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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Brown</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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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편협한 취향의 사서 또는 비언어의 도슨트</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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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5-27T03:37:43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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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과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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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0:00:18Z</updated>
    <published>2026-06-07T00: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리움은 가득한데 나는 곯아  입가엔 설탕 발린 듯 버짐이 피었다  건조한 비스킷처럼 나는 시들었지만  물기 없이도 뱃가죽은 기름 찼다  차디찬 식기에 닿는 게 무서워 그랬나  가득한 게 아니라 말하고 싶어 그랬나  손으로 집어 부스러기를 남기는  과자 같은 것이 왜 이리도 그리운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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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감나뭇집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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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7T14:32:52Z</updated>
    <published>2026-04-27T14:32: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월엔 라일락이 피었다. 할머니는 코스모스를 좋아한다고 했다. 나는 코스모스의 향을 맡아본 적은 없지만 아마 라일락은 드리워져 향이 내려앉고 코스모스는 피어 날아가 맡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중에 보니 코스모스는 향을 맡기 전부터 알록달록하여 기분이 좋았다. 마치 각자가 아끼는 공깃돌을 모아놓은 것 같았다.  할머니는 그런 것들을 좋아했던 것 같다. 내 가방</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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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감나뭇집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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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7T13:24:38Z</updated>
    <published>2026-04-27T13:24:38Z</published>
    <summary type="html">베개의 귀퉁이를 씹다가 잠이 들었다. 아침밥을 먹으러 나가보니 바깥에는 내가 어제 씹던 배게의 귀퉁이만큼 축축하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잔뜩 적셔져 너덜거리는 하루였다.  눈앞이 버벅거리듯 비가 억세게 내려왔고 나는 혹시나 감나무가 떠내려가진 않을까 걱정했다. 비는 개었고 어머니는 나에게 저런 비가 내리면 감나무가 자란다고 했다. 어제부터 아픈 이빨이 생각</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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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감나뭇집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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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7T13:08:40Z</updated>
    <published>2026-04-27T13:08:40Z</published>
    <summary type="html">눈에 다래끼가 났다. 봄인데도 아침새 햇빛이 밋밋했는지 철문에 눈두덩이를 비벼댔던 눈가는 눈물이 날 정도로 지독히도 시렸다. 퉁퉁 부은 눈에 바깥은 나갈 수 없어 덩굴이 벽을 타고 넘는 것을 눈으로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러다 밥냄새가 나면 밥을 먹었다. 갓 튀긴 도넛 냄새가 나면 도넛을 먹었고, 계란이 부서지면 건포도를 넣어 사라다를 먹었다. 눈두덩</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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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감나뭇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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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7T12:53:49Z</updated>
    <published>2026-04-27T12:53:49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당엔 감나무가 한 그루 널려있었다. 겨울에도 봄에도 그랬다. 그러다 가을엔 까막눈의 커다란 새들이 쪼아 먹는 것을 보며 저것이 맛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할머니가 그것을 말려 내입에 밀어 넣어 주었을 때 그 까막눈이 새들보다 눈이 땡그래졌다.  그 해 겨울은 유독 곶감이 많이 남아 군고구마 틈새에 곶감을 밀어 넣었다. 마법의 아궁이처럼 넣으면 맛있어지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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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저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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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7T12:38:00Z</updated>
    <published>2026-04-27T12:38: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무로 된 의자는 삐걱이나, 나사를 조일 맘이 없다  어디를 조여야 할지 알지만 덜컥이는 의자만의 비명이 앉아 머리를 쥐 뜯으며 글을 쓰는 나의 행색과 같아 더는 손을 댈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다른 의도와는 없이 그저 대상을 사색하고 훑어 맛보는 행위였고 마치 먹지 말아야 할 것을 탐닉하는 뱀의 주둥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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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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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6T18:17:40Z</updated>
    <published>2026-04-16T18:17:40Z</published>
    <summary type="html">햇살이 보드랍게 나뭇잎을 적시고  분홍색 책가방 들썩이는 아이는  연둣빛 조명아래 걸음걸음 싱그럽다  아침을 맞는다는 건 늘 아름답고  그 아랠 거닌 우린 빛을 먹고 자란다  햇살에 피어나는 발자국에 그림자 드릴곳 없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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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날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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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5T02:00:12Z</updated>
    <published>2026-04-05T02: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얼마나 넓어야 하늘을 나느냐  팔 벌려 휘저어도 우습기만 한데  이리도 비워야 하늘을 나느냐  내 맘 더 비울곳 없어 야위어가는데  어찌 그리 무심히 날아가는지  너는 하늘에 태어나 무거울일 없고  영위할 곳 없는 나는 날 곳 없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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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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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5T01:00:16Z</updated>
    <published>2026-04-05T01: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눈가가 마를 일 없어도 이 말을 해야 했고  웃음이 마를 일 없어도 이 말을 해야 했다  차오르다 못해 붉어 부르짖어도  타오르다 못해 검게 스러져도  결국 찍어낸 말은 색이 없어 무미하니  애써 뱉어도 의미 없는 내 말은 도장이어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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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풍</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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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4T23:00:21Z</updated>
    <published>2026-04-04T23:00: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신나는 바람이 부는 곳으로 놀러 가자  분명 꽃잎이 휘날릴 테니 그곳으로 가자  물결이 잔잔한 곳으로 놀러 가자  강은 굽이치지 않고 새보다 작게 지저귈 테니 그곳으로 가자  느티나무 아래 얇은 그늘아래 얇은 돗자리를 두곤  바닥이 느껴지는 엉덩이가 배길 때까지 둘러앉자  머리 위에 떠나보내는 구름보다 많을 이야기를 뭉쳐보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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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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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3T01:00:16Z</updated>
    <published>2026-04-03T01: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밤이슬은 나뭇가지에 스며 더욱 짙어지고  우린 더욱 환하게 피어나 봄을 말한다  푸르른 들판 앙다문 봉우리 안에 가득한  지지 않고 영원하기를 소원하는 맘엔  콧대를 들어 지금을 맡으려 애쓰는 지금  봄이 가득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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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벚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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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3T00:00:21Z</updated>
    <published>2026-04-03T00:00:2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난잡한 속을 헤집어 꺼내 그저 구름마냥 떠다닐 수 있도록  어느새 어질러진 방은 널따란 봉다리에 담아 가져가주오  잔뜩 들떠 피어버린 내 맘이 한 장 한 장 지는 것을 보기 전에  활짝 핀 벚꽃아래 꽃잎 담아 떨어지는 봄을 가져가주오  그러다 가득 차거든 무겁거든 외딴곳에 두고 가시오  그대 내 봄을 내 속을 긁어 가져가셨으니  피어나지 못한 나무아래 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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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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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2T23:00:32Z</updated>
    <published>2026-04-02T23:00:32Z</published>
    <summary type="html">동이 트려 하면 찬기운에 갇힌 비릿한 생선내가 코끝을 찔러온다  아주 잠시 새벽동안의 차가운 냄새에 편안함을 느끼며 눈꺼풀을 감았고  없이 자라와 느끼는 것이 없었다  악취는 따뜻함에 더 널리 퍼지기에 여름이 무서웠고  그나마 기다리던 눈나리는 날엔 아무것도 칠해지지 않아 온통 하얗게 더러운 나조차 짓밟힐까 두려웠다  신을 믿기엔 비빌 언덕이 어디인지 무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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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뚜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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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0T00:00:20Z</updated>
    <published>2026-03-30T00:0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금은 그리 가득 차 잠겨있나  담기는 것이 무서워 잠겨있나  뚜껑 위엔 내가 부서지지 않을 것들만 쌓이는데  더 이상 짐을 지기 싫어 닫아두었나  뭐가 무서워 뚜껑을 닫아두었나  당장 옆으로만 누워도 뚜껑이 없는 것을  두려운 것은 한 겹 짜리 눈꺼풀로 감으면 없는 것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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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호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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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9T23:00:34Z</updated>
    <published>2026-03-29T23:00: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 어귀 돌면 적목련 흐드러져 노을이  이 어귀 돌면 풀 때 묻은 돌멩이엔 봄비가  짙은 새벽 돌아도 헤매어도 호수여라  아침해님은 눈부실까 윤슬이고  퍼런밤엔 달님 고이 모셔 동그란 등대  어찌 매일 빛나는 호수 앞에 나는 불나방  온통 담아 빛나는 호수는 계절의 신호등이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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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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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3T01:00:19Z</updated>
    <published>2026-03-23T01: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창을 입맛을 헤치다 닻을 내려 정박하는 이들  그대들이 맞는 짠기를 담아 내려  그대들의 간은 알았으니 어서 내려  헤쳐온 파도와 해풍을 소화하소서  내 그대의 닻보다 무거우니  내 그대의 땀보다 싱거우니  부디 편히 기대 두둥실 넘실거리소서  저 멀리서 우악스레 몰려온 이들이여  버석거리는 소금기 다 내려두고 훨훨 날아가소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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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허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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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3-21T04: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고파 채우고 싶은지 지금 내가 곯아 보여  덕지덕지 붙이고 싶은지 해님은 내 속도 모른 채 매일 차있고  맘이 주린 나는 매일이 고팠다  모나지 않고 뭉툭한 것을 보면 여전히 배가 고파왔다  동그란 것들은 나를 항상 뭉근하게 만들었고  비가 오면 좁다란 토란이 되어 옹졸한 입을 들썩이며  떨어지는 빗방울에도 이내 군침이 돌고 말았다  깊은 허기는 좀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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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갈매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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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1T03:00:07Z</updated>
    <published>2026-03-21T03: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푸른 바다를 하늘 삼아 희게 날아다니는 이들아  뭉게구름 피어난 저 하늘에 떠다니기보단  파도가 부숴준 새털구름 위에 날개를 피곤  찬란이는 윤슬을 해님 삼아 가려주는 이들아  이 하늘엔 해가 너무 많아 구름이 다칠까  혹여 저 멀리 푸른 땅에 날개모양 그늘이 시원할까  매일을 가장 낮게 떠다니는 이들아  가장 낮은 푸름에만 날개를 펴는 이들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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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표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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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1T02:00:08Z</updated>
    <published>2026-03-21T02: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길 걸어 휘적이다 저길 들어가 머문다  가로등도 켜지지 않은 한낮의 표류에  돌이켜볼 땐 헷갈리지 않으려 길가를 눈에 담는다  낯섦에 뒤돌면 반가움이 서리게 그러려 한다  어색한 두려움에 잔뜩 움츠려진 어깨와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 스스로 던져진 나는  표류를 위한 여행자이다  발바닥은 아려와 엉덩이가 무거워지고  당장이라도 주저앉아 정박하고 싶지만  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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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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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1T01:00:22Z</updated>
    <published>2026-03-21T01:0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빈집엔 덩굴이 말라붙어 붙어있고  아무도 없는 공간을 아쉬움에 붙잡는 듯  떠나지 마라 떠나지 마라 애틋하다  길고양이 뱃가죽의 따스함은 한참 적어  새싹하나 틔울 수 없는 공간이 되어  천장이 없어 빗방울은 바닥에 내리 꽂히고  벽이 없어 날짐승의 발자국마저 막지 못해  더는 무언가를 아로새기기 힘들었다  아마 몇 번의 겨울에 뭉근히 바닥에 스러질  다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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