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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김광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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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살아낸 시간과 살아갈 시간을 맛깔스럽게 정리하고픈 철 없는 60대</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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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9-16T22:46:4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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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정쩡한 계절의 중간에서 - 보름달을 만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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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22:00:29Z</updated>
    <published>2026-10-07T22:00: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제쯤 이 여름이 갈까. 그녀는 벌판 위에서 아직도 이글거리고 있을 늦여름의 태양을 생각했다. 시들어가는 풀들 위로 내리쬐는 뜨겁고 건조한 햇볕과 혜완의 집 앞 로터리에서 붉은 혀 같은 꽃잎을 늘어뜨리고 시들어 가는 칸나&amp;hellip;.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이 어정쩡한 계절의 중간에 내가 서있다.  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중에서  추석 연휴 내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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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빛이 나는 어르신께 - 애쓰셨습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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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22:00:29Z</updated>
    <published>2026-09-30T22:00: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파트 입구를 빠져나가는데 팔십 대쯤 돼 보이는 분이 나를 불렀다. 걸음을 멈춘 내 손을 대뜸 잡으며 &amp;lsquo;선해 보여서&amp;rsquo; 불렀다고 했다. 당신은 눈이 보배라 사람을 첫눈에 알아본다며 나에게 부탁할 게 있단다. 나는 처음 보는 분께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 방실거렸다. 웃느라 갈매기 모양이 된 내 눈길은 그분 덩치처럼 커다란 장미 브로치가 달랑거리는 왼쪽 가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63c94Rjefs-Dlq_Bx_BAvWqY7Z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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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의자가 건네는 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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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5:44:03Z</updated>
    <published>2026-09-29T05:44: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파트 주변 둘레길로 걷기를 나섰다. 맨발로 걷기 좋게 만들어진 황톳길을 따라 &amp;lsquo;꽃무릇&amp;rsquo;이 하나둘 붉은 봉오리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나는 운동화와 양말을 벗어 길가의 나무 의자 아래에 놓았다. 의자에 앉아 계시던 어르신 두 분도 신발을 벗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황톳길로 들어섰다. 나는 그분들 뒤통수를 바라보며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켜며 온몸을 좌우로 흔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x7YfSxxrRZ-iAYhLBccBbwCL2z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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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볕을 데리고 온 아이 -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행복한 선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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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02:52:35Z</updated>
    <published>2026-09-23T22:00:28Z</published>
    <summary type="html">도서관에 가려고 아침부터 바빴다. 10시 전에 집을 나서지 않으면 오늘도 나무늘보가 될 판이다. 거실 바닥이 아침부터 반짝이는 건 어제 종일 뒹굴던 내 등짝이 한 일이다. 외출을 준비하는 내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블라인드도 들썩거렸다.  2주 전 흰머리 염색을 했건만 듬성듬성 서리가 내렸다. 이제 가을인데 벌써 겨울을 그리워하는 머리카락 색깔 때문에 거울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Nr-DDANgmWqll7UOWj77rZi-v-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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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든든하고도 엉뚱한 내 편들 - 그래서 나는 집순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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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4:34:11Z</updated>
    <published>2026-09-16T22:00:32Z</published>
    <summary type="html">물걸레를 세척하러 간다는 녀석의 뒤를 따라갔다. 흔들림 없는 꼿꼿한 자세로, 휘파람 대신 경쾌한 바퀴 소리를 내며 제 집을 찾아 방으로 들어간다. 녀석이 오른쪽 뒷다리를 쓱 뻗어 &amp;nbsp;훑고 간 거실 가장자리가 반짝거렸다. '그건 다 내가 한 일'이라며 요란한 소리를 내며 걸레를 빨았다. 세상에 나는 시작 버튼 하나 눌렀을 뿐인데 혼자 알아서 척척이다. 잠시 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Fji9tHv4TGmBlX9qMhTJ3J6fya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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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네와 함께 날아오른 행복 - 역시 과자에는 커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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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22:00:37Z</updated>
    <published>2026-09-09T22:00: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엘리베이터가 지하 2층에서 올라오는 중이었다. 나는 쓰레기봉투를 들고 현관을 나서려다 문득 발길을 돌렸다. 어제저녁 먹다 남겨 둔 과자 통을 열어 부채모양 전병 두 개를 집어 들었다. 왼손에는 쓰레기봉투를, 오른손에는 소중한 내 과자를 들고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쓰레기봉투부터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과자 하나를 베어 물었다. 입안 가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MxosGbt64t09CUiExYRKkaY6zD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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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빗소리가 부르는 아침 - 그 소리 속에 또 당신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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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2T22:00:30Z</updated>
    <published>2026-09-02T22:00: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제저녁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기에 에어컨을 껐다. 앞뒤 모든 창문을&amp;nbsp;열어둔 채 잠이 들었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떠지지 않은 눈을 힘들게 떴다. 시원하게 내리고 있는&amp;nbsp;빗소리였다. 안방 베란다 배관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가&amp;nbsp;계곡에 온 듯했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눈곱을 떼내며&amp;nbsp;두 손을 모아 창밖으로 내밀었다. 손바닥 위로 동글동글 빗방울이 모이더니 금세 흥건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7iQ8Ccmqt0cnFaj6hwTulO1pJk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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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라를 꿈꾸는 가시내 - 독립은 개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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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22:00:24Z</updated>
    <published>2026-08-26T22:0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난 5월. 다른 해에 비해 유난히 짧았던 봄. 복숭아 농장 집 딸이지만 털 알레르기가 있는 친구를 만났다. 우리는 흰색과 보라색, 자주색으로 풍성했던 목련꽃이 진 목련 숲에서 춤을 췄다. 그날 점심으로 먹었던 김치찌개 냄새가 휑한 숲을 채우며 우리 둘을 여고 시절로 데려갔다. 두 손을 맞잡고 서너 바퀴쯤 돌았을까. 친구는 &amp;quot;이제 우리 자주 만나자.&amp;quot;라며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wgNxC0Iet2lUZYiveSsEHgo7wD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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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벌써 1년 - 그리고&amp;helli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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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9T22:00:25Z</updated>
    <published>2026-08-19T22:0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2025년 7월 25일(금) 홀수년이라 올해 건강검진 대상자다. 미루고 미루다 2년 전 검진했던 병원을 예약했다. 초봄에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했던지라. 이번엔 제대로 검사를 해보지 싶었다. 오후부터 내일 할 '대장 내시경'을 위해 마시고 화장실 가고 또 가고&amp;hellip;. 시간이 갈수록 다리가 후들거렸다. 화장실 문턱이 낮아 천만다행이다. 혹시 문턱에 걸려 넘어져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ZVeGzcyd0Lgr9CeA1kF5Lx3f_O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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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너를 안아도 될까 - 내 품은 넉넉하니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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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22:00:26Z</updated>
    <published>2026-08-12T22:00: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제 오전 10시인데도 이 집 저 집 실외기에서 내뿜는 열기가 뜨거움에 무게를 실었다. 나에게 시원하고 쾌적한 시간만 주고 싶어 17시간째 온 힘을 쏟고 있는&amp;nbsp;에어컨이 짠했다. 유리창에 손을 델 정도로 내리쬐는 햇살을 조금이라도 막으려고 거실 블라인드를 끝까지 내렸다. 그리고 에어컨을 껐다. 이젠 좀 쉬라는 말을 남기고 내가 집을 나섰다.&amp;nbsp;관리실 옆에 자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OkpLg6e9HbeaULXJTBWGf12tm2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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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늘 깨어있고 싶다 - 너른 마음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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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5T22:00:30Z</updated>
    <published>2026-08-05T22:00: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엘리베이터 바닥이 검은 얼룩으로 끈적하다. 어제저녁. 하루를 마친 누군가가 들고 있었을 휴식 같은 커피잔이 흔들렸나 보다. 살짝 졸았을까? 아님, 동료들과 아니 친구나 연인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마음이 지금의 나처럼 요동쳤던 걸까?      얼룩을 피하느라 다리를 크게 벌려 귀퉁이로 갔다. 힘들게 거울을 보며 모자를 고쳐 썼다. 큰 거울에 비치는 얼룩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Vn3Vs8dpmI_FjSLQp7B0GA1HEJ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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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두려움에 감아버린 눈 - 나도 그런 날이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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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9T22:00:20Z</updated>
    <published>2026-07-29T22:0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원하고 건조한 방을 지키려 창문을 닫았다. 그래도 틈이 있는지 들어오려 발버둥 치는 달궈진 습기를 거미가 막고 있다. 창틀과 외벽 사이에&amp;nbsp;거미줄을 친 이유가 &amp;lsquo;당신을 위한&amp;rsquo; 거라며 나를 바라봤다. 내가 모른 척 고개를 돌렸더니 창밖에서 나를 향해 두 다리를 흔들며 창을 두드린다. 요망한 놈. 그래도 에어컨에 덮개를 입힐 시간이 되면 너는 끝이야. 녀석 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1yIWzmMPCRHp7_JJv5_dTJuNgi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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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나요 - 이제는 언제라도 말하리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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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2T22:00:22Z</updated>
    <published>2026-07-22T22:0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상이 잠들었을 새벽 3시. 습한 기운이 외벽을 타고 들어왔다. 가끔 들리던 자동차 소리도 끊긴 시간인데&amp;nbsp;부지런도 하지. 나는 자느라 웅크렸던 팔다리를 쭉 폈다. 성능 좋은 딱풀로 붙여놓은 듯 떨어지지 않은 눈을 힘들게 떴다. 예약해 둔 시간이 끝나 멈춰버린 에어컨을 다시 켰다. 지구촌을 들썩거리는 월드컵 열기 때문인지 유난히도 더운 밤이다. 우리나라 선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3bbJo-TFgznioRUaP3HqLewFL2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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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생긴 그대로 사랑하기 - 강아지 풀이 나를 간지럽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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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5T22:00:35Z</updated>
    <published>2026-07-15T22:00:35Z</published>
    <summary type="html">두툼한 내 뱃살에 로봇 손가락을 집어넣은 교수님 일정이 꼬였다는 전화를 받았다. 병원이라는 말에 전화받는 내 손과 목소리가 떨렸다. 나와 다르게 차분한 목소리의 직원이 말했다. 교수님 학회 일정이 겹쳐 예약된 내 검진 일을 미뤄야 한다고. 수술하고 마지막 진료를 받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병원을 잊고 평범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벌써 정기 검진 일이 다가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kaAJuFPgsfEbwfyu0qCHHhhXXj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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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래도 사람 - 그들이 있어 숨을 쉰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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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22:00:25Z</updated>
    <published>2026-07-08T22:0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올해 들어 내가 사는 아파트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아파트 시설도 그런가 보다. 지하 주차장 에폭시 공사를 시작으로 입구 차단기, 공동 현관문 자동 열림까지. 요란하고 소란스러운 시간이었다. 이 모든 것이 마무리되고 나니 이곳을 감싸고도는 공기가 한결 편안해졌다. 덕분에 밖이 조용하다. 놀이터를 뛰던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있을 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E7zuFCF9EYNcBOp5e2x4W5U3s5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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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힘차게 걷노라니 - 너와 함께 그곳에 도착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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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1T22:00:19Z</updated>
    <published>2026-07-01T22: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경주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를 지나 파도 소리 길로 들어섰다. 바다를 따라&amp;nbsp;나무 덱을 걸으니, 길 이름처럼 파도 소리가 귀를 때렸다. 같이 걷던 친구 셋이 뒤로 처졌다. 나는 숨을 고르면서 친구들을 기다렸다. 일본으로 접근한 7, 8호 태풍 탓인지 잔뜩 흐린 하늘이 짜증을 드러냈다. 덕분에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무거웠다. 나는 바람에 들썩이는 모자를 벗어 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rEwfWRLVUe945Y2858x4uROW0h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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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 마음을 활짝 펴 보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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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22:00:27Z</updated>
    <published>2026-06-24T22:00:27Z</published>
    <summary type="html">얼굴 맞대고는 차마 하지 못했던 말들을 편지로 길게 쓰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뜨거웠던 태양이 저문 시간이거나 먹구름이 데리고 온 빗소리가 가슴을 때리던 날.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어 있는 연필로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글을 써 집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우체통에 넣기도 했다. 종종 낯 뜨거운 문장들이 부끄러워 후회한 적도 있다. 그 편지 답장에 대한 기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M9rWAeTjHSzy875GHv-es2lZ5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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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장을 끄집어내려면 - 가슴속을 헤집어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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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7T22:00:34Z</updated>
    <published>2026-06-17T22:00: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름이라고 더 도도하게 짙어진 바닷물을 뽐내는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을 지나쳤다. 모래밭에서 한낮을 즐기는 사람들이 마치 갓 잡아 올린 은갈치처럼 반짝거렸다. 자동차 안을 맴도는 냉기 덕분에 겨우 더위를 피하고 있던 우리는 그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감히 누구도 입을 열어 바닷가로 뛰어가자고 말하지 않았다. 제로게임을 하는 것처럼 서로 눈치를 살피다 그곳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bpqUAOawFr0BqHfK6VosUJKPRU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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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기를 보여줄까 - 문학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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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0T22:00:33Z</updated>
    <published>2026-06-10T22:00: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얼굴이 어제 아침과 달랐다. 이틀 동안 실컷 웃고 떠들면서 먹기만 했더니 볼이 입김을 잔뜩 머금은 빨간 풍선 같다. 얼마나 웃었는지 눈도 부었다.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서 안경을 벗고 이쪽저쪽 얼굴을 자세히 살펴봤다. 한참을 들여다보는데 내 얼굴에 돌아가신 친정엄마 얼굴이 보였다. 별로 크지 않은 눈에 두툼한 눈두덩이. 나지막한 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Y9mUlJTonJqrZlDuqmUYGHgp6L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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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읽고 배우고 쓰라는데 - 2013년 12월 10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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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3T22:00:29Z</updated>
    <published>2026-06-03T22:00: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작년 8월. 수술 일정에 맞춰 예약된 병원 입원을 앞두고 집 대청소를 했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오래전 아이 출산을 앞두고도 그랬다. 무거운 배를 끌어안고 구석구석 치우던 때를 생각하면 이번 청소는 손가락 몇 개만 있으면 충분했다. 먼저 안방을 열어젖혔다. 청바지만 가득 찬 옷장 문을 열어놓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돌아가신 친정엄마 목소리가 들리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Vrb%2Fimage%2FdKaT8PCZRfvWUNvfArIzAJqAvY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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