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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지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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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여름지기 &amp;mdash; 농사짓는 사람을 이르는 옛말입니다. 평일에는 기사를 쓰고, 주말에는 농사를 짓습니다. 천천히 씁니다. 열매는 서두른다고 일찍 익지 않으니까요.</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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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8T04:58:1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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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두 번째 배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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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0:00:11Z</updated>
    <published>2026-10-12T00: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12월 셋째 주 월요일 아침, 준서는 회관 프린터로 376호를 뽑았다. 넉 장씩 스무 부. 프린터가 밀어내는 종이는 손에 쥘 때마다 따뜻했다. 넉 장을 한 부씩 모아 가방에 넣었다. 맨 위 한 부를 들어 맨 아래 줄을 보았다. 발행인 이준서. 탁자 한쪽에 복남이 쓰던 배달 목록이 펼쳐져 있었다. 1년 전 비 오는 날, 준서가 처음 들고 나섰던 그 종이였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GMDWAXvXJCv8cdnNxqVGw0xM80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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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코스모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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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0:00:17Z</updated>
    <published>2026-10-09T00: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10월에 들면서 과수원 끝 길가에 코스모스가 한 송이씩 피기 시작했다. 준서는 날마다 그 앞을 지나며 꽃이 느는 것을 보았고, 다 피기를 기다렸다. 10월 중순, 아침 이슬이 채 마르기 전에 준서는 그 길가로 갔다. 5월에 거기 섰던 적이 있었다. 지윤의 기일이었다. 그때는 흙이 파이고 풀만 자란 자리였다. 순옥이 예전에 코스모스를 심었다던 자리. 준서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iq8is0b1LZY2upEO8Bdx6mRpiq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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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랍 속의 30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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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0:00:16Z</updated>
    <published>2026-10-08T00: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릎이 안 좋은 건 오래됐다. 10년 전부터 삐걱거렸다. 과수원을 오르내리며 닳은 무릎이었다. 다섯 해 전에는 의사가 연골이 다 닳았다며 인공관절 수술을 권했다. 복남은 하지 않았다. 수술하면 한 달은 누워 있어야 하는데, 한 달 동안 과수원을 누가 보느냐. 달빛소식은 누가 만드느냐. 그런데 이번에는 무릎만이 아니었다. 가슴이 아팠다. 숨이 찼다. 과수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yRl20ydlX7HQ6RxFHd1FYdM_TQ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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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떠나는 사람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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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1:43:29Z</updated>
    <published>2026-10-07T01:43:29Z</published>
    <summary type="html">덕례 할머니가 떠나는 날은 맑았다. 낯선 검은 승용차가 마당에 들어오고, 아들과 며느리가 내려 트렁크를 열었다. 짐은 많지 않았다. 이불 두 채, 옷 보따리 하나, 밥솥, 그릇 몇 개. 할머니가 마루에 앉아서 짐 싣는 것을 보고 있었다. 마당 구석에는 경운기가 그대로 서 있었다. 1년 전 가을, 마을 어귀에서 낯선 승용차의 길을 막았던 그 경운기였다. 싣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f8ynFUmeOXSidp_zCEDNkxjt_u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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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공청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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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0:47:23Z</updated>
    <published>2026-10-06T00:47: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5부 다시 가을―뿌리를 내리다  까치밥은 새를 위해 남기는 감이 아니다. 내년에도 이 나무에 감이 열릴 거라고 믿는 사람이 남기는 감이다.  9월 첫 주, 이장 사무실 책상 위에 시청 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다. '동읍 일대 택지 개발 사업 관련 주민 공청회 개최 안내.' 날짜는 10월이었다. 둘째 장에 붙은 지도에, 마을 남쪽을 두른 붉은 선이 그어져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liosNKhtbfd-ARAofyude6PtYW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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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윤의 편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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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7:57:37Z</updated>
    <published>2026-10-05T03:13: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은 좋은 날이었다. 순옥은 아침에 눈을 떠서 창밖을 보았다. 과수원이 보였다. 감나무에 잎이 무성했다. 초록색. 여름의 초록색. 그 초록색을 보면 오늘이 여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계절은 알았다. 나무가 알려주니까. 옆집에서 사는 젊은이. 이름이. 이름이 뭐였더라. 지윤이 남편. 지윤이 남편 이름이. 준서. 맞다, 준서. 오늘은 기억났다. 어제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PoCIV6vkpCLjkt6D-_AfhnoX8R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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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금순의 여름방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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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7:56:47Z</updated>
    <published>2026-10-02T01:18:18Z</published>
    <summary type="html">금순이 학교를 그만둘 뻔한 적이 있다. 봄이었다. 금순이 학교에 안 나오기 시작했다. 사흘, 나흘. 준서가 소식지를 들고 갔을 때 금순은 방에 앉아 있었다. 공책이 펼쳐져 있었다. 'ㄱ'부터 'ㅎ'까지, 같은 글자를 몇 장이나 썼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글자가 흐트러져 있었다. &amp;quot;금순 씨, 학교 안 가세요?&amp;quot; 금순이 고개를 저었다. &amp;quot;안 되예. '가'하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JR-qqq4utoF5VhWr_z92u5bDEx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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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린의 여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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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7:56:14Z</updated>
    <published>2026-10-01T01:48:20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은이가 돌아왔다. 여름방학을 맞아 2주 동안 베트남 외가에 다녀왔다. 린의 고향 빈즈엉, 호치민 북쪽 근교에 린의 어머니와 언니가 살았다. 김해공항에서 호치민까지 직항이 있었고, 항공사에 보호자 없이 타는 아이를 돌봐주는 서비스를 신청해서 하은이를 혼자 보낼 수 있었다. 린의 언니가 호치민 공항까지 마중을 나왔으니 괜찮았다. 시어머니가 &amp;quot;가서 잘 놀다 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sV64SIIl9sRH_EkR9M0VyD070A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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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남강은 좌우 없이 흐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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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1:22:46Z</updated>
    <published>2026-10-01T01:22:46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리산 천왕봉은 여러 번 올랐다.  처음은 1982년, 고등학생 때였다. 산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올랐다.  군대 가기 전에는 아버지와 종주를 했다. 2박 3일이었다. 천왕봉에서 시작해 장터목에서 하룻밤, 노고단에서 또 하룻밤을 자고 내려왔다.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그 힘든 길을 아버지와 둘이 걸었다. 입대하고 나서 알았다. 그 사흘에서 배운 건 체력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J0zvNZ5Gs3miSaJMsyqrqQKMq1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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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홀로 나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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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01:23:29Z</updated>
    <published>2026-09-30T01:23:29Z</published>
    <summary type="html">김해 대성동고분군 잔디밭에 나무가 서 있다. 애구지라 부르는 언덕이다. 언덕 전체가 무덤이다. 잔디를 입혀놓아 멀리서 보면 그냥 둔덕인데, 가까이 가면 회양목 울타리가 네모나게 둘러쳐져 있다. 그 네모 하나하나가 무덤 자리다. 안내판이 그 앞에 세워져 있고, 잔디밭 위로 사람들이 걸어 다닌다. 나무는 그 비탈에 서 있다. 팽나무다. 사람들은 나홀로나무라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QV3G_T1IC-i6vHGDOjQQs0_EHU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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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장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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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7:55:43Z</updated>
    <published>2026-09-30T01:01: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장맛비가 사흘째 그치지 않았다. 하나는 동읍사무소 사무실에서 창밖을 보았다. 창유리를 타고 빗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서울 친구들은 아직도 물었다. &amp;quot;넌 왜 거기 있어?&amp;quot; 대학을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온 지 7년째 듣는 말이었다. 하나도 가끔 모르겠다. 왜 여기 있는지. 일은 많고, 알아주는 데는 없고, 주말에 만날 사람도 없다. 그런데 매일 아침 사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51K99VPsiPbVo43nN8TMd59yYj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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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현의 위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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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7:55:04Z</updated>
    <published>2026-09-29T09:42: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4부 여름―남겨진 것들  잊지 않는다는 건 날마다 떠올리는 게 아니다. 떠올리지 않는 날에도, 밥상에 그 사람 숟가락을 놓는 것이다.  플럼코트가 익었다. 6월 말. 봄에 인공수분 시기를 절반이나 놓쳤는데도, 살아남은 꽃에서 열매가 맺혔다. 전부는 아니었다. 열린 자리보다 빈 자리가 많았다. 천도복숭아만 한 크기에, 살구보다 굵고 조금 길쭉했다. 볕 받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ChJMMFY8FS7KZ53TujYWRV35Gz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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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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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7:53:54Z</updated>
    <published>2026-09-28T00:00:23Z</published>
    <summary type="html">5월 달력에 준서는 아무 표시도 하지 않았다. 표시하지 않아도 그날은 왔다. 지윤이 떠난 지 꼭 1년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한참 천장을 보았다. 창밖 감나무에 연둣빛 새잎이 반짝였다. 이 마을에 와서 처음 본 감나무에는 익은 감이 휘도록 달려 있었다. 그 나무들이 감을 내주고 잎을 다 떨구고 겨울을 나더니, 다시 새잎을 내고 있었다. 준서는 오늘 과수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8OY403xEvH-KXK3h-RtUVvg81t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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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쉰아홉 살의 입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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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7:53:24Z</updated>
    <published>2026-09-24T23:18:41Z</published>
    <summary type="html">금순에게 글자는 그림이었다. 버스 앞에 붙은 글자, 병원 서류에 적힌 글자, 간판에 쓰인 글자, 휴대폰에 뜨는 글자. 전부 그림이었다. 예쁜 그림도 있고, 복잡한 그림도 있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그 그림을 보면서 무언가를 알았다. 금순만 몰랐다. 쉰아홉 해 동안 학교 문턱을 한 번도 넘어본 적이 없었다. 어릴 때 아버지가 &amp;quot;여자가 무슨 공부냐&amp;quot;고 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CLtV-qKDa6ua7AltzyLfe-bW7h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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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버려야 산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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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7:45:59Z</updated>
    <published>2026-09-24T03:4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평일에는 기자고, 주말에는 농부다.  평일에는 취재수첩을 들고 민원 현장을 다닌다. 주말에는 전지가위를 들고 과수원으로 간다. 단감을 키운다.  두 일이 아주 다른 줄 알았다. 그런데 몇 해 지나고 보니, 같은 일이었다. 둘 다 버리는 일이더라.  겨울 끝에 가지를 친다. 잎이 다 진 뒤라 가지가 훤히 보인다. 손이 시려 장갑을 껴도 가위를 쥐면 손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xchMBg9HCTYi7qTmtjC-72LtBC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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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꽃이 얼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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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7:52:46Z</updated>
    <published>2026-09-24T03:29:42Z</published>
    <summary type="html">플럼코트 꽃이 활짝 폈다. 흰빛에 분홍이 도는 꽃이 과수원을 덮었다. 심고 삼 년 만에 처음으로 이만큼 핀 꽃이었다. 도현이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좋아요가 200개를 넘었다. 도현이 올린 사진 가운데 가장 많았다. &amp;quot;준서 씨, 내일 인공수분 도와줄 수 있어요?&amp;quot; &amp;quot;인공수분이요?&amp;quot; &amp;quot;플럼코트는 혼자서 열매를 못 맺어요. 살구 꽃가루를 사다가 막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LMVvwHAMq1csyR88xBpULKYhYK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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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배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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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7:51:37Z</updated>
    <published>2026-09-23T01:10:51Z</published>
    <summary type="html">3월 말 어느 아침, 준서가 미경이네 식당 문을 열자 안이 이상하게 조용했다. 평소에는 아침부터 할머니 한두 분이 와서 수다를 떠는데, 오늘은 미경 혼자 계산대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빈 식당에 아나운서 목소리만 울렸다. 미경의 얼굴이 어두웠다. &amp;quot;경남 창원시 동읍 일대 택지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한솔건설은 해당 지역 주민 다수로부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tbV713WBp8wog6AXeuCHpbVQnx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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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엄마 나라말을 사랑한 아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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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12:23:13Z</updated>
    <published>2026-09-23T01:03: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내가 지도한 아이 중에, 아버지는 한국 사람이고 어머니는 캄보디아 사람인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두 나라 말을 다 들으며 자랐다. 집에서 아버지와는 한국어로, 어머니와는 캄보디아어로 이야기했다.  아내는 그 아이에게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를 권했다.  주제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었다. 같은 이야기를 한국어로 한 번, 어머니 나라 말로 한 번 하는 대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kXakYBALewlITC-_PRogxjmvbj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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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조회수 만 오천, 주문 세 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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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7:50:24Z</updated>
    <published>2026-09-22T00:32:4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 다섯 시부터 낮 두 시까지는 과수원에 있었다. 흙을 만지고, 가지를 치고, 퇴비를 줬다. 오후부터 밤까지는 노트북 앞에 앉았다. 영상을 편집하고, 사진을 올리고, 상품 홍보 페이지를 만들었다. 밤늦게 자판을 두드리는 손톱 밑에는 낮에 만진 흙이 그대로 끼어 있었다. 도현이 사원증을 반납하고 이 마을로 내려온 건 스물일곱 살 봄이었다. 아버지가 허리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BwwDEzcweCf0TFSZm31coiKPdk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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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경이네 밥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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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7:49:30Z</updated>
    <published>2026-09-21T06:22: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전화가 울렸다. 미경은 부엌에서 점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열한 시 반이면 공사장 인부들이 먼지 묻은 작업복 그대로 몰려올 것이었다. 큰 들통에 김치찌개가 끓고, 도마 위에서는 제육에 들어갈 양파가 반쯤 썰려 있었다. 칼을 쥔 채로 전화기를 보니 아들이었다. 민재. &amp;quot;엄마.&amp;quot; &amp;quot;왜?&amp;quot; &amp;quot;나 지금 집에 가도 돼?&amp;quot; 미경의 손이 멈추었다. 민재가 집에 온다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NI%2Fimage%2FvlCep7bJfJeNtP397CJ_8YIBD0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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