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
<feed xmlns="http://www.w3.org/2005/Atom">
  <title>흑양</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 />
  <author>
    <name>90e926a30c4f462</name>
  </author>
  <subtitle>낡고 망가진 사람의 사소한 불행과 사소한 행운에 대하여. 자른 발톱을 모아둔 신문 속, 불쑥 발견된 감정에 대하여.1986년 출생.</subtitle>
  <id>https://brunch.co.kr/@@grAd</id>
  <updated>2024-01-21T08:46:37Z</updated>
  <entry>
    <title>물이 다른 곳</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14" />
    <id>https://brunch.co.kr/@@grAd/14</id>
    <updated>2026-10-06T04:30:10Z</updated>
    <published>2026-10-06T0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외지(外地)를 떠돌다 보면 물의 질감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떤 동네는 낡은 모텔에서도 부드러운 물이 쏟아지고, 어떤 동네는 호텔에 머물러도 살이 뻑뻑해지도록 거친 물이 수도꼭지 아래서 흘러나온다.    열아홉 살에 대학에 진학하면서 나는 처음 서울로 올라왔다. 근 한 달은 코에서 검은 코딱지가 쏟아졌는데, 이제 와 생각하면 공기에 적응하느라 그</summary>
  </entry>
  <entry>
    <title>양지바른 불행</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13" />
    <id>https://brunch.co.kr/@@grAd/13</id>
    <updated>2026-09-29T02:00:01Z</updated>
    <published>2026-09-29T0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집에 돌아갈 때는 전철역을 나와 두 개의 굴다리를 지나쳐야 한다. 굴다리 아래의 비좁은 길목에서 사람들은 예기치 않은 어깨 부딪침을 견뎌야 한다. 찌푸린 채 몸을 옆으로 꺾는 일은 나 또한 종종 해본 것이다. 들썩이는 가방을 손으로 붙잡은 채, 되도록 숨을 참은 채로 사람을 지나치는. 서로가 눈앞에 있음에도 서로가 없는 것처럼 굴다리 너머의 빛이나 녹음(綠</summary>
  </entry>
  <entry>
    <title>불안 기계</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12" />
    <id>https://brunch.co.kr/@@grAd/12</id>
    <updated>2026-09-22T02:00:00Z</updated>
    <published>2026-09-22T0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불안 기계    기계를 처음 만질 때, 조금 헤매는 편이다. 집 앞에 있는 프린터 샵에서 프린터를 해야 할 때도, 낯선 인터페이스의 키오스크 앞에서도. 말로 하소연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이마에 땀 몇 방울은 더 매달려야 대충이나마 기계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어렵다고 소리 내지만 않으면 된다. 말하지 않으면 내 뒤편에 늘어선 사람들은 나를 그저 손이 느린</summary>
  </entry>
  <entry>
    <title>삼촌</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11" />
    <id>https://brunch.co.kr/@@grAd/11</id>
    <updated>2026-09-15T08:15:11Z</updated>
    <published>2026-09-15T08: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다른 사람들에게 글쓰기에 대해서 설명할 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amp;lsquo;작은 사물부터 점진적으로 글을 전개하라&amp;rsquo;는 것이다. 원래 그렇게 쓰면 편하다. 작은 물체의 &amp;lsquo;작은&amp;rsquo;은 대단치 않으면서도 내게 온전히 감각된 무엇을 의미한다. 완전히 안다 싶은 대상에서 시작된 글쓰기는 확신이 감돌기 때문에 그 자체로 하나의 안정감을 획득한다. 그러면 당연히 습작에 있어서</summary>
  </entry>
  <entry>
    <title>사력주의자(死力主義者)</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10" />
    <id>https://brunch.co.kr/@@grAd/10</id>
    <updated>2026-09-08T14:00:00Z</updated>
    <published>2026-09-08T14: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집에 일이 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집은 충분히 일인칭이 될 수 있다.  내게 일이 있다. 비 오는 날의 비 같은 것, 비좁은 전철역 입구에서야 아침에 챙긴 우산이 저녁의 나와는 멀리 있다는 걸 깨닫는 것.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일 또한 일이라면, 비에 젖은 나를 비에 젖은 집이 품어내는 것 또한 일이 되지 않을까. 그런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summary>
  </entry>
  <entry>
    <title>소라를 까주는 손</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9" />
    <id>https://brunch.co.kr/@@grAd/9</id>
    <updated>2026-09-01T02:00:00Z</updated>
    <published>2026-09-01T0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소라를 까주는 손    소라를 까는 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크기가 큰 놈이라면 젓가락으로 입구의 각피 사이를 찔러서 단단한 살을 관통한 다음, 소라의 휜 궤적을 반대로 손을 꺾으면 되지만, 작은 놈이라면 바늘로 해야 한다. 그리하여 건져 낸 살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애기 입으로도 한 입, 대충 밥 남은 걸로 사료를 대신하는 시골 개라면 한입에</summary>
  </entry>
  <entry>
    <title>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수필</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8" />
    <id>https://brunch.co.kr/@@grAd/8</id>
    <updated>2026-08-25T14:00:00Z</updated>
    <published>2026-08-25T14: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수필    작년은 좋지 않았다. 아버지가 받은 두 번의 수술은 잘 되었지만, 수술의 비용은 대부분의 계획을 뒤로 미루게 만들었다. 나는 지금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어떻게 청탁을 해결했고, 또 어떻게 시를 썼는지. 한편으로는 그것도 하지 않았다면 지금 글을 쓰는 내가 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다. 정말로 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summary>
  </entry>
  <entry>
    <title>감정적 수필</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7" />
    <id>https://brunch.co.kr/@@grAd/7</id>
    <updated>2026-08-18T14:00:00Z</updated>
    <published>2026-08-18T14: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감정적 수필​  ​ ​ 밥을 먹으려는데, 엄마가 봉투를 내밀었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경비가 들었을 것인디. 마음이야 알겠으나, 알겠는 그 마음 때문에 나는 퍽 서러웠다. 자식이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거고, 다 떠나서 자식이 밥 정도는 살 수 있는 거라고, 인정해야 하는데 엄마는 좀처럼 인정하질 못 한다. 두 번째 종양을 떼어낸 아버지 또한 비슷한 표정이었</summary>
  </entry>
  <entry>
    <title>원형적 수필</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6" />
    <id>https://brunch.co.kr/@@grAd/6</id>
    <updated>2026-08-11T14:00:00Z</updated>
    <published>2026-08-11T14: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원형(原形)적 수필 ​ ​ ​ 수필의 한자는 수필(隨筆)이다. 물론 수필(手筆)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원래의 한자를 찾아보면 따를 수 자에 붓 필(여기서는 쓰다의 의미로 쓰였지만) 자를 쓴다. 아는 척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아는 척을 할 법한 정보도 아니지만 굳이 그것을 먼저 설명하는 것은, 수필의 정의를 내리기 위해서다. 수필은 그냥 마음에 따라서,</summary>
  </entry>
  <entry>
    <title>상상적 수필</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5" />
    <id>https://brunch.co.kr/@@grAd/5</id>
    <updated>2026-08-04T14:00:00Z</updated>
    <published>2026-08-04T14: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상상적 수필   1. 이 이야기에는 야마모토 킹키부츠와 개미산, 장미 무늬 테이블 보, 자작나무, 전갱이, 폐호흡, 광장 공포증, 활강, 토막 살인, 재부팅, 러브버그, 귀신 되기, 스메기리, 종량제 봉투, 그림 속의 여자, 첫사랑, 낡은 도마의 칼자국, 비수기, 모텔, 와이키키 해변이 나올 것이다.  2. 이런 것을 우리는 보통 거짓말이라고 한다.  3.</summary>
  </entry>
  <entry>
    <title>수필적 상상</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4" />
    <id>https://brunch.co.kr/@@grAd/4</id>
    <updated>2026-07-28T12:58:34Z</updated>
    <published>2026-07-28T12:58: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필적 상상 ​ ​ 축구 심판을 보던 친구가 내던진 호루라기에 맞은 후로, 나는 종종 대낮에도 한밤처럼 어두워졌다.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질 않았고, 그들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알 수 없어졌다. 분명히 움직이는데, 행방이 있어야 할 사람들이 내겐 도통 행방이 없는 사람들 같았다. 미술관에 가는 건 아닐까. 어쩌면 숲에 가는 걸 수도 있겠지. 어둠은 상상</summary>
  </entry>
  <entry>
    <title>섬 - 어디서 어딘가로 갈 때는 늘 뒤편을 볼 것</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3" />
    <id>https://brunch.co.kr/@@grAd/3</id>
    <updated>2024-02-23T07:34:52Z</updated>
    <published>2024-02-14T14:55:33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살았던 섬은 배 타고 2시간은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봄이면 멸치 말리는 냄새로 온 천지에 비린내가 들끓었고, 학교로 이어진 해안가 길을 따라 그물이며 부표 따위가 포말과 몸을 뒤섞곤 했다.    나는 그 섬이 좋았다. 섬은 작고 안전했으며, 이따금 바람 때문에 기와가 떨어져 머리를 깨트렸지만, 깨진 머리를 보듬어주는 손들이 사방에 놓여</summary>
  </entry>
  <entry>
    <title>가구를 버릴 때는 스티커를 붙여서 버려야 한다 - 불완전함의 완전함에 대하여</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2" />
    <id>https://brunch.co.kr/@@grAd/2</id>
    <updated>2024-02-02T06:52:43Z</updated>
    <published>2024-02-02T02:55:4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nbsp;집에 다리 하나가 없는 의자가 있다. 의자는 집 뒤편 창고로 이어지는 좁은 통로에 놓여 있고, 가끔 거기를 오갈 때마다 안 그래도 삐뚜름한 자세를 더욱 삐뚤게 하곤 했다. &amp;nbsp;나는 그 의자를 좋아한다. 소복하게 쌓인 먼지들 때문에 거대한 찹쌀 모찌처럼 부드러운 앉는 부분의 질감이 좋고, 팔걸이의 쓸데없이 화려한 장미 조각과 반짝임이 좋고, 가끔 비둘</summary>
  </entry>
  <entry>
    <title>손 - 기억되거나 기억이 되어야 할</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www.fishingproductfr.com/@@grAd/1" />
    <id>https://brunch.co.kr/@@grAd/1</id>
    <updated>2024-01-26T01:53:39Z</updated>
    <published>2024-01-26T01:53:39Z</published>
    <summary type="html">손사람을 볼 때 손을 먼저 본다. 사실은 그러려고 노력 중이다. 얼마나 잘났는지 얼굴을 보는 것보다는 그게 더 예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쉽지 않다. 손을 먼저 보는 것은.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얼굴을 악수보다 자주 상대방에게 내밀기 때문이다.  손은 솔직해서 그 사람이 말하고 싶은 것과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을 모두 쥐고 있다. 한 번 자신의 손을</summary>
  </entry>
</fe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