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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그노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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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소소한 일상과 마음을 담는 수필을 쓰는 작은 옥이, 자그노기입니다. 작은 이야기로 따뜻한 순간을 나누고 싶어요.</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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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18T03:10:5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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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 운동회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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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6:08:37Z</updated>
    <published>2026-10-08T06:08: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디선가 스피커에 실린 목소리가 동네에 울려 퍼진다. 무슨 일인가 귀 기울여봐도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뿐이다. 집회인가, 아니면 어떤 이들의 외침인가.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게 분명한데 가을날 아침부터 떠들어대는 통에 주저앉은 몸을 일으켰다.  얼마 후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침부터 들리던 소리의 정체를 찾았다. 지나가는 사람의 발길을 멈춰 세운 곳,</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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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묵은지 있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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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5:58:04Z</updated>
    <published>2026-10-05T05:58: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넷째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평상시 전화를 잘 받지 않는 언니라 통화하기가 쉽지 않은데, 어쩐 일인지 궁금했다.  시골 김치가 먹고 싶었던 모양이다. 묵은지를 찾았다. 내가 작년 겨울에 40킬로를 주문해 먹었던 그 집 김치였다.  20킬로에 15만 원.  묵은지에 들어가는 재료 하나하나 농사지어 손수 만든 김치라고 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자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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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편지를 써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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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2:37:28Z</updated>
    <published>2026-10-01T02:37:2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직은 얇은 옷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서늘하다.  기분 좋을 만큼 상큼하지만, 내 나이에 이런 바람은 뼈까지 들어가 등골이 오싹하고 코끝이 시큰거린다. 나이 따라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나뿐이 아닐 것이다.  어젯밤 바람은 창문을 닫을 만큼 요란하게 나뭇가지를 흔들더니, 살짝 쌀쌀함을 데려왔다. 아침 찬 기운은 창문을 타고 들어와 몸에 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Yb%2Fimage%2FlFxzZhuLJNoqCfpWcgCuyuhV9dY.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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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고양이 제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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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00:50:50Z</updated>
    <published>2026-09-30T00:50: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웅성거리는 소리에 낮잠을 깼다.  누나네 집사 식구들까지 내 시야에 들어온 걸 보니 오늘은 조용히 낮잠 자기는 애당초 틀렸다. 그런데 이상했다. 집사들이 유독 나를 살피는 분위기가 평소와 달랐다. 별다른 생각 없이 베란다로 나갔다.  어라? 이상하게 생긴 녀석이 내 자리에 앉아 있었다. 파란 눈에 날씬한 몸매. 러시안 블루란다. 가까이 가서 얼굴이라도 보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Yb%2Fimage%2FRDlfdKkOad8c_lt_FlkwhOS2v-Q.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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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럴 줄 알았으면 - 추석날, 점심 반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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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2:25:27Z</updated>
    <published>2026-09-29T02:25:27Z</published>
    <summary type="html">떡 상자와 음식을 양손 가득 들고 집을 나섰다. 버스로 한 시간을 가야 하는데, 도착해서도 여러 집을 들러야 했다. 생각만으로도 짐을 든 어깨가 먼저 처졌다.  며칠 전만 해도 남편과 함께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남편이 다른 약속을 잡았다. 음식을 만들기 전부터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누구 얼굴을 떠올리며 반찬을 담았을 텐데, 그날은 원망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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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이 데려온 추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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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9:11:45Z</updated>
    <published>2026-09-22T09:11:45Z</published>
    <summary type="html">추석이 다가온다.  전통시장과 마트는 선물세트와 명절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붐빈다. 여름 내내 타들어 갔던 마음은 어느새 풀리고, 살랑이는 찬 바람이 계절이 바뀌었음을 먼저 알려 준다. 그래도 한낮의 햇살만큼은 아직도 등을 따갑게 밀어붙인다.  그동안 땅만 보고 살았던 우리들의 고개를 들어 올리며 하늘 한번 쳐다보라고 가을 하늘은 손짖한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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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옹기 하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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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15:03:49Z</updated>
    <published>2026-09-16T15:03:49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래된 골목길에 덩그러니 서 있는 옹기 하나.  윤기가 흐르는 것이 세대로부터 내려온 가보처럼 보였다.  시선이 그곳에 머물 때, 내 뒤에서 옹기만큼이나 나이든 아저씨가 아깝다는 듯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얼굴빛은 어둡고 앞니 두 개쯤 비어 있어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나와 아저씨는 골목길에서 같은 옹기를 다른 마음으로 바라보며 한참 머물렀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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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쭈꾸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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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5:49:44Z</updated>
    <published>2026-09-14T15:49:44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쭈꾸미다.  초가을에 겨우 홀로 섰다. 먹이를 찾아 마음껏 떠다니는 지금이, 세상에서 가장 행운인 줄 알았다. 넓은 바다는 내 고향이었고, 배가 고프면 어디로 가든 먹을 것이 있었다.  구월 첫째 주 토요일 새벽이었다.  고요하던 바다 위로 모터 소리가 번졌다. 들뜬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파도에 실려 내려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분홍빛 물체 하나가 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Yb%2Fimage%2FkPxqvJmmHJPQEeTFtcRnH0scb_8.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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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들기름 두 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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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16:00:49Z</updated>
    <published>2026-09-13T16:00:49Z</published>
    <summary type="html">두 달 전 일이다.  시댁과 작은집 어른들께 드릴 반찬을 만들었다. 여일곱 가지 반찬을 작은 통마다 나눠 담고 차에 올랐다. 오전 내내 그분들을 떠올리며 만들었던 음식이었다.  그런데 작은집은 비어 있었다. 오랜만에 시골집에 간 모양이었다.  손에 든 반찬통들이 갑자기 갈 곳을 잃었다. 집에만 계시던 분들이 하필 오늘 집을 비우다니. 차 안에서 한숨이 길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Yb%2Fimage%2FBTuYO2TaNH8wtk0LRiiNe2L2zxA.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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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섞박지의 심폐소생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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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5T05:01:05Z</updated>
    <published>2026-09-05T05:01:05Z</published>
    <summary type="html">김치냉장고를 열 때마다 찜찜한 것이 하나 있다.    &amp;lsquo;너, 나와. 치워야지.&amp;lsquo;  그 말만 수없이 되뇌며 한쪽 구석에 밀어둔 김장철 섞박지다. 그 운명은 오롯이 주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 차별받는 것처럼 가장 구석진 자리에서 마지막 날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겨울, 충청도 언니가 보내준 달큰한 무였다. 무는 겨울을 지나면 매워지고 맛이 떨어져 웬만하면 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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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고양이 제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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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05:08:06Z</updated>
    <published>2026-08-26T05:08: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몸무게는 5.4kg이다. 몸이 크고 뚱뚱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덩치가 있는 게 잘못인 것처럼 희한한 탄성을 지르는 사람들을 보면,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헷갈린다.  지난 몇 달 동안 여러 일을 겪으면서 제법 단단해졌다. 이제는 안정감도 찾았고, 엄마 집사가 바라던 대로 가볍게 다가가 보기도 한다. 여전히 누군가 나를 만지거나 지나친 관심을 보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Yb%2Fimage%2Fvabcah_nqu87Ra5bAS5sEOUqZm8.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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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울산으로 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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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2T07:26:13Z</updated>
    <published>2026-08-22T07:23: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왕암의 열기는 몸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양산을 펴 얼굴을 가려 보지만, 스쳐 지나간 바람이 끝내 양산 살을 꺾어 놓고 말았다.  대왕암을 향해 굽이굽이 돌아오는 길, 엉겨 붙은 열기는 어깨를 타고 올라와 몸속 빨간 스위치를 켰다. 방금 전까지 구석구석을 사진에 담으며 탄성을 지르던 나는 사라지고, 본능처럼 시원한 그늘만 찾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독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Yb%2Fimage%2FkdbwmFpHONLb0s21LBha6TohgHw.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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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원하는 대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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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1:01:04Z</updated>
    <published>2026-08-13T01:01: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습기를 머금은 투명한 구슬이 데구르르 굴러 벤치에 떨어졌다. 빗방울들은 서로 포개지기를 반복하며 부딪히다 이내 하나로 뭉쳐졌다. 나는 얼른 벤치 왼쪽 끝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앉았다.  손에는 우산이 들려 있어 빗방울을 막을 수 있었지만, 앉은 자리로 떨어진 투명한 구슬들은 내 체온에 조용히 흡수되었다. 벤치의 일부는 내 차지가 되었지만 뻗은 다리 위 갈색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Yb%2Fimage%2FBvkaMTQBbDM-KeTg3SkMv7OCz9w.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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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에게 낙인찍힌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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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01:18:31Z</updated>
    <published>2026-08-12T01:18: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릴 적 이야기다.  정확히 중학교 시절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부모님은 밭일을 나가고, 나는 혼자 텅 빈 집을 지키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삼복더위는 땀구멍을 틀어막듯 내 살갗에 들러붙었고, 뱃가죽이 등에 붙을 만큼 야윈 몸에도 사정없이 달라붙었다.  얼마나 갑갑하고 숨통이 막혔던지, 살을 벗겨낼 수도 없는 더위가 원망스러웠다. 청소년기에 막</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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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느림의 온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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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1T00:52:56Z</updated>
    <published>2026-07-31T00:52: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이는 눈높이 수학 숙제를 책상 위에 펼쳐 놓았다. 연필을 쥔 손에는 힘이 없었다. 허공에 멈춘 눈동자는 문제를 바라보지 않았다. 마음은 이미 게임 속으로 달려가 있으니 수학 문제는 짐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연필은 움직이지 않았고 시간만 흘러갔다. 행동이 멈춘 것 같은 아이를 보며 답답함이 먼저 올라왔다. &amp;lsquo;왜 이렇게 시작을 못 할까.&amp;rsquo; &amp;lsquo;조금만 집중&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Yb%2Fimage%2F0gGqGBRdDubZLiXz7jBwn5-AmwU.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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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시 둘이 남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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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4T15:11:11Z</updated>
    <published>2026-07-24T15:11: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르막 골목길을 둘이서 걷는다. 저녁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다. 집은 눈에 보일 만큼 가까운데도 골목은 제법 가파르다. 오르막을 오를 때면 몸이 자꾸 뒤로 끌려가는 듯하다. 발가락에 힘을 주고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짧은 골목도 제법 길게 느껴진다.  남편과 나. 다시 둘이 남았다.  서울 왕십리에서 스무 살을 보냈다. 시골에서 갓 상경한 나는 언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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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은 반찬통 하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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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9T13:39:53Z</updated>
    <published>2026-07-19T13:39: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작은 반찬통들이 모였다.  마트에 갈 때마다 하나씩 사 모은 손바닥만 한 반찬통이다. 주일 점심에 먹을 반찬을 넉넉히 만들기로 했다. 멸치볶음, 황태채볶음, 미역줄기볶음, 배추겉절이, 깻잎, 그리고 언니가 보내준 마늘장아찌까지. 반찬통은 하나둘 음식으로 채워졌다.  시댁과 작은집에 나눠 드릴 생각이었다. 어머님은 작은집까지 챙길 필요 있느냐며 말렸지만, 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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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더위보다 뜨거운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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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4T05:58:19Z</updated>
    <published>2026-07-14T05:58:19Z</published>
    <summary type="html">당당히 버티고 선 아파트. 태울 듯 내리쬐는 햇볕에 절로 미간이 찌푸려진다.  생각해 보면 에어컨 실외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앞에서 나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집에 가만히 있어도 등에 땀이 맺혀, 고양이들을 위해 에어컨을 켜놓고 나왔다. 모두가 더위를 피해 에어컨을 켜지만, 그 열기는 다시 밖으로 쏟아진다.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셈이다.  여름이니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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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빨간 구두를 다시 읽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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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3T04:04:36Z</updated>
    <published>2026-07-13T04:04:36Z</published>
    <summary type="html">강원도에서 아이들 고모가 찾아왔다.  아파트로 빙 둘러싸인 가운데 상가 건물과 등을 맞댄 빌라들이 일렬로 서 있다. 우리 집은 오르막길 맨 위에 있다. 집 앞 화단에는 고추와 가지, 깻잎이 자라고, 이층 높이의 감나무와 살구나무가 서 있다. 도심 한가운데지만 시골집 앞마당 같은 풍경이다.  이곳으로 이사 온 뒤 고모가 처음 우리 집을 찾았다. 풀냄새가 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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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장마비에 묻은 사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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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9T03:19:14Z</updated>
    <published>2026-07-09T03:19:14Z</published>
    <summary type="html">굵은 장맛비가 쏟아진다. 땅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인지, 하늘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위와 아래의 물줄기가 맞닿아 폭포처럼 굉음을 낸다. 그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큰오빠를 잃고 울던 그녀의 빨갛게 부은 코가 떠오른다.  눈물보다 콧물이 먼저 흐르고, 콧물보다 눈물이 더 오래 남는다. 선량하게 살아온 한 사람의 생이 너무 안쓰러워 그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Yb%2Fimage%2FCA1sImeuQYNueRu52Wr01iulNGg.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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