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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박무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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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생애전환기라 명명된 40세를 넘어 사춘기에 들어서는 자녀들을 바라보며, 먼저 나 자신의 해결되지 않은 분노와 욕구를 돌아보는 작업을 시작한 세 아이의 아버지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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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7T06:05:3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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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 화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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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8:13:17Z</updated>
    <published>2026-08-07T15:0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빈 화면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을,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셀 수 없게 되었다.  본과 3학년에 한 번 청구된 이자도, 그 뒤 살의의 형태로 한 번 더 머리를 든 그것도, 정신과의 약물과 시간으로 어찌저찌 갚아 보낸 뒤로, 나의 인생에는 분명히 일종의 평온이 와 있었다. 매일 별다른 사고 없이 진료를 보았고, 식구들을 돌보았고, 일요일에는 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y0%2Fimage%2F4eE86rsC2M3QTpnszg9-bAYHLu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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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살의(殺意)와 수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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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5T13:48:22Z</updated>
    <published>2026-08-01T03: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본과 3학년에, 모든 것이 무너진 그 자리에서, 어쨌든 학교는 졸업했다.   어찌저찌 국가고시를 통과해 면허를 땄고, 강원도 산골에서 공중보건의로 3년을 보냈고, 결혼했고, 봉직의 시절을 거쳐 작은 시골 치과의 개원의가 되었다. 한 줄로 적으면 그렇다. 이렇게 한 줄에 들어갈 일이 아닌 시간이지만, 이 글은 그 시간 자체를 다루는 글이 아니다. 내가 어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y0%2Fimage%2FtwGJd9ztaNLWCvymDVnj6UQvKx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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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자(利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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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6T01:25:29Z</updated>
    <published>2026-07-25T03: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때 치르지 않은 값은 빚이 되어, 착실히 복리로 적립되고 있었다.  맨 처음 글에서 적었듯, 나의 사춘기는 없었다. 부모님이 너무 옳아서 반항할 명분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의 부모를 부정하는 작업을 하지 않은 채 지나갔다. 그때는 그것이 그렇게 끝난 일인 줄 알았다.  지나간 줄 알았던 것은 그저 미루어진 것이었다. 미루어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y0%2Fimage%2FcbshIdvBbW1RXpcDKDm-lQUxU0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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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 사람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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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7:23:33Z</updated>
    <published>2026-07-18T03: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금 내 옆의 사람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아내를 처음 만난 것은 도보 국토순례에서였다.  원래는 미국 여행을 계획해두고 있었다. 절묘하게도 비자 대란이라는 게 터졌던 시기였다. 어렵게 잡아놓은 일정이 통째로 무산되고 나서, 홧김에 한 결정이 &amp;mdash; 젊었을 때 고생을 최대한으로 해보자! &amp;mdash; 25박 27일에 걸친 도보 국토순례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이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y0%2Fimage%2FcJzXxl_VwDm_Qq_godSSqovOSS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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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잘못 놓은 전화기 그 너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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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7:09:55Z</updated>
    <published>2026-07-11T03: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 연애를 한 것은 대학에 들어가 한 학기쯤 지났을 무렵이었다.  또래에 비하면 늦은 시작이었다.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나는 이성교제에 거의 관심이 없었다. 학교는 남고였고, 또래의 이성 친구를 볼 수 있는 곳은 성당뿐이었다. 성당에서 친구들이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기는 했지만, 솔직히 그 마음이 잘 와닿지 않았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y0%2Fimage%2FG-V54vuk0ra0sAoVkTeNs_BVm2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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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장 거룩한 이들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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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7:00:39Z</updated>
    <published>2026-07-04T03: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의 신앙이 완전히 무너지는 데에는 두 번의 충격이 필요했다.  첫 번째 충격은 지난 편에 적었다. 그 친구와의 대화로 신앙의 논리적 구조가 분해된 일. 그러나 그 구조가 무너졌다고 해서 신앙 자체가 곧바로 사라지지는 않았다. 신앙은 논리로만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신앙은 사람을 통해서도 살아 있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나는 여전히 성당에 다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y0%2Fimage%2FU_zX00zKAzFy3XIEH58g2hBRkT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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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처음 어른과 이야기했을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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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7T03:00:08Z</updated>
    <published>2026-06-27T03: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에 나는 그가 또라이인 줄 알았다.  고등학교 1학년, 같은 반에서 만난 그 친구의 첫인상은 그러했다. 키가 유난히 컸고, 눈이 동그랗고 깊었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망상을 바탕으로 한 상황극 같은 거짓말을 자주 했다. 그게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이상하게도 그 망상 같은 이야기가 싫지 않았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그 친구의 방식이었다. 진짜를 처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y0%2Fimage%2FRiwdZIyGwhoyRaITM25HZy4OKF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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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창고가 된 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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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0T03:00:03Z</updated>
    <published>2026-06-20T03: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머니께 본가에 가지 않겠다고 말씀드린 적은 없다. 그저 가지 않을 뿐이다.   부모님을 만날 때는 항상 밖이거나, 내가 사는 집이다. 두 분이 우리 집에 오시거나, 가까운 식당에서 만나거나, 가끔 두 분 댁 근처의 카페에서 잠깐 마주 앉거나. 본가의 현관문을 마지막으로 넘은 것이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몇 해는 된 것 같다.   부모님은 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y0%2Fimage%2FEX6nKPYashMLwir4gdWMwWZ2gz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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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성인(聖人) 앞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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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9T12:05:33Z</updated>
    <published>2026-06-13T14:56: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버지의 가장 큰 트라우마는 어린 시절 본 어느 밤이라고 한다.   빚쟁이들이 집에 들이닥쳐 고성과 욕설을 퍼붓던 밤. 사업에 실패한 할아버지를 향한 것이었지만, 그 자리에 있던 아이의 눈에는 세상이 무너지는 풍경이었다. 아버지는 그 장면을 평생 잊지 못한다고 하셨다.   아버지는 4형제 중 장남이었다. 그리고 4형제 중에 4년제 대학을 무사히 졸업한 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y0%2Fimage%2FsRJa9YUIFqGTOkyf7del9pWsfxw.jpg" width="35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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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 원숭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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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5T07:01:57Z</updated>
    <published>2026-06-13T03: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머니가 노트에 그려준 그림이 있다. 다섯 살이었는지 여섯 살이었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였고, 가르치는 일은 그분에게 그저 직업이 아니라 몸에 배어 있는 것이었다. 어느 날 노트를 한 권 펼쳐놓고 볼펜으로 원숭이 세 마리를 그려가며 내게 설명해 주셨다.  첫째는 눈을 가린 원숭이. 둘째는 귀를 막은 원숭이. 셋째는 입을 막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y0%2Fimage%2FxhUNDsNHk39pYBnB7GCFWG4XL90.jfif"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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