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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수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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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30년의 침묵을 깨고 돌아왔습니다. 오래전 발표한 시와 미발표작을 다시 꺼내고, 삶을 기록하며 시와 에세이를 쓰는 정수아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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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8-27T06:04:2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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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때의 내 몸이 그립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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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4:53:36Z</updated>
    <published>2026-10-11T04:51:4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팠다.  미치도록.  사흘째인 어제야 그나마 조금, 아주 조금 나아졌다. 귓속까지 아프던 통증이 온몸의 겉으로 옮겨온 듯했다. 그나마 견딜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다 못했는지 남편이 토요일 일정을 모두 접고 나를 병원부터 데리고 갔다.  &amp;quot;증세가 어떤데요?&amp;quot;  &amp;quot;우선 온몸이 다 아파요. 삼 일 전엔 더 심했어요. 가래를 뱉는데 식도 이런 데가 다 찢</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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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밖에만 나가면 말들이 걸어온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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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14:52:52Z</updated>
    <published>2026-10-05T14:52:52Z</published>
    <summary type="html">2026. 10. 5.  까치들 중에도 참 말 많은 놈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곳을 걷는데 아주 귀가 떨어져 나갈 판이었다.    이상하다. 걷기 위해 집을 나서기만 하면 온갖 말들이 걸어온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는 순간 그 많던 말들이 싹 사라진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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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겨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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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23:41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4Z</published>
    <summary type="html">겨울 이야기  눈이 오면 눈이 온다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분다고 전쟁이 났다고 벌써 12월도 다 갔다고  잠을 자고 있냐면서 어서 일어나 창밖 좀 내다보라고 춥지 않으니까 어서 (또) 하루 종일 잠만 자지 말고  눈이 오니까 경복궁 계단에 앉아 날아드는 다섯 마리 비둘기한테 빵을 주러 가자고 아침부터 전화를 한다 눈이 온다고 눈부신 날씨가 너무 좋으니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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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69페이지에서 손을 놓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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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10:07:34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3Z</published>
    <summary type="html">569페이지에서 손을 놓다  그는 돈 때문에 글을 썼으며 돈 때문에 나이 먹은 여자를&amp;nbsp;만났으며 돈 많은 과부를 꿈꿨으며 돈 때문에 도망 다녔으며 감옥살이는 국민군 근무 기피 때문이지만 아무튼 돈 때문에&amp;nbsp;파산했으며 돈 때문에 더욱더 돈 많은 여자를......  요즘 나는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읽고 있는데 문제는 &amp;nbsp;끝까지 읽기가 두렵다 왜냐하면 당신 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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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주인에 관한 책을 읽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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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10:11:03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주인에 관한 책을 읽는다  팔자니까 받으라고 말하곤 하던 당신은 K서점 미술 코너에서 미술사에 관한 책을 뒤적거리고  잠 설쳐가며 그림을 그리던 나는 다리를 다치고 난 이후엔 그림엔 단 한 번 손도 대지 않은 채 대동서점 주역 코너에서 운명론에 관한 책만 뒤적거린다  그리고, 십 년 넘게 회사 다니다가 진력이 난 온몸이 하얀 쥐는 회사를 그만두고 일 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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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음의 수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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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21:45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음의 수화  그동안 별 수고 없이 지내오던 고양이와 개가 어느 날은 만나더니 서로들 높이 꼬리를 세우고 흔든다 몸이 고단한 고양이는 더욱 화가 난다  하지만 십 리가 멀다 않고 달려온 개는 그의 성화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그의 집 수북이 눈 쌓인 앞마당이 행복하다  둘은 마침내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며 헤어진다 서로들 오해의 벽돌들을 오십 장 백 장씩..</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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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색 기차는 순식간에 지나갔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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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21:05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은색 기차는 순식간에 지나갔어  은색 기차는 빠른 속력으로 다가왔지 그리곤 순식간에 지나갔어  무적인지 지나지고 나면 올라타기도 힘들었지만 철로변엔 언제나 비릿한 풀냄새 가득한 녹색의 시체들이 즐비했지  언제 또 지나갈지도 모르는 그 기차를 타려고 녹색의 피가 흐르는 흰색의 물결이 술렁였지  새벽 세 시 이십구 분경 다행히 그 기차에 몸을 실은 파르르한 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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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안전지대에선 비명 지를 일은 없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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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20:32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안전지대에선 비명 지를 일은 없다  은색 바늘이 텅 빈 거대한 여의도 광장 가득 연둣빛으로 돋아난다  1월, 화구통과 핸드백을 들고 유유히 어둠을 등에 업고 한강 다리를 건넌다  새초롬히 내리는 1월 비 1월 나무는 일찍 발을 씻고 부츠를 신고 잠을 잔다  1월 나는 살색 스타킹을 벗어 네 목에 걸고......&amp;nbsp;자정, 다시 여의도 광장 세 바퀴 반을 돌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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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뚝뚝, 앞머리만 자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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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10:31:56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뚝 뚝, 앞머리만 자른다  머리를 자른다 그리곤 후회한다 하지만&amp;nbsp;또 머리를 자른다  나는 가위를 거부하지만 도대체&amp;nbsp;거울의 눈빛,&amp;nbsp;피할 수가 없다  뚝뚝 거울만 보면 그러니까 허옇게 동이 트는데도 손톱 소지용 가위를 들고 머리를 자른다 그것도 앞머리만,&amp;nbsp;미치도록 그리곤 후회,&amp;nbsp;또 후회한다 도저히 그러고도&amp;nbsp;자각이 없으면  먹는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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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추락하지 않는 비행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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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10:28:32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추락하지 않는 비행기  비행기 한 대 날아간다 집 공사하는 인부들의 투덜대는 정겨운 소란 낮 열두 시 삼십 분 라디오에서 &amp;lt;신혼일기&amp;gt;가 깔깔 진행 중이다  앞집 3월의 수도가에서 조그만 할머니가 방망이로 걸레를 두드린다 나는 세탁기 플러그를 전원에 꽂아 놓는다 비행기 한 대 또 날아간다  무의식적으로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기운이 없다 식탁에 놓인 사과를 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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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겨울을 삼켜버린 소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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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18:49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2Z</published>
    <summary type="html">겨울을 삼켜버린 소녀  1 나는 당신을 꿀꺽 삼켜버렸어요하얀 눈, 하얀 사람, 하얀 바람이제 다시는 오지 않겠지요  천 년이 흘렀네요.그동안 스릴 넘치고 짜릿했던 겨울은정말 길을 잃어버렸나 봐요단 한 번도 눈으로 보지도마음으로 느껴보지도 못했거든요봄. 여름. 가을은 해마다 나에게사랑의 비밀을 가르쳐주고 속삭였어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늘 저미고 쓰린 듯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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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록색 꽃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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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18:09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초록색 꽃씨  그가 나에게 다시 날아온 건 (그러니까 이십사 년 만인데) 아무튼 내가 세상에 태어나 삼십팔 년 만에 처음으로 독감이란 걸 진탕 앓고 난 직후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 역시 초췌하기가 이를 데 없었는데 쩍쩍 금이 간 그의 입안엔 초록색 꽃씨가 헤일 수 없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날로 그와 난 꽃밭 하나를 가꾸기 시작했는데 처음이라 토요일 맑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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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벽 두 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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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17:36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두 시  피우지도 못하는 담배에서 바람이 불어요 검푸른 바다 위에 성당의 종소리도 들려왔어요 바다는 한량이에요 막막한 황무지에선 더 이상 비는 내리지 않아요 거친 돌과 헐벗은 돌과 이마 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들리지 않는 북소리를 난 듣곤 해요 항아리 가득했던 물이 고갈되곤 해요 지금은 마음이 사막이에요 목요일 비가 내리니까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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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의 우물 안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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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52:08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의 우물 안으로  98. 10. 13. 화 날씨 ; 지극히 정상적인 가을 습도 기온 바람 등등 적당  지친 가을밤 아홉 시 십사 분영등포역 지하 전철 매표소 앞 노점에서머리핀을 고르는 개구리  십 분가량 형광등 불빛 아래은빛 찬란한 머리핀 이천 원짜리 여섯 개와삼천 원짜리 요즘 유행하는동그랗게 펴지는 머리를 묶는 것을 사고 나니까비로소 집으로 부랴부랴 향</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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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네킹은 그래도 웃고 있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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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16:25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2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네킹은 그래도 웃고 있지  11월 깊은 밤이었지 선홍빛 텅 비어 있는 벤치가 낯설었지  나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지 택시 앞에는 1톤급 트럭 한 대 굴러갔지  하얀 블라우스를 걸친 마네킹을 싣고 으스스 바람이 불었지  혼자 트럭 뒤에 탄 마네킹은 얼굴이 하얀 마네킹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나에게 계속 손을 흔들었지  유난히 창백한 어둠 글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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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진자줏빛 오버를 걸치고 1호선을 타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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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15:51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진자줏빛 오버를 걸치고 1호선을 타고  월요일 오후 두 시창백한 햇살을 보면서철로가에 핀 노란 꽃을 보면서언제나 내 가슴에 비가 내리고 있는영등포역을 지나  스무 마리의 하얀 오리가 떨고 있는 한강교도 잊고너를 만나러 간다  진자줏빛 오버를 걸치고1호선을 타고종각을 지나 종로 3가에서다시 3호선을 갈아타고너를 만나러 간다  다리도 아프고 숨도 차고 손도 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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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기말 블루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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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15:20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기말 블루스  간밤에 전쟁이 났다 나는 적군에게 쫓겨&amp;nbsp;허겁지겁 가마니를 들치고 시멘트 바닥 차디찬 변소에 납작 엎드렸다  총을 든 적군 한 명이 텅 비어 있는 공중에 얼굴을 들이밀어 둘레둘레 살펴보더니 이내 사라졌다 부산스럽고 괜스레&amp;nbsp;심란했다  열두 시 이십 분이었다 별안간 십만 원만 빌려 줄 수 있겠니?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가을비가 차갑게 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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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후 두 시 오 분의 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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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14:37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두 시 오 분의 비  가을비가 내린다 아니 겨울을 닮은 비가 내리고 있다 아니 여름을 닮은 뜨거운 비가 내리고 있다  (나는 비가 좋다)  암울한 거리를 바라보면 파란 우산들이 가장 눈에 띈다 (나는 흐린 날이 좋다)  노란 비둘기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엔 나의 커다란 창 앞에서 언제나 파랗게 서 있었던 하얀 커튼을 젖히고 창</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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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후 세 시 오 분의 일요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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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10-03T09:08: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세 시 오 분의 일요일  오늘은 작정하고 마음의 은행을 털어 지폐를집안 가득 채웠다 오후 세 시 오 분 전이었다 든든했다  천천히 주방이 다가왔다 먼저 눈에 띄는 김치통이샤워를 했다 그다음 식탁이 세수를 했다 행주는첨벙첨벙 목욕을 했다 물이 주전자를 서서히 안았다 다음엔 가볍게 청소기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  (아마 너도 이 시간쯤 너의 자그마한 금고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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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람 불지 않으니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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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40:01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8: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람 불지 않으니까  난 해바라기가 좋아 힘이 센 검푸른 악어가 좋아 하루 종일 비는 내리지 않지만 바람 불지 않으니까 망사커튼을 젖히고 활짝 열어놓은 창문 7월 더위가 대책 없이내 집 앞 골목을 무섭게 메우고 있지만 난 키가 큰 전봇대도 좋아전봇대 꼭대기에 파르르 앉아 있는키가 큰 납빛 잠자리도 좋아하루 종일 바람 불지 않으니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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