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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타마리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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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아타마리에는 마오리어로 &amp;lsquo;평화로운 아침&amp;rsquo;을 뜻합니다.감성과 이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인간 내면의 가장 고요한 목소리를 따라 글을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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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0-07T08:30:47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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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파도를 기다리던 건 - The Lie we Believe / 우리가 믿는 거짓</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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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10:00:10Z</updated>
    <published>2026-09-30T10: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양양에서 성훈을 다시 본 것은 파도가 거의 없는 날이었다. 이른 새벽, 동이 틀 무렵에 나는 바다 한가운데서 파도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기예보와 달리 바다는 잔잔했다. 하는 수 없이 보드를 옆구리에 끼고 물에서 나오다가 방파제 쪽을 걷는 남자를 보았다. 성훈과 닮은 뒷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양양에 있을 리 없었다. 무엇보다 헤어진 사람들은 서로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PqMXU0o25HTzNb0wL9T2iluAbBU.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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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와인오프너 - Contradiction / 모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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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11:00:20Z</updated>
    <published>2026-09-21T11:0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0. 그날 사람이 사라졌다.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었다. 모두 같은 사람을 이야기했지만, 저마다의 기억은 달랐다. 오후 다섯 시 반쯤, 재희는 승규와 다투고 승규의 집에서 나왔다. 여섯 시 십이 분, 동네 와인샵 CCTV에 문을 열고 들어가는 재희가 잡혔다. 여섯 시 이십구 분, 와인 한 병을 들고 걸어 나가는 뒷모습이 있었다. 그다음은 없었다. 주변 다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PP1FVDlaFugPNZPhfi5xQqbmOpI.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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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츠크츠방 - Self-Punishment / 자기 처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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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8T23:21:01Z</updated>
    <published>2026-06-18T23:0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츠크츠방(Zugzwang): 독일어로 '움직여야 하는 강제'를 뜻하며, 체스에서 자신의 차례에 어떤 수를 두어도 판세가 불리해지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이르는 말.  1. 공기의 입자는 겹겹의 시멘트 벽 사이로 증발하고 있었다. 마른 입술을 떼어내며 눈을 떴을 때, 반도 남지 않은 방 안의 산소는 낯설었다. 창문 없는 어둠. 철제 프레임 침대와 얇은 담요 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Y2kQ3ZBoHTeZJeaIsbEN_mSdWe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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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조용한 도시  - Moral Responsibility / 도덕적 책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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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5T10:37:19Z</updated>
    <published>2026-06-15T10:16:54Z</published>
    <summary type="html">503동 1층의 유리문이 열리고 정환이 나왔다. 구김 하나 없는 흰색 셔츠 위로, 검게 염색한 머리카락이 빛났다. 그는 새벽안개를 가르며 지하 주차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눅눅한 습기가 코끝을 스쳤다. &amp;lsquo;만차&amp;rsquo;라는 사인이 켜진 주차장, 빼곡하게 들어찬 차들 가장자리에, 낮은 음성으로 중얼거리며 불법 주차 차량을 수첩에 체크하는 경비 아저씨가 보였다.  &amp;ldquo;어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Xars5M6kqUG3s1XfG5GcrhJYcy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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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간이역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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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6T06:48:42Z</updated>
    <published>2026-04-26T06:48:42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와 나는 말없이 병원을 나왔다. 밥을 먹자는 엄마의 말에, 병원 맞은편 현민과 자주 찾던 생선구이집으로 들어섰다. 점심시간이 지나 손님은 없었다. 천장의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앵커의 목소리가 공간을 메웠다. 자리에 앉자마자, 엄마는 가방에서 삶은 행주를 꺼내 숟가락과 젓가락을 닦았다. 닦인 수저를 내 쪽에 내려놓고, 보온병의 생강차를 따르며 물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xUkDF3gghrKnrb6EV0KYm_cmZi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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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간이역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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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3T14:03:43Z</updated>
    <published>2026-04-23T14:02: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붉은 커튼 자락에 기대어 울었다. 하얀 휴대폰 창에 떠 있던 이름 석자와 하트 이모티콘은 기약 없는 깜빡임과 함께 사라지고, 어두운 그의 동굴은 다시 자물쇠가 채워졌다. 고요한 방은 흐느낌으로 채워져 갔다. 리모컨을 손에 들고 아무 채널이나 돌렸다. 한 여자의 목소리가 울음소리를 덮을 즈음, 샤워실의 물소리가 멈췄다. 문을 여는 소리에 급히 화면으로 시선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6PiG5x8BONGwwJQEaqGwkfh26r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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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졸업 - 다시 헤엄칠 용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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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7T00:57:09Z</updated>
    <published>2026-04-17T00:55: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졸업을 했다. 두 번째 학위를 위한 졸업식장엔, 지난 수년간 시간과 평가의 압박 속에서도 묵묵히 나를 지탱해 준 남편과 네 꼬맹이, 친정엄마가 함께였다. 아이들은 아마 처음으로 무언가를 이뤄낸 엄마의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네 번의 임신과 출산, 신생아 육아처럼 굵직하지만 형체 없는 성취들 대신, 눈에 보이는 졸업장과 축하의 향연 같은 것들로.  사실 학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FWmJ9Ex5hzmsCRp3NUAQHHh1VUE.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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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안물안궁의 근황 보고 - 초록 지붕 집으로 갑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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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9T03:31:47Z</updated>
    <published>2026-04-09T03:25:39Z</published>
    <summary type="html">글을 꾸준히 쓴다는 것은 꽤나 도전적인 일입니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읽다 보면, 유려한 필력만큼이나 그 이면의 성실함에 감탄하게 됩니다. 내가 꾸준히 글을 쓰지 못했던 이유는 수도 없이 늘어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혼란스러운 난세를 살아가는 동안 글로 마음을 바로 세우지 못한 나라는 인간의 사사로움이 가장 큰 이유겠죠.  작년부터 이사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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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T의 해부(2) - 고해상도 감정을 정제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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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2T22:08:42Z</updated>
    <published>2026-03-02T22:08: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감정이 없었을까? 오히려 그 반대였다. 나는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범위의 기쁨과 슬픔까지 수백 가지로 세분화해 인지하는, 일종의 고해상도 센서를 장착한 아이였다. 그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늘 과부하 상태였다. 미로처럼 얽힌 감정의 파고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식은 이성적인 정제였다. 과부하된 인풋을 깎고 다듬어 가장 효율적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xRrgD4ALETKcNAHE-rGX9_-Enl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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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T의 해부(1)  - 팩트 폭격기의 사회 적응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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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7T09:58:42Z</updated>
    <published>2026-02-27T09:58: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드라마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을 보던 친정엄마가 전화 통화 중에 무심하게 말했다. &amp;quot;너는 저 주인공이랑 참 비슷하다. 저런 사람이 세상에 많은가 봐. 난 네가 T라는 것도 모르고, 어릴 때 너 대하기가 참 힘들었어.&amp;quot; SNS에서 우연히 접했던 T발롬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농담 같은 진담, 혹은 진담 같은 농담이겠지. 무엇이 되었든 나의 숱한 개인적인 경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eADCcNKscrRzuupuTEY3II5RUK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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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롤로그 - ENTJ의 해부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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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7T00:41:10Z</updated>
    <published>2026-02-27T00:36:10Z</published>
    <summary type="html">MBTI가 유행하며 각종 정보들이 범람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기이한 해방감을 느꼈다. 아주 오래전부터 가져왔던 타인을 향한 나의 원초적인 질문들. &amp;lsquo;인간은 왜 각기 다르게 작동하는가&amp;rsquo;, 그리고 '왜 어떤 이들은 끝내 나의 이해의 범주에 들어오지 못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은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을 16가지의 MBTI 전형(Archetype)으로 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Z_y5NhEdEom_q0R7eH_ZQGhtzE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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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Self Confrontation] 거울을 닦는 엄마 - 아이의 빛이 내 그림자에 가려지지 않도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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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0T11:00:11Z</updated>
    <published>2026-02-20T1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엇이든 일단 덤비고 보는 내 성격 때문에, 때때로 나는 빌런 엄마가 되곤 한다.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는 아이들에게 위로랍시고 &amp;ldquo;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amp;hellip;&amp;rdquo;라는 말을 내뱉는 순간, 나는 얼어붙고 말았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어릴 적 아빠에게 들었던 바로 그 말이었음을 기억해 냈기 때문이다.  내가 준비되기 전에 일단 시작부터 하라던 아빠의 굳은 얼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jpiDS5S5ceXgVl7mvczl9Ca8Xe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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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매직미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 거울 속에서 발견한 무한한 가능성의 기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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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9T09:11:46Z</updated>
    <published>2026-02-19T09:10:48Z</published>
    <summary type="html">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글쓰기가 뜸했습니다. 에세이와 소설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유영하는 글들 사이에서 이곳에서의 제 존재의 목적이 희미해지고 있었어요. 게다가 공모전을 준비하며 혼자 벽만 보고 소설을 쓰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더 외로웠습니다.   그때 Ubermensch 작가님의  매직미러 프로젝트 공지글을 읽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__WGkKGPDfyAlnZtG8WdWfY_AH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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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퇴고하지 않을 용기를 위해 - 11살의 찬란한 알맹이를 지켜내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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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5T05:37:19Z</updated>
    <published>2026-02-15T05:30: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중학교 대표로 영어 말하기 대회에 나갔을 때, 나는 몇 번이고 쓰고 지운 글을 들고 가 학원 선생님의 첨삭을 받았다. 여전히 불안한 마음에 영문학을 전공하는 주일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재첨삭을 받았었다. 무엇이 그리 두려웠을까. 남들을 이기고 싶은 마음에 반은 어른의 손이 닿은 스크립트를 달달 외웠음을 고백한다. 무대 위에서 내가 소리 낸 유려한 문장들은 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P2YSFRSx3sa4tFW2rGRrh8ZF8Y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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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억하고 (완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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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7T22:37:01Z</updated>
    <published>2026-02-07T22:34:34Z</published>
    <summary type="html">경수는 떠나야 했다. 열두 시간의 긴 비행을 하고 나면, 아마 답답한 공기를 수도 없이 들이마신 끝에 착륙할 것이다. 엄마를 찾기 전, 그가 머물던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아니면 엄마를 잃은 후, 떠나 있어야 했던 그곳으로 다시 갈 것이다. 어쩌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전혀 다른 곳에 닿을지도 모른다.  그가 떠나던 날, 집 앞에서 그는 나에게 흰 봉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QjPfSZWGDHVeQAsiSX2oFizD_y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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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억하고 (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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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6T08:31:54Z</updated>
    <published>2026-02-05T22:54:18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 밤은 깊은 잠에 빠져 꿈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눈을 떴을 때 집 안은 적막했다. 거실로 나오니 경수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책상 옆에 우두커니 서 있는 캐리어를 바라보다 소파에 몸을 묻었다. 걷힌 커튼 사이로 눈이 녹기 시작한 거리가 보였다. 삼십 분쯤 지났을까. 현관문이 열리는 듯한 소리가 일었고, 나는 공기의 진동에 가까운 울림에 멈칫했다. 문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5A3794-6QykwXfE7YNXfhG3NXZ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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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억하고 (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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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2T23:56:57Z</updated>
    <published>2026-02-02T23:56: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이 되었을 때, 우리는 한 번의 지하철과 두 번의 버스를 환승해 경수의 쪽지에 적힌 주소로 향했다. 지하철과 버스에는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내 옆자리에 앉은 경수는 말이 없었지만, 이상하리만큼 평온한 그의 옆얼굴을 보고 있다 보니 내 손은 신경안정제 봉투에서 멀어졌다.  &amp;ldquo;여기인 것 같아요.&amp;rdquo; 버스가 멈춘 곳은 아파트 단지가 빼곡하고 차들이 즐비한 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yc4-R-ByFVdgKi5WyfuxxRTSn3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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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억하고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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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1T01:52:04Z</updated>
    <published>2026-02-01T01:52: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다시 눈을 감았다. 좌석벨트 사인의 붉은 불빛이 번쩍였다. 기체가 흔들리며 내 몸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좌석의 패브릭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리다가 땀이 나는 두 손을 맞잡았다. 질끈 눈이 감기며 숨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깊은 숨은 점차 큰 소리를 냈다.  온몸에서 차가운 땀이 배어 나왔고, 무색의 납덩어리가 폐를 짓누르듯 무게를 더해왔다. 산소는 점차 희박&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a8Z7AhnkqKD9oXFQkQGRZi28cF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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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억하고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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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30T08:54:20Z</updated>
    <published>2026-01-30T08:54: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창가 자리에 앉을 걸 그랬어. 자리 옆 좁은 통로로 승객들이 끊임없이 지나간다. 캐리어 바퀴가 구르는 소리, 오버헤드 빈이 열렸다 닫히는 그리고 다시 또 열리는 소리. 웅성거림은 점점 커져 귀 안을 세게 두드렸다. 손바닥의 땀은 좌석의 천을 적셨고, 나는 그 미끄러운 감촉을 지우려다 이내 포기했다.  자리에 앉은 지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좌석 아래 가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oZ5Il1Uov2E1754ue89BBae4z3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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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삶의 빈티지, 그 향기로운 기록  - 와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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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8T21:12:52Z</updated>
    <published>2026-01-28T21:12: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와인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날들이 있었다. 혹여나 술꾼처럼 보일까 봐, 혹은 사치를 즐기는 사람으로 비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애주가이고 가끔은 꽤 좋은 와인을 마시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와인을 향한 내 사랑을 정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그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니까. 이제 나는 와인을 사랑해 온 내 시간이 오크통 속의 붉은 액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o8%2Fimage%2FJ_8bLjLFxaRHuVbul3XX24qOC1E.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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