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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낮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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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매일 읽고, 가끔 쓴다. 시든 소설이든, 수필이든 평론이든 가리지 않는다. 손이 고생해야 문장도 맛이 난다고, 아직 그렇게 믿는다. 무엇이든 한번 붙잡으면 끝을 보는 편이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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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9T10:55:4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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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 반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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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0:58:33Z</updated>
    <published>2026-10-07T2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10장 반란  아버지에게도 일탈의 순간이 있었다. 내가 열 살 때쯤이었나. 분모골을 떠나 성리에 살 때였다.  겨울이 끝나갈 무렵, 아버지가 분모골 밭을 팔아버리겠다며 덜컥 계약금 200만 원인가를 받아 집에 돌아온 적이 있었다. 어머니는 처음에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들은 눈치였다. 아버지가 증거라도 내밀 듯 계약금 봉투를 던져 놓자,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iNHp48vAqQZtQojRVHo5q1P90H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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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 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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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21:00:00Z</updated>
    <published>2026-10-04T21: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9장 개  분모골에 살 때, 개 한 마리가 있었다. 이름은 따로 짓지 않고, 덩치가 작고 다리가 짧아 그냥 발바리라고 불렀던 것 같다. 외양간 앞 너른 처마 밑, 나무구유 앞에 거적을 깐 자리가 발바리의 집이었다. 묶지 않아 낮에는 여기저기 사람들을 따르며 놀다가, 밤이 되면 늘 그 자리에서 몸을 말고 잤다. 덩치는 작았지만, 영리하고 야무져서 곧잘 지네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xqzptqfLUDJCRFo1Qp-tcJk4Rw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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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 분모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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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4:10:31Z</updated>
    <published>2026-09-30T21: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8장 분모골  창밖으로 겨울 들판이 흘러갔다. 논바닥이 얼어 있었다. 아직 봄이 오지 않은 들판은 황갈색으로 누워 있었다. 아버지가 평생 걸었던 들판과 크게 다를 것 없는 풍경이었다. 이런 길을 아버지는 얼마나 많이 다녔을까. 장에 가는 날도 이 길이었을 것이고, 군에서 제대하던 날도 이 길이었을 것이다.  공주 어딘가쯤에서 금강이 보이기 시작했다. 금강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El3iPB1NMb1Fd8WSPO4-EYL5U-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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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 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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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1:00:02Z</updated>
    <published>2026-09-27T2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7장 길  장기재직 휴가를 낸 것은 겨울이 다 가기 전이었다. 20년 근속에 25일 특별휴가.  쉰 살이 되고, 부모의 역할에 힘이 부칠 때마다, 아버지가 떠올랐다. 나의 부모는 일관되고 조용한 후원자였다. 내 행동양식이나 진로를 재단하지 않았고 특정 직업을 권하지도 않았다. 두 분 성향상 어쩌면 당연한, 철저히 침묵에 가까운 지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Q_ooP-kNv-9rG_TclosGTAE4kS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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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 옥탑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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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05:55:41Z</updated>
    <published>2026-09-23T21: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6장 옥탑방  군 제대 후 나는 전농동의 옥탑방에 갇혀 살았다. 수원의 물류창고 건설 현장에서 봄부터 한여름을 막노동으로 모은 오백만 원이 보증금으로 들어간 첫 서울집. 여름이면 달궈진 콘크리트 지붕이 열기로 끓어올랐고, 겨울엔 알루미늄 패널을 덧댄 화장실과 부엌이 얼어붙었다.  나는 아침마다 창문 앞에 붙어 있었다. 그것이 그 무렵 내 하루 가운데 가장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PCkhIrvL5t26VnfE_KcRRgnKLq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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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 전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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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21:00:04Z</updated>
    <published>2026-09-20T21: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5장 전화  딸아이의 방문은 그대로 닫혀 있다. 계절이 바뀌어도 달라진 것은 없다. 나는 이제 그 문 앞에서 걸음을 늦추는 일에도 익숙해졌다. 얼마 전, 그 문 안쪽의 시간이 이쪽으로 넘어온 밤이 있었다.  토요일이었다. 아들은 제 방에서 잠들어 있었다. 나는 거실에서 맥주 한 캔을 앞에 두고 텔레비전 화면만 오래 넘기고 있었다.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31t98HP47eGkDMsazGzm-kloGA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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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 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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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21:00:02Z</updated>
    <published>2026-09-16T2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4장 벽  주말 내내 딸아이는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식사 때가 되어도 아들과 아내뿐이다. 간혹 물감에 붉게 물든 세면대나 욕실 타일에 번진 염색약 얼룩으로 존재감을 표시할 뿐이다.  방문을 열고 나가는 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나가는 모습도 평소와 다르지 않다. 어제도 그랬고, 그 전날도 그랬을 것이다. 휴대폰은 손에서 놓인 적이 없&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RRTr8gRx3Wms70zr_0FBcdxwub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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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 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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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23:00:14Z</updated>
    <published>2026-09-13T21: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3장은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아버지의 전쟁」&amp;nbsp;1장과 제목이 같고 내용은 거의 동일합니다.  3장 손  봄동 철이 오면 나는 부엌에 자주 들어간다.  시장바구니에 초록잎 한 단이 놓이는 순간, 어릴 적 겨울의 온기가 함께 따라온다. 그때 시골집은 허름하고 비좁아도 따뜻했으며 밥상은 넉넉하지 않아도 사람은 많았다. 어머니는 봄동잎을 한 장씩 떼어 씻&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_BvWSN0N-5fpGK3twNPtNAaT83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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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파수꾼이 되지 못해서 - J.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정영목 옮김, 민음사, 202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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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2T13:25:19Z</updated>
    <published>2026-09-12T13:25:19Z</published>
    <summary type="html">홀든은 또 학교에서 쫓겨난다. 집에 가는 대신 뉴욕 거리를 배회한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태우고, 여자들과 춤을 추고 수다를 떨면서 어른 놀이를 한다. 그러나 다들 좀체 속아주지 않는다. 어른들의 세계는 온통 가짜로 보인다. 웃으면서 거짓말하는 얼굴들, 악수하면서 딴생각하는 손들. 홀든은 그 가짜들 틈에서 자꾸 흔들린다. 어디에도 다가가지 못하고, 붙으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EnykXp4iraACLRiFv-sHnQ0wrKQ.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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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 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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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15:41:23Z</updated>
    <published>2026-09-09T21: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2장 눈  사진을 책상 위에 놓아두었다.  며칠 동안 출근할 때도 퇴근할 때도 그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니 무릎 위의 나. 뷰파인더 뒤의 아버지.  전화를 걸까 말까 며칠을 망설였다. 번호는 이미 저장돼 있었다. 통화 버튼을 누르려다 닫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몰랐다. 너무 뜬금없는 용건 같았다.  주말에 강철 선생한테 전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ooYsgKYR9wgrOPobAxT7ROs2Dj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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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재량이라는 이름의 권력 - 안-세실 로베르 외, 『정의는 왜 도전받는가』, 르몽드코리아, 2026.</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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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00:31:41Z</updated>
    <published>2026-09-08T21: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 이미지: Justice,&amp;nbsp;Fresco in the Sala di Costantino, Raphael Rooms, Raphael, c.&amp;thinsp;1520(출처: 위키피디아)  박 스테파노 작가님의 브런치를 열었다가 책 한 권을 만났다. 『정의는 왜 도전받는가?-사법의 위선과 추락』. 그가 이 계간지, 『마니에르 드 부아르』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것도, 자신의 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ghI-b0SCv-E7kfIWD7SkKa6psi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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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 사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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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4:45:35Z</updated>
    <published>2026-09-06T21:0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앞서 두 편의 소설을 연재했다. ｢아버지의 이름｣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흘, 그 짧고 캄캄한 시간을 몸으로 통과한 이야기다. 상주라는 낯선 이름을 입고, 곡을 하고, 절을 하고, 관 뚜껑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아버지를 알지 못한 채로 아버지를 떠나보냈다.｢아버지의 전쟁｣은 그 사흘 이후, 아버지의 손에 관한 이야기다. 형들이 끌려가던 새벽, 찬합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4RrpnTDfNCJ0uCVbpSSFOpbiUF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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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 합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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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8:50:45Z</updated>
    <published>2026-09-01T04:21: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장하는 날 새벽에 분모골로 갔다. 전날 밤 잠을 설쳤다. 오래 미뤄 온 일이 오늘로 끝난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았다.  아직 어두웠다. 손전등 불빛이 봉분 둘레의 마른 풀과 젖은 흙을 번갈아 비췄다. 비만 오면 질척이던 자리였다. 아버지가 딱 한 번 남긴 말 때문에, 선산으로 모시자던 친척들의 말도 오래 물러나 있던 자리였다.  산역꾼들은 말이 없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dBFLwXrqmCAW5UCSUWYVcZ5Bbw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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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 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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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8:50:32Z</updated>
    <published>2026-09-01T04:21: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집에 돌아와서도 그 감나무 아래 앉은 아버지의 뒷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그리고 그 뒷모습은 이상하게도, 딸아이의 방문과 겹쳤다.  딸의 방문은 언제부터인가 늘 닫혀 있었다. 밥 먹을 때도 몇 마디를 넘기지 않았다. 아이는 자기 방에서 시간을 보냈고, 나는 그 문 앞을 지날 때마다 걸음이 조금씩 느려졌다. 시간이 흐르면 곧 다시 열릴 줄 알았다. 그런데 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sfTURw7hZ5AvoAanCtU_My6UhZ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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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 두 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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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8:50:20Z</updated>
    <published>2026-09-01T04:21:17Z</published>
    <summary type="html">분모골 건너편에는 황씨네가 살았다. 논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던 집. 그 집 아들 황재석 씨가 아직 근처에 산다고 작은아버지가 일러 주었다.  분강리로 들어가는 길은 좁은 농로를 몇 번 꺾어야 했다. 추수가 끝난 논 사이로 둥글게 말아 놓은 곤포 사일리지가 서 있었다. 집 앞에 차를 세우자, 묶여 있던 개 한 마리가 사납게 짖어댔다.  황재석 씨는 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M5pOxDV4Om1ExL18SvDFFEUDL4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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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 징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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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8:50:08Z</updated>
    <published>2026-09-01T04:21: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작은아버지에게 은진 송씨 이야기를 물었다. 잠시 생각하던 작은아버지는, 그 집안 사람 하나가 아직 송학리에 산다고 했다.  송학리는 논이 넓게 펼쳐진 동네였다. 겨울이라 논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물어물어 찾아간 집은 기와가 파랗게 칠해진 낡은 집이었다. 대문을 두드리자 개가 먼저 짖었고, 한참 뒤에야 허리가 굽은 노인이 지팡이를 짚&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LBSWI_gwSq91HEOftjd8Im2-rH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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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 형제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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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8:49:55Z</updated>
    <published>2026-09-01T04:20:45Z</published>
    <summary type="html">부여 신정리 작은아버지를 찾아갔다. 형이 몇 번 전화를 드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뵌 것은 오랜만이었다. 이장 이야기가 오간 뒤로도 자꾸 마음이 미뤄지던 참이었다.  신정리는 골목의 방향도, 낮은 지붕들의 배치도 예전 그대로였다. 사람만 달라져 있었다. 반쯤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마당에 화분 몇 개가 줄지어 있었다. 겨울이라 흙만 담긴 빈 화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BAg4W9zoR9ASIkNhi9TBCbubL9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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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진주난봉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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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2T08:10:45Z</updated>
    <published>2026-08-30T10:04:51Z</published>
    <summary type="html">20년 전에 살던 동네를 조용히 찾아 점심을 먹는다. 여전히 공기 좋은 그 숲으로 살그머니 차를 몰아 산채 비빔밥에 감자전을 주문한다. 점심을 조금 놓친 시각, 아들은 밥보다는 감자전이 먹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곳이 아빠가 20년 전에 지나던 길이며 네가 태어난 뒤에도 고향같이 자주 드나들던 골이라고 가만히 이야기한다. 원래는 털랭이 매운탕이 맛난 집이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ZMyiK9-YNiTRcwCD_SEyACRc0X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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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고기를 삼킨 자 - 이승우,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 1998.</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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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10:00:10Z</updated>
    <published>2026-08-26T10: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 표지 사진: 이탈리아 로마 아피아 가도에 있는 산 칼리스토 카타콤베(Catacombe di San Callisto)의 물고기 문양(출처: 위키피디아)  망구스족에는 유난히 부족 밖을 동경하던 소년이 하나 있었다. 태어난 지 열세 해째 되던 이른 아침, 그는 강줄기를 따라 무작정 마을을 떠났다. 어엿한 청년이 되어 돌아와 맨 처음 한 일은, 강물에서 물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Ntr33TDPUy6oRK1cjALkAb4f98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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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외로움과 연민이라는 이름의 광장 - 김보솔, 애니메이션 &amp;lt;광장&amp;gt;(The Square), 2025.</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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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4T01:57:29Z</updated>
    <published>2026-08-21T11:04:35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목을 보는 순간 이미 반은 읽은 셈이다. 광장. 최인훈이 일찍이 차지한 그 단어를 다시 꺼내 드는 순간, 작품은 스스로 빚을 진다. 애니메이션은 그 빚을 피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이름을 굳이 명준이라 지어 놓았으니, 이것은 각오다.  이삭 보리.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 소속 외교관. 한국계 할머니 덕에 조선말이 유창하지만, 그 유창함이 오히려 그를 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Gp5%2Fimage%2FSgDBQOienfBo5SXJM58JjbeJ1V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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