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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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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흩어지는 사람들을 적습니다. 이름 없이  살다 사라진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자리를 덜어내는 문장으로 한 자락 비워두는 글을 씁니다. 장편 같은 달을 연재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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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5T23:20:0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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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 오선지③ &amp;middot; 16회 -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정확할 때도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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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22:00:07Z</updated>
    <published>2026-10-11T22: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부터 두 사람은 노래를 만졌다. 서 선생이 풍금으로 한 소절을 짚으면 금선이 목으로 받아 불렀다. 한 번 부르고 끝내지 않았다. 다시. 또 다시. 조금 높이면 불러 보고, 낮추면 또 불러 봤다. 한 음을 넣었다가 뺐다. 비어 있던 곳을 메워 보기도 했다. 그러면 둘 중 하나가 먼저 얼굴을 찌푸렸다. &amp;ldquo;아니오.&amp;rdquo; &amp;ldquo;왜?&amp;rdquo; &amp;ldquo;답답하오.&amp;rdquo; &amp;ldquo;어디가?&amp;rdquo; 금선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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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 오선지② &amp;middot; 15회 - 내 이름을 처음 쓴 날, 빈 종이 한쪽에 내가 생겼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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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22:00:08Z</updated>
    <published>2026-10-08T22: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 선생은 빈 오선지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연필 끝이 종이에 닿았다. 금선은 그 손을 보았다. 무언가를 쓰려는 모양이었다. 몇 획이 지나갔다. 금선은 읽지 못했다. 그런데 이름을 쓰는 것이라는 건 알았다. 글자를 모르는 사람도 누군가 제 이름을 적을 때의 손놀림은 알아볼 수 있다. 금선이 물었다. &amp;ldquo;뭘 쓰오?&amp;rdquo; &amp;ldquo;내 이름.&amp;rdquo; &amp;ldquo;왜?&amp;rdquo; 서 선생이 금선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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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 오선지① &amp;middot; 14회 글자는 읽지 못해도, 비어 있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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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22:00:09Z</updated>
    <published>2026-10-06T22: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 채록실. &amp;ldquo;그 노래를 누구하고 만들었느냐고?&amp;rdquo; 백 살의 금선이 입을 다물었다. 기억이 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를 고르는 얼굴이었다. 한참 뒤 노인이 말했다. &amp;ldquo;사람을 먼저 만난 게 아니었어.&amp;rdquo; ―― 그럼요? &amp;ldquo;노래를 먼저 만났지.&amp;rdquo; 금선은 손가락으로 탁자 위에 보이지 않는 선 하나를 그었다. &amp;ldquo;그 사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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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판이 도는 곳③ &amp;middot; 13회 - 판에 남는 노래보다, 판에 들어가지 않은 한 조각이 더 오래 귀에 남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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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22:00:00Z</updated>
    <published>2026-10-04T2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여자가 마이크 앞에 섰다. 금선과 통로에서 부딪쳤던 여자. 금선의 북을 가리키며 &amp;ldquo;그것도 짐?&amp;rdquo; 하고 묻던 여자였다. 금선은 아직 이름을 몰랐다. 다만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알았다. 노래하는 사람은 다른 노래하는 사람의 몸을 알아본다. 무대에 오르기 전 목을 함부로 쓰지 않는 자세. 숨을 짧게 흩뜨리지 않는 버릇. 어깨를 올리지 않고 깊게 들이마시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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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4. 혼자 남은 장 &amp;mdash; 식구 없이 장을 도는 법 - 장터는 혼자인 사람에게도 밥을 주었지만, 자리를 내주지는 않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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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22:00:00Z</updated>
    <published>2026-10-02T2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람이 많은 장터에서 혼자라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사방에 사람이 있었다. 국밥을 파는 사람. 짚신을 파는 사람. 소를 끌고 온 사람. 엿장수. 약장수. 아이 업은 아낙. 술 취한 사내. 사람은 그렇게 많은데, 내 편은 하나도 없었다. 나는 그때 열세 살이었다. 식구들이 하나둘 흩어진 뒤였다. 등에는 아버지의 북이 있었다. 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지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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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판이 도는 곳② &amp;middot; 12회 - 남는 노래 한 장 뒤에는, 남지 않는 손과 시간이 더 많이 쌓여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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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22:00:03Z</updated>
    <published>2026-10-01T2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버려진 판은 아무 데나 포개 놓지 않았다. 금선은 그것부터 이상하게 여겼다. 어차피 버릴 것인데도 사람들은 실패한 판을 한쪽에 따로 세웠다. 아직 표면이 무른 것은 서로 닿으면 골이 망가진다고 했다. 금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버릴 것인데, 골이 망가져도 무슨 상관인가. 그러나 이곳에서는 버리는 것에도 순서가 있었다. 살릴 것은 살리는 법이 있었고, 버릴 것</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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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판이 도는 곳① &amp;middot; 11회 - 사라지지 않는 소리는, 사라지는 소리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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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22:00:03Z</updated>
    <published>2026-09-29T2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 채록실. &amp;ldquo;판이 도는 곳에 처음 들어간 날을 물었지.&amp;rdquo; 백 살의 금선이 천장을 잠깐 올려다봤다. 마치 오래전 천장에 걸렸던 전등 하나를 찾는 얼굴이었다. &amp;ldquo;북소리 다음에는 그 얘기라야 맞아.&amp;rdquo; 노인은 손을 천천히 모았다가 폈다. &amp;ldquo;사람이 가도 소리가 남는다는 걸, 그날 처음 눈으로 봤거든.&amp;rdquo; 잠시 뒤 덧붙였다. &amp;ldquo;남는다는 게 좋은 일인 줄만 알았지.&amp;rdquo;</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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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른 온기③ &amp;middot; 10회 - 사람을 잃고 나서야,&amp;nbsp;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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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2:00:03Z</updated>
    <published>2026-09-27T2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다음 날 새벽, 금선은 역으로 갔다. 어느 시골로 갔는지도 몰랐다. 몇 시 기차인지도 몰랐다. 악단 사람이 한 말은 하나뿐이었다. &amp;ldquo;북쪽으로 가는 첫차쯤.&amp;rdquo; 그 말 하나를 들고 갔다. 도쿄의 새벽 역은 벌써 사람으로 차 있었다. 짐을 든 사람. 도시락을 든 사람. 아이 손을 잡은 여자. 작은 보퉁이를 멘 노인. 악기 상자를 든 사람도 있었다. 금선은 노인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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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3. 떠나는 사람들 &amp;mdash; 식구가 하나씩 흩어지던 장터의 - 떠나는 사람은 짐을 쌌고, 남은 사람은 그 사람이 하던 일을 하나씩 떠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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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5T22:00:02Z</updated>
    <published>2026-09-25T2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람이 떠나는 데에도 소리가 있었다. 보따리를 묶는 소리. 멍석 위에서 짐을 끌어당기는 소리. 짚신을 고쳐 신는 소리. 마지막으로 천막 천을 한번 털어 보는 소리. 그리고 이상하게도, 정말 떠나는 순간에는 말이 적었다. 잘 있어라. 다시 만나자. 몸조심해라. 말로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인사가 있었지만, 우리 식구들은 떠날 때 그런 말을 잘 하지 않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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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른 온기② &amp;middot; 9회 - 좋은 반주는 다른 소리가 무너지지 않게 받치는 것이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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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22:00:04Z</updated>
    <published>2026-09-24T2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늙은 반주자의 손이 왜 늘 소리보다 먼저 움직이는지 알게 된 밤이 있었다. 작은 극장에서 공연하던 날이었다. 금선은 무대 뒤에서 악기 상자를 옮기고 있었다. 무대에서는 젊은 여가수가 노래하고 있었다. 맑은 목이었다. 높은 음으로 올라갈수록 객석의 고개가 조금씩 들렸다. 금선도 휘장 뒤에서 손을 멈추고 들었다. 한 소절이 올라갔다. 그리고 가장 높은 음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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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른 온기① &amp;middot; 8회 - 뜨겁게 품어 주지는 않았지만,&amp;nbsp;곁에 있어 준 사람이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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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22:00:05Z</updated>
    <published>2026-09-22T22: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 채록실. &amp;ldquo;그 늙은 반주자 말이지.&amp;rdquo; 백 살의 금선이 손을 한번 폈다가 오므렸다. &amp;ldquo;오래 산 사람 얘길 하면 다들 죽은 얘기를 기다려. 언제 죽었느냐, 마지막 말은 뭐였느냐.&amp;rdquo;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amp;ldquo;그 사람은 안 죽었어. 적어도 내 앞에서는.&amp;rdquo; 잠깐 웃었다. &amp;ldquo;어느 날 그냥 없어졌지.&amp;rdquo; 채록자가 무언가 적으려 하자 노인이 먼저 말했다. &amp;ldquo;그래서 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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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북 앞에서③ &amp;middot; 7회 - 잘 치는 법보다 먼저, 틀리고도 다음 날 다시 앉는 법을 배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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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22:00:05Z</updated>
    <published>2026-09-20T22: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이 왔다. 늙은 반주자가 돌아간 뒤, 금선은 북 앞에 혼자 남아 있었다. 밤새 꿰맨 북끈은 보기 흉했다. 매듭은 한쪽으로 불룩했고, 실은 가지런하지 않았다. 등에 메면 그 자리가 어깨뼈를 눌렀다. 손가락에는 바늘에 찔린 자국이 남아 있었다. 북가죽 한가운데에는 아무 흔적도 없었다. 어젯밤 그렇게 여러 번 손을 내리쳤는데도 가죽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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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 흉년이 오면 &amp;mdash; 굶주림이 깊어지고 사람이 떠나던 - 쌀이 없어서만 굶는 것이 아니라는 걸, 나는 장터에서 처음 알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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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22:00:04Z</updated>
    <published>2026-09-18T2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흉년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개 하늘부터 생각한다. 비가 안 오는 해. 비가 너무 많이 오는 해. 곡식이 여물지 않는 해. 나도 어릴 때는 그렇게 알았다. 하늘이 농사를 망치면 먹을 것이 없어지고, 먹을 것이 없으면 사람이 굶는 것. 흉년은 그런 순서로 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열한 살 무렵 맞은 어느 겨울은 달랐다. 비는 이미 그전에 그쳤다. 장터에는 쌀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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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북 앞에서② &amp;middot; 6회 - 아버지의 손이 아니니, 아버지의 소리가 날 리 없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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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22:00:07Z</updated>
    <published>2026-09-17T22: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손을 들었다. 북가죽 한가운데에서 손바닥이 잠깐 멈췄다. 차가운 기운이 먼저 올라왔다. 금선은 숨을 한 번 삼켰다. 그리고 쳤다. 두웅. 소리는 생각보다 작았다. 장터에서 들었던 아버지의 북은 땅부터 울렸다. 사람이 듣기 전에 발바닥이 먼저 알았고, 등으로 들어온 울림이 가슴까지 올라왔다. 지금 난 소리는 달랐다. 짧고, 둔하고, 어설펐다. 다다미 넉 장</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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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북 앞에서① - 등에 지고 다니던 것을 처음 제 앞에 세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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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22:00:01Z</updated>
    <published>2026-09-15T2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 채록실. &amp;ldquo;그 북을 언제 처음 울렸느냐고.&amp;rdquo; 백 살의 금선이 무릎 위에서 손가락을 천천히 폈다. 북채를 쥐는 손짓도 아니었다. 무엇인가 오래 만지지 못했던 것을 처음 만져 보는 손 같았다. &amp;ldquo;도쿄였어.&amp;rdquo; 노인이 말했다. &amp;ldquo;스무 살도 되기 전이었지.&amp;rdquo; 연구자가 물었다. ― 도쿄에 도착하자마자요? 금선이 옅게 웃었다. &amp;ldquo;사람들은 자꾸 큰일만 먼저 묻더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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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판 밖에서③ - 안 되는 것이 또렷해지자, 떠날 길도 또렷해졌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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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22:00:01Z</updated>
    <published>2026-09-13T2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경성에 와서도 식구들의 소식은 완전한 문장으로 오지 않았다. 제비가 절뚝거리며 고향 장에 나타났다는 말을 들었다. 어느 장터 흙바닥에서 석길 영감의 것과 비슷한 곰방대를 주웠다는 사람도 있었다. 북쪽 장에서 백오를 닮은 입담꾼을 보았다는 소문도 건너왔다. 늦은네가 큰 도시 어디에선가 삯바느질을 한다는 말도 있었다. 어느 도시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죽었다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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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름이 바뀐 도시들 &amp;mdash; 한성&amp;middot;경성&amp;middot;서울 - 도시는 그대로인데, 이름이 바뀔 때마다 시대가 달라졌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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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2T22:00:00Z</updated>
    <published>2026-09-12T2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울. 우리는 너무 자연스럽게 이 두 글자를 씁니다. 서울역. 서울시청. 서울대학교. 서울 사람. 그런데 100여 년 전 사람에게 지금처럼 &amp;ldquo;서울에 간다&amp;rdquo;고 말한다면 조금 낯설게 들렸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살던 시대에 따라 이 도시는 한양이었고, 한성이었고, 경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광복 뒤 마침내 지금의 서울이 공식 이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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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문이 도는 법 - 소문에는 발이 없었지만 장꾼들의 발을 빌리면 누구보다 빨랐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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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1T22:00:00Z</updated>
    <published>2026-09-11T2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장터에는 신문보다 빠른 것이 있었다. 사람의 입이었다. 어디 장에 소가 싸게 나왔다는 말. 어느 마을에 흉년이 심하다는 말. 다음 장에는 순사가 많이 나온다는 말. 누구네 집 아들이 돈을 벌었다는 말. 어느 소리패가 싸우다 갈라졌다는 말. 사람이 모이면 물건만 오가지 않았다. 말도 오갔다. 나는 글을 읽기 전부터 세상이 돌아가는 일을 장터에서 들었다. 물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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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손을 떠난 것들 - 이름을 살린 뒤에는 보내야 했다. 내 손이 마지막 손일 필요는 없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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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22:00:02Z</updated>
    <published>2026-09-09T2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손을 떠난 것들이 어디로 가는지, 나는 대개 모른다. 살린 이름이 어느 산에 도로 섰는지. 어느 대문에 걸렸는지. 어느 집의 가장 높은 선반에 모셔졌는지. 나는 따라가지 않는다. 살리면 보낸다. 처음에는 그것도 일이었다. 며칠씩 손끝으로 골을 더듬고, 빛을 바꾸어 보고, 끌을 몇 번이고 다시 갈아 겨우 도로 읽히게 한 이름이었다. 그런 것을 천에 싸 내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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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판 밖에서①&amp;nbsp; - 경성의 문은 목소리보다 이름을 먼저 물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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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22:00:02Z</updated>
    <published>2026-09-08T2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 채록실. &amp;ldquo;도쿄 얘기를 듣고 싶다고. 그 노래가 어디서 났는지.&amp;rdquo; 백 살의 금선은 창밖을 한 번 바라보았다. 먼 곳으로 열차라도 지나가는지 유리창이 아주 작게 떨렸다. 연구자의 손이 녹음기 가까이에 놓여 있었다. 책상 위에는 오래된 원반의 사진과 누렇게 바랜 자료들이 펼쳐져 있었다. 그들이 알고 싶은 것은 도쿄였다. 도쿄에서 만들어진 노래. 도쿄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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