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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슬로하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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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교과서와 학습서를 만들던 편집자. 지금은 슬로베니아에서 쉽게 지나칠 것들에 오래 머뭅니다. 시간이 이름을 붙여준 감정들을 문장으로 옮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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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5-08-15T03:16:57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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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리와 방향 - 익숙한 것들이 다른 각도로 들어오는 가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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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4:25:14Z</updated>
    <published>2026-10-11T21:52: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저녁으로 공기의 얼굴이 제법 서글서글해졌다. 옷장 속 옷들도 이사를 시켜주었다. 칸을 나누고, 꺼냈다 넣었다, 걸었다 접었다 했다. 옷장 봉에는 좋아서 하나씩 들인 옷들이 빼곡히 걸렸다. 입고 싶은 것과 입어야 할 것, 사고도 입지 못한 것들이 한데 섞여 있었다.그러다 지난 한 계절 동안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이 눈에 들어왔다. 더 오래 손이 가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lO-MsKazeQnUV6Rh5smDitp23N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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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풍경이 배경이 된 뒤에 - 창밖의 올리브나무를 다시 본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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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21:00:22Z</updated>
    <published>2026-10-04T21:0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슬로베니아에서 맞은 첫 아침의 풍경을 기억한다. 안방 창문 밖으로 올리브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다. 낮은 산을 뒤에 두고 나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지는 올리브밭이었다. 왼쪽으로는 포도밭도 보였다. 처음에는 분명 낯설었을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창문 밖에는 올리브나무가 있었다. 이 집에 살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본 풍경 가운데 하나가 그것이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nbqFeIQHuq5jOF0L_QBMshvkuV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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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준비, 말보다 먼저 - 반려견을 위해 병원에서 대신해야 했던 말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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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1:00:26Z</updated>
    <published>2026-09-27T21:00:26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국에서는 이미 시작된 추석 연휴. 이곳의 아침에도 분주함은 있었다. 다만 그 모든 분주함은 반려견을 향해 있었다. 전날 저녁에 물그릇을 치워두고, 아침에는 물이 남아 있을 만한 곳이 없는지 집 안을 다시 살폈다. 사료 투정을 부리는 요즘이라 곳곳에 뱉어 놓은 사료 알알들을 혹시라도 다시 주워 먹지 않게 치웠다. 동이 트기 전 이른 새벽에는 배변 산책을 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TBDvtxI1IwYlRS6A6Of1lSynYJ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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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의 하루에 더해진 한 마리의 몫 - 반려견과 보낸 첫 번째 사계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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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05:08:20Z</updated>
    <published>2026-09-20T21:0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반려견이 한 살이 되었다.  지난해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던 무렵, 우리의 하루에 강아지 한 마리의 몫이 생겼다. 이곳에 와 병원 문턱도 밟아보지 않았던 내가 그녀를 데리고 다닐 동물병원을 찾아 등록하고 예방접종을 하러 다녔다. 묻고 싶은 것은 휴대전화 메모장에 미리 적어 번역해 두었다. 무엇을 얼마나 먹여야 하는지 살피고, 평소와 조금 다른 변을 보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IkqAngQjWON9y9ggqbUcVjo_Bl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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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직 여름과 벌써 가을 사이 - 요즘 딱 그런 날들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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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9T18:55:11Z</updated>
    <published>2026-09-13T20:39:36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늘이 쩍 갈라지는 것 같다'는 말은 제법 문학적이고 과장된 표현처럼 들린다. 이곳에서 천둥을 겪을 때마다 그보다 조금 더 유려하게 표현해보고 싶지만, 번번이 저 말로 돌아오고 만다.  으레 천둥소리를 옮길 때 쓰는 '우르릉 쾅쾅'처럼 둥글게 울리는 소리가 아니다. 된소리란 된소리는 모두 공중에서 한꺼번에 연타로 폭발하는 듯하다. 빠자작, 꽈앙, 빠악.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hJJWMm55-a2UHoUtzw58-LdSwq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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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살아야 할 시간이 살아온 시간이 되기까지 - 3개월과 3년 사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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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6T21:01:38Z</updated>
    <published>2026-09-06T21:01:38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곳에 온 지 3개월쯤 되었을 때, 한 번은 울었던 적이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곳이 싫었던 것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다. 처음 보는 것들 사이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일은 대체로 흥미로웠다.  그럼에도 막연히 두려워졌다.  앞으로 이곳에서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나는 무엇으로 쓰일 수 있을까. 여기에서 나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qgiFQB7fGY7L9vvzJSTGNusTEe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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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작 두 줄이었다 - 꽃별 해금 연주, 비익련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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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7T15:16:42Z</updated>
    <published>2026-08-27T15:00:44Z</published>
    <summary type="html">해금 소리는 곱지 않아서 좋았다. 물론 곱게도 낼 수 있는 악기겠지만, 내가 좋아했던 것은 그쪽이 아니었다.  활이 현을 지나갈 때 절절대는 소리.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가늘어졌다가 다시 울렁울렁 몸집을 키우는 소리. 때로는 날카롭고, 때로는 처연하고, 그러다가 또 뜻밖에 통통 튀어 오르는 소리.  고작 두 줄이었다.  두 줄 사이에서 그렇게 많은 감정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rFdiiF0z_FTsA8dDRu9JMXRnzL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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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확해지려 할수록 추상적이 되는 말들 - 나는 왜 이 시간을 자꾸 설명하려 할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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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7T15:25:49Z</updated>
    <published>2026-08-23T20:59:3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한국에는 자주 가요?&amp;quot; 얼마 전 사람들과의 자리에서 그런 질문을 받았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여기서 멈췄다면 간단한 대답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말을 더했다.  사실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고.  지금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내게는 오아시스 같기도, 신기루 같기도 한 감사한 시간이라고. 한국에 닿는 순간 이곳에서는 잠시 떨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ofxKcNPwzCtqUGiwA3AZ2-sDKu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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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녀가 헤엄쳐 오는 동안 - 강아지를 키우지 않았다면 몰랐을 여름의 장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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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21:00:22Z</updated>
    <published>2026-08-09T21:0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주말까지 집에서 이 더위를 견딜 생각은 없었다. 바다를 낀 이곳에서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 아직 한 번도 제대로 수영해 본 적 없는 반려견이 떠올랐다.  해변을 산책하다 물에 발을 담가 본 적은 몇 번 있었다. 파도가 밀려오면 몇 걸음 들어갔다가 금세 빠져나오는 정도였다. 헤엄을 쳐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도그비치를 찾아갔다. 이곳에는 반려견과 함께 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If_fPBtm44PtEVS6HF2nI_AB10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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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매미가 없는 줄 알았다 - 여름을 듣게 된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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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4T09:16:32Z</updated>
    <published>2026-08-02T21: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슬로베니아에는 매미가 없는 줄 알았다.   한국에서 내가 알던 한여름은 귀로 먼저 왔다. 창문만 열어도, 길을 나서도 맴-맴-매엠- 울음이 하루 종일 공기의 빈틈을 메웠다. 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여름의 한가운데라는 걸 알았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아무리 더워져도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 대신 석양이 조금 기울 무렵이면 어디선가 찌-찌-찌-찌- 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cureG-_2YlXmgCy_zhktMjJJvi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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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군가의 여행지에서 - 세 번의 여름, 젤라토 반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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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6T14:32:36Z</updated>
    <published>2026-07-26T21:01: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름이 오면 이 작은 해변 동네는 전혀 다른 얼굴이 된다.  겨울이면 고요하던 골목에 여행 가방의 덜컹거리는 소리가 퍼지고, 이른 아침부터 카페 테라스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해변에는 수건을 펼칠 자리조차 찾기 어려워진다.  첫 번째 여름에는 그 활기 자체가 퍽 낯설었다. 잠시 스쳐 가는 여행자는 아닌데, 그렇다고 이곳 사람도 아니었다. 마트에서도, 식당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B5VM89-g2DWg28akyne9gdgDFv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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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랑을 상상하던 방식 - The Beatles, Michell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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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5T11:03:48Z</updated>
    <published>2026-07-24T14:16:5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유일하게 외울 줄 아는 프랑스어 가사가 있다.  &amp;quot;Sont les mots qui vont tr&amp;egrave;s bien ensemble&amp;quot; &amp;quot;쏭 레 모 끼 봉 트레 비앙 앙상블&amp;quot;  뜻도 모른 채 몇 번이고 따라 불렀다. 입으로는 외웠지만 마음으로는 한참 뒤에야 이해한 문장이었다. &amp;lsquo;서로 아주 잘 어울리는 말들&amp;rsquo;이라는 뜻이었다.  그때 나는 이 노래를 혼자 자주 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xdo0M4xZrAE0Gz_MnNKgClSZjk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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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택배 하나를 찾는 동안 -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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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4T09:15:38Z</updated>
    <published>2026-07-19T21:13:41Z</published>
    <summary type="html">택배를 기다리는 날이면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붙잡고 전화를 기다렸다. 낯선 번호가 뜨면 급히 숨을 한번 골랐다. 수화기 너머 들려올 슬로베니아어를 가늠해 보며 내뱉을 말을 되뇌었다.   지금도 집으로 오는 택배는 기사님의 전화를 받고 나가 받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택배사가 대략 몇 시쯤 오는지, 어떤 번호로 전화가 오는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OcYuHM9f4-YJom9N7IqYONasv7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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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분명 다시 언젠가 -  DEPAPEPE, きっとまたいつか (Kitto Mata Itsuka)</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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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7T14:48:37Z</updated>
    <published>2026-07-17T14:44:47Z</published>
    <summary type="html">스물두 살이었다.  여름방학이었는지, 주말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본가의 현관문을 열었을 때였다.  아빠는 거실 소파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고, 엄마는 그 곁에 앉아 있었다. 동생은 방 안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있는 듯 없는 듯, 먼저 눈치를 채고 방 안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이 집에 무슨 일이 생겼구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f5-6l6UkADsBvdUWCDdnvBfg2_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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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득, 떠나는 날의 인사를 고민했다 - 처음에는 있는 듯 없는 듯 살고 싶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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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6T14:28:12Z</updated>
    <published>2026-07-12T20: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도 산책길에서 &amp;quot;Čao.&amp;quot; 하고 인사를 건넸다. 이름은 모르지만, 이제는 서로 눈에 익은 사람이었다.  슬로베니아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이런 고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때의 나는 남편에게 늘 같은 말을 했다.  &amp;quot;우리가 여기 사는지 잘 모르게, 있는 듯 없는 듯 살자.&amp;quot;  낮에는 대부분 혼자였다. 장을 보거나 특별한 약속이 있는 날이 아니면 집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dizUTWYUVOp0yH_KXVylQOa0tJ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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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노래는 음악이 아니라 장면이 된다 - Leonard Cohen, Lover, Lover, Lover</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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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04:34:05Z</updated>
    <published>2026-07-10T13:31: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금 생각해 보면, 노래가 한 장면을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체감한 것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스위트 히어애프터》를 읽고 나서였던 것 같다.  그전에도 많은 작품을 읽었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떠났다. 죽음은 수없이 등장했지만 대부분은 이야기의 사건으로 지나갔다. 그런데 《스위트 히어애프터》에는 시작부터 오래 붙드는 장면이 있었다.  교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fayzGOzRu4YPBYzr0WI9jv_siB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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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말 너머의 슬로베니아 - 수업 대신 슬로베니아를 들여다본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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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5T21:00:24Z</updated>
    <published>2026-07-05T21:0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일주일 한 번, 그녀와 만나는 영어 수업은 늘 문법책으로 시작한다. 기초적인 시제를 익히고, 예문을 따라 읽고, 같은 표현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새로운 표현을 많이 배우는 시간이라기보다, 이미 배운 문장들이 입에 붙을 때까지 소리 내어 익히는 시간에 가깝다.  그런데 그날은 거의 3주 만에 그녀를 만난 날이었다. 문법책을 펴기도 전에 안부부터 나눴다. 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sB4OK49yvFuxVL7XqWR7AMf0MJ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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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처음 반갑게 들리던 슬로베니아어 - Leopold I. , Edino</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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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2T21:34:30Z</updated>
    <published>2026-07-03T12:53:49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 슬로베니아에서 운전대를 잡았을 때는 집 근처를 벗어나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그러다 길이 하나둘 눈에 익기 시작했다. 내비게이션을 보지 않아도 되는 동선이 생겼고, 운전도 더 이상 두렵기만 한 일은 아니었다.  그즈음 남편의 출장이 잦아졌다. 혼자 보내는 시간도 길어졌다. 이 동네에는 오래 머물 만한 곳이 많지 않았다. 특별한 볼일도 없으면서 가끔은 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66qyiIn6ewgwxuIp80iqatY2Ev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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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버릴 곳이 있다는 것 - 누군가 먼저 닿아 있는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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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6-28T21:4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반려견이 부쩍 자라면서 실외 배변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그 뒤로, 하루는 산책으로 시작해 산책으로 끝난다. 새벽 일찍 한 번, 점심 무렵 한 번, 밤늦게 한 번. 날씨가 무섭게 더워진 요즘은 짧게 네댓 번씩 나가는 날도 늘었다.   같은 길을 하루에도 몇 번씩 걷다 보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가 다녀본 유럽의 여러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BK5u2RvJcm0Waepihh4MMFbj0P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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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장 어두운 문장 뒤로 흐르던 첼로의 그늘 - Rachmaninov, Vocalise | Luka &amp;Scaron;ulić</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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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7T14:46:10Z</updated>
    <published>2026-06-26T11:24:51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동안 독서모임을 자주 다녔다. 직장 안에서도, 퇴근 후에도 사람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일상이었다. 그 무렵에는 독립서점에 들르는 일도 잦았다.   그곳에서는 늘 예상하지 못한 책을 만나곤 했다. 어느 날 부엉이인지 올빼미인지가 그려진 표지와, 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철제본에 이끌려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책을 펼치기도 전에 오래 만져 보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i6%2Fimage%2FWwSZZiHPmClUYTY6WLsKxhAGcM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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