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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억너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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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기억은 없어져도,그때의 온도는 남는법. 직장에서, 일상 속에서,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서 흘러간 이야기들을 적습니다. 사라지지 않는 온기를 글로 남기고 싶은 사람, 기억너머 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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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4-08T03:31:3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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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7화. 없는 것들과 남은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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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00:05:36Z</updated>
    <published>2026-09-28T00:05:36Z</published>
    <summary type="html">텔레비전 쪽에서 누군가 웃음을 참다가 새어 나온 듯한 소리가 들렸다. 나는 베란다 문에 등을 댄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방금 전까지 유리창 밖에 매달려 있던 그 형체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공포를 더 부풀렸다. 그것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었고, 동시에 내 등 뒤에 바로 붙어 있을지도 몰랐다. 그런 와중에 거실 한복판에서 비릿</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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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6화. 베란다 밖의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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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00:25:1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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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잠겨 있어야 할 문이, 아주 조금씩 열리고 있었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거실로 내달렸다. 발이 바닥에 닿는지도 모를 만큼 필사적인 질주였다. 현관문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려던 그 창백한 형체, 그리고 문짝 내부에서 울리던 서운한 목소리가 아직도 내 목덜미를 핥고 있는 것 같았다. 폐가 터질 듯 가빴고, 귀 안쪽에서는 심장 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집 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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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5화. 잠기지 않는 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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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4T03:20:00Z</updated>
    <published>2026-08-24T03:2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 문을 열면, 내가 알던 복도식 아파트의 통로가 아니라 차가운 벽이 가로막고 있을 거라는 확신. 그건 이성적인 판단이 아니라 생존 본능에 가까운 감각이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몸이 먼저 경고하고 있었다. 저 문을 여는 순간, 나는 다시는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나는 현관에서 몇 걸음 떨어진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심장 박동이 고막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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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4화. 현관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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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0T05:06:23Z</updated>
    <published>2026-07-20T05:06:23Z</published>
    <summary type="html">드르륵&amp;mdash; 아주 짧은소리였지만, 그 한 번으로 충분했다. 나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굳어버렸다. 방금 소리가 난 곳은 분명 내 방 안이었다. 조금 전까지 아무도 없다고, 적어도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여서 안심하고 나왔던 바로 그 방. 그 폐쇄된 공간 안에서 누군가 의자를 끌어당겼다. 드르륵&amp;mdash; 이번엔 더 분명했다. 나는 고개를 들지도, 문 쪽으로 다가가지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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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3화. 내 집이 아닌 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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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3T03:51:37Z</updated>
    <published>2026-07-13T03:51:3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한동안 화장실 문 앞에 붙박인 듯 서 있었다. 문 안쪽에서 들려오던 그 기괴한 긁는 소리는 세 번쯤 더 이어지다가, 거짓말처럼 뚝 멈췄다. 너무 갑작스러운 정적은 오히려 더 무거운 불안으로 다가왔다. 정말 무언가가 안에 있었던 걸까, 아니면 지친 심신이 만들어낸 환청이었을까. 분간이 가지 않았다. 다시 손잡이를 잡아볼까 하는 무모한 용기가 피어오르다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5Y%2Fimage%2FCPkm35VBHpi4IzlRHKdItBgeZ3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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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2화. 좁혀지지 않는 복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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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6T10:03:50Z</updated>
    <published>2026-07-06T10:03:50Z</published>
    <summary type="html">분명 정지해 둔 화면이었다. 나는 숟가락을 들려던 손을 멈추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텔레비전 화면은 여전히 정지된 장면 그대로였다. 배우의 굳은 표정도, 자막도, 구석의 시간 표시도 미동조차 없었다. 하지만 분명 조금 전, 그곳에서 소리가 났다. 사람의 목소리 같기도 했고, 기계음이 낮게 웅웅 거리는 잡음 같기도 했다. 너무 짧아서 확신할 수 없지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5Y%2Fimage%2FtX2F9z7vhMdqeYd1qM54TOYfE9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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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화. 완벽한 휴식의 조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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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9T06:24:53Z</updated>
    <published>2026-06-29T06:24: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랜만에 누려보는 여유로운 주말이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몰아쳤던 한 주가 지나갔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나는 늘 쫓기듯 움직였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씻고 눕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도 미처 답장하지 못한 메시지와 미뤄둔 집안일들이 머릿속 한구석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다 보면 주말은 '쉬는 날'이 아니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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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화. 오늘의 빛을 붙잡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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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7T23:22:59Z</updated>
    <published>2026-06-17T23:22:59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눈에는 병명이 있다.  망막색소변성증.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때, 나는 그 단어가 내 삶에 이렇게 오래 남을 줄 몰랐다. 병명은 그저 몇 글자의 이름일 뿐인데, 그 이름 하나가 사람의 미래를 바꿔 놓는다. 내일을 상상하는 방식도 바꾸고, 오늘을 바라보는 마음도 바꿔 놓는다. 나는 언젠가 지금보다 더 많은 빛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언젠가는 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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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화. 안과에 가는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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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0T23:07:05Z</updated>
    <published>2026-06-10T23:07: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안과에 가는 날은 늘 마음이 무겁다.  10년째 다니고 있는 병원인데도 그렇다. 이제는 병원 가는 길도 익숙하고, 어느 층으로 가야 하는지, 어떤 검사를 먼저 하는지, 진료실 앞에서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도 대충 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안과에 가는 날이면 마음이 먼저 긴장한다.  3개월마다 한 번씩 가는 병원. 정기검진이라고 하면 별일 아닌 것처럼 들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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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화. 내가 견뎌야 하는 몫</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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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3T22:01:43Z</updated>
    <published>2026-06-03T22:01: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람이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툭 던진 말 한마디,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태도, 나를 함부로 판단하는 시선. 그 사람들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하루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말과 태도를 받은 사람에게는 그 하루가 오래 남는다.  나는 그걸 몸으로 알게 되었다.  직장에서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우받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 마음은 조금씩 망가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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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EP.7 회사에서 배운 침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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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8T15:02:39Z</updated>
    <published>2026-05-28T15:02:39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릴 때부터 공포영화를 잘 봤다. 귀신이 나오는 장면보다 사람 나오는 장면이 더 무서웠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귀신은 무섭지 않았다. 진짜 무서운 건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아무 말도 아닌 말을 만들고, 없는 마음을 있는 것처럼 붙이고, 누군가의 표정과 침묵에 자기 해석을 덧붙이는 사람들.  최근 직장에서 그런 일을 겪었다. 나는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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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해가 지면 나는 조금 느려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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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1T05:55:39Z</updated>
    <published>2026-05-21T05:55:39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해가 지면 조금 느려진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먼저 흐려진다.  낮에는 괜찮다. 사람들이 오가는 길도, 간판도, 횡단보도도, 바닥의 모양도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온다. 특히 익숙한 길은 더 괜찮다.  몇 번째 신호등에서 건너야 하는지, 어느 골목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야 하는지, 어디쯤에 턱이 있고, 어디쯤 바닥이 울퉁불퉁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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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 나의 계절은 언제일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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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4T02:18:38Z</updated>
    <published>2026-05-14T02:18:38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제 불두화를 보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분명 초록초록했던 것 같은데, 어느새 하얗게 만개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한참을 바라보았다. 동그랗게 모여 핀 하얀 꽃송이가 어찌나 예쁘던지, 그냥 지나치려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  꽃은 신기하다. 자기 차례가 오면 아무 말 없이 핀다. 누가 알아봐 주지 않아도, 누가 재촉하지 않아도, 자기 안에 품고 있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5Y%2Fimage%2F6hDXQtLBLX_BFlu5lYfpGCaSlt0.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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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화. 지친 나그네의 노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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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07T03:24:55Z</updated>
    <published>2026-05-07T03:24: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즘 내가 제일 자주 듣는 노래는  악동뮤지션의 소문의 낙원이다. 출근할 때도 듣고, 퇴근할 때도 듣고, 그냥 걷다가도 듣고, 아무 생각 하기 싫은 날에도  이 노래를 틀어놓는다.  처음엔 그냥 멜로디가 좋아서 들었다. 근데 들으면 들을수록 가사가 너무 좋았다. 꼭 어디 먼 곳의 낙원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정말 많이 지친 사람한테 &amp;ldquo;일단 여기 좀 앉</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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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화. 좋은 날에도 흐려지는 마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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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30T01:12:43Z</updated>
    <published>2026-04-30T01:12: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은 분명 담기 좋은 날이었다. 햇살도 좋았고, 바람도 좋았고, 그냥 이대로만 지나가면 참 괜찮은 하루가 될 것 같았다. 근데 꼭 이런 날에도 마음을 흐리게 하는 일이 생긴다.  언니에게 연락이 왔다.  나는 골드미스고, 언니는 딸이 하나 있다. 그런데 언니를 보고 있으면 가끔 이해가 안 될 때가 많다. 자식보다 자기 일이 먼저인 사람 같고, 딸에게는 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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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걷기 좋은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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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3T21:30:12Z</updated>
    <published>2026-04-23T21:3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퇴근길, 날이 너무 좋았다.  봄이 시작되었는데도 어쩐지 곧 여름이 올 것만 같은 공기였다. 그렇다고 덥지는 않았다. 아직은 걷기에 딱 좋은 날씨.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엔 왠지 아까운 시간이었다. 마치 친구와 약속이라도 한 사람처럼, 오늘은 걷자, 하고 텔레파시를 보냈다.  손에는 시원한 커피 한 잔. 우리는 정처 없이 걷기 시작했다.  분명 내가 사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5Y%2Fimage%2Fc1VzDNKlKtx-6TvFvR-UV37csj4.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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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 제목 집밥을 시작한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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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6T00:58:48Z</updated>
    <published>2026-04-16T00:57: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최근 집밥을 먹기 시작했다.  한동안 나는 집을 돌보지 않았다. 정확히는, 집만이 아니라 나도 돌보지 않았다. 공황장애라는 막막함이 내 마음만 아니라 삶 전체를 조금씩 어둡게 만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치워도 티 나지 않는 것 같았고, 먹는 일은 대충 때우면 그만인 일처럼 여겨졌다.  그러다 어느 날 마음을 다잡고 집을 싹 치웠다. 쌓여 있던 것들을 버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5Y%2Fimage%2FFUS9kWI5f2BshvsQDpbyYF4U-fE.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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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의 바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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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3T06:17:12Z</updated>
    <published>2026-04-13T06:16: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숨은 분명 내 안에 드나드는데 나는 자꾸 문 닫힌 집처럼 조용해진다  세상은 벌써 연둣빛 쪽으로 기울어 나무마다 환한 말들을 매달아 두는데 나만 아직 녹지 못한 계절의 바닥을 밟고 있다  제때 거두지 못한 서리들이 몸 안에 오래 눌러앉아 어느새 가느다란 유리 조각이 되었고 움직일 때마다 안쪽에서 작은 파문 같은 상처를 낸다  창밖에서는 꽃잎들이 가벼운 손짓&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5Y%2Fimage%2FTwsYm5OvWPBpQeHhwshufMo3it8.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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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너지던 봄, 나는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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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4T03:11:15Z</updated>
    <published>2026-04-04T03:11: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이 오고 있었지만, 내 몸에는 계절이 들어오지 않았다. 창밖의 나무는 분명 연둣빛으로 갈아입고 있었는데, 내 안의 시간만 자꾸 겨울 쪽으로 기울었다. 머리 위에는 보이지 않는 추 하나가 매달린 듯했고, 세상은 늘 아주 조금 비스듬한 각도로 고정되어 있었다. 똑바로 서 있어도 바닥이 기우는 기분. 걸어도 걷는 것 같지 않았고, 앉아 있어도 어디선가 미세하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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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EP12. 빌런은 늘 존재한다 &amp;mdash; 그럼에도, 나는 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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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14T23:34:58Z</updated>
    <published>2025-12-14T23:34: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립학교의 교무실은 작지만 복잡한 세계다. 이곳에서는 권력이 곧 질서다. 힘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고, 빽 있는 사람만이 편하다. 나는 그 사실을 너무 잘 안다. 그렇다고 사립학교의 권력에 맞서 싸울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자신도, 용기도 없다. 그저 버티며 살아남는 방법을 배워왔을 뿐이다. 빌런은 언제나 존재했고, 그들은 여전히 교묘하게, 자신의 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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