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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안개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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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아직도 난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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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9-01T01:16:3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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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연탄가스 마신날엔 - 라면을 먹을 수 있었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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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1:11:00Z</updated>
    <published>2026-10-08T01:11: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령 광산의 까만 신작로가 어제 내린 눈으로 하얗게 얼고 달빛마저 시린 겨울밤이었다. 잠결에 엄마 아버지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이상한 것은 내 몸을 흔드는 엄마의 손길은 느껴지는데 다급한 엄마의 목소리는 아주 먼 곳에서 들렸다.  머리가 두 쪽으로 갈라지는 두통과 구토, 어지러움. 봉제 공장 돈 벌러 간 큰누나 빼고 다섯 식구가 연탄가스를 마셨다. 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4cCsJ_AB3jBYrJgEboGwAWP597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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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음을 비우라니, 포기하는 거겠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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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5:32:39Z</updated>
    <published>2026-10-01T00:53:42Z</published>
    <summary type="html">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는 무책임한 속담을 신앙처럼 믿었는데 산다는 게 어디 정치인들의 약속처럼 쉬운 일이던가. 돈벌레도 되지 못하고 자벌레처럼 시간이나 재면서 엉겅퀴 꽃밭을 맨발로 산책할 때 발바닥에는 핏빛 회한만 밟히더라. 말 같지도 않은 말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야 마음 비우고 살아!  쪽방에 살고 있는 현자가 조언을 한다거나 맨땅에 헤딩해서 자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ZkGsNgjL_ay-nifv4RATcW4B4M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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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풍금이 있고 미희가 있어서 - 나는 나머지 공부가 좋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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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10:37:26Z</updated>
    <published>2026-09-17T01:03:41Z</published>
    <summary type="html">학교화단엔 벌써 가을꽃이 피었다. 사르비아, 맨드라미, 해바라기, 달리아, 채송화 손가락만한 벌 들도 바쁘게 날아다니며 마지막 식량을 모았다.  6교시 음악시간, 학교에 풍금이 두 대밖에 없어서 다른 반에 있던 풍금을 가지고 왔다. 나는 음계 외우는 것이 산수 공식보다 어려웠다. 오늘도 선생님의 질문에 답을 못해서 손바닥을 세대나 맞았다.  음계 모르는 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Xft0giYl3AJa6t1S92BvO6Mrem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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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해가을, 낯선 포구 삼류여관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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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5:12:07Z</updated>
    <published>2026-09-11T22:51: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철 지난 해수욕장 끄트머리에 앉아 술을 마셨다. 안주랍시고 새우깡 봉지를 뜯었다. 갈매기 수십 마리가 주위로 내려앉았다. 모래를 한 줌 쥐어 던져 보아도 이놈의 갈매기들은꼼짝하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봉지째 던져 주고는 반 병이나 남은 술도 바다에 쏟아부었다. &amp;quot;어쩌다가 여기까지...&amp;quot; 술에 취한 바다가 출렁거리며 말을 걸어온다. &amp;quot;나도 모르겠어.&amp;quot; 신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NRfBgvjG8TVOHukAaS-BqDQJ9e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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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혜란이와 영준이의 따듯한 겨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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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1T01:38:40Z</updated>
    <published>2026-09-04T23:34: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준이 만나고 있던 혜란이가 임신을 했다.  음악다방날라리 dj 영준이 입장에서는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꺼지는 청천벽력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영준이가 온갖 감언이설로 설득을 해도 혜란이는 막무가내로 아기를 낳겠다고 우기는 모양이다. &amp;quot;혜란이 이리 올 거니까 너도 얘기 좀 잘해봐라.&amp;quot; 뚱뚱한 연탄난로 앞으로 의자를 당겨 앉으며 영준이 말한다. 혜란이 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J5Yt6ZZz7keRVJXIKFeAAKD8QH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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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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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9T00:01:37Z</updated>
    <published>2026-08-29T00:01: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 나는 어이하다 모든 꽃이 피어나는 봄날에 홀로 누워, 골수까지 파고드는 열병을 앓고 있느냐. 지켜보던 봄 햇살이 창 틈으로 들어와 같이 누웠다. 극한의 고독.  증상 열 39도. 오한에 진땀, 숨이 차고 기침이 났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개보다도 못한 것일까. 생각해 보니 내가 개보다 잘난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자괴감이 들었다. 사족&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NVyFxTgSfuXlcyym1qwChXzqF5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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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방학, 무령사 스님과 어느 날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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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2T01:23:55Z</updated>
    <published>2026-08-22T01:23:55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령사주지 스님은 보름에 한 번 사택을 돌며 탁발을 했다. 스님은 항상 보리쌀만 받았다. 누군가 쌀 한 톨이라도 시주를 하면 한사코 거절을 했다. 스님 말로는 배가 고파서 먹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도 수행이라 했다. 바랑에 보리쌀이 반쯤 차면 부모 없이 할머니와 살고 있는 영희네 쌀독에 부어주고는 빈 바랑을 메고 산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엄마가 외출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52y3O0cBQmWZ132K2KRs3l7APt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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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임 받는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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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4T21:44:53Z</updated>
    <published>2026-08-13T01:05:30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령 광업소 광부들 노임 받는 날이다. 그늘하나 없는 신작로를 엄마와 걸었다. 장마철이지만 며칠째 소나기 한 방울 내리지 않아 걸음마다 탄가루가 폴폴 날렸다. 동발을 가득 실은 제무시가 지날 때는 옆에 있는 엄마도 안 보일 정도로 까만 먼지가 신작로를 가득 메웠다. 그 와중에 나는 트럭 뒤꽁무니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 냄새가 좋았다.  미루나무 이파리가 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6UVeQ3Itpn8mnhzwQSfL343mwz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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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억 상실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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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22:20:26Z</updated>
    <published>2026-08-08T23:15: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이면 밤새 자란 그대의 머리카락을 잘라 세필細筆을 만들어요. 떨리는 붓끝에 심장에서 퍼올린 피를 흠뻑 적셔 '부디 나만은 기억해 주세요'  면목없이 연서戀書를 쓰고는 페인트가 벗겨진 낡은 우체통 속으로 긴 한숨과 같이 보내요.  늦은 밤 수취인 불명으로 되돌아오는 길 잃은 고백. 정말 그대는 거기에 없나요.정말 그대는 모든 것을 지웠을까요. 멍한 그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gj8oDG3SCjxbM_fzFIoHRWgnwL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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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때 그곳 옥탑방 화실의 - 때늦은 프롤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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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4T11:31:23Z</updated>
    <published>2026-08-02T0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 같은 그대 떠나고 여름이 왔다. 바람 속에서 그대의 입술에 머물던 과일 향이 났다. 온통 그대가 묻어있는 이 도시를 이제는 나도 떠나야겠다. 도피 반은 죽고 반은 살아서 낯선 도시 지하철역에 내렸다. 시계탑은 정오를 가리키고 있었다. 유기견 한 마리가 역광장을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먹이를 주던 노숙인의 머리 위로 비둘기들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역전 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kdo0FsoytoH9QXOa0j3loje0XM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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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폭우(暴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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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12:03:55Z</updated>
    <published>2026-07-23T00:55:05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 내리는 토요일 오후. 찌질이 셋이 옥상 화실에서 술을 마셨다. 하루 전에 여자친구와 헤어진 주형이는 소주를 맥주컵에 부어 마셨다. 휴학과 복학의 반복, 가난하다는 이유로 등 돌린 여자, 여자를 이해할 수밖에 없는 주형이.  옆에서는 태권도장 사범 현석이가 이별 선배랍시고 위로 같지 않은 위로를 했다. 주형이를 데리고 시내로 나왔다. 음악다방과 주점, 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YYip-MH4JZ5-yNCua085wdJRrO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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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꼴찌의 짝사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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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22:05:28Z</updated>
    <published>2026-07-16T00:28: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버지와 절에 가는 날. 아버지는 지금껏 광부로 일 하면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것이 부처님 덕이라고 했다.위험한 막장에서 지켜주는 신이 있다고 믿는 것만으로도 아버지에게는 커다란 위안이었다.  무령사 탄가루 푸석거리는 까만 신작로를 지나 산길로 들어섰다. 끝이 보이지 않는 낙엽송들이 빼곡히 줄 서있는 숲길 끝에 무령사의 일주문이 보였다. 특이하게도 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JfEW1rwalozDS-pX60A58FnR4g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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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상행선 승강장 1-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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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21:29:51Z</updated>
    <published>2026-07-06T07:18:53Z</published>
    <summary type="html">불면의 밤들이 방부제가 되었을까 끝내 독약 같은 기억은 부패하지 않았다. 생과사의 경계가 노랗게 그려진 플랫폼. 묵은 먼지를 털어내는 미화원 옆에서 나는 위장을 비운 채 반짝이는 먼지의 미립자를 세어 보았다. 결핍은 올 풀린 실밥만큼 길어만 지는데 레일에 한쪽발을 올리고 눈을 감았다. 낭만, 순수, 사랑 따위의 멸종된 낱말들이 눈 속의 비문증처럼 둥둥 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PTDS7HXP1GGubkMFLoQ1a6uCeq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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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민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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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21:30:34Z</updated>
    <published>2026-07-01T00:46:48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령광업소 갱도가 무너졌다. 광산에서 매몰사고는 늘 있었던 일이라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지만 하필이면 민수아버지가 죽다니, 사택 골목에는 아줌마들이 모여 수군거렸다. 민수가 눈에 밟혀서 민수 아버지는 눈도 못 감을 거라며 훌쩍 울기도 했다.   외동아들 민수는 집안의 자랑이고 민수 아버지의 자부심이었다. 무령 국민학교 부회장에 공부도 잘해서 전교에서 항상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fqcOb8QqsdmH7TomJ5zKr17r6x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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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꽤나 괜찮았던 출근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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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0:12:17Z</updated>
    <published>2026-06-17T02:45:23Z</published>
    <summary type="html">06:30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났다. 치약도 끝에서 짜고 슬리퍼도 겹쳐놓지 않아서 잔소리를 안 들었다. 아내가 만들어준 떠먹는 요구르트와 계란 프라이를 먹고서 나는 월드컵을 아내는 류현진의 8승을 응원했다.  07:30 우리은행 신호등에서 별로 친하지 않은 이웃을 만나 건성으로 인사를 했다. 어색하게 날씨 얘기를 하고는 신호등이 바뀌자 서로가 바쁜 척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XJVHCQPgHl-SUgGCY_7Q5Y-vvq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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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병간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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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08:22:16Z</updated>
    <published>2026-06-11T00:53:4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내가 입원했다. 그렇게도 가기 싫던 마트를 혼자서 갔다. 숨겨 놓았던 비상금으로 몸에 좋다는 소꼬리를 사고 새벽까지 푹 고아서 보온병에 담았다. 느끼해서 못 먹을까 봐 기름기 걷어내고 쪽파를 잘게 썰어서 솔솔 뿌렸다. 쪽파 한 개 썰었는데 매워서 눈물이 났다. 아내가 하던 데로 퐁퐁 두 방울 떨구고 솥을 닦는데, 설거지가 다 끝날 때까지 쪽파가 매워서 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qXEsk9-sVVeE-XMgC6d9fJi2p4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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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라벤더향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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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08:08:01Z</updated>
    <published>2026-06-01T00:57:30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지랑대에 앉았던 고추잠자리도 울고 가는 저녁.나는 해바라기 소피아 로렌을 올려다보며 계절의 마지막을 서러워했다. 누구에게라도 사랑을 고백하고 싶은 가을. 잡지사에서 일한다는 그대의 친구 미란을 만났지.  양지 다방 다방 홀 중앙 수족관에는 지느러미가 없어도 딱히 불편하지 않을 것 같은 오렌지색 금붕어 몇 마리가 멈춰버린 시간 속을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mVK4nya8ObivXnVCObj7WITd-3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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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춘자의 여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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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21:32:48Z</updated>
    <published>2026-05-15T04:42:12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령광산 춘자는 작은누나 또래의 여자아이다.  비 내리는 날이면 신성한 성황당 돌무더기에 앉아 하루 종일 비를 맞고 있다가 비가 그치면 산으로 들어가 야생화 속을 뛰어다녔다.  윗마을 무당 할머니의 손녀딸로 신내림을 받지 않아 미쳤다거나, 머리가 너무 좋아서 실성했다는 소문이 따라다녔다. 가끔 춘자가 사택으로 내려오는 날이면 사택 아이들은 미친년이라며 얼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E6aO_T8zboa5iBZlNkDMKNFe14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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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람이 불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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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21:33:46Z</updated>
    <published>2026-05-01T10:25:54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찌 바람 불 때마다 흔들릴 수 있으랴 비틀거리지 않으려 버텨온 날들 어느덧 굽어진 관절마다 시간이 죽고 새벽에는 늑골 사이로 세월이 울고 가더라  이제와 고백하나니 해저무는 허공에 비루한 詩나 쓰면서 바람 불 때마다 몸살을 앓는 적송赤松처럼 살고 싶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AJzI6BTYGMdQ4daKYB_irC6Kk-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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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벽의 방문자 sirius</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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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2:13:35Z</updated>
    <published>2026-04-23T11:3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람들은 모른다. 외로움이 극에 달하면 지나가는 바퀴벌레에게도 관심을 구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불면의 밤마다 사르륵사르륵 바퀴벌레가 화실을 탐색하는 소리.  선잠 든 어느 날엔 얼굴을 밟고 지나 간 적도 있는 무례한 녀석이다.  불을 켜고 한참을 숨죽이자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당당한 체구의 바퀴벌레. 전광석화처럼 빠르다가 어느 순간에는 심장이 멈춘 듯&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Az%2Fimage%2FqJePgu-7ZMWBBKp28LHz4_3pxr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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