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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리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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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grian</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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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효율과 속도가 당연해진 시대에, 우리가 지나쳐 온 감각과 시간을 기록합니다. 빠르지 않아도 닳지 않는 글을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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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18T03:13:4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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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록은 왜 미래를 향해 쓰이는가 - 지나간 것을 붙잡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의 나를 남기는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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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2:00:07Z</updated>
    <published>2026-10-12T12: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며칠 전 서랍을 정리하다가 예전에 써둔 메모 한 조각을 우연히 다시 읽게 되었다.  바랜 종이 위에 &amp;ldquo;요즘은 괜히 마음이 조급하다.&amp;rdquo;라고 적힌 짧은 문장이었다.  매끄러운 액정 화면이 아니라 손때 묻은 종이 위의 그 한 줄을 읽는 순간, 투명한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그때의 내가 그대로 떠올랐다.  유난히 서늘했던 그해 가을의 공기, 쫓기듯 걸었던 퇴근길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nN2NsdhTYzz5IBgKScrXKe6DLM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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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왜 느린 것들을 기록하는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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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12:00:08Z</updated>
    <published>2026-10-11T12: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부터 거창한 이야기를 담으려 했던 건 아니다.  나는 그저 점점 보이지 않게 되는 것들에 대해 쓰고 있었다. 누군가는 &amp;lsquo;낡은 것&amp;rsquo;이라 부를지 모르는 서툰 감각들. 효율이라는 가위 앞에 속절없이 잘려 나가 버린 시간들. 그리고 너무 빨라진 세상 속도에 적응하지 못해 조용히 뒤처지는 마음의 보폭 같은 것들 말이다.  돌아보니 나는 참 오래도록 그런 느린 것&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1N7m1wujBSOpeoQTFc4EVVnMyu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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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를 감시하는 렌즈와 나를 바라보던 눈빛 - 사각지대 없는 세상에서 문득 그리워진 다정한 눈빛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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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12:00:01Z</updated>
    <published>2026-10-10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밤늦은 귀갓길, 골목길 초입에 들어서면 머리 위에서 나지막이 불빛이 반짝인다.  사거리와 건물 모퉁이, 심지어 빌라 입구마다 빽빽하게 자리한 CCTV의 차가운 렌즈들. 오늘의 길거리에는 나를 놓치는 구석이 단 1cm도 없다. 사각지대 없이 촘촘하게 배치된 카메라들 덕분에 밤길을 걷는 마음은 한결 안전해졌다.  하지만, 이 완벽한 보호 속에서도 문득 묘한 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A9aM7NumRvj2RUZVCFR9tVgo-p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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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창밖의 풍경을 잃어버린 속도에 대하여 - 시속 300km의 기차 안에서, 다시 무궁화호의 시간을 떠올리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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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12:00:02Z</updated>
    <published>2026-10-03T1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랜만에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길, KTX에 올랐다.  창가 자리에 앉아 시속 300km로 스쳐 지나가는 가을 들녘을 멍하니 바라보고 싶었다. 하지만 차창 밖으로 향하려던 내 시선은 자꾸만 주변의 반짝이는 사각형 화면들로 끌려갔다.  통로 건너편 승객은 열차가 출발하자마자 노트북을 펼쳐 이메일과 엑셀 창을 가득 채웠고, 바로 옆자리의 승객은 귓가에 이어폰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Jq2T3d_KHjCS6n4PGjux1ZNyqL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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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종이를 넘기던 아침, 세상이 문 앞에 닿는 속도 - 알고리즘의 선택과 잉크 냄새 속 우연히 만난 문장들 사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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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12:00:01Z</updated>
    <published>2026-09-26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눈을 뜨자마자, 혹은 간단한 아침 식탁 앞.  손가락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스마트폰의 메인 화면이다.  언론사별로 정갈하게 배치된 듯하지만, 실상은 자극적인 헤드라인의 각축장. 비슷한 내용 속에서 눈길을 끌기 위해 단어들은 날을 세우고, 나는 무심코 상단에 떠 있는 제목만을 훑으며 화면을 위로 쓸어 올린다.  클릭 몇 번으로 세상의 온갖 소식을 접하지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SxkWq6EJ02Witzty080HnJ1n7S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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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책 뒤편에 누군가의 시간이 있었다 - 한 권의 책을 먼저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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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11:50:53Z</updated>
    <published>2026-09-19T1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책을 기계 위에 올려놓는다.  &amp;lsquo;띠-&amp;rsquo; 소리와 함께 빨간 레이저 불빛이 바코드를 훑고 지나가면, 화면에 문구 하나가 떠오른다.  &amp;lsquo;대출이 완료되었습니다.&amp;rsquo;  단 몇 초면 충분한 시간. 더 이상 사람이 개입할 여지도, 기다림의 지루함도 없다. 완벽하고 매끈하며 오차가 없는 시스템. 나는 손쉽게 책을 품에 안고 도서관 문을 나선다.  책 한 권을 빌리는 데 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H6d1IyiTGsQ7BEXd_QJ87JPL3y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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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8MB의 우주, 손바닥 위의 계절들 - 나도 모르게 쓰고 있던 자서전, 낡은 MP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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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2T12:00:04Z</updated>
    <published>2026-09-12T1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니멀리즘이라는 거창한 명목 아래 방 안의 물건들을 비워내던 주말 오후, 서랍 깊숙한 구석에 얌전히 잠들어 있던 낡은 추억 상자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 안에서 빛바랜 하얀색 MP3 플레이어를 발견했다. 당시에 워낙 소중히 다루었던 덕분일까. 묵은 먼지가 쌓인 젤리 케이스를 가만히 벗겨내자, 세월의 때를 비껴간 깨끗한 본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차가우면서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aZrcW03CIlEdpVb-URYWOyTqWK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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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시 감아야 했던 비디오테이프 - 영화가 끝난 뒤에도 남아 있던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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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5T12:00:05Z</updated>
    <published>2026-09-05T12: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클릭 한 번이면 전 세계의 모든 영화가 화면 위에 쏟아지는 OTT의 시대.  모든 것이 즉각적으로 시작되고 빠르게 소비되는 주말 저녁, 나는 문득 오래전 동네 비디오 대여점의 문을 열 때 들리던 자그마한 딸랑거림과 그 안의 풍경을 떠올린다.  그 시절 우리의 주말은&amp;nbsp;&amp;lsquo;기다림&amp;rsquo;으로 시작되었다.  보고 싶은 신작 영화가 들어왔을까 싶어 수시로 대여점 문턱을 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q8IwjReLMH1YxT9BYKanwLlU_f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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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토요일 1시,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 위치를 공유하지 않아도, 서로를 믿고 걸어가던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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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9T12:00:05Z</updated>
    <published>2026-08-29T12: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토요일 1시,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보자.&amp;quot;  오랜만에 친구와 콘서트 약속을 잡다가 무심코 그 문장을 내뱉었다. 그런데 '신촌 현대백화점 앞'이라는 장소를 입에 올리는 순간, 기억은 자연스럽게 그 시절의 약속 장소로 흘러갔다.  요즘의 약속은 유연하고 매끈하다.  &amp;quot;나 지금 1번 출구야.&amp;quot; &amp;quot;난 두 정거장 남았어.&amp;quot;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하는 시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ZyjiqVWIyj0F2Zx2VZJwE6OcAy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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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래된 것은 모두 다르다 - 손때는 더러움이 아니라, 시간이 남긴 서명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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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2T12:00:04Z</updated>
    <published>2026-08-22T1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 오래 아끼던 머그잔이 깨졌다.  20년 전 근무하던 학원 근처 식당의 개업 기념품이었던, 조그만 식당 이름이 정갈하게 적힌 하얀 머그잔. 무겁지 않고 손잡이의 그립감이 좋아 늘 손이 가던 물건이었다. 오래된 만큼 약간 바랜 색과 눈에 잘 띄지 않는 미세한 균열에도 불구하고, 내 일상에서 가장 가까웠던 컵.  산산조각 난 컵의 조각을 하나씩 주워 담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KUIdMgESny0r5tdyqXAE-R3HlZ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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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추천은 정확해졌는데, 우연은 사라졌다 - 알고리즘이 대신 골라주는 취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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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5T11:44:24Z</updated>
    <published>2026-08-15T11:44:24Z</published>
    <summary type="html">토요일 저녁, OTT 앱을 켰다.  화면 상단에는 &amp;lsquo;회원님을 위해 엄선한 오늘의 콘텐츠&amp;rsquo;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그 아래로 내 취향에 맞춘 작품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신기할 만큼 내 취향에 딱 들어맞았다. 장르도, 분위기도, 심지어 배우의 면면까지 내가 평소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했다.  하나를 다 보고 나면 다음 작품이 망설일 틈도 없이 이어졌다.  &amp;quot;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wh35RIjG43ebwaeCXR-1ryEcb7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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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땐 무슨 노래 들었어? - 한 뼘의 거리가 가르쳐준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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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8T11:43:09Z</updated>
    <published>2026-08-08T11:43: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하철 안, 풍경은 자로 잰 듯 정돈되어 있다. 모두가 귀에 무선 이어폰을 끼고 오롯이 자신만의 세계에 몰입해 있다. 소음이 들어설 틈이라곤 없는 완벽한 노이즈 캔슬링의 세계.  우리는 서로의 어깨가 닿을 만큼 가까이 같은 공간에 앉아 있지만, 정작 누구도 같은 노래를 듣지 않는다. 각자의 주파수로 흩어진 섬들이 되어 저마다의 화면 속으로 가만히 침잠해 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HKsnMnt6bzw83-T6C3hGTUIg82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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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배달은 빨라졌는데, 냄비는 식어갔다 - 끓여 먹던 저녁과 도착하는 저녁 사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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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1T12:00:03Z</updated>
    <published>2026-08-01T1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 시대의 저녁 식탁은 기다림을 모른다.  손가락으로 배달 앱을 몇 번 터치하면 30분 만에 유명 맛집의 음식이 문 앞에 도착한다. 밀키트와 간편식은 재료를 다듬고 불 앞에 서는 시간을 대신해 주었다.  주방에 서서 칼을 쥐고 불 앞에 머무는 시간이 사라진 만큼, 우리의 저녁은 효율적이고 깔끔해졌다. 음식은 더 다양해졌고, 실패할 일도 거의 없다. 설거지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215Jvn9cBodI4HOrIvXLFUHFdv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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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동완성이 끝내버린 문장 - 생각보다 먼저 완성되는 말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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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7T04:11:21Z</updated>
    <published>2026-07-25T1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 시대의 키보드는 내 손가락보다 빠르다. '감'만 입력해도 '감사합니다'가, '수'만 입력해도 '수고하셨습니다'가 먼저 떠오른다. 문장은 단 몇 초 만에 완성된다. 참 편했다.  그런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방금 보낸 것은 정말 내가 쓴 문장이었을까.&amp;nbsp;아니면 알고리즘이 설계해 둔 몇 개의 보기 중 내가&amp;nbsp;'선택'한 문장에 불과했던 걸까. 내가 단어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CkNGwo6farSALorzlkhbvCIPrQ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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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5배속으로는 닿을 수 없는 것들 - 빠르게 소비할수록 멀어지는 시간의 깊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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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8T12:00:02Z</updated>
    <published>2026-07-18T1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제부턴가 영상을 1.5배속으로 보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시작은 사소한 효율성 때문이었다. 공부해야 할 강의 영상을 빠르게 훑기 위해 배속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고,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는 스스로가 제법 꼼꼼하고 스마트해 보이기까지 했다. 생각보다 귀에 잘 들어온다는 안도감도 한몫했다.  그런데 그 &amp;lsquo;빠른 안도감&amp;rsquo;이 중독이었을까. 어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4ZOk4CNxtbwgaTmbMVgoYqDQBS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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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cm의 거리, 우리는 정말 같이 있나요? - 노이즈 캔슬링 뒤로 사라진, 옆 사람의 한숨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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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1T12:00:06Z</updated>
    <published>2026-07-11T1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느지막한 출근길, 지하철 승강장에 서 있다. 한 손에는 스마트폰, 귀에는 이어폰.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화면을 넘기고 있다.  지하철이 들어오고, 자리에 앉았다. 습관처럼 다시 화면을 보려다, 문득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모든 사람이 비슷한 모습이었다.  고개는 아래로 기울어 있고, 손에는 각자의 화면이 들려 있다. 젊은 사람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voEHapXjo16xbHZuv7VIJRHwTj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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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초의 프로필 확인과 1년의 밤샘 사이 - 프로필 너머, 진짜 목소리를 듣는 일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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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4T13:25:39Z</updated>
    <published>2026-07-04T12: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얼마 전, 정말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문자도 아니고, 카카오톡도 아니고, 갑작스러운 음성 통화였다. 휴대폰 화면에 떠 있는 이름을 보며 잠시 멈췄다.  &amp;lsquo;무슨 일이지?&amp;rsquo;  경조사일까. 아니면 급한 일이라도 생긴 걸까. 짧은 찰나에도 예상 가능한 여러 상황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지나갔다. 분명 한때는 매일같이 붙어 다니던 사이였는데, 어느새 우리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qbpgL-7hDwmMuAylfvaknES--V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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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종이통장과 모바일뱅킹 사이 - 숫자는 남았는데, 감촉은 사라졌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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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4T11:06:56Z</updated>
    <published>2026-06-27T1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월급날 밤, 나는 침대 위에서 은행 앱을 켠다.  어두운 방 안, 얼굴 위로 스마트폰의 푸르스름한 빛이 번진다. 이리저리 돈을 쪼개어 계좌별로 이체를 하고, 이번 달 결제 금액을 확인하는 등 나름의 루틴화된 작업을 이어간다. 내 계획대로 딱딱 맞물려 정리된 계좌들을 훑어본다.  나름 스마트하고 꼼꼼하게 자산을 정리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껴야 하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T32iS44Nmtuky2VtvS-nzqHnDp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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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계처럼 말하는 인간, 인간처럼 말하는 기계 - AI 상담원 시대, 우리가 잃어버린 &amp;lsquo;머뭇거림&amp;rsquo;의 온도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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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4T11:06:20Z</updated>
    <published>2026-06-20T12: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얼마 전 인터넷 관련한 문의가 있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어지간한 문제들은 고객센터 앱을 이용해 간단히 처리할 수 있었기에, 정말 오랜만에 수화기를 든 터였다.  별것 아닌 문의였는데도 막상 연결을 기다리자 괜히 긴장이 됐다. 상담사에게 어떤 순서로 설명할지, 혹시 설명이 꼬이지는 않을지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문장을 고쳐가며 신호음을 들었다.  그러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cfHv0WSi1B74y2e2Wy0vIiCrS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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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칸이 사라진 시간표 - 효율적인 일정표에는 없고, 낡은 다이어리에는 있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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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4T14:39:04Z</updated>
    <published>2026-06-13T12: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랜만에 들른 본가에서 예전에 쓰던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집을 떠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책상 깊숙한 곳엔 내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운 마음에 &amp;ldquo;이게 뭐야아.&amp;rdquo; 하고 웃음 섞인 혼잣말을 내뱉으며, 낡은 다이어리를 한 장씩 넘겨본다.  습기를 머금은 종이의 눅눅한 감촉과 손으로 꾹꾹 적은 글씨들이 그 시절의 나와 마주하게 한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TTt%2Fimage%2FG7ROhYGAolyPpO37OU10JVVLq5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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