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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글이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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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글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우리말 입니다. 격식에 익숙했던 공직을 내려 놓고, 또 다른 이름를 찾고자 '문인협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공감가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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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4-06T21:43:3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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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가 닮아가는 방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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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0:00:01Z</updated>
    <published>2026-10-06T00: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밤에 문득 잠이 깼다. 옆을 보니 아내가 등을 보인 채 자고 있었다. 오른쪽 다리를 들어 앞으로 넘기고, 왼쪽 다리는 길게 뻗은 자세였다. 한참 바라보다가 피식 웃음이 났다. 나도 똑같은 방향과 자세로 누워 있었다. &amp;quot;참, 별걸 다 닮았네.&amp;ldquo;  밥 먹는 습관도 그렇다. 예전엔 좋아하는 음식이 제법 달랐다. 아내는 매운 걸 못 먹었고 나는 싱거운 반찬을 밀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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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벽보다 재미있는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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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0:00:00Z</updated>
    <published>2026-09-29T00: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는 신기하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안 하고 지낼 수 있다. 누가 보면 크게 싸운 줄 알겠지만, 사실은 싸울 힘도 아껴 두는 나이가 된 것이다.  우리도 그렇다. 저녁을 먹고 나면 나는 텔레비전 앞에 앉는다. 뉴스를 보는 척하지만 사실은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습관처럼 리모컨만 만지작거린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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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청춘을 정중히 사양합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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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0:00:14Z</updated>
    <published>2026-09-22T00: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끔 이십 대의 청춘을 떠올려 봅니다. 누군가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 하고, 돈을 주고서라도 돌아가고 싶다 말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누군가 제게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갈 기회를 준다면, 아마 정중히 사양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젊음이 싫다는 건 아닙니다. 밤을 새워도 쌩쌩하던 그 체력은 참 탐이 납니다. 요즘은 잠만 조금 설쳐도 온몸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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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간사한 마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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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00:00:31Z</updated>
    <published>2026-09-15T00:00: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에 창문을 열자 공기가 달라져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문밖에 한 발만 내디디면 뜨거운 김이 얼굴을 덮쳤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흘렀고, 밤이 되어도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amp;ldquo;이러다 여름만 살다 죽는 것 아닐까.&amp;rdquo; 그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기어이 가을이 왔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창문 틈으로 스며든 공기에 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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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막히는 덕분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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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00:00:29Z</updated>
    <published>2026-09-08T00:00: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 출근길이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마음은 이미 일터에 가 있는데 차는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도로에는 나처럼 서두르는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 시계를 한 번 보고, 앞차를 한 번 본다. 시간은 잘도 가는데 차는 가지 않는다. 조급한 마음이 슬며시 올라온다. 이럴 때 자꾸 시계를 들여다본다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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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손이 예쁘면 안 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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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00:00:27Z</updated>
    <published>2026-09-01T00:00:27Z</published>
    <summary type="html">전통시장을 갔다가 어느 나이 많은 상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amp;quot;손이 예쁘면 안 돼. 손이 예쁘다는 건 일을 많이 안 했다는 얘기여.&amp;quot;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분의 손을 바라보았다. 굵어진 손가락, 여기저기 갈라진 손등, 잘 지워지지 않는 얼룩, 짧게 닳은 손톱.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예쁜 손'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오래 바라볼수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iQP%2Fimage%2FaCnzzMnBFX6Frc0-o6kRSnMq_L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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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페이스메이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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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5T00:00:19Z</updated>
    <published>2026-08-25T00: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2시, 안동에서 온 한 창업기업 대표를 만났다. 새로운 제품 구성을 두고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식품영양학 교수님도 힘을 보탰다. 처음엔 몇 가지 제품을 둘러보며 가볍게 이야기 나누는 정도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화가 시작되자 현장의 공기는 금세 뜨거워졌다.  &amp;quot;이 제품은 이런 방향으로 가보면 어떨까요?&amp;quot; 한 사람이 물꼬를 트면 다른 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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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젖은 소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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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8T00:00:24Z</updated>
    <published>2026-08-18T00:0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장마 끝 무렵의 마당 빨래는 사흘째 젖은 채 걸려 있고  평상에 앉아 매미 소리를 세다가 몇 번째였는지 잊는다  바람이 불 때마다 젖은 소매 하나 대문 쪽을 가리킨다  저 문을 나서면 또 하나의 문이 나올 것 같아 자꾸 마당 밖을 내다본다  그 여름, 나는 아직 아무 데도 가지 못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iQP%2Fimage%2F7Uz5HOtAKP3VxnSxwctMNEL9q4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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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쩔건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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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1T00:00:23Z</updated>
    <published>2026-08-11T00:00: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 며칠 파크골프장에서 영 손이 안 풀렸다. 평소면 가볍게 넘길 거리인데 자꾸 헛스윙이 났다. 같이 치던 이 하나가 지나가는 말로 &amp;quot;오늘 컨디션이 안 좋으신가 봐요&amp;quot; 하는데, 그 말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았다. 집에 와서도 괜히 그 홀만 다시 떠올리고, 그 스윙만 몇 번을 곱씹었다.  그러다 문득 헛웃음이 났다. 공 하나 잘못 친 게 뭐라고 이렇게까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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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저울추처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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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4T00:00:17Z</updated>
    <published>2026-08-04T00: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경남 고성 옥천사. 초여름이었다. 마당의 배롱나무 그림자가 짧게 눕고, 매미가 막 울음을 시작하던 오후였다. 노스님은 툇마루 끝에 걸터앉아 오래된 대저울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시골에서는 곡식이나 고기를 달 때 긴 대저울을 썼다. 한쪽 고리에는 물건을 걸고, 다른 쪽에서는 놋쇠 추를 슬그머니 밀어 움직이며 수평을 맞추는 저울이다. 노스님은 손때 묻은 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iQP%2Fimage%2FNMEjuCODeXLe4T61PKHtuKPa-h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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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야시꾸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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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8T00:00:00Z</updated>
    <published>2026-07-28T00: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고향 경상도에는 &amp;quot;야시꾸리 하다&amp;quot;라는 말이 있다.  타지 사람은 처음 들으면 대개 고개부터 갸웃한다. 음식 이름인가 싶다가도, 일본말 비슷한가 싶고, 어딘가 민망한 소리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 표정만 보면 뜻은 금세 통한다. 눈이 살짝 가늘어지고,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가고, 고개가 뒤로 까딱 젖혀진다.  그러면 다들 알아듣는다. 아, 저 말이 좋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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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끊을 수 없는 매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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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1T00:00:08Z</updated>
    <published>2026-07-21T00: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낚시를 다녀오면 늘 손끝에는 비린내가 남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린내만 묻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낚싯줄 끝에 매듭을 묶고, 바람을 맞으며 찌를 바라보다 돌아오는 길에는 삶에 대한 생각도 하나쯤 함께 따라옵니다.       낚싯줄 끝에는 도래라는 작은 고리가 있습니다. 도래는 낚싯줄과 채비를 연결하고, 물속에서 줄이 꼬이는 것을 막아 주는 중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iQP%2Fimage%2FdgQopp-NWV9Pcc159bByI-iL4u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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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발이 기억하는 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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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4T00:00:09Z</updated>
    <published>2026-07-14T00: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도 수목원으로 간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선글라스를 쓰고 이어폰을 귀에 꽂으면 준비는 끝이다. 그다음부터는 발이 알아서 길을 찾는다. 눈을 감고 걸어도 길을 잃지 않을 만큼 익숙한 코스다.  걷다 보면 어디선가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코끝을 스친다. 무슨 꽃인지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스쳐 가는 대로 둔다.  데크길 양옆으로 늘어선 나무들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iQP%2Fimage%2FuyNgmX6X1Er30lw7hT2337Gzi-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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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걱정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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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7T00:00:09Z</updated>
    <published>2026-07-07T00: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내는 걱정이 많다. 나이가 들면 걱정도 함께 늙어 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부피가 더 커지는 것만 같다. 마치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도 있는 것처럼 아내의 걱정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없다.  신혼 시절, 가장 큰 걱정거리는 내 집 마련이었다. 좁은 전셋집에서 계약서를 펼쳐 놓고 한숨을 폭폭 쉬던 날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어렵사리 우리만의 작은 공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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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물 갯바위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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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30T00:00:19Z</updated>
    <published>2026-06-30T00: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랜만에 영덕을 찾았다. 목적은 단 하나였다. 뱅에돔 얼굴 한 번 보는 것. 그 얼굴 하나 보려고 몇 시간을 달려왔다. 사람 얼굴 보러 이렇게 먼 길을 가는 일은 드물지만, 낚시꾼에게 물고기 얼굴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가끔은 이게 취미인지 집착인지 나도 헷갈린다. 그래도 바다 앞에 서면 그런 생각은 금세 밀려가는 파도처럼 사라진다.  며칠 동안 비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iQP%2Fimage%2FsZfcH21r7-aQZK2WEOcHIi1gMt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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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외로움이라는 자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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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3T00:00:15Z</updated>
    <published>2026-06-23T00: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도 홀로 서재에 앉아 보고서를 작성한다. 그런데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모니터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다. 화면 속 경제 지표와 재무제표가 마치 나를 지켜보는 것 같다.  방 안은 조용한데, 그 적막감은 이상하게도 귓가를 맴돈다.  커서는 쉼 없이 깜빡인다. 하지만 문장은 좀처럼 따라오지 않는다. 몇 글자를 적었다가 곧바로 지우기를 반복한다. 텅 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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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욕심의 눈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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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6T00:00:21Z</updated>
    <published>2026-06-16T00:00: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스트레스가 어디서 오는지 우리는 대개 안다. 많은 경우 그 시작에는 욕심이 숨어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아는 것과 그렇게 살아내는 일 사이에는 늘 깊은 강 하나가 흐른다. 머리로는 쉬운데, 마음은 좀처럼 그 말을 따라주지 않는다.  얼마 전 파크골프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날따라 공이 말을 듣지 않았다. 분명 힘을 빼고 친다고 쳤는데도 공은 엉뚱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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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느 구름에 비가 있는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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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9T00:00:18Z</updated>
    <published>2026-06-09T00: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그래서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채를 들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비는 오지 않았다. 오히려 햇빛이 구름에 가려진 덕분에 운동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이 되었다.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마스크를 깊이 눌러쓴 채 푸른 잔디 위에 섰을 때, 문득 걱정했던 날이 이렇게 좋은 날이 되기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았다.  이번 라운딩</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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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저만치, 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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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2T00:00:22Z</updated>
    <published>2026-06-02T00:0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이었는지 가을이었는지, 나는 늘 그런 계절을 헷갈린다. 사람이 그리운 날의 바람은 이상하게도 다 비슷해서다. 분명한 건 바람이 불었고, 내가 강가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찌를 바라보고 있었다. 딱히 기대는 없었다. 낚시는 기다림이지, 기대가 아니라고 오래전부터 스스로를 타일러왔으니까. 그런데 찌가 아주 살짝 흔들렸다. 설마.  낚시를 시작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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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모자를 깊게 눌러쓰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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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30T02:51:08Z</updated>
    <published>2026-05-30T02:51: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날이 덥다는 예보가 있어 모자를 꾹 눌러쓰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 투표장까지는 걸어서 20분쯤 되는 거리. 아직 오전인데도 햇빛이 제법 따갑다.  신호를 기다리다 문득 길가 벤치에 눈이 갔다. 노부부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아내로 보이는 분이 남편의 얼굴을 연신 만지고 있었다. 뾰루지를 떼어주는 건지, 그냥 쓸어주는 건지. 손길이 오래 익은 사람만이 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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