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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팀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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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어쩌다 팀장이 된 공룡 어팀공입니다. AI 없이는 일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직장인과 기획자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AI 업무 활용법과 생산성 이야기를 기록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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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5T07:43:4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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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붕어빵은 이체했다 - 받는 사람 칸에 세 글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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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8:03:29Z</updated>
    <published>2026-09-23T08:03: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녁 일곱 시 사십 분. 모퉁이 앞에서 목도리를 코 위까지 끌어올렸다. 김은 일주일째 같은 자리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비닐을 두른 포장마차 한 칸이다. 안에서 쇠틀 넘어가는 소리가 났다. 철컥, 한 번. 조금 있다가 또 한 번. 가까이 갈수록 밀가루 눌은 냄새가 짙어졌다.  앞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앞사람이 코트 주머니에서 천 원짜리를 꺼냈다. 세 장&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JXKSqOOfTr2SMSsuQ4n4z30_yf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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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완벽한 초안을 보내지 않았다 - &amp;quot;이 일정, 저희 팀이랑 얘기된 건가요?&amp;quo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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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06:53:28Z</updated>
    <published>2026-09-15T06:53:28Z</published>
    <summary type="html">금요일 오후 네 시 반. 옆 팀 리드에게서 온 메시지는 딱 한 줄이었다. 그런데 그 한 줄을 읽는 순간 등에 식은땀이 났다.  그날 내가 공유한 프로젝트 일정표는 AI가 짜준 것이었다. 논리도 맞고 순서도 깔끔했다. 흠잡을 곳이 없었다. 딱 하나, 그 팀이 지난달 비슷한 일정 압박으로 크게 데였다는 사실만 빼면.  AI는 그걸 몰랐다. 그리고 나는, 그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dkk6RfaaFM47txsnk8U7mCYvyU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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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발자국이 없었다 - 아침에 나는 밟기만 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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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04:26:48Z</updated>
    <published>2026-09-09T04:26:48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녁 일곱 시 십 분, 골목 어귀에서 발이 안 미끄러졌다. 바닥이 아침과 다르다.  눈이 한쪽으로 밀려서 담 밑에 줄로 쌓여 있다. 밀린 자리에 결이 남아 있다.  빗자루 자국이 아니다. 폭이 넓다. 셔터 앞도 치워져 있다.  여섯 개 중 다섯 개다. 계단이 드러나 있었다.  열다섯 칸이 다 보인다. 가운데만 한 줄로 치웠다.  양쪽에는 그대로 남아서 턱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PjeXtk1--9LTl7M-tjD18sp_mc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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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I가 틀렸는데 내가 사과했다 - 메일은 이미 나간 뒤였습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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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00:45:14Z</updated>
    <published>2026-09-09T00:45: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신자가 열일곱 명이었고, 그중 넷은 외부였습니다. 그리고 14페이지에 있는 숫자 하나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숫자였습니다.  메일은 이미 나간 뒤였다 발견한 사람은 제가 아니었어요. 외부 담당자였습니다. 회신 메일 첫 줄이 이랬습니다. &amp;quot;14p 시장 규모 수치 출처를 알 수 있을까요? 저희가 보고 있는 자료와 차이가 좀 있어서요.&amp;quot; 정중한 문장이었는데,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jH50AGquAOUA6tR-mOWtryWipf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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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첫 번째였다 - 빗자루는 없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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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06:59:42Z</updated>
    <published>2026-09-08T06:59:42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 여섯 시 오십 분, 문을 열자 소리가 없었다. 골목에서 늘 나던 소리가 다 빠져 있었다.  난간에 손을 올렸다. 쇠가 손바닥에 붙었다.  장갑은 안 꺼냈다. 계단에 눈이 쌓여 있다. 삼 센티쯤이고, 칸 모서리만 선처럼 남았다.  발자국이 없다. 위층도 아래층도 아직 안 나왔다. 여섯 달 반 동안 이 계단을 내려갔다.  내가 첫 번째인 적은 없었다. 첫&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w8ENlmAAOBWpsr1twUJ-Csvc5Q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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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I 시대의 기획자 커리어 경로 - 후배가 저녁 자리에서 물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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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9-08T03:40:4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선배, 저 3년 뒤엔 뭐가 되어 있어야 해요?&amp;quot; 예전 같으면 답이 쉬웠다. 주니어 3년 하면 시니어, 시니어 몇 년 더 하면 리드, 그다음은 팀장이거나 PO. 사다리는 정해져 있었고 우리는 내가 몇 번째 칸에 서 있는지만 확인하면 됐다.  그런데 그날은 입이 안 떨어졌다. 내가 알던 그 사다리가 아직도 거기 그대로 있는지, 나부터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xD4ULu9kv5k15kUvnarsSINoh1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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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맘때만 해요 - 아래층은 이십 분 당겨졌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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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00:31:03Z</updated>
    <published>2026-09-08T00:31: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다섯 시, 현관에서 슬리퍼 대신 운동화를 꺼냈다. 끈이 한쪽만 풀려 있었다.  앉아서 묶었다. 어제까지는 슬리퍼였다.  발등이 시려서 바꿨다. 계단에서 소리가 달라졌다.  슬리퍼는 끌리고 운동화는 찍힌다. 이 골목에는 냄새 순서가 있다.  아침은 세제고, 저녁은 아래층이고, 밤은 온장고다. 낮에는 거의 없다.  가을이 되면서 순서는 안 바뀌었다. 시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R62EIA8NnrvU4rr6CrPzeKpJg5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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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산은 그쪽에 있었다 - 나는 가운데 서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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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43:40Z</updated>
    <published>2026-09-04T07:43: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다섯 시 이십 분, 골목 중간에서 뛰었다. 열 걸음쯤 갔을 때 셔츠 어깨가 다 젖었다.  가게 앞 처마 밑으로 들어갔다. 처마는 좁다.  폭이 일 미터쯤이고, 그 안쪽만 바닥이 말라 있다. 마른 자리와 젖은 자리 경계가 선처럼 그어져 있다.  발끝을 그 선 안으로 넣었다. 빗소리가 세 종류다. 처마를 때리는 소리, 아스팔트에 닿는 소리, 어딘가 양철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npdda_3v8HX_R6kgS7CfJU2oxB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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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남의 부채였다 - 그날 방은 이십구 도였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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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1:33:35Z</updated>
    <published>2026-09-04T01:33:35Z</published>
    <summary type="html">밤 열한 시 사십 분, 슬리퍼를 신고 계단을 내려왔다.  방이 이십구 도였다. 선풍기는 두 시간째 같은 소리를 냈다. 등에 붙어 있던 셔츠가 여덟 칸쯤에서 떨어졌다.  계단참이 방보다 낫다. 담 밑 평상에 아무도 없었다.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  신발은 안 벗었다. 나무가 미지근했다. 낮에 볕이 여기까지 왔다 갔다.  밤 열한 시 사십 분인데 낮이 아직 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eo-an6KfVjfMQKWYYY4HokSHie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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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섯 달을 못 봤다 - 담 안에 나무가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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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10:11:08Z</updated>
    <published>2026-09-03T10:11: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 여덟 시, 골목 바닥이 희끗하다. 밟아도 소리가 안 난다. 신발 밑에 붙어서 따라온다.  셔터 앞에 한쪽으로 밀어놓은 무더기가 하나 있다. 가장자리는 벌써 갈색이다. 꽃잎은 담 밖에만 있다.  나무는 담 안에 있다. 골목 끝 집이다. 담이 어른 키보다 한 뼘쯤 높다.  그 위로 가지가 세 개 넘어와 있다. 가지는 바깥쪽으로만 자랐다. 밑동은 골목에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PGvEG-atVsy7PAocBueU-FhyQI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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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몸이 세고 있었다 - 첫차는 다섯 시 십 분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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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05:48:30Z</updated>
    <published>2026-09-03T05:48:30Z</published>
    <summary type="html">다섯 시 이십 분, 눈을 떴다. 어두웠고, 이불 밖으로 나온 손이 찼다. 손을 안으로 넣고 십 분쯤 그대로 있었다.  깰 이유가 없었다. 알람은 일곱 시고, 목은 다 나았다.  아래층도 조용했다. 귀 옆에서 이불 눌리는 소리가 났다.  내 숨소리였다. 그게 이상했다.  이 방은 큰길 쪽으로 창이 나 있다. 오른쪽 골목 끝에 정류장이 있고, 그 사이를 막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78Y98sjZ44ir7cjK1H84-g9ppg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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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번도 안 들어가 봤다 - 인사는 한 번 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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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03:05:27Z</updated>
    <published>2026-09-03T03:05:27Z</published>
    <summary type="html">밤 열한 시, 셔터에 종이가 한 장 붙어 있다. A4 한 장이고 테이프가 네 군데 붙었다.  한 군데는 떨어져서 모서리가 바람에 떤다. 어제저녁부터 붙어 있었다. 그때는 어두워서 글씨가 안 보였다.  종이에는 여섯 줄이 적혀 있고 인쇄체다.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과 날짜가 있는데, 날짜는 지난주다.  무슨 가게였는지는 안 적혀 있다. 셔터 위에 간판이 없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VSeaRoXIi-gNMRasIlvvDiTh6N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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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릎부터 보인다 - 앉으면 눈높이가 낮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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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2T11:31:24Z</updated>
    <published>2026-09-02T11:31: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일곱 시 십 분, 미닫이문 안쪽에서 창가 쪽을 봤다. 두 자리 중 하나가 비어 있다.  나는 그쪽으로 갔다. 앉기 전에 한 번 뒤를 봤다. 뒤에 오는 사람은 없었다.  물컵을 하나 뽑았다. 하나만 뽑았다. 처음 왔을 때는 두 개를 뽑았다가 하나를 도로 꽂았다.  그날은 창가에 사람이 있었다. 혼자였고, 신문을 접어서 그릇 옆에 뒀다.  나는 안쪽 테이블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rXifl_yIf623q3XD7Uhu4dtLLJ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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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목이 좀 그래요 - 칼칼한 건지 따가운 건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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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05:10:18Z</updated>
    <published>2026-09-01T05:1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 일곱 시, 서랍 두 번째 칸을 열었다. 비닐 지퍼백에 약이 들어 있다.  이사 올 때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종합감기약 두 알, 소화제 한 판, 연고 하나.  뒷면 날짜는 재작년 오월이다. 알고 있었다. 지난겨울에도 봤고, 그때는 안 아파서 도로 넣었다.  일어났을 때 이불 밖으로 나온 어깨가 시렸다. 방 온도는 어제와 같다.  목은 어제저녁부터 걸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vpIczc-pk7BBnB_OboFq8vIPFF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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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통은 못 먹는다 - 반만 주세요, 하고 말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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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10:26:20Z</updated>
    <published>2026-08-31T10:26: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섯 시 이십 분, 과일가게 앞에서 멈췄다. 좌판이 인도로 반쯤 나와 있다. 골판지에 매직으로 쓴 가격표가 상자마다 꽂혀 있다.  사과는 그물망에 다섯 알씩 담겨 있고 낱개로도 판다. 두 알을 집었다가 하나는 도로 내려놨다.  안쪽에 채소가 있다. 무, 배추, 양배추. 양배추가 한 통에 사천 원이다.  나는 양배추를 못 다 먹는다. 지난달에 한 통을 샀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mTL8mLTVReIuOx8yRTq9nnBUK1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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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부러 천천히 걸었다 - 그랬더니 도망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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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04:59:07Z</updated>
    <published>2026-08-31T04:59: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네 시, 담벼락에 볕이 든다. 그 밑에 스티로폼 상자가 하나 있다. 뚜껑이 비뚤게 덮여 있고 모서리 한쪽이 깨졌다.  누가 언제 놓았는지는 모른다. 치우는 사람도 없다. 볕은 상자 위까지만 오고, 네 시 반이 넘으면 담벼락 절반이 그늘이다.  고양이는 한 마리가 아니다. 낮에 오는 것과 밤에 오는 것이 다르다. 낮에는 담벼락 위, 밤에는 상자 옆이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YKGg18HzP8l_D4gMJHlw0DG56O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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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편했던 걸 그만둔다 - 접수증은 집에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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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00:05:00Z</updated>
    <published>2026-08-31T00:05: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 시 십 분, 유리문을 밀고 들어갔다. 안이 밖보다 오 도쯤 높다. 스팀 냄새가 먼저 왔다.  천장에 옷이 줄줄이 걸려 비닐째 돌아간다. 다림질 소리가 규칙적으로 나고, 증기 빠지는 소리가 그 사이에 끼어 있다.  지난주에 코트 하나를 맡겼다. 올해 처음 꺼냈는데 소매에 얼룩이 있었다.  작년 겨울에 묻은 것이다. 그때는 보고도 그냥 옷장에 걸었다.  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T4ilF7zqByesAdjBjvbJ2B9uO8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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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안 시킨 콩자반 - 통이 세 개였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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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8T07:00:25Z</updated>
    <published>2026-08-28T07:0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녁 일곱 시, 유리 진열장 앞에서 허리를 굽혔다. 김이 서려서 안쪽이 반만 보인다. 장갑 낀 손이 통 하나를 앞으로 당겨놨다.  스테인리스 통이 열두 개쯤 있다. 통마다 손글씨 가격표가 꽂혀 있다.  나는 두 개를 골랐다. 어묵볶음과 시금치. &amp;quot;이건 오늘 한 거예요.&amp;quot;  그 말이 어느 통을 가리키는지는 못 봤다. 나는 그때 가격표를 보고 있었다.  칠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JytQZxV4ThKFaGPu39aT67Njy9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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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글자 두 개만 읽혔다 - 간판은 밤에 켜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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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5T04:14:31Z</updated>
    <published>2026-08-25T04:14: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열두 시 사십 분, 잠이 깨서 창을 열었다. 골목에 불이 하나 켜져 있었다. 낮에는 없던 자리다.  슬리퍼를 신고 내려갔다. 두 달 동안 이 골목을 낮에도 밤에도 지났다. 밤에 지난 건 대개 열한 시쯤이다.  열두 시가 넘으면 다르다. 낮에 열려 있던 문이 다 닫혀 있다. 셔터가 여섯 개쯤 내려가 있다.  셔터가 내려가면 그 집이 뭐 하는 집인지 알 수 없&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0q-ydLIhk853a9cONOjly1Ym3-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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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삼십 도는 과했다 - 이름은 여태 모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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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1T02:59:47Z</updated>
    <published>2026-08-21T02:59:47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 여덟 시, 골목이 한 번 붐빈다. 십 분쯤이다. 그 사이에 사람들이 서로를 스친다.  스치는 방식에 규칙이 있다. 폭이 좁아서 둘이 나란히는 못 간다. 한쪽이 반 걸음 늦춘다.  늦추는 쪽이 대개 목을 조금 움직인다. 십오 도쯤이다.  받는 쪽도 같은 각도로 돌려준다. 더 깊이 숙이는 사람은 없다.  말은 거의 없다. 나올 때도 있다. 두 사람이 스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A9z%2Fimage%2FkQEk02HJN4TQtbgWtMBa-aA1Oy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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