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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목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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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thur11</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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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오래도록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작은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 싶어 시작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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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8-12T12:17:3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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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나흘 - 1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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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01:30:19Z</updated>
    <published>2026-10-02T01:3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스틱커피를 하나 더 뜯어서 차가운 잔에 붓는다. 아까 만들어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반쯤 마시다 보니 성에 차지 않아 한 잔 더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스틱커피는 온수용으로 나온 제품이라 차가운 물에서 녹지 않고 개천에 낀 녹조처럼 덩어리 져 둥둥 떠 있다. 뜨거운 물을 끓여야 한다. 아주 적은 양의 물을 스테인리스 주전자에 넣고 가스레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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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사흘 - 1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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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21:09:33Z</updated>
    <published>2026-09-20T21:09: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스크램블드에그를 먹으며 생각한다. 머릿속으로 소설의 문장들을 뱉어낸다. 그렇지만 그것을 다 먹은 후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흔한 휘발이다.    멀리서 천둥소리가 요란했다. 하지만 하늘은 밝아서 비가 오리란 기대는 접었다. 요새 늘 그랬듯 변죽만 실컷 울리고 이곳엔 비가 내리지 않겠거니 생각했다. 문득 와인을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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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이틀 - 1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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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21:09:00Z</updated>
    <published>2026-09-20T21:09: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의식하지 못했지만 상처받지 않기 위해 위악을 떨었던 적이 있었다. 감정의 에너지가 바닥을 치고 더 이상 깊은 생각을 할 수 없던 때에 내린 결정이었다. 속사정을 모르는 이들에게 표면적으로 내뱉은 나의 말은, 나를 그저 그런 인간으로 치부하기에 충분한 여지를 주었을 것이다. 친해지고 싶었던 이를 싫어한다고 말했고, 더 이상 누군가의 인정도 필요 없다는 듯 행</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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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하루 - 1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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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21:08:34Z</updated>
    <published>2026-09-20T21:08:34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사를 그만두기 한참 전 나는 버스에서 쓰러졌다.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던 나는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응급실에서 입원실로 이동했다. 뇌 MRI부터 이런저런 검사를 다 했지만 딱히 원인으로 판명될 만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상이 있는데 이상이 없었다. 나는 그 상황을 마치 내 일이 아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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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흘 - 10.</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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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4T23:48:50Z</updated>
    <published>2026-08-14T23:48:50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제가 게으르고 나태해지고 싶어서 우울을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amp;rdquo;라고 말했더니 담당의가 대답했다. &amp;ldquo;아니 그 반대죠, 쉬어야 하니까 몸이 반응을 하는 겁니다.&amp;rdquo; 나는 매 달 한 번씩 진료실에서 짧은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병원을 나서면 또다시 나를 괴롭히기를 반복한다.  오래된 나의 병은 그야말로 질병임에 틀림없다. 완치하려 애쓰지만 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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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흐레 - 9.</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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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4T23:48:31Z</updated>
    <published>2026-08-14T23:48:3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아마 작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끝까지 쓸 이야기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저 쓴다. 앞뒤를 재는 일은 수없이 해왔고 그 일의 무용함은 말해봐야 입만 아플 뿐이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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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드레 - 8.</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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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9T23:28:08Z</updated>
    <published>2026-07-29T23:24:17Z</published>
    <summary type="html">피가 철철 흐른다고 했다. 그 작가의 소설에서 주인공은 한국을 떠나는 날 생리를 했다. 피를 철철 흘리며 한국을 떠났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문장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생리혈은 철철 흐르지 않으니까.    나라면 울컥울컥 피를 흘리며 떠났다고 했을 거다. 생리혈은 칼로 벤 상처에 피가 나듯 흐르지 않으니까. 그보다는 울컥거리며 토해지니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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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레 - 7.</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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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9T23:23:57Z</updated>
    <published>2026-07-29T23:23: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과를 자른다. 손가락을 자른다.  사과를 자르다 실수로 손톱을 자른다. 손가락 한 마디를 자른다. 손가락 하나를 자른다. 당근 조각을 내듯이 손가락들을 자른다. 피가 튀고 철철 흐른다. 아프지는 않다. 그저 상상이기 때문이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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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엿새 - 6.</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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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9T23:23:36Z</updated>
    <published>2026-07-29T23:23:36Z</published>
    <summary type="html">너도 가끔은 날 생각하기를 바란다. 너를 떠올리는 나의 시간이 일방적인 소모가 되지 않도록. 아니, 나보다 1초만큼은 더 많은 시간을 쓰기를 바란다. 나는 손해 보는 게 싫으니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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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닷새 - 5.</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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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3T01:00:05Z</updated>
    <published>2026-07-23T01: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해 한국시리즈 우승컵은 케이엔타이거즈가 거머쥐었고, 우리는 그 이틀 뒤에 헤어졌다.  나지운이 끝내기 홈런을 날릴 때까지 나는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던 듯하다. 맞다. 타이거즈의 9회 말 공격, 원 아웃, 투 스트라이크.  &amp;lsquo;부디 한 방 제대로.......&amp;rsquo;를 속으로 외치며 기대했다지만 설마 했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6 대 5. 타이거즈의 12년 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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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흘 - 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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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6T01:12:42Z</updated>
    <published>2026-07-16T01:12: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소설을 쓴다. 아니 쓰고 싶다. 그래서 습작을 한다. 그리고 수험공부를 한다. 공부를 하는데 글을 쓰고 싶어 미치고 글을 쓰는데 공부를 하지 못해 불안해한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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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흘 - 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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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6T01:00:07Z</updated>
    <published>2026-07-16T01: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소설을 쓴다는 것. 그 일의 괴로움을 어렴풋이 짐작은 했을지라도 이렇게 피를 말리는, 그야말로 내 몸속의 피를 증발시키는 일일 거라곤 생각지 않았다. 기억을 떠올리는 것, 이야기 뼈대에 살을 붙이고 감정을 불어넣는 것, 글을 쓰는 시간에는 그 감정에 빠져 있어야 한다는 것. 이 모든 것이 몸 안의 모든 수분을 증발시키는 일임을 체감하고 있다. 사랑도 미움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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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틀 -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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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9T04:56:43Z</updated>
    <published>2026-07-09T04:54:18Z</published>
    <summary type="html">화를 내는 사람은 슬퍼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슬퍼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서 화로 슬픔을 포장하는 것이다. &amp;lsquo;강해야만 한다. 슬퍼하는 일 따위는 약함의 반영이다. 강해 보여야 한다. 슬픔을 보이는 일은 약함을 보이는 일이다.......&amp;rsquo; 깊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슬픔은 부끄러운 것이라고 가르쳤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을 때 나는 화가 났다. 믿는 이에게 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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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루 -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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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9T04:51:27Z</updated>
    <published>2026-07-09T04:51:27Z</published>
    <summary type="html">공무원이 꿈은 아니었다. 회사를 당당히 그만두고 나오기까지 그 일에 대해선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amp;nbsp;아침 일찍 책가방을 메고 도서관에 출근해 키오스크에서 좌석표를 뽑고 복도에 있는 사물함에서 책을 꺼내 책상 위에 가지런히 정리 정돈할 때면 나는 무슨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는 듯하다. 가급적 소리가 나지 않게 무거운 책들을 사뿐히 내려놓은 후 왼쪽 구석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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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저히 - 참을 수가 없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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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2T04:45:25Z</updated>
    <published>2026-05-22T02:58:58Z</published>
    <summary type="html">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무언가 쓰고 싶은 것을.  누가 보면 '대단한 작가 나셨네.'라고 비아냥댈 일일지도 모르지만 여하튼 그랬다. 지금 네가 그 부족한 시간을 빼서 글을 끄적일 때냐고 일침을 날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내 마음의 소리가 그러하다. 그런데 나는 자꾸만 쓰고 싶다. 지금 적고 싶다. 못난 글이 자랑스럽지 않고, 작은 마음이 들킬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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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장갑은 잘 쓰셨나요? - 드디어 장갑 한 짝을 버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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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1-13T17:31:04Z</updated>
    <published>2025-01-13T15: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 달도 더 전의 일이다. 새벽 러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장갑 한 짝을 잃어버렸다. 횡단보도 앞에서 휴대폰을 꺼내다 주머니에 들었던 장갑 한 짝을 흘린 것을 모른 채 횡단보도를 건너다 '아차!' 하고 깨달은 것이다. 이미 횡단보도 신호는 한 자릿수로 바뀌고 걸어온 거리보다 되돌아갈 거리가 더 멀었기에 '신호가 바뀌면 다시 건너가면 되지' 하고 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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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다섯의 E - 그리고 마지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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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2-17T01:09:21Z</updated>
    <published>2024-12-16T23:44:5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열다섯 살의 E를 기억한다. 열일곱 살의 그도 스무 살의 그도 기억한다. 건강하고 명랑한 얼굴을 기억한다.   내가 E의 마지막을 보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미안함으로 남았으나 이제와 내게 있어서는 차라리 잘 된 일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E의 밝은 모습, 신난 모습만 기억하게 됐으므로...  E가 떠난 지도 9년이 지났다. 당연히 살 수 있을 것</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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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로그아웃 - 내가 붙잡고 싶은 것은 네가 아닌데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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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2-16T22:39:23Z</updated>
    <published>2024-12-16T21: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생각은 바람처럼 흩어진다. 머릿속을 흐르는 생각을 잡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건 정말 뛰어난 아이디어야! 하고 신나서 적어내려는 순간 생각은 사라지고 내가 무엇에 그렇게 광분했던가마저도 잊곤 한다. 내 머리를 탓한다. 메모지와 볼펜을 꺼내는 시간이 아까워 녹음을 택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머릿속에 흐르던 완벽한 문장은 녹음버튼을 누르는 순간 역시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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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연이라고요? - 우연이 겹칠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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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2-09T22:53:48Z</updated>
    <published>2024-12-09T21: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새 매일 모르는 지역 번호로 계속 전화가 왔다. 귀찮아서 안 받았다. 그리고 며칠 전엔 문자가 왔다. 역시 같은 지역 번호로 시작하는 문자였다. 귀찮아서 제대로 읽지 않았다. 그런데 또 같은 번호로 전화가 왔다. 이번엔 잠시 마음의 틈이 열린 상태였던지 전화를 받고 말았다. 케이블 TV 지점에서 온 전화였다.  기존의 셋톱박스를 신형 셋톱 박스로 무상 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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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인용 - 사람 이름은 아니고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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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2-08T06:44:51Z</updated>
    <published>2024-12-08T03:37: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육군사관학교에 가면 그다지 멋은 없지만 꽤나 높아 인근에서도 그 꼭대기를 볼 수 있는 탑이 하나 있다.  이름하야 지인용 탑이다. 지혜, 인내, 용기를 줄여 지인용 탑이라 이름 붙였다 했다. 나라를 수호하는 군인들에게, 군 고위간부를 양성하는 육사에 어울리는 탑의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저 멀리에 있는 지인용 탑을 보았다.  비단 군장성들에게만 필요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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