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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달빛여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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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오래된 한옥에서 가족과 함께한 시간들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사라져가는 기억과 감정들을 글로 건네며,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위로가 닿기를 바랍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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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22T01:18:3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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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 열아홉 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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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1T04:17:59Z</updated>
    <published>2026-05-11T04:17: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주중에 남편은 일찍 집에 돌아왔다.  그 평범한 저녁,  따뜻한 밥 냄새가 집 안에 퍼지고 아이들은 식탁 앞에서 재잘거렸다.  주말이면 우리는 가까운 곳으로 떠났다.  새로 산 텐트를 치고 숯불 위에 고기를 올렸다.  고기 굽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기 시작하면 뛰어놀던 아이들은 어느새 다가와 입맛을 다셨고,  남편과 나는 흐뭇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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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열여덟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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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07T23:59:39Z</updated>
    <published>2026-05-07T23:59:39Z</published>
    <summary type="html">두 사람 사이에 잠시 정적이 내려앉았다.  방 안을 채우고 있던 작은 소음도, 창문 틈으로 스미던 바람도 어느새 멀어진 듯했다.  그 적막 속에 그의 한마디만이 또렷하게 남아 도돌이표처럼 자꾸 귓가를 맴돌았다.  '우리&amp;hellip; 셋째 가질까?'  남편의 눈빛은 지나치게 진지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말을 마음속에서 몇 번이고 되뇌었다.  이제 와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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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열일곱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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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07T04:02:40Z</updated>
    <published>2026-05-07T04:02:40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옥집을 고쳐 들어온 뒤, 우리 가족은 신기하리만치 평온했다.  색만 새로 입힌 낡은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자그마한 마당이 우리를 먼저 반겨주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처마 끝으로 빗물이 길게 떨어졌고,  아이들은 그 밑을 웃으며 뛰어다녔다.  꼭 어디 멀리 헤매다 아주 늦게 집으로 돌아온 가족 같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남편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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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열여섯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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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30T05:14:21Z</updated>
    <published>2026-04-30T05:14:21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족이 함께 떠난 여행은 그 변화의 시작이었다.  4박 5일의 시간은 꿈처럼 흘러갔다.  짭조름한 바닷바람이 피부를 스쳤고, 눈부신 햇살은 파도 위에서 반짝였다.  그 풍경 속에서 남편은 마치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던 듯 자연스럽게 우리 곁에 있었다.  우리는 함께 물속에 들어갔고,  차를 빌려 창밖으로 이어지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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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열 다섯 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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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30T04:50:10Z</updated>
    <published>2026-04-30T04:5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남편이 마음을 정하자, 일은 빠르게 흘러갔다.  일단 우리 집과 비슷한 한옥을 지어온 목수와 계약했고,  몇 번의 수정을 거쳐 만들어진 도면으로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오던 길, 운전하던 남편이 불쑥 말을 꺼냈다.  &amp;ldquo;우리, 여행 가자.&amp;rdquo;  뜻밖의 말에 나는 그를 바라봤다.  잘못 들은 건 아닌지 확인하듯.  남편은 내 반응을 알면서도 담담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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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열 네 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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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30T04:23:23Z</updated>
    <published>2026-04-30T04:23: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집을 비워줘야 할 날짜는 하루하루 가까워지고 있었고,  그만큼 내 마음도 점점 조급해졌다. 시간이 등을 떠미는 것 같았다.  결국, 나는 결정을 내렸다.  &amp;ldquo;거기로 가고 싶어.&amp;rdquo;  말을 꺼내는 순간, 조용했던 공기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남편의 표정이 굳자, 괜히 심장이 한 박자 빨리 뛰었다.  나는 그가 거절할 것을 예상하며 다음 말을 머릿속으로 급하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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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열세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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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9T00:35:53Z</updated>
    <published>2026-04-29T00:35: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가 돌아가신 후, 우리 집은 더 이상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엄마와 함께였던 시간에 붙들려 있었다.  약 냄새가 배어 있던 공기, 침대에서 내뱉던 낮은 신음.  그 기억들이 집 안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안에 있으면 나는 현재가 아니라 과거 속을 걷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떠나고 싶었다.  남편 역시 이사를 고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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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 열두 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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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7T23:42:43Z</updated>
    <published>2026-04-27T23:42:4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amp;rdquo;  엄마가 남겨주신 집을 정리하고 아이들과 바르셀로나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말에,  남편은 짧게 선을 그었다.  &amp;ldquo;그럼&amp;hellip; 1년만이라도.&amp;rdquo; &amp;ldquo;안 돼.&amp;rdquo;  순순히 허락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그래도 이 정도로 단호할 줄은 몰랐다.  이건 하루이틀에 끝날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는 생각을 잠시 미뤘다.  일단 세입자부터 만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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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열한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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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7T00:19:04Z</updated>
    <published>2026-04-27T00:19:04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어쩌면, 이건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 집을 정리하고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가는 것.  햇빛이 길게 늘어지는 골목과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던 식탁,  낯선 언어 속에서도 이상하게 편안했던 시간들.  그 장면들이 하나씩 이어지며 어느새 머릿속에는 구체적인 미래가 그려지고 있었다.  공항은 생</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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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열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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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4T00:39:58Z</updated>
    <published>2026-04-24T00:39:58Z</published>
    <summary type="html">햇살 아래, 자유롭게 뛰노는 아이들.  낯선 언어 속에서도 부드럽게 스며드는 그들의 모습.  그리고 그 곁에서 내 안에 차오르는 생명력.  바르셀로나는 내게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었다.  또 다른 삶의 문을 열어주는 곳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 선명했던 건, 남편의 필요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항에서 그는 말했었다.  며칠도 못 가 힘들다고 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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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아홉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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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3T00:12:17Z</updated>
    <published>2026-04-23T00:12: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 바르셀로나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먹지를 못했다.  그런데 햇살 아래를 걷고 또 걷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음식이 부담스럽지 않았고, 소화도 편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배가 고파졌다.  그 감각이 너무 오랜만이라서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amp;lsquo;아, 이제 괜찮아지고 있구나.&amp;rsquo; &amp;lsquo;몸이 다시 돌아오고 있구나.&amp;rsquo;  그렇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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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여덟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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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2T00:20:49Z</updated>
    <published>2026-04-22T00:20:49Z</published>
    <summary type="html">의도한 것도 아니었는데 우리가 구한 집의 위치는 참 좋았다.  굳이 목적지를 정하지 않아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세계적인 건축물이 눈앞에 나타나곤 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또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다.  그날, 아이들과 함께 성당 앞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말로 다 옮기기 어려울 만큼 압도적이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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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일곱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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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4:02:30Z</updated>
    <published>2026-04-21T04:02:30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행기는 긴 시간을 건너 천천히 고도를 낮췄다.  창밖의 풍경이 흐릿함을 벗고 하나씩 또렷해졌다.  바르셀로나였다.  기체가 활주로에 닿자 짧은 진동이 전해졌다.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나는 잠시 움직이지 못했다.  도착했다는 사실이 아직 몸에 닿지 않았다.  &amp;ldquo;엄마, 가자.&amp;rdquo;  아이들의 목소리에 그제야 몸을 일으켰다.  공항을 나서자 빛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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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여섯 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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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0T00:13:38Z</updated>
    <published>2026-04-20T00:13:38Z</published>
    <summary type="html">스페인 바르셀로나.  한 번 마음에 새겨진 단어는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아직 겨울이 시작되기 전인데 나는 이미 겨울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사람처럼 몸이 시리고 떨렸다.  그런데 화면 속 바르셀로나의 태양은 유난히 커 보였다.  그 아래에 서 있으면 왠지 괜찮아질 것만 같았다.  따스한 빛이 내 몸 깊숙이 스며들어 굳어버린 것들을 하나씩 풀어줄 것만 같</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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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다섯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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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7T00:34:05Z</updated>
    <published>2026-04-17T00:34:05Z</published>
    <summary type="html">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졌다.  아침이 오면 아이들을 챙기고 집안일을 하며 하루를 그럭저럭 흘려보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했다.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약을 챙겨 먹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큰 병원에 가는 일만큼은 끝내 미루고 있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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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네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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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5T23:56:15Z</updated>
    <published>2026-04-15T23:56:15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럼에도 나는 아이를 두고 어디에도 갈 수 없었다.  돌아간다는 건,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라는 걸 알고 있다.  아이에게 같은 상처를 두 번 줄 수는 없었다.  결국, 내가 할 일은 하나였다.  내 안에서 나를 붙들던 목소리,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 속삭이던 그 소리를 지우는 것.  나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간절히 빌었다.  그 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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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세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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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5T00:18:47Z</updated>
    <published>2026-04-15T00:18:47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랬다.  남편과 함께 살 수 없는 이유는 결국 하나였다.  그는 나를 무가치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와 살았던 지난 10년,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기준이 촘촘하게 깔려 있었다.  그 기준은 언제나 나보다 앞서 있었고, 나는 늘 그 뒤를 쫓아가야 했다.  조금만 늦어도, 조금만 어긋나도 나는 쉽게 부족한 사람이 되었다.  그의 말과 시선은 늘 나를 깎</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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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 백두번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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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3T23:38:10Z</updated>
    <published>2026-04-13T23:38:10Z</published>
    <summary type="html">목적지도 정하지 못한 채 무작정 택시를 잡아탔다.  되도록 멀리 가고 싶었는데, 두고 온 아이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리는 집 근처 호텔 앞에 서 있었다.  곁에서는 딸아이가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말없이 나를 올려다보는 그 맑은 눈을 마주하는 순간,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  &amp;lsquo;이제 어떡하지.&amp;rsquo;  그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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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2T23:48:05Z</updated>
    <published>2026-04-12T23:48:05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방을 드는 순간, 둘째가 어느새 다가와 내 외투 자락을 꼭 붙잡았다.  나는 첫째의 손을 잡았다.  &amp;ldquo;우리, 이 집에서 나가자.&amp;rdquo;  말은 생각보다 또렷하게 나왔다.  마치 오래전부터 여러 번 되뇌어온 말처럼.  어디로든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혼은, 그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이 사람에게서 멀어지고 싶었다.  그래야 숨을 쉴 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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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0T04:53:15Z</updated>
    <published>2026-04-10T04:53: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아이들 옷부터 챙겼다.  겉옷과 속옷, 양말 몇 켤레.  며칠 집을 비울 사람처럼, 필요한 것만 골라 가방에 담았다.  &amp;ldquo;너, 지금 뭐 하는 거야?&amp;rdquo;  등 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 손이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  &amp;ldquo;뭐 하냐고 묻잖아.&amp;rdquo;  기척이 바로 뒤까지 가까워졌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순간, 손목이 거칠게 붙잡혔다.  &amp;ldquo;야.&amp;rdquo;</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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