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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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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제 글을 읽는 시간이 그들에게는 부드럽고 따뜻한 시간이길 바랍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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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2-15T00:19:1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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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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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15:00:07Z</updated>
    <published>2026-07-08T15: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 책을 여기까지 적으며 나는 여러 번 멈췄다.  어떤 문장은 너무 아파서 오래 붙잡지 못했고, 어떤 장면은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혔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문장으로 꺼내는 순간 다시 현재가 되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이 기록은 한 번에 써 내려간 이야기가 아니다. 여러 번 멈추고, 여러 번 돌아보고, 여러 번 다시 시작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KQsv6AmC3jfoUjHE204oQ6DLz4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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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금의 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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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7T15:00:09Z</updated>
    <published>2026-07-07T15: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렇게 나는 다시 현재에 이르렀다.  설을 건너왔고, 다시 거울 앞에 섰고, 내 이야기를 내 언어로 다시 적기 시작했다. 빈 사무실 앞에서 다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나를 완전히 놓치지 않았다. 쓰나미는 다시 왔고, 앞으로도 또 올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제의 나는 예전처럼 아무 준비 없이 그 파도 앞에 서 있지는 않다.  아직도 어떤 기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9yno2ey9CM171mLeDH8qHCOg7B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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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설을 건너온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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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6T15:00:04Z</updated>
    <published>2026-07-06T15: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면도를 하고 난 뒤, 주말에는 머리도 했다.  한 주 남짓 지나면 설이었다. 양가 부모님을 뵈어야 했고, 나는 조금이라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걱정을 덜어드리고 싶었다. 완전히 괜찮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무너진 자리에서 그대로 멈춰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나를 정리했다.  수염을 깎고, 머리를 다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oR4nyQv6zMdds-h46sv12qSkrP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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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시 거울 앞에 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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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5T15:00:10Z</updated>
    <published>2026-07-05T15: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 이야기를 하려면 시간을 조금 되돌려야 한다.  빈 사무실 앞에서 다시 흔들리기 전, 내가 처음으로 나를 다시 붙잡아 보려 했던 날이 있었다. 그날은 거창한 사건이 일어난 날은 아니었다. 누군가가 사과를 한 것도 아니었고, 밀린 돈이 들어온 것도 아니었고, 오래 이어진 싸움이 끝난 것도 아니었다. 겉으로 보면 아주 사소한 하루였다.  나는 2월 4일, 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4whnuZKdDuoX3rrZIndUDjqRYR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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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시 적는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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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4T15:00:10Z</updated>
    <published>2026-07-04T15: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빈 사무실 앞에서 돌아온 뒤에도, 마음은 곧바로 제자리로 오지 않았다.  나는 분명 집으로 돌아왔고, 그날의 불안 속에서 나를 완전히 놓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돌아왔다는 것이 곧 끝났다는 뜻은 아니었다. 상처가 다시 나타났을 때 나를 혼자 두지 않는 법을 조금 배웠을 뿐, 사건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회복은 늘 앞으로만 가는 일이 아니었다.  어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gmUmZ28mw3bRISWo432lTgiPgE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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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 사무실 앞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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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1T15:00:01Z</updated>
    <published>2026-07-01T15: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간이 꽤 흐른 뒤에도, 사건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끝났다고 믿고 싶은 날들이 있었다. 합의서를 썼고, 조사를 지나왔고, 병원도 다녔고, 내 안의 감정도 여러 번 정리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일은 서류 위에서 마무리된 것처럼 보여도, 몸 안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그것은 예고 없이 다시 찾아왔다. 건물의 복도에서, 떼어진 현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M4AG-sULQ8n6g94_Qz3Ltyv_Sb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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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시 손을 움직이는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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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30T15:00:01Z</updated>
    <published>2026-06-30T15: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자신감은 어느 날 갑자기 돌아오지 않았다.  누가 내게 괜찮다고 말해 준다고 해서 곧바로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회복될 것이라고 믿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실제의 나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무너진 뒤의 사람은 쉽게 자기 자신을 다시 믿지 못한다. 머리로는 괜찮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도, 몸은 이미 실패와 상실의 기억을 오래 품고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0PJ-Ly0zhmPOzefn-ObfyHMfas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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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공허가 남은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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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9T15:00:01Z</updated>
    <published>2026-06-29T15: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분노는 오래가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분노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뒤에 더 무거운 것이 남았다. 사람은 계속 화를 내며 살 수는 없다. 분노는 처음에는 몸을 일으키는 힘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오래 지속되면 결국 자신을 먼저 태운다. 그 겨울의 나는 다시 화를 냈고, 다시 억울해했고, 다시 같은 문장들을 머릿속에서 되풀이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baCTSt9HEkZ3dk5Q5yhfOCJET6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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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되돌아온 파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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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8T15:00:02Z</updated>
    <published>2026-06-28T15: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겨울이 끝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합의서가 지켜지지 않은 뒤에도 현실은 멈추지 않았다. 나는 이미 충분히 오래 무너졌고, 충분히 오래 기다렸고, 충분히 오래 설명했는데도, 세상은 또 다른 절차를 내 앞에 가져다 놓았다. 한 번 지나간 줄 알았던 파도가 다시 밀려오는 기분이었다. 같은 물은 아니었지만, 젖는 몸은 결국 같은 몸이었다.  회사는 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F0P9pnh71bGnbR_ZQHks3Gqqo_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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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합의서 바깥의 겨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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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7T15:00:02Z</updated>
    <published>2026-06-27T15: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10월, 나는 다시 한번 종이 위의 문장을 믿었다.  임금체불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한 뒤, 적어도 이제는 말이 아니라 문서가 남았다고 생각했다. 구두 약속은 너무 쉽게 사라졌고, 사람의 태도는 너무 자주 바뀌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람을 믿는다기보다 문장을 믿고 싶었다. 도장이 찍힌 종이, 날짜가 적힌 약속, 조항으로 정리된 책임. 그 문장들이 마지막 질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mpD2_ZENismj19Be2riLHXilIb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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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쓰나미 속 작은 대피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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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15:00:03Z</updated>
    <published>2026-06-24T15: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송금이 끝난 뒤에도 마음은 끝나지 않았다.  돈은 계좌에서 빠져나갔지만, 감정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화면은 닫혔는데 생각은 닫히지 않았고, 하루가 지나도 마음은 같은 자리를 맴돌았다. 몸은 지쳐 있었지만 쉽게 잠들지 못했고, 겨우 잠이 들어도 새벽이면 다시 눈이 떠졌다.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무너짐은 큰 사건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Vzd0HNNUb7qNPHgPPwrQInJcb2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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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송금의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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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3T15:00:02Z</updated>
    <published>2026-06-23T15: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언가를 판다는 것은 아직 버티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집을 정리하고, 차를 내놓고, 삶의 일부를 잘라내면서도 나는 어딘가 아직 끝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살기 위해 내놓는 것이라면, 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세울 수 있을 거라고. 잃는 것은 아프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고.  그런데 어떤 날은 그런 믿음마저 조용히 무너진다.  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T8gsM0CTmX0zMvLB8COrwCWF-g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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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팔아야 했던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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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3T02:35:52Z</updated>
    <published>2026-06-22T15: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살다 보면 정리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낡아서, 필요 없어져서,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어서.  하지만 어떤 것들은 그런 식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그 안에 시간이 들어 있고, 마음이 들어 있고, 함께 살아온 날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들을 내놓는 일은 정리라기보다 잘라내는 일에 더 가까웠다.  내가 먼저 정리해야 했던 것은 집이었다.  그 집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jEGC-Qonu0ZhI_I-K_ZC7dLoXh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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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합의의 방을 지나온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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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1T15:00:04Z</updated>
    <published>2026-06-21T15: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 차례 의견서와 답변서가 오갔다.  한 번 반박하면 끝날 줄 알았던 말들은 다른 문장으로 다시 살아 돌아왔다. 나는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고, 반박하고, 다시 읽었다. 그 시간을 버티는 동안 점점 선명해진 것은 하나였다. 이 싸움은 누가 더 진실한지를 가리는 싸움이 아니라,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싸움에 가까웠다.  최종 심문회의는 20&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NHIWGYUz1tgj7CAx6ssN8UhHhB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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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싸움의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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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0T15:00:04Z</updated>
    <published>2026-06-20T15: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돌이켜보면, 회사와의 싸움은 회복 이후에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완전히 나아진 뒤에 현실과 맞붙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아직 병원의 시간이 몸에 남아 있는 채로, 여전히 약에 기대어 버티고 있는 상태로, 흔들리는 손으로 서류를 넘기며 싸움을 시작했다. 그러니 그 시간은 복수의 시간이 아니라 증명의 시간에 가까웠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위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8dm5lKa8VVPb1G9jhfUYeBDo9e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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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시 걷는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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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7T15:00:05Z</updated>
    <published>2026-06-17T15: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퇴원을 준비하며 나는 매일 아침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의 얼굴은 여전히 낯설었다. 머리는 예전처럼 정돈되어 있지 않았고, 수염도 군데군데 자라 있었고, 눈빛은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주 미세한 차이도 있었다. 예전처럼 무너진 얼굴을 보자마자 시선을 피하고 싶어지지는 않았다. 나는 조금 더 오래 거울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죽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3Qa3XiJy0B75O66MqysPuCr7w4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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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약의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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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6T15:00:03Z</updated>
    <published>2026-06-16T15: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약을 먹는다는 것은 치료를 시작하는 일이었지만, 동시에 다른 종류의 두려움을 시작하는 일이기도 했다.  병원에 들어온 뒤 나는 정해진 시간마다 약을 받았다. 이름과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알약을 손바닥에 올려 받고, 물과 함께 삼키고, 간호사가 다 넘겼는지 확인한 뒤돌아서는 일. 그 절차는 반복적이고 단정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내 마음은 전혀 단정하지 않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cIxLzII1OXvB-zB8Eu30e2ALpN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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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분석하는 인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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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5T15:00:05Z</updated>
    <published>2026-06-15T15: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면이 사람들 앞에서의 나였다면, 분석은 혼자 있을 때의 나였다.  나는 원래 감정을 그냥 지나가게 두는 사람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먼저 구조를 찾았다.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 왜 나는 이 말에 흔들렸을까. 저 사람 표정은 왜 저렇게 굳었을까. 지금 느끼는 이 기쁨은 왜 생긴 걸까.  누군가는 감정을 느끼고 끝내지만, 나는 그 감정을 그대로 두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TRFhLbj6Xn06ngR0TCAjaKlEH-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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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면이라는 생존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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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6-14T15: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원에 머무는 동안 나는 내가 왜 그렇게 오래 버틸 수밖에 없었는지를 자꾸 돌아보게 되었다.  무너진 뒤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나는 원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살아온 사람이 아니었다. 언제부터인가 웃는 얼굴을 습관처럼 쓰기 시작했고, 괜찮은 척, 버틸 수 있는 척, 아무 일 없는 사람인 척하는 일이 내 생존 방식이 되어 있었다. 병원은 내가 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Fh8_h9W2tYhAN5r7FJYbDbf7m0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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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병원이라는 시간의 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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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3T15:00:04Z</updated>
    <published>2026-06-13T15: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원에 입원한다는 것은, 단순히 침대에 눕는 일이 아니었다.  나는 그저 너무 지쳐서 잠깐 쉬러 들어가는 것쯤으로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의 입원은 훨씬 더 많은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 일이었다. 먼저 내 심리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를 했고, 심리 상담을 받았고, 그 뒤 의사의 진료를 거쳐서야 입원이 확정되었다. 그 과정을 지나면서도 내 안에는 계속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uvE%2Fimage%2FKcITGaCrlGt3ToU4DL-kl3GcBc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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