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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전혜정 CHUN Hye Jung</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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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사랑하며 살며, 하나님과 예술을 공부하며, 아무 것도 아닌 글을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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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8-29T11:34:5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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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침묵 - 10 출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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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0T13:43:07Z</updated>
    <published>2026-08-30T13:43: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이 되자 고양이의 생사를 확인하러 온 아줌마가 나와 고양이를 번갈아 보더니 잠시 당황한 듯하다가 깨끗한 수건과 뜨거운 물을 가지고 나왔다. 나는 수건에 물을 묻히고 고양이를 닦는다. 부스스한 털이 조금씩 정돈된다. 조심스레 얼굴과 눈 주위를 닦자 또다시 그릉그릉 소리를 낸다. &amp;ldquo;아이고야, 이제 살아나네. 인물이 나네.&amp;rdquo; 아줌마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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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침묵 - 9 고양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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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9T13:28:37Z</updated>
    <published>2026-08-29T13:28:37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기도합시다.&amp;rdquo; 내 울음소리가 거의 꺼져가자 관장이 나직이 말했다. 나는 아직도 눈을 감은 채다. 형언할 수 없는 어둠이 몰려왔다. 마음속 시끄럽게 싸우고 있던 이 말 저 말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말을 잃었다.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둠 속에 나를 맡기는 것뿐이었다. 다정한 침묵의 시간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amp;ldquo;아멘.&amp;rdquo;</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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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침묵 - 8 주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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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8T12:19:41Z</updated>
    <published>2026-08-28T12:19:41Z</published>
    <summary type="html">일요일 아침, 빵 굽는 냄새가 나지 않았다. &amp;ldquo;오늘은 주일이에요.&amp;rdquo; 짙은 네이비색 투피스를 갖춰 입어 어느 때 보다도 날씬해 보이는 아줌마가 다정하게 웃고 있었다. 아저씨는 재킷을 입었다. 전시장에 가보니 의자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놓여있었다. 도대체 저 의자는 어디에 있다가 나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여느 때처럼 구김 없는 흰색 셔츠와 군더더기 없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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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침묵 - 7 일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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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8T11:30:49Z</updated>
    <published>2026-08-28T11:30:49Z</published>
    <summary type="html">글씨를 써 내려가자 막막해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렸다. 물론 아직도 무엇을 어떻게 전시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머릿속의 글자들을 풀어내자 그것은 이제 단지 머릿속의 생각이 아니었다. 구체적인 형태를 띠었고 소통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설령 순전히 낙서 같은 끄적거림에 불과하더라도 읽힐 수 있는 글자는 내용이 되었다. &amp;ldquo;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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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침묵 - 6&amp;nbsp;보이는 것을 남기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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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1T00:45:08Z</updated>
    <published>2026-08-21T00:39:41Z</published>
    <summary type="html">또 다른 가능성의 작품들도 있었다. 레이첼 화이트리드(Rachel Whiteread)는 네거티브 스페이스(negative space), 즉 우리가 보고도 인지하지 못하는 공간, 즉 &amp;lsquo;음성적 공간(negative space)&amp;rsquo;이라 할 수 있는 내부를 드러내 보여준다. 의자 아래, 책장 뒤의 공간, 한 번쯤 숨어보기도 하고 들여다보기도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겠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8X%2Fimage%2Fr6emEMPr2malAt2pCHTEIMdufU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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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침묵 - 5 _ 보이지 않는 찾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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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4T14:38:36Z</updated>
    <published>2026-08-14T14:37:13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러나 전시 준비는 회피하고 싶었다. &amp;lsquo;보이지 않는&amp;rsquo;이란 것이 열쇠 없이 닫혀버린 문 같았다. 처음에는 사운드 아트(Sound Art)를 생각했다. 저 공간을 사운드 아트의 소리로 가득 채우면? 쉬워 보였다. 그러나 겨우? 그 쉬운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전시장이라는 공간은 조명이 없을 뿐 아니라 스피커 하나 꽂을 콘센트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8X%2Fimage%2FbSqQlWibJcqLRC-idGkyncRHAv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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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침묵 - 4 _ 이름 없는 곳</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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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0T01:00:12Z</updated>
    <published>2026-08-10T01: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다음날 아침 닭이 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내가 잠이 들었었나. 나는 오랫동안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 불면증은 나를 암으로 이끌었고, 암 수술 후엔 더욱 잠을 자지 못했다. 처음이었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잠이 든 것, 그리고 눈을 감았다 뜨니 아침이었던 것. 손가락을 접었다 펴보았다. 붓기가 없다. 몇 달 동안 괴롭혀왔던 부종이 나타나지 않았다. 잠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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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침묵 - 3_전시장 그리고 첫 식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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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09:14:02Z</updated>
    <published>2026-08-09T09:14:02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어서오세요.&amp;rdquo; 맑은 미소를 띤 노부인이 다가왔다. 수화기 너머의 그 목소리였다. 이곳의 관장인가보다. 작고 마른 체구에 짧은 은발. 화장기 없는 얼굴. 이런 제대로 포장도 되지 않는 길에서 신었다고는 믿지지 않을 만큼 새하얀 운동화에 검은 팬츠, 흰 셔츠를 정갈하게 입고 있었다. &amp;nbsp;&amp;ldquo;급히 부탁드렸는데 감사합니다.&amp;rdquo; 관장은 이미 나를 알고 있었다는 듯 친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8X%2Fimage%2Fp28OVI5b9dDcN38HHZe60nmg4T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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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amp;nbsp; 침묵 - 2 _ 출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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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08:32:10Z</updated>
    <published>2026-08-09T08:32: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최대한 간단히 짐을 꾸렸다. 전화기 뒤의 그 목소리는 아무것도 준비할 것이 없다고 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일곱 번의 짐을 쌌다. 모두 입원하러 가는 길이었다. 뱃 속의 장기들을 떼어내러, 그리고 붙어있는 암세포를 제거하러. 작은 캐리어엔 이미 필요한 것들이 웬만큼 다 들어 있었다. 아침 일찍 작은 차 속에 작은 캐리어와 퉁퉁 부어 무거운 몸을 구겨 넣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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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침묵 - 1 _ Calling</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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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08:29:34Z</updated>
    <published>2026-08-09T08:29:34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르는 번호다.  핸드폰에 모르는 번호가 떴다. 저게 어디 지역번호더라. 광고나 마케팅 전화 같지는 않은데, 누군지 어딘지 짐작이 가질 않는다. &amp;nbsp;&amp;ldquo;여보세요&amp;rdquo;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부드러웠다. 내 이름을 확인하지도 않고, 마치 내가 누구인지를 이미 알고 있듯 말을 건넨다. &amp;ldquo;어떤 일이시죠?&amp;rdquo; 의아하긴 했지만 의구심에 차진 않았다. 누구냐고 묻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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