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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박은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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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부산 바다 곁에 사는 의사입니다. 익숙한 장면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을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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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7T22:45:3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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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는 사계절을 함께 걸은 적이 없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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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3T23:56:37Z</updated>
    <published>2026-06-23T23:56: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람들은 사랑을 사계절에 비유한다.  봄에 만나고, 여름에 뜨겁게 사랑하고, 가을에 식어가고, 겨울에 헤어진다고.  처음엔 그 말이 맞는 줄 알았다.  우리도 그랬으니까.  처음 만났을 때는 분명 봄 같았다. 별것 아닌 말에도 웃음이 났고, 세상은 이상하게 가벼웠고, 길가의 나무들조차 우리를 위해 조금 더 연하게 흔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시간을 봄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DJq%2Fimage%2FfTetUFtP3PQteM9_ZpckbIcUDW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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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작만 하는 인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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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2T07:59:41Z</updated>
    <published>2026-04-22T07:59:4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시작했다. 새로운 분야, 새로운 프로젝트, 새로운 플랫폼. 사람들은 그걸 '도전'이라 불렀고, 나 역시 그 말을 굳게 믿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모른 척하기엔 너무나 선명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른 초반, 벌써 다섯 번째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영업직을 그만두고 글을 썼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비즈니스 컨설턴트가 되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DJq%2Fimage%2F7NnsYd-27_iLMjnqqLNgO3wFf1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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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9시, 상처를 핥는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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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8T01:14:47Z</updated>
    <published>2026-04-18T01:14:47Z</published>
    <summary type="html">밤 9시, 나는 구석진 자리를 찾아 내 상처를 핥는다. 아마 다들 비슷할 것이다.  이 시간이 되면 세상에 작은 틈이 생긴다. 누구 눈치 볼 필요도 없는, 아주 조용하고 내밀한 틈. 세상은 늘 아침이 시작이라고 말하지만, 나의 진짜 하루는 소음이 잦아드는 밤에야 비로소 시작된다.  아침은 세상에 내어주는 시간이고, 밤은 겨우 남겨진 나를 되찾는 시간이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DJq%2Fimage%2FTSfFnAh6_gqWAnJ5QsKWqG_JTU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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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 읽었는데 왜 아직도 남아 있는가 - 무라카미 하루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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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6T05:18:07Z</updated>
    <published>2026-04-16T05:18: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소설을 다 읽었다. 책을 덮었다. 그런데 뭔가 나가지 않는다.  줄거리는 기억나지 않는다. 사건도 흐릿하다. 그런데 특정 장면의 냄새가, 새벽 세 시의 공기가, 누군가 떠난 뒤의 방 온도 같은 것이 몸 어딘가에 앉아서 며칠째 나가지 않는다. 이것은 감동이 아니다. 감동은 심장을 치고 사라진다. 이건 다르다. 하루키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 감각을 안다.  재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DJq%2Fimage%2Fx7QV1S5iAAO5vo_R_4OYEuuTQY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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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낮에 말하지 못한 감정은 밤에 장면으로 돌아온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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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5T02:17:23Z</updated>
    <published>2026-04-15T02:16:25Z</published>
    <summary type="html">당신이 어젯밤 꾼 꿈은 3일 전 말하지 못한 감정이다.  나는 꿈을 잘 안 꾼다. 아내는 거의 매일 꾼다. 그것도 영화처럼 선명하게. 어제도 아내의 꿈 이야기를 30분 동안 듣다가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머리를 스쳤다. 왜 사람마다 꿈의 밀도가 이렇게 다를까? 그리고 왜 꿈은 앞뒤가 안 맞으면서도 심장이 뛸 만큼 진짜 같을까? 그 의문을 며칠간 붙들고 있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DJq%2Fimage%2FkmFGBCPAZV3gYQg4BjfSAH4HAb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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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인생을 탐냈던&amp;nbsp; 한 남자를 만났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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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12:00:10Z</updated>
    <published>2026-04-14T12: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래된 일기장을 하나 발견했다.그 안에서, 내 삶을 간절히 원했던 한 남자를 만났다. 그건 20년 전의 나였다.  가끔 사람들은 내가 아주 오래전에 했던 말들을 꺼내곤 한다. &amp;quot;네가 그때 이렇게 말했잖아.&amp;quot;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사실은 기억난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할 법한 말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마치 다른 사람이 쓴 문장을 읽는 것처럼. 그제야 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DJq%2Fimage%2FgKYAMHdTWSIn2U0EyMVXkB9L4o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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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5초의 신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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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3T01:00:56Z</updated>
    <published>2026-04-13T01:00:56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구나 겪어본 기분이다.  상대는 더없이 친절하다. 말투는 정중하고 입가엔 미소가 걸려 있다. 그런데 묘하게 찝찝하다. 그 기분을 느끼는 자신이 예민한가 싶어 자책감이 들 때도 있다. '내가 과하게 생각하는 거겠지.' 아니, 아마 아닐 것이다.  뇌가 무언가를 포착했다. 0.5초의 신호다.  면접에서 이 감각을 마주한 적이 있다. 채용 담당자는 내 답변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DJq%2Fimage%2FN7YeXrMLH6movfmE8uoNdMB0V9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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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메리카노 대신, 있어 보이려고 차를 주문하는 남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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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1T02:39:23Z</updated>
    <published>2026-04-11T00:40:5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나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다. 평범해 보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amp;rdquo;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차도 마신다. 사실 그게 그거 아닌가?  카페에 가면 어떤 날은 커피를 시킨다. 기본값. 모두가 시키는 것. 또 어떤 날은 얼그레이나 캐모마일, 혹은 이름도 모르는 허브차를 시킨다.  왜냐고? 솔직히 말하면, 그냥&amp;hellip; &amp;lsquo;보통 사람&amp;rsquo;처럼 보이기 싫어서다. 커피를 마시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DJq%2Fimage%2FmcXmuuKy0Wm_A5X23vsLfEKUV40.jfif"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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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종이 빨대는 알고 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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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0T01:54:20Z</updated>
    <published>2026-04-10T01:42: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입안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빨대가 녹고 있었다.종이는 다시 펄프가 되고, 펄프는 나무였던 시절을 기억해 낸다.숨을 들이켤 때마다 잊고 살았던 희미한 냄새가 올라왔다.나무. 진짜 나무 냄새. 스타벅스에 앉아 있는 동안, 내 몸의 형체가 슬금슬금 변하는 기분이 들었다.작은 생물들이 나무에서 수액을 빨아먹듯, 나도 컵 속에서 무언가를 길어 올리고 있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DJq%2Fimage%2FpjKTII_YmCjp8GcZUxpC57XmMu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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