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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조유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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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기억을 기록하기 좋아하는 이. 글쓰기를 위해 농부 안식년 작정하고 제주 일 년 살이 후 다시 농촌으로 돌아오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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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9-21T12:59:4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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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 한 모금 - 96. 가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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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38:05Z</updated>
    <published>2026-10-07T05:08:24Z</published>
    <summary type="html">건너게 하는 계절 건너뛰지 않고 찾아오는 계절 건너뛰면 아쉬움이란 그림자 길게 남기는 계절    두드려 건너지 않아도 껑충 넘어가지 않아 좋은, 어쩌면 홀로임을 뼈저리지 않게 살큼 다리 놓아주는 계절   그러나  자기 이름 버젓이 갖춰 입안에 동글동글 여울지며 간질간질한 계절   초록도 붉음도 아닌 주황이라는 다정함으로 익어가며 살금살금 다가오는 너라는 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pa%2Fimage%2FN6F5zHFmnZxnQthG0_lLtNlCkP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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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농담(弄談) 같은 농담(農談) - 10. 아직 우리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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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12:06:09Z</updated>
    <published>2026-10-02T13:50:34Z</published>
    <summary type="html">난 아직 남편을 미처 모른다. 아직 아들들도 며느리와 예비며느리도 모른다. 가끔 나도 내 맛을 모르는 미맹이 된다.  겪은 것과 짐작이 김장 속처럼 버무려져 있어, 때론 이 맛이 젓갈 덕인지, 고소한 배추 때문인지 아님, 시원한 무 덕분인지 모른다. 어우러져 있는데 손맛이 달라 다 각자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오늘은 단맛이 강했다가 내일은 쓴맛이 늘어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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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농담(弄談) 같은 농담(農談) - 9. 걱정해, 그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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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7:35:21Z</updated>
    <published>2026-09-29T14:45:52Z</published>
    <summary type="html">혼자 있을 때 자신은 뭐든 잘할 수 있고 뭐든 다 깨달은 인간처럼 착각할 때가 있었다. 둘이 치열하게 마주해야만 자기 본모습뿐 아니라, 본성과 본마음의 바닥을 치는 경우를 맞닥뜨린다.   20대 때 나는 확실히 겉늙었다. 애 늙은이가 들어있어서 어른들의 삶을 바라보며 하찮아했다. 왜들 저리 전전긍긍하며 살고 아등바등하는지, 뭘 그리 잘난 체하고 뭘 그리 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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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 한 모금 - 95. 하늘과 별과 쌀과 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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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09:34Z</updated>
    <published>2026-09-27T20:16:46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금 들녘은 불타는 황금빛   햇살과 바람과 비와 달, 그리고  움켜쥔 발아래 흙덩이가 전부라오    매일 그네들과 단순 마중 단순 배웅 후 중력을 이기지 못한 묵직한 낱알에 고개 숙인 나는 강제로 겸손하오    한 발 떼 보지도 못한 채 생을 그 자리에서 고스란히 반납하는 억울함에 황금빛 덧입혔는가    오늘도 꺽지 못한 하루가 허리를 누르고  바람에 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pa%2Fimage%2FfgU_-OqP4c8khyURxOEcwJ-F_q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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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 한 모금 - 94. 송편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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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14:31:50Z</updated>
    <published>2026-09-21T14:31:50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스듬히 누운  배 나온 송편달   안녕? 손 흔들며 반갑다 인사하네   너도 눕는 거 좋아해? 나도 그래   너도 한 입 네어 먹혔구나 나도 그래   너도 차오르는구나 어쩜, 나도 그래   불쑥 어느 결에 차올랐다 그윽히 사라지는 너   내일을 기약하는 너 어제를 기억하는 나   우린 닮은 듯 다른 종족&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pa%2Fimage%2FBImiA5POVQrPY-KL0FctOxO6OT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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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걸음 늦게 쓰는 ㄱㄷㄴ일지 - 3. 옥빛 비녀, 옥잠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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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02:09:47Z</updated>
    <published>2026-09-19T14:53:28Z</published>
    <summary type="html">옥빛이라기보다 이파리는 연초록이다. 꽃은 봉오리 상태일 때 비녀모양이나 옥빛이 아니라 수채화 물감을 진하게 흰빛으로 일필휘지 기개 좋게 그려놓은 모양이다. 모양과 색깔을 이리 다르게 하나로 겹쳐 만들어진 이름이 또 있으려나? 널따랗고 골이 굵직굵직하게 진 이파리는 커다란 하트 모양이다. 잎줄기가 제법 길지만 넓은 치마 모양의 이파리에 긴 다리가 살짝 가려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pa%2Fimage%2FqusmonzoF4tNMYQ5RXAo-OQOh6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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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농담(弄談) 같은 농담(農談) - 8. 정대충 조꼼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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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15:10:04Z</updated>
    <published>2026-09-18T14:55:55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슷해 보이는 건 단지 외향뿐인지 모른다.  부부는 살면서 갈수록 닮아간다는 말을 한다. 물론 영판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 수없는 티격태격을 거치면서 파도에 바위가 마모되듯 서로의 외양도 조금은 마모되고 주름지고, 먹는 음식이 다른 듯 비슷해지면서 어느 결에 그는 나를, 나는 그를 닮아가는지 모른다. 마주 보며 표정도 배우고 운전하며 노래에 맞춰 핸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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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농담(弄談) 같은 농담(農談) - 7. 늘근이라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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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15:54:17Z</updated>
    <published>2026-09-15T14:33: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골 내려와서 36살에 결혼하고 내가 바라던 농사를 짓게 되었을 때, 초창기 십여 년은 동네&amp;nbsp;할머니들&amp;nbsp;품을 얻어 일을 같이 한 적이 많았다. 나는 40대 초였으니 젊었고, 할머니들은 거의 지금 내 나이 또래, 일에 있어서 프로&amp;nbsp;선수들이었고 농사일로 말하자면 거의 챔피언급들이었다.  단골로 오시는 분들은 네댓 분. 나는 함께 일을 하다가도 참이며 밥을 해 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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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농담(弄談) 같은 농담(農談) - 6. 쪽파와 엄마, 그리고 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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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03:47:01Z</updated>
    <published>2026-09-11T15:00: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찬바람이 불기 전부터 배추를 파종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쪽파를 심는다. 이르게 먹을 쪽파 씨앗은 그 이전에도 틀밭 여기저기 흩뿌려 놓았기에 가늘디 가는 실파를 조금씩 베어 먹고 있었고 이제 본격적으로 쪽파를 여기저기 심는 중이다.   씨앗은 때가 되면, 흙에 들어가기 전이라도 여지없이 싹을 올리기 시작한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바라보며 신통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pa%2Fimage%2F8pydgxkpn8TvILXg_Qr3S8Ym9F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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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 한 모금 - 93. 무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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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4:30:51Z</updated>
    <published>2026-09-09T08:07: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단 한 번도 달라고 애걸하지 않는다 스스로 찾아와 스스럼없이 엉덩이를 까고 부끄럼 없이  나를 걸터앉는다 마구 처먹는 나는 백색 무해한 입 크게 벌리고  온갖 악취와 오물을 하염없이  꿀꺽 집어삼킨다   눈에 보이지 않게 말끔히   뒤돌아 일어서는 너는  애써 나를 돌아보지 않는다 간혹 뒤돌아보아도 짐짓 고개를 턴다 기억 속에 나를 얼른  비운다  지운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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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농담(弄談) 같은 농담(農談) - 6. 호박을 말리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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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14:50:33Z</updated>
    <published>2026-09-08T14:37:38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을이다. 찬바람이 분다. 호박이 먹고 남게 네댓 개 달렸다. 호박을 잘라 채반에 쪼르라니 놓고 있는데, 예비 며느리가 묻는다.  이거 뭐 하시려고요?  엉?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호박 말리는 거 처음 봐?  네, 첨 봐요.  아, 그래~?  귀여운 예비며느리의 얼굴을 바라보다 눈이 멀리로 향한다.  나는 농사지으면서부터는 가을마다 호박, 가지, 고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pa%2Fimage%2FCvjs1HIJ8-bHfMLSY9CkpdO2G1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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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걸음 늦게 쓰는 ㄱㄷㄴ 일지 - 2. '불쑥' 찾아오는 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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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5T15:29:53Z</updated>
    <published>2026-09-05T13:44:19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은 봄이라 그러겠지 연고도 없는 고향집 혼자 더듬어 찾아오듯 묻지도 않고 나풀거리던 너의 초록을 떠올린다 장삼 춤사위 휘날리며 무성하던 네 기름진 초록은 아무 기약 없이 오던 길로 가뭇없이 사라졌지   이맘때쯤인데, 꽃밭을 서성이다 이제나 저제나 너를 기다리며  너의 자취를 더듬던 내게 어느 더운 여름날  더위 끄트머릴 잡고 불쑥 찾아온 너, 환한 웃음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pa%2Fimage%2FZFpOXVf86btRwRibj9cYkV4co9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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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 한 모금 - 92. useless</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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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1T01:09:16Z</updated>
    <published>2026-09-05T06:44: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용도를 잃어버려 자주 쓸모없던 시절 그땐 굳이 용도를 찾고 싶었다 이름 없이 용도폐기되어 고물상에 함부로 버려지고 싶지 않았다   숫돌에 갈아 날카롭게 벼린 칼처럼 도마 위를 날렵히 날아다니고 싶었다 빨간 구두가 되어 밤새 누군가를 춤추게도  빨래가 바람에 함부로 휘날리지 않게 콕 집어주는 빨랫집게가 되고 싶기도 했다   하다 못해 외진 길가의 둥근 그루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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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 한 모금 - 91. 습(濕)이 습(習)을 버리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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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15:34:51Z</updated>
    <published>2026-09-03T11:26: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래 습(濕)했다 습에서 벗어나는 터널 길고도 어두웠다 습은 습을 버리고  쨍한 해를 모처럼 맞이한다 익숙하지만, 참, 오랜만이야 기지개 켜는 햇살이 전한 말   씻고 나면 이틑날까지 축축하던 화장실 물기  아침이면 보송한 얼굴로 맞이하니 상큼하다  놀라운 계절이 습 웅덩이를 껑충 건너뛰어 연인처럼 달려와 품에 말캉 안긴다   축축 늘어진 등나무 손길  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pa%2Fimage%2FpdW1cPLcfZCrxoZxh6lH4pb53k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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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농담(弄談) 같은 농담(農談) - 5. 손톱의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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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15:36:44Z</updated>
    <published>2026-09-01T14:51: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잠깐 꽃밭에 가서 사진만 찍고 와야지 하고 들어갔다가 그만 풀에 잡히고 만다.  부추 한 줌과 고추 서너 개만 따고 와야지 하다가 어느새 내 손은 흙을 만지고 있다. 꽃밭에 텃밭에 심지 않아도 수북한 풀을 뽑고 있다. 그러다 보니 복장 불량인 채이기 십상이고 장갑도 끼지 않은 때가 허다하다. 그러다 모기에게 팔뚝이며 뒷목, 엉덩이랑 하체를 통째로 내어주기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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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농담(弄談) 같은 농담(農談) - 4. 꾸준한 미련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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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8T10:13:32Z</updated>
    <published>2026-08-28T09:14:41Z</published>
    <summary type="html">농촌에 정착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을 때였다. 처음에는 동네 할머니들 품을 얻어 농사를 짓기도 했다. 밭이 대략 차츰 늘어 3천 여평(거의 다 임대)이니 돌아가며 휴경도 하고 작물을 다른 걸 심고 있었다. 일하다 보면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이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가기도 하고 정류장에서 하세월 하고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amp;quot;어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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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농담(弄談) 같은 농담(農談) - 3.  마구 버려도 좋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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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5T23:10:33Z</updated>
    <published>2026-08-25T14:59:56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파를 뽑아 홀딱홀딱 뱀허물 벗듯 겉껍질을 벗기며 밭에다 휙휙 던져둔다. 우리 밭은 대체로 깔끔하지 않다. 하우스건 노지 밭이건 풀로 무성하고 적당히 자라게 내버려 둔 다음에 한꺼번에 예초기질을 한다. 아주 징그럽게 뿌리를 뻗는 녀석들은 그야말로 뿌리를 뽑기도 한다. 풀을 잡아본 사람은 안다. 초기엔 야리야리하던 녀석들이 나중에는 김수영 시인을 떠올리지 않</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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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 한 모금 - 90. 사랑은 어쩌면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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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4T01:16:31Z</updated>
    <published>2026-08-24T01:15:38Z</published>
    <summary type="html">문득 그에게 하루치 안부를 묻고 그의 어깨 위에 내려앉는 침묵을 동그랗게 바라보는 일  사랑은 어쩌면 무지개를  탄성으로 바라보다 불쑥  그의 얼굴을 떠올리는 일  사랑은 어쩌면 맑은 하늘 구름 한 점에도 그에게 저 구름 자락을 보내는 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pa%2Fimage%2FBWZ2qxGpl6vB-PUsx1KetJ6f3-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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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걸음 늦게 쓰는 ㄱㄷㄴ 일지 - 1. 'ㄱㄷㄴ'라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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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23:53:20Z</updated>
    <published>2026-08-22T14:59:35Z</published>
    <summary type="html">동네 밴드에서 10줄 글쓰기를 할 때였다. 그때 각자의 필명으로 활동했는데 나는 'ㄱㄷㄴ'이었다. 한참 서로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주기도 했는데 어떤 이가 나를 가리켜 'ㄱㄴㄷ'이라고 했다. 몇 번 그냥 지나치다 나중에 풋, 웃으며 'ㄱㄷㄴ'라고 정정해 준 적이 있다.   별칭을 붙이면 꼭 듣게 되는 질문,. '무슨 뜻이냐?' 사실 그 별칭은 별 뜻 없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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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농담(弄談) 같은 농담(農談) - 2. 물폭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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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1T04:06:03Z</updated>
    <published>2026-08-21T00:04:26Z</published>
    <summary type="html">부엌에서 반찬을 만들고 있는데 바로 집 밖에 누군가 주차하고 있다. 가끔 학교에 오는 이가 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아침 10시가 막 넘은 그 시간에 누가 차를 대고 부스럭대는 걸까? 택배차는 우리 뜰 안 깊숙이 들어와 마당에 주차하곤 하니까 일단 귀만 밖에 내놓고 기다려본다.   좀 있으니 누군가 마당에 들어와 부른다. 나가 보니 수도검침원이다. 여자분인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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