밍고는 분홍이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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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50:37Z</updated>
    <published>2026-07-08T20: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생명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을 감춘다. 어떤 것은 몸의 색을 바꾸고, 어떤 것은 빛과 그림자 속으로 스며든다. 은폐는 기술이 아니라 조건이다. 인간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서로의 시선 속에서 스스로를 조정하며 살아간다. 복잡한 시간을 하나의 선으로 접는다. 그 선의 이름이 &amp;ldquo;혼자&amp;rdquo;다.  나는 혼자였다. 이 말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은 정교한 편집이다. 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fSREp2xv6sLeX3DPYce_DLoyb0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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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mp;lt;세련된 피로&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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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5:53Z</updated>
    <published>2026-07-08T09:12:35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판과 비난에 몸을 싣고 달리고 싶은 날이다.견적서와 제안서가 그 회사의 얼굴이라는 것은 이해하겠다. 누구보다 다시 돌아봐야 하고, 신뢰를 얹고, 매혹해야 한다. 종이장에 울고 웃는다. 그런데 심하다.  눈속임으로 서류를 꾸미고, AI로 이미지를 만들고, 글자 크기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진다.기분에 따라, 회사에 따라 그 강조점이 또 달라진다.결국 동일한 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o2cyKQHdtfsej4DOyfEk5U6dhF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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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리듬을 벗어난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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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6:21Z</updated>
    <published>2026-07-06T05:11:51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가 잦았다. 현장에서는 사고가 순식간에 일어났고, 회사에서는 누군가 나를 분풀이 대상으로 삼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렇게 반년이 흘렀다. 어디론가 잠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되었다.  평소 잘 보지 않던 TV를 기웃거렸다. 무엇을 볼까 하다가 선택한 것은 동물의 왕국이었다. 사냥하는 사자, 부모를 기다리는 아기 새들, 만지면 부서질 듯하지만 어미 새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Ip7LyGcyIFs3huEmhUXdC6f46i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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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현현(現顯)</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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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5T20:00:03Z</updated>
    <published>2026-07-05T20: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현현(現顯)」  나는 이미 이 구조를 알고 있었다.혐오는 투사이고, 자기비난은 내면화된 시선이며,완전한 자기 동일성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틀린 말은 아니었다. 너무 정확해서, 오히려 더 나를 멈추게 했다. 그런데 이해는 나를 바꾸지 않았다.여전히 혐오했고, 여전히 &amp;quot;망했네&amp;quot;라고 말했다.아는 것과 달라지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먼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aOMD52GpY2vYumE0V3hb2P5jC_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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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혐오의 거리, 밀착의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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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3T22:00:12Z</updated>
    <published>2026-07-03T22: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혐오의 거리, 밀착의 자리」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amp;quot;저런 건 정말 싫다. 나는 절대 저렇게 살고 싶지 않아.&amp;quot; 그러나 강하게 반응하는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이미 타인의 정념을 모방하고 있다. 혐오는 거리를 두려하지만, 그 거리 속엔 &amp;nbsp;밀착이 &amp;nbsp;숨어있다. 부정하는 그 행동이 내 안에서 살아 꿈틀댄다. 혐오의 시작은 이미 투사의 시작이다.  그래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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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망했네, 그리고 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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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6:42Z</updated>
    <published>2026-07-03T05:15:38Z</published>
    <summary type="html">망했네, 그리고 나?? . &amp;quot;망했네, 망했어.&amp;quot; 아이들이 추임새처럼 내뱉는 이 말은 겉보기엔 자책이지만, 실은 타자의 시선을 미리 부르는 호출이다. 나는 나에게 말하지만, 그 말은 처음부터 누군가의 귀를 전제하고 있다. 언어는 이미 타자의 것이었고, 그 언어로 나를 판단하는 순간, 나는 이미 혼자가 아니다. 여기서 주체라는 문제는 시작된다.자기비난은 내면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kr62aDCNfdReLdakudlX633pOs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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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끝나지 않은 문장  - (유한이 무한으로 열리는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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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51:45Z</updated>
    <published>2026-06-28T20: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끝나지 않은 문장   천지 사이에서 인간은 해명되지 않는다. 소동파는 적벽의 강물 앞에서 물었다. 우리는 하루살이인가, 아니면 천지와 함께 무궁한가. 그는 두 질문을 싸우게 하지 않았다. 유한하기 때문에 무한을 품는다고 읊조렸다. 그 역설은 천 년이 지난 지금도 풀리지 않은 채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오늘의 세계는 더 이상 자연의 바다가 아니다. 데이터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LIG%2Fimage%2Fmm_KKWfqIKelI2sRxXMqELrNF7g.jpg" width="46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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