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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구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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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amp;quot;보도블록 한 장씩을 깔아 길이 되고, 광장이 생겼습니다. 허리를 굽혀 길을 만드는 사이, 삶을 알아갑니다. 제 서랍 속 그 글들이 당신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amp;quot;</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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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21T02:52:1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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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22화. 모세의 기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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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12:00:00Z</updated>
    <published>2026-10-13T1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다와 하늘의 경계선에 맞닿은 붉은 태양은 우주의 입구처럼 내 영혼을 끌어당겼다. 내 인생의 마지막 태양은 조금씩 사라져 갔다. 주변에 늘어선 횟집들의 밝아지는 조명을 피해 어둑해지는 해안 길을 절뚝거리며 걸었다. 태양이 완전히 사라지자 어둠이 서서히 다가왔다.  가로등이 없는 어둑한 흙길을 걸어 들어가자 나무숲으로 막힌 외진 곳이 나왔다. 방치된 지 오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OSdP6iOcbbLbjj7sAxi7qcsj95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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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시의 밑바닥을 닦아내는 묵묵함 - 12화. 박화성 「하수도 공사」 &amp;amp; 하수관 청소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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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12:00:12Z</updated>
    <published>2026-10-11T12: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맨홀 뚜껑을 열자 서늘한 악취가 왈칵 뿜어져 나온다. 작업자는 랜턴을 켜고 사다리를 타고 내려간다. 지상의 햇살이 닿지 않는 아스팔트 아래, 좁고 어두운 하수관이 기다리고 있다.  생활하수와 빗물, 온갖 오물이 뒤엉켜 굳어진 검은 찌꺼기가 바닥에 깔려 있다. 허리를 제대로 펴기도 힘든 공간에서 고압 세척기 소리가 울린다. 삽으로 굳은 찌꺼기를 긁어낼 때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tFzACN5lJZy6KbhvzjJTStZZjm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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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21화. 노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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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12:00:01Z</updated>
    <published>2026-10-09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전화를 받았다.  &amp;quot;선배, 왜 전화 안 받아?&amp;quot;  &amp;quot;미안해, 영원아.&amp;quot;  &amp;quot;뭐가 미안해.&amp;quot;  &amp;quot;너무 미안해.&amp;quot;  고개를 떨구고 오열했다.  &amp;quot;아무래도 심상치가 않네. 근데 이게 대체 뭐야?&amp;quot;  &amp;quot;미안해, 영원아.&amp;quot;  &amp;quot;자꾸 미안하다고만 하지 말고, 내 얘기 좀 들어봐.&amp;quot;  흐느끼며 영원이의 이야기를 들었다.  &amp;quot;누가 이 USB를 우리 아빠한테 보냈어. 아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_s2LtLDC4Rja_YvY8ht6uT8wk7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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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20화. 몰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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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12:00:01Z</updated>
    <published>2026-10-06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천국학교는 아버지의 예상대로 많은 교인이 관심을 보이며 봉사 신청이 이어졌다. 천국학교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평일에도 교회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천국학교 교인들의 요청으로, 시골 개척교회에서 했던 프로그램을 그대로 적용했다. 트로트 준비 찬송을 하고 재밌고 알찬 설교로 천국학교 예배를 진행했다.  천국학교는 전도 활동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적잖은 성과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o_bLCxiFOIfcQJFSnsqAxMao3G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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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지막 길을 정갈히 다듬는 손 - 윌리엄 포크너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amp;amp; 상조&amp;middot;장례지도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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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12:00:06Z</updated>
    <published>2026-10-04T1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당 한구석에서 톱질 소리와 망치질 소리가 둔탁하게 울려 퍼진다. 먼 길을 떠나게 될 어머니를 위해, 큰아들은 며칠 밤을 새우며 직접 나무 관을 짠다.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는 어머니 애디 번드런의 마지막 유언에서 시작된다. 그녀의 바람은 자신이 태어난 고향 마을 제퍼슨의 흙에 묻히는 것.  가족들은 그 약속을 지키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zW6ZdZ69RUIUCODf7x8xvhGGh9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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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19화. 사라진 기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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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12:00:03Z</updated>
    <published>2026-10-02T1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허구가 아닌 실체를 가지기 위해서는 취기의 힘이 필요했고, 그 취기는 내 기억을 가져갔다. 내 몸에 미세하게 남겨진 감각들은 그 기억의 파편들이었다. 휴가 첫날의 아침은 새벽예배 알람도 없이 시작되었지만, 폭탄이 터져버린 폐허 속의 처참한 시체처럼 침대에 누워있었다. 방바닥에는 찌그러진 맥주캔들이 휴지와 같이 너저분하게 흐트러져 있었다. 썰렁한 기운에 내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YFtzgDOpU9Dmx5lw1aC-5U9SDb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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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18화. 만남 다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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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12:00:03Z</updated>
    <published>2026-09-29T1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원이가 하던 대로 유리컵에 소주를 좀 붓고 맥주를 가득 채웠다. 진한 맥주 향이 휴가를 선언한 나에게 감동의 취기를 선물했다. 영원이가 왜 소맥을 마셨는지 공감했다. 초저녁부터 야동을 뒤적이며 소맥을 마시고 안줏거리를 만든다고 싱크대를 들락거렸다.  밤 11시가 되었다. 식탁 위에는 빈 소주병과 찌그러진 맥주캔이 널브러져 있었다. 취한 머릿속은 노트북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9d2Ln7SlmDdQC6YGBr-etvnNYU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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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홀로 지키는 빛 - 10화. 알퐁스 도데 〈상기네르 섬의 등대〉 &amp;amp;&amp;nbsp; 등대지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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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12:00:00Z</updated>
    <published>2026-09-27T1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알퐁스 도데의 단편 〈상기네르 섬의 등대〉는 지중해 코르시카섬 부근의 외딴 바위섬에서 등대원들과 함께 보냈던 며칠간의 호젓한 기록으로 시작된다.  낮 동안 그곳은 흰 갈매기 떼와 야생 염소, 제노바 시대의 낡은 탑이 전부인 침묵의 섬이다. 등대지기들은 바위에 앉아 낚시를 하고, 늙은 등대원이 끓여내는 생선탕을 함께 나누어 먹으며 세상에서 가장 한가롭고 조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aggXhBIPFuhvcZsWeRS4px8GeH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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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17화. 휴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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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5T12:00:01Z</updated>
    <published>2026-09-25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냉장고에 소주 두 병이 남았다. 영원이는 독한 소주를 왜 이렇게 사다 놓은 걸까? 영원이는 시골에 계속 올 생각이었다. 마음이 아팠다. 시간은 흘러 밤 11시가 되었다. 지난밤의 취기가 필요했다. 안주도 필요하기에 냉장고를 뒤져 소시지를 찾았다. 양파와 소시지를 볶아 접시에 담았다. 소주를 유리컵에 부었다. 맥주처럼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가 방바닥에 뱉어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zZOfpoPxFIj0Ay3njD5Z9pH8Oe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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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15화. 로미오와 줄리엣&amp;nbsp;&amp;nbsp;16화. 낫</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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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2:00:01Z</updated>
    <published>2026-09-22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수선한 가운데, 전화가 왔다. 아버지였다.  &amp;quot;모세야, 확인할 게 있다.&amp;quot;  불길한 음성이 내 귀를 파고들었다.  &amp;quot;유명교회 목사 막내딸 영원이가 너에게 다녀갔다면서.&amp;quot;  침착하려 애썼지만,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amp;quot;같이 잤다면서.&amp;quot;  아버지의 단정적인 말투가 나를 자극했다.  &amp;quot;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amp;quot;  &amp;quot;오해라니? 술도 마셨다면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kkPgypYXLhaITvIXnCe7PzVP4w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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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형체 없는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손 - 9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피그말리온〉 &amp;amp; 석재&amp;middot;석공 노동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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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12:00:01Z</updated>
    <published>2026-09-20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가 기록한 신화 속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야기는, 줄거리만 보면 단순하다.  세상 여인들에게 환멸을 느낀 키프로스의 조각가가 상아로 완벽한 여인상을 깎아내고, 그 차가운 조각상을 홀로 사랑하다가 신의 은혜로 사람으로 만들어 결혼했다는 이야기.  신화는 그가 조각상에 옷을 입히고 보석을 걸어주며 홀로 마음을 졸인 애틋함과, 신이 내려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1u-ZE8dd-qn4sbP-aYuw0V37Ap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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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14화. 이 땅에 천국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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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12:00:02Z</updated>
    <published>2026-09-18T1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주일이 되었다. 버스에서 내리는 교인들과 인사를 주고받으며 예배를 준비했다. 오늘은 행진가 음률의 복음송으로 준비 찬송을 인도했다. 예배당은 교인들로 가득 찼다. 강 사장이 긴장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설치했다.  &amp;quot;모세를 뒤따르는 이스라엘 백성은 맹렬하게 쫓아오는 이집트 군사들을 보며 겁에 질려 울부짖었습니다. 왜 잘살고 있는 우리를 끌어내어 죽이려고 하느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It3nGg12OcL4lfo5jkiwupmkyu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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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13화. 비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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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12:00:03Z</updated>
    <published>2026-09-15T1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분홍빛 경차는 시골길을 거침없이 달렸다.  &amp;quot;영원아, 속도 좀 줄여. 커브 길에 경운기가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어.&amp;quot;  &amp;quot;규정 속도로 가는 거야. 선배가 자꾸 그러니까, 운전하기 더 힘들어.&amp;quot;  &amp;quot;어, 저기 경운기.&amp;quot;  &amp;quot;봤어.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마.&amp;quot;  마트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된장찌개를 끓이고 상추와 고추를 씻어 채반에 수북하게 담았다. 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cFpIoA58A-_4oo8_bcJ8LZOMXa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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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뿌리를 어루만지는 손 - 8화.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amp;amp; 조경&amp;middot;수목 정비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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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12:00:02Z</updated>
    <published>2026-09-13T1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며칠 전 아파트 단지 안으로 굴착기 한 대가 들어왔다. 수십 그루의 나무를 실은 트럭과 안전조끼를 입은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주변을 차단했다. 수명을 다한 나무를 파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생명을 앉히는 작업이었다.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거적때기로 꽁꽁 묶인 흙덩이를 작업자들이 손으로 살살 다듬고, 깊이를 맞추어 땅을 파고 결을 정리했다.  오후에 비 소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LgkH60Z5c3DZTdXkDLD2zrfd0K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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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12화. 천국마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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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1T12:00:03Z</updated>
    <published>2026-09-11T1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영원이가 깨지 않게 조용히 일어나 방을 나섰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다. 방문을 열자 음식 냄새가 진동했다. 놀란 눈으로 들어서자 식탁에는 콩나물국에 소시지볶음과 김치가 반찬으로 차려져 있었다. 영원이는 불안한 자세로 달걀프라이를 뒤집고 있었다. 엉거주춤 들어서는 나를 보자 환하게 웃었다.  &amp;quot;선배, 이거 봐. 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aEBqoazAU0Xyh1wDVDaMZYQ92K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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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11화. 늦은 밤의 고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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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12:00:00Z</updated>
    <published>2026-09-08T1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원이는 오묘한 미소로 나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약속된 오후 일정이 있어 영원이를 두고 방을 나서야만 했다. 일을 보고 돌아오면서 영원이가 가기를 바랐지만, 설거지며 방 청소를 마치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숨을 내쉬며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햄과 소시지가 많아서 부대찌개를 끓였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했다. 싱크대를 정리하고 돌아서자 난감한 사태는 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InqJzKFbi_koSSuOZ35OhZ6N-p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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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16화. 낫</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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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9-08T11:24:50Z</published>
    <summary type="html">노트북을 켰다. 심한 갈증에 냉장고 문을 열었다. 영원이의 잔재가 남아있었다. 캔맥주와 초록병 소주가 보였다. 한참을 들여다보다 캔맥주를 집어 들었다. 여태 맥주도 못 마셔본 바보였다. 캔을 따고 쌉쌀한 맥주 향을 맡았다.  영원이가 마셨던 모습 그대로 한 모금을 입에 머금었다가 목구멍으로 넘겼다. 씁쓸한 청량감이 식도를 타고 흘렀다. 한 모금 두 모금,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vh9Jp_pCpBl83S4yUsKiZgU4zT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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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밥상 뒤편의 손 - 7화. 존 버거 《끈질긴 땅》 &amp;amp; 축산&amp;middot;축사 노동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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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6T12:00:00Z</updated>
    <published>2026-09-06T1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실 나는 축사 일을 직접 해본 적이 없다. 분뇨 냄새가 옷과 몸에 깊게 배는 고단함이 어느 정도인지, 그 노고를 감히 다 안다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마트 진열대에 놓인 고기 포장지를 집어 들 때마다, 그 뒤편에서 매일 아침 가축을 돌보고 있을 누군가의 손길이 문득 궁금해지곤 했다.  요즘은 사료 주기와 분뇨 처리 대부분을 자동화 설비가 맡는 대형 축&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ukZ3u1hwOVCB6C2wFtI1Iumx-R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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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10화. 공포의 도가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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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12:00:01Z</updated>
    <published>2026-09-04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갓 뽑은 경차 조수석에 앉았다. 서울에서 2시간 거리를 4시간에 걸쳐 운전했다는 영원이는 먹이를 거머쥔 맹수처럼 편안해졌다.  &amp;quot;얼마나 간절히 기도한 줄 아세요. 제발 모세 선배 만나게 해달라고, 그때 선배가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거 있죠.&amp;quot;  &amp;quot;전화도 안 하고 이렇게 오면 어떡해.&amp;quot;  내 말이 끝나자마자 차는 끽소리를 내며 도로 중간에 멈추었다. 뒤따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UL89Lwzs39YYws-t_wj2T8Z75W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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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11시 - 9화. 분홍빛 경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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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12:00:01Z</updated>
    <published>2026-09-01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3층 방에 도착해서 침대에 쓰러졌다. 피곤이 몰려왔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공포의 오각형이 나를 잠재웠다.  다음날, 1층 부동산 사무실에서 강 사장을 만났다.  &amp;quot;사장님, 이제 영상은 그만 올리면 안 될까요?&amp;quot;  &amp;quot;왜요? 어제 서울 가셨다면서요. 무슨 일 있었습니까?&amp;quot;  강 사장은 눈이 둥그레지며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대답도 듣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4xO%2Fimage%2FxUr9Z547iqGp1yxHyDPLyp9zHq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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