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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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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mulsamo</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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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PISCOR ERGO SUM !</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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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30T02:07:24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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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01 제라늄과의 첫 만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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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22:00:14Z</updated>
    <published>2026-10-10T22: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식물 기르기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며, '나는 어쩌다 제라늄을 기르게 되었을까' 하는 기억부터 더듬어본다.  나의 30대를 관통했던 취미는 열대어와 수초를 기르는 일이었다. 그 자체로도 꽤나 열중할 만한 세계였고 나눌 이야깃거리도 한 트럭은 되겠지만,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뤄두기로 하자. 어쨌든 이번 주인공은 제라늄이니까.  수초를 기르며 식물과 친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Zx%2Fimage%2FUY8Mem3YoeYDkgSf66ODqdo-C9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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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래된 장비를 물려받는다는 것 - ~ 모두가 나처럼 낚시하면 용품 업체는 다 망하겠지만 :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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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3:52:40Z</updated>
    <published>2026-10-06T05:17: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며칠 전, 당근을 통해 플라이 타잉용 바이스와 도구, 머터리얼 풀셋을 아주 저렴하게 넘겨받았다. 그런데 막상 받아 들고 보니 &amp;lsquo;저렴하게 샀다&amp;rsquo;기보다는 &amp;lsquo;물려받았다&amp;rsquo;는 느낌이 훨씬 강했다. 오래 사용한 흔적이 역력한 장비들이었다. 도구 하나하나에 그의 손길이 남아 있었다. 이걸 오랫동안 만지고, 들여다보고, 수많은 털과 실을 걸어 플라이를 만들었을 것이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Zx%2Fimage%2F44qwmJEuqdAW9OGO6oO_7J3ogJ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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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독(愼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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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3:57:10Z</updated>
    <published>2026-09-30T08:21: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숙제 검사받을 사람도 없는 인생에서 홀로 곧으려 애쓰며 살았던 시간. 오늘 문득 동생과 나눈 대화 끝에 불현듯 '신독(愼獨)'이라는 단어가 불쑥 튀어나왔다.  아마도 어쩌면 중고등학교 도덕이나 윤리 시간에 배웠음직한 그 먹먹한 낱말. 남이 보지 않는 홀로 있는 자리에서도 스스로를 삼가고 도리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말. 한자 시간에 외웠던 '군자대로행'</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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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식은 차와 황금 비늘 ~1~ - &amp;lt; 요크셔의 회색 바다와 두 명의 찌질이 &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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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2Z</updated>
    <published>2026-08-31T03:41:38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국 북동부 요크셔주의 작은 어촌 마을, 스카버러(Scarborough)의 바다는 일 년 중 삼백 일 동안 젖은 펠트천 같은 색을 띤다. 하늘과 수평선의 경계는 구체적인 윤곽을 잃은 지 오래였고, 포말을 일으키며 밀려오는 파도는 짠물이라기보다 잘 우려낸 차에 소금을 부어놓은 듯한 눅눅한 회색이었다. 그 해변의 축축한 모래사장에 두 남자가 서 있었다. 형 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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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식은 차와 황금 비늘 ~2~ - &amp;lt;식어버린 차와 세 개의 황금 비늘 &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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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2Z</updated>
    <published>2026-08-31T03:41: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릴이 지르는 비명이 정적을 찢었다. 나일론 줄은 마치 고전적인 현악기의 팽팽한 줄처럼 죄어들어 물방울을 튕겨냈고, 12피트짜리 글라스파이버 낚싯대는 활처럼 곡선을 그리며 산업시대의 인공물답게 둔탁하게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보통의 낚시꾼이었다면 틀림없이 당황해서 고함을 지르거나 허둥지둥 몸을 뒤로 젖혔을 것이다. 하지만 아더의 반응은 여전히 차분했다. 그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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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 구제옷, 그리고 소확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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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3:58:30Z</updated>
    <published>2026-08-21T02:33: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살다 보면 문득 일상에 옅은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어딘가에서 쳇바퀴 기어가 살짝 삐걱대기 시작하는 듯한 묘한 기분... 그럴 때면 어김없이 마음 한구석에서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 재미있는 거 없나? 뭔가 좀 새로운, 다른 걸 한번 건드려볼까?' 나에겐 그 계절이 주로 가을이었다. 인생의 거창한 터닝포인트까지는 못 되어도, 삶의 마디를 조금 비틀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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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근 와써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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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4:47:51Z</updated>
    <published>2026-08-08T01:02: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즘은 한창 당근마켓에 푹 빠져 있다. 물건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을 사연이나 쓰던 사람들의 삶 같은 걸 멋대로 상상해 보곤 한다. 마치 오래전 황학동이나 동묘를 구경하러 다니던 때의 기분이 들기도. 뭔가 칙칙하고 곰팡내 풀풀 나는 찌질한 삶의 체험현장 같기도 하지만, 평소 전혀 관심 밖이었던 물건들과도 의외로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 곳. 도서관보다는 차라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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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허무를 소비하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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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4:47:51Z</updated>
    <published>2026-07-30T05:16: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치열하게 구르며 살다 보면 문득 멈춰 서게 되는 순간이 온다. 이 악물고 버티던 발판이 사실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 위에 놓여 있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온몸에 들어가 있던 힘이 한꺼번에 빠져나간다. 아등바등 살아온 날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내가 쌓아 올린 탑은 견고한 성이 아니라 언제든 무너질 모래성이었던가. 지금까지 붙잡고 있던 것들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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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낡은 시간의 향기: 트렁크와 뷰티르산의 연금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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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21:50:30Z</updated>
    <published>2026-07-09T06:46:36Z</published>
    <summary type="html">트렁크를 여는 행위는 마치 낡은 소설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일과 비슷하다. 거기에는 의도치 않게 방치된 시간의 퇴적물들이 늘 도사리고 있으니까. 낡은 세단의 트렁크 구석, 스페어 타이어 옆에 굴러다니던 플라스틱 통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피자 위에 뿌려 먹는 파마산 치즈 가루. 유통기한은 이미 3년 전, 혹은 4년 전에 끝난 물건이었다.  낚시라는 취미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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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운(浮雲) -5 - 제5장: 북방의 장미, 흑해당(黑海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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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3Z</updated>
    <published>2026-06-18T05:52:20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설희(雪姬)라는 가면  만주의 겨울은 지독했다. 하얼빈의 바람은 습기를 머금은 채 들러붙는 슬픔이 아니라, 모든 생경한 감각을 단숨에 부러뜨리는 냉혹한 백색의 칼날이었다. 하지만 조계지의 중심에 자리 잡은 호화 요정 '북극성'의 내부는, 그 시린 빙점(氷點)을 비웃듯 후끈한 열기와 진한 분내, 그리고 아편 연기로 질척거렸다. 1935년의 하얼빈, 관동</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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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改)숲에 갑자기 정적이 찾아든다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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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3Z</updated>
    <published>2026-06-02T07:25:46Z</published>
    <summary type="html">숲에 갑자기 정적이 찾아든다면 ~ 너에게 남은 시간은 7분 ~    그날도 특별할 것 없는 늦가을의 토요일이었다. 계절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이 겨울을 향해 완만한 경사를 내려가고 있었고, 며칠 전부터는 눈벌레(雪虫)들이 기분 나쁘지 않을 만큼 가볍게 흩날렸다. 기온이 내려간 만큼 숲의 냄새는 얇아졌고, 대신 그 자리에는 무언가 소중한 것이 쑥 빠져나간 듯</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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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6/04/16</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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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0T06:14:51Z</updated>
    <published>2026-04-15T22:48: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출근길에, 봄 꽃. 볼 수 있을 때 실컷보고 잔뜩 찍어놔야 또 한 해를 버틴다. 일 년 365일이 봄이고 가을인 나라에선 과연 봄이란 어떤 계절일까?        올해의 滿開...&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Zx%2Fimage%2F1GAGaAIiM5cswCjYlf7H7FBZte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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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운(浮雲) -4 - 제4장: 황푸강의 안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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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2Z</updated>
    <published>2026-03-20T22:25:39Z</published>
    <summary type="html">1. 거대한 혼돈의 아가리   상해(上海)는 바다의 끝이 아니라, 모든 세계가 뒤섞여 끓어오르는 거대한 용광로였다. 밀항선의 육중한 철갑이 황푸강의 누런 물살을 가르며 선창에 닿았을 때, 연희가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조선의 산천에서는 단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기괴하고도 압도적인 체취였다. 그것은 썩은 강물의 비린내와 기계가 내뿜는 매캐한 석탄 연기, 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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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운(浮雲) -3 - 제3장: 해풍(海風)의 지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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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2Z</updated>
    <published>2026-03-16T22:29:15Z</published>
    <summary type="html">1. 부산항, 낯선 소음의 바다  코끝을 찔러온 것은 종가댁의 찌든 묵향이나 곰국 냄새가 아니었다. 그것은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짐승의 내장처럼 비릿하고도 맵싸한 소금기 섞인 바람이었다. 낙동강 줄기를 따라 며칠을 걷고, 다시 이름 모를 나룻배에 몸을 실어 당도한 부산항은 연희가 평생 알고 지냈던 &amp;lsquo;백색의 세계&amp;rsquo;를 무참히 깨부수며 존재감을 드러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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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운(浮雲) -2 - 제2장: 파계의 허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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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2Z</updated>
    <published>2026-03-13T22:26:33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서늘한 묵향과 정적   사랑채는 종가댁에서 가장 깊고 서늘한 침묵이 고이는 장소였다. 안채의 기름진 음식 냄새나 마당을 할퀴는 매미의 비명조차 이 구역의 문지방을 넘어서면 기묘하게 힘을 잃었다. 연희는 이슬 맺힌 댓돌 위에 신을 벗어 두었다. 발바닥을 타고 전해지는 화강암의 냉기는 어젯밤 그녀가 겪은 통증과는 다른 종류의 예리함으로 온몸을 훑고 지나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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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운(浮雲) -1 - 제1장: 백색의 감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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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2Z</updated>
    <published>2026-03-10T04:5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1.&amp;nbsp;정체된 시간   매미 울음은 이미 소리의 범주를 벗어나 있었다. 그것은 고막을 타고 흘러 들어와 뇌수 깊숙한 곳을 긁어대는 날카로운 금속성 비명이었고, 대기를 가득 채운 습기는 숨을 쉴 때마다 허파 꽈리 사이사이에 끈적한 가래처럼 달라붙었다. 경상도 심산유곡에 자리 잡은 종가댁, 그 거대한 기와지붕 위로 쏟아지는 정오의 햇살은 잔인할 만큼 투명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Zx%2Fimage%2FbHuN7GwOTIFtchJth9NTCsLHLQ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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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가 화장실에서 피리소리를 내었는가 -6 - 제6장: 이름 없는 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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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2Z</updated>
    <published>2026-03-07T00: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2026년, 여름   연구소 정문을 나서는 한결의 어깨 위로 묵직한 빗줄기가 내려앉았다. 그것은 1,400년 전 사비의 산등성이를 적셨을 그날의 비처럼, 대지의 끈적하고 뜨거운 지열을 한껏 머금은 여름 장마였다. 출입증을 반납한 주머니는 가벼워졌으나, 가슴 안쪽 깊숙이 찔러 넣은 USB의 감촉은 마치 날카로운 뼛조각처럼 생경한 이물감을 남겼다. 한결은 잠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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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가 화장실에서 피리소리를 내었는가 -5 - 제5장: 메마른 여름의 피리 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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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2Z</updated>
    <published>2026-03-05T06:57: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비의 마지막 여름은 타오르는 노을처럼 붉고도 불길했다. 지독한 가뭄 끝에 불어오는 바람은 서늘한 모래 먼지 대신 숨 막히는 지열만을 몰고 왔다. 기벌포를 메운 당나라 전함의 돛이 금강 물길을 거슬러 오르고, 탄현을 넘은 신라군의 말발굽 소리가 사비성 턱밑까지 육박했다는 흉흉한 소문이 저잣거리를 휩쓸던 때였다. 백제는 꺼져가는 국운의 마지막 불꽃을 살리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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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가 화장실에서 피리소리를 내었는가 -4 - 제4장: 벼랑 끝의 증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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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2Z</updated>
    <published>2026-03-04T05:56:16Z</published>
    <summary type="html">2026년 2월, 부여 문화재연구소 분석실.  약속된 일주일 가운데 넷째 날 밤이었다. 분석실 타일 바닥 위로는 조 명인이 풀어놓은 녹슨 공구들과 결이 거친 대나무 시편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가습기가 뿜어내는 누르스름한 수증기가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느릿하게 소용돌이쳤다. 한결은 재현품 횡적의 취구를 거치대에 고정한 채, 가느다란 튜브로 연결된 압력</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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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가 화장실에서 피리소리를 내었는가 -3 - 제3장: 오물 속에 묻힌 진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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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4:22Z</updated>
    <published>2026-03-03T05:39:42Z</published>
    <summary type="html">2026년 2월, 부여 문화재연구소.  소장은 한결의 보고서를 든 채 한참 동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발굴현장에서 소장의 권위는 절대적이었지만, 연구소 문을 나서는 순간 그가 마주할 현실은 달랐다. 한결은 소장이 건설사 측에 어떤 약점을 잡혔는지 알지 못했고, 굳이 묻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소장의 굽은 등 뒤로 드리운 그림자가 낮에 보았던 상무의 매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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