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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억을 맡는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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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bitnal-young</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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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냄새를 맡듯, 기억을 맡아 글로 옮깁니다. 계절이 남긴 감정들을 천천히 기록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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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6-25T23:43:0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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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목욕탕 냄새 - 겨울 - 오래 머물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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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15:31:26Z</updated>
    <published>2026-09-05T23:56:34Z</published>
    <summary type="html">버스에서 내려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골목길을 지나면 목욕탕이 있었다. 일요일 아침이면 엄마의 손을 잡고 그곳에 갔다. 실내에는 넓게 펼쳐진 나무 평상 뒤쪽으로 직사각형 옷장이 줄지어 있었다. 그 안에서는 젖었다 마르기를 반복한 나무 냄새가 났다. 우리는 그중 한 칸에 벗은 옷을 가지런히 넣었다. 엄마는 수건을 펼쳐 내 몸을 감싸 안고 욕탕으로 이끌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F5hocGJC4FbQc7FpApkox7trIG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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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불꽃 냄새 - 겨울 - 오래 머물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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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5:25:53Z</updated>
    <published>2026-08-30T00:55:49Z</published>
    <summary type="html">긴 겨울밤이면 가게의 불은 늦도록 꺼지지 않았다. 나와 동생은 할아버지가 지키던 가게 매대에서 초코파이나 알사탕을 한두 개씩 몰래 집어 먹곤 했다. 엄마에게는 비밀이었다. 군것질거리를 입에 넣고 웃음을 참는 우리를 아빠는 혼내지 않았다. &amp;quot;따뜻한 걸 먹어야 속이 상하지 않지.&amp;quot;  그런 밤이면 아빠는 가스레인지 앞에 섰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군용 건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n1NTvztfzPD3_3_8DvexPDbiTK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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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믹스커피 냄새 - 겨울 - 오래 머물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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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5:22:09Z</updated>
    <published>2026-08-16T00:13:59Z</published>
    <summary type="html">김장하던 날이면 하얀 입김 사이로 여러 냄새가 났다.  아빠는 전날 절여둔 배추를 수돗가로 옮겨 물기를 뺐다. 엄마는 부엌과 뒤뜰을 오가며 채소를 다듬었다. 할머니는 큰 대야 앞에 앉아 소금과 젓갈, 고춧가루를 손으로 가늠해 넣었다. 손길이 몇 번 오가자 하얗던 무채가 금세 붉어졌다.  가게를 봐야 하는 할아버지는 손님이 뜸할 때마다 뒤뜰을 기웃거렸다. 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BSHQTytF5Qzar-lYjUbFEY7CSM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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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리 냄새 - 겨울 - 오래 머물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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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5:14:03Z</updated>
    <published>2026-08-08T23:29:46Z</published>
    <summary type="html">파주에서 겨울은 첫서리와 함께 시작됐다. 가을걷이가 끝나 벼 밑동만 남은 논과 잡초가 사그라든 밭 위로 서리가 내려앉았다. 눈보다 조금 굵은 얼음 알갱이들이 설탕을 뿌려 놓은 듯 아침 햇살에 반짝였다.  집 뒤 작은 텃밭에서는 계절마다 무언가 자라났다. 봄이면 감자와 콩이, 여름에는 토마토와 오이, 고추가 자랐다. 여름 작물을 거두고 나면 그 자리를 무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ojDc2b2EuQvo-M4fwWuW7--M1L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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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푸라기 냄새 - 가을 - 남겨진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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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5:06:30Z</updated>
    <published>2026-07-05T00:21: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미는 무거운 고개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안간힘을 썼다. 벌어진 입가에는 흰 거품이 맺혀 흘렀고 끄윽끄윽 낮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불룩한 배는 바닥 위에 무겁게 늘어져 있었다.  새벽부터 시작된 산통은 정오가 되도록 이어졌다. 곁에 쪼그려 앉은 아빠는 입가에 물을 흘려주거나 길게 늘어진 등허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아빠의 이마에도&amp;nbsp;땀이 쉼 없이 흘러내렸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tryfht7S8xq1znPwzoQYAuZRVO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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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들녘 냄새 - 가을 - 남겨진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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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14:32:30Z</updated>
    <published>2026-06-14T00:28:59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람이 불었다. 코스모스가 한쪽으로 기울고 억새풀은 물결처럼 흔들렸다. 엄마는 카메라 렌즈에 눈을 댄 채 우리를 향해 손짓했다. &amp;quot;거기 말고 꽃 옆으로 두 발만 더 가 봐.&amp;quot; 동생과 나는 마지못해 몇 걸음 옮겼다. 햇빛이 눈부셔 시선이 자꾸 아래로 내려갔다. &amp;quot;여기 보자. 웃어야지.&amp;quot; 나는 입을 비죽 내밀었고 동생은 무표정으로 손을 들어 브이자를 만들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4vz2WbPj3znGeZ83WxVt3VLhKQ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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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 운동회 냄새 - 가을 - 남겨진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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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14:23:15Z</updated>
    <published>2026-05-31T00:04:21Z</published>
    <summary type="html">탕. 소리와 함께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하늘색 체육복을 입은 아이들이 일제히 튀어나갔다. 파란 하늘 아래 빼곡하게 걸린 만국기가 물결처럼 반짝였다.  운동장 화단 앞 그늘에 모여 앉은 아이들은 응원솔을 흔들며 목청껏 외쳤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햇볕에 달궈진 운동장에서는 흙먼지와 아이들의 땀 냄새가 함께 올라왔다.  아이들의 함성이 잦아들&amp;nbsp;때쯤&amp;nbsp;&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5dOGdoR1m6pQVxVlyvVeG8fKMl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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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대추 냄새 - 가을 - 남겨진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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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14:08:32Z</updated>
    <published>2026-05-17T00:14:33Z</published>
    <summary type="html">긴 장대로 가지를 털자 나뭇잎과 뒤섞인 붉은&amp;nbsp;열매가 우수수 떨어졌다. 토독토독 소리가 마당 여기저기서 울렸다. 동생의 이마 위로 큼직한 대추알 하나가 툭 떨어졌다. 머리를 감싸 쥔 동생이 와락 울음을 터뜨렸고 한발 뒤로 물러선 나는 깔깔 웃었다. 엄마는 손바닥으로 동생의 붉어진 이마를 연신 문질렀다.  아빠가 장대를 잠시 내리자 우리는 바닥에 떨어진 대추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15TIvTWmGWsarcpCHGaJDPD2ck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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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교복 냄새 - 여름 - 몸에 머무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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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4:55:57Z</updated>
    <published>2026-05-03T00:07:55Z</published>
    <summary type="html">다리미에서 피어오른 수증기 사이로 눌린 옷감 냄새가 올라왔다. 숙제를 하던 등 뒤에서, 잠든 머리맡에서, 엎드려 책을 읽던 곁에서 시시때때로 피어올랐다.  중학생이 되어 처음 교복을 입었다. 여름교복은 가볍고 얇아서 몸에 걸치면 한결 부드러웠다. 엄마는 전날 손빨래해 둔 셔츠를 다리미판 위에 올려놓고 분무기로 물을 뿌렸다. 천 위에 내려앉은 물기는 다리미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CM6RM0-0zPciANwjmw2A4_NF3i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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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탐구생활 냄새 - 여름 - 몸에 머무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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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13:48:50Z</updated>
    <published>2026-04-18T23:37: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름방학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펼치던 책이 있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갓&amp;nbsp;엮어낸 종이 냄새와 잉크 냄새가 함께 올라왔다.  물속 생물을 관찰하는 숙제가 있던 날, 작은 플라스틱 통을 들고 주머니에 수첩과 연필을 챙겨 집을 나섰다. 마을 안쪽 빨래터 위로 이어진 얕은&amp;nbsp;물길을 따라 걷다가 작은 웅덩이를 들여다보았다. 동그란 투명막 안쪽에 검은 점들이 알알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jgFd4n07cyyy1a_1Gdj-iWzOp4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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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 냄새 - 여름 - 몸에 머무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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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4:50:25Z</updated>
    <published>2026-03-29T00:42: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돗가 마당 한켠에는 붉은 고무통이 늘 서 있었다. 그 안에 담긴 물에서는 햇볕에 데워진 고무 냄새와 우물 냄새가 겹쳐 올라왔고 그 냄새를 오래 맡고 있으면 잠이 쏟아졌다. 한동안 물을 쓰지 않으면 비우고 다시 받아 두었다.  수도를 오래 틀면 차가운 지하수가 나왔다. 우리는 그 물을 스테인리스 컵에 받아 마셨다. 입술에 닿자마자 목으로 흘러내리는 물에서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X1OuINWNCRdK77UJXsYCWNi8ss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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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밤 냄새 - 여름 - 몸에 머무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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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4:40:53Z</updated>
    <published>2026-03-15T00:0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낮의 열기는 어둠이 찾아든 뒤에도 슬레이트 지붕 아래 뭉근하게 남아 있었다. 낮 동안 데워진 몸을 따라 더운 숨이 목 안에 맺혔다. 부채를 든 할아버지를 따라 나와 가게 앞 나무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손에 쥔 부채가 움직일 때마다 면티셔츠가 펄럭였다. 티셔츠에 밴 땀 냄새가 더운 공기 속으로 스며들었다. 우리 앞에는 밤의 풀숲과 희미한 가로등이 비추는 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8rVziaZPbFgd1p3jHFjzuYjoXS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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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장독 냄새 - 봄 - 먼저 스며드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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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4:08:11Z</updated>
    <published>2026-03-01T00:05:31Z</published>
    <summary type="html">다섯 계단을 오르면 항아리들이 먼저 보였다. 둥근 어깨를 맞댄 채 나란히 놓여 있던&amp;nbsp;그곳에 자주 올랐다. 담 너머 텃밭이 내려다보이고 그 끝으로&amp;nbsp;논두렁길이 이어졌다. 멀리 교회의 지붕이 흐릿하게 보였다.  장독대 위에서는 빛과 바람이 쉬지 않고 드나들었다. 그곳에서 내다본 먼 길 끝으로 작은 버스가 서서히 다가오면 엄마와 함께 집 앞으로 뛰어 내려갔다. 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a5TYtDeoKC4J-v72ryKbSUO-nN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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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뿌리 냄새 - 봄 - 먼저 스며드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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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3:49:53Z</updated>
    <published>2026-02-22T00:43: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마 아래 달린 고드름이 하나둘 녹아내렸다.&amp;nbsp;언 땅은 햇살과 바람에 풀리고 있었다. 햇살이 땅을 간질이던 날, 나는 뒤뜰에 쪼그리고 앉았다. 모종삽 끝으로 땅을 찍어 보니 겉은 단단했지만 안쪽은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툭 하고 갈라진 틈 사이로 젖은 나무껍질&amp;nbsp;냄새가 올라왔다. 겨우내 닫혀 있던 흙이 낮게 숨을 내쉬는 듯했다.  언 땅을 밀어 올린 줄기들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gG0I4yfN9o9QSeoYwNic0ibHEd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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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숭늉 냄새 - 봄 - 먼저 스며드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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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3:41:47Z</updated>
    <published>2026-02-15T00:14: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식재료를 가득 실은 트럭이 마을을 찾을 때면 확성기 소리가 먼저 골목에 울려 퍼졌다. 곧 날것의&amp;nbsp;생선 냄새가 공기 속을 파고들었고, 싱싱한 채소와 과일 냄새가 그&amp;nbsp;뒤를&amp;nbsp;따랐다.  엄마를 따라 길가로 나온 아이들은 트럭 곁에 서서&amp;nbsp;물건들을&amp;nbsp;올려다보았다. 이름보다 냄새가 먼저 몸에 닿았다. 할머니가 다가가자&amp;nbsp;확성기 소리가 뚝 멎고&amp;nbsp;운전석 문이 열렸다.&amp;nbsp;할머니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mJJtuPnVrND3Em0sxQBaqSFhur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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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참꽃 냄새 - 봄 - 먼저 스며드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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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3:25:43Z</updated>
    <published>2026-02-08T00:20:29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이 오면 마을 뒷산은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자리부터 먼저 물들었다. 할머니는 고개를 들어 그 먼 분홍빛을 가만히 응시하곤 했다.  뒷산 언덕이 물들던 어느 날, 할머니는 커다란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내 손을 잡았다. 계절마다 뒤뜰에서 꽃을 가꾸던 손에는 흙냄새가 배어 있었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할머니를 따라나섰다.  오솔길에는 작은 관목들이 새순을 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7uynYYyk2i24a6A7hj9NpGgrKF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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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리운 냄새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 프롤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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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08:32:58Z</updated>
    <published>2026-02-06T22:45: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출근길, 운전 시야를 가리는 성애를 걷어내려 창문을 조금 내렸다. 그 순간 초겨울의 공기가 차 안으로 스며들었다. 맑고 서늘한 냄새였다. 며칠 전 내린 눈의 기척도 또렷하게 묻어 있었다.  고속화도로를 따라 늘어선 야산에서 올라오는 겨울 냄새들에 잠자고 있던 후각이 하나둘 깨어나는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는 모든 냄새가 분명하고 또렷했다. 계절마다 냄새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0ig%2Fimage%2F2PHRktpG7ui8VucpegLtaFFoHh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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