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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조삿갓</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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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계획없이 쓰고, 목적 없이 걷습니다. 오늘이 사라지지 않도록</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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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7-10T22:14:4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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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화염의 신작로 - 제4막: 영해 해방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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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4:00:00Z</updated>
    <published>2026-10-07T04: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달빛이 먹구름에 가려진 벌고개 협곡. 3월의 삭풍 사이로 말의 거친 콧김과 군장이 부딪히는 쇳소리가 점차 선명해졌다. 수십 개의 횃불이 영해로 진입하는 좁고 구불구불한 흙길을 따라 올라오고 있었다.  포항 헌병 기마대와 보병 지원 중대. 장터에서 마주쳤던 순사들과는 달랐다. 군마(軍馬)들의 뜨거운 입김이 피어올랐고, 말발굽이 얼어붙은 진흙을 일정한 박자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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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벌고개의 매복 - 제4막: 영해 해방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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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04:00:01Z</updated>
    <published>2026-09-30T04: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태양은 칠보산(七寶山)의 험준한 능선 너머로 무겁게 저물었다.  영해 장터에서 나누었던 국밥의 온기는 매서운 3월의 저녁 삭풍에 식어 흩어졌다. 짙은 어둠이 내린 벌고개(伐峴). 포항에서 출발한 일제 병력이 영해면으로 진입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이 비좁고 가파른 협곡에는 무거운 적막만이 맴돌았다.  진우는 벌고개 중턱의 깎아지른 절벽 가장자리에 엎드려, 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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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유의 8시간 - 제4막: 영해 해방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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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4:00:01Z</updated>
    <published>2026-09-23T04: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면사무소 마당에서 치솟았던 화염이 잦아들고, 매캐한 잿가루가 영해 장터 위로 고요히 내려앉고 있었다.  토지조사부와 세금 대장이 불타버린 자리. 그 너머에는 군도를 찬 스즈키도, 보병총을 겨누던 순사들의 모습도 없었다. 포항과 대구로 이어지는 전신망은 끊어졌고, 무기고는 결사대의 손에 장악되었다. 영해면 전체가 일제의 통제에서 벗어난, 온전한 해방구(解放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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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기고 점령 - 제3막: 3.18 운명의 정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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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4:05:55Z</updated>
    <published>2026-09-17T04:05: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주재소 안마당 가장 깊숙한 곳, 무기고의 두꺼운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문고리에는 어른 주먹만 한 무쇠 자물쇠가 매달려, 제국주의의 압도적인 무력을 과시하듯 버티고 있었다. 마당은 무너진 담장을 넘어온 결사대원들과 쓰러진 순사들이 뒤엉켜 참상을 이뤘으나, 무기고만큼은 견고한 침묵을 지켰다.  &amp;quot;비키소! 내가 끊어버릴 테니!&amp;quot;  숨을 헐떡이며 달려온 칠성</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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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너진 담벼락 - 제3막: 3.18 운명의 정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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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03:00:01Z</updated>
    <published>2026-08-26T03: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장터 중앙에서 터져 나온 삼천 군중의 만세 소리는 함성을 넘어선 거대한 장막이었다.  그 소음이 주재소의 창문과 기와를 뒤흔들며 순사들의 혼을 쏙 빼놓은 찰나, 주재소 서쪽 좁은 골목 어귀에서는 묵직한 파괴가 준비되고 있었다.  &amp;quot;밀어라! 창자가 끊어지도록 밀어붙이라!&amp;quot;  백정 칠성의 쇳소리가 골목을 울렸다. 평생 짐승의 멱을 따며 굵어진 그의 팔뚝 위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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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후 1시의 사자후 - 제3막: 3.18 운명의 정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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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9T03:00:02Z</updated>
    <published>2026-08-19T03: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1919년 3월 18일, 오후 1시.  볕은 영해 장터 한가운데로 따갑게 내리꽂혔다. 바람마저 멎은 흙바닥 위로, 거친 무명 바지적삼을 입은 삼천 명의 인파가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빽빽하게 들어찬 백성들은 약속이나 한 듯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낡은 갓을 쓴 노인, 갓난아기를 업은 아낙네, 까까머리 소년들까지. 굳은살 박인 거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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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끊어진 목소리 - 제3막: 3.18 운명의 정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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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03:00:04Z</updated>
    <published>2026-08-12T03: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1919년 3월 18일, 오전 11시 40분.  영해면 성내리 장터는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난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봄 농사를 앞두고 씨앗과 농기구를 사러 나왔다는 핑계로 영해, 창수, 병곡 일대의 장정들이 굳은 얼굴로 장터 골목을 메웠다. 무거운 등짐을 진 촌부들의 거친 숨소리와 상인들의 호객 소리가 뒤엉켰지만, 그 소란스러움의 밑바닥에는 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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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괴시리의 고요 - 제2막: 폭풍을 준비하는 자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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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7T03:00:14Z</updated>
    <published>2026-08-07T03: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성내리 도축장의 피비린내와 매캐한 숯검정 냄새를 뒤로하고 들어선 괴시리(槐市里)의 밤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영해면 한구석, 묵직한 등뼈처럼 자리 잡은 이 오래된 반촌(班村)은 지나치게 고요했다.  기와지붕 위로 서늘한 달빛이 부서졌다. 대숲을 뚫고 온 3월의 삭풍이 뺨을 때렸지만, 두터운 흙담과 묵은 소나무는 미동조차 없었다. 사흘 뒤 불어닥칠 피비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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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에 피는 꽃 - 제2막: 폭풍을 준비하는 자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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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0T07:13:59Z</updated>
    <published>2026-07-30T07:13: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짐승의 사체를 매달아 두던 무쇠 살고리 위로, 누렇게 빛바랜 낡은 광목천들이 어지럽게 걸려 있었다.  거사를 이틀 앞둔 1919년 3월 16일의 깊은 밤. 영해면 성내리 외곽의 도축장 지하실은 살을 에는 바깥 삭풍을 막아선 채, 스무 명 남짓한 사내와 아낙들이 내뿜는 짙은 호흡과 체열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었다. 평소라면 코를 찔렀을 짐승의 피비린내 위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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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짜 밀정 작전 - 제2막: 폭풍을 준비하는 자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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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2T10:21:07Z</updated>
    <published>2026-07-22T10:21: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해면 성내리의 밤거리는 일찍부터 죽은 듯이 고요했다.  일제의 서슬 퍼런 감시와 다가올 폭풍을 예감한 팽팽한 긴장감 아래, 백성들은 해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낡은 문을 걸어 잠그고 숨을 죽였다.  그러나 그 척박하고도 얼어붙은 적막을 비웃듯, 기분 좋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비틀거리는 사내 하나가 골목의 그림자를 밟고 있었다. 싸구려 포마드 기름을 바른 머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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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병과 소년 - 제2막: 폭풍을 준비하는 자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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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5T07:20:32Z</updated>
    <published>2026-07-15T07:20: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해 장터를 무겁게 굽어보는 칠보산(七寶山)의 험준한 산등성이 위로, 1919년 3월의 삭풍이 귀신같은 곡성을 내며 휘몰아치고 있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벼랑 끝. 달빛조차 구름에 가려진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최학수는 굶주린 짐승처럼 바짝 엎드려 있었다. 그의 거칠고 뭉툭한 손끝은, 겹겹이 바른 기름종이와 낡은 무명천으로 미라처럼 꽁꽁 싸매여 있던 길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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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전술의 탄생 - 제2막: 폭풍을 준비하는 자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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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06:24:29Z</updated>
    <published>2026-07-08T06:24:29Z</published>
    <summary type="html">도축장 지하실, 차가운 흙바닥 위로 시커먼 숯덩이가 거칠게 마찰하는 소리만이 불길한 진혼곡처럼 울려 퍼졌다.  진우는 무릎을 꿇은 채, 아궁이에서 꺼낸 굵은 참나무 숯으로 눅눅한 진흙 바닥 위에 거대한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선의 나열이 아니었다. 주재소를 중심으로 뻗어 나간 영해 장터의 세 갈래 진입로, 우편소의 위치, 면사무소 담장</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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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인의 명부 - 제1막: 낯선 봄의 이방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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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1T05:00:05Z</updated>
    <published>2026-07-01T05: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도축장 지하실.  진우가 스즈키에게 걷어 차인 정강이를 절뚝거리며 가파른 계단을 내려갔을 때, 눅눅한 어둠 속에서는 이미 십여 명 남짓한 사내들이 뜨거운 체열을 뿜어내고 있었다. 식민지의 가장 밑바닥을 기어 다니던 무지렁이들이었다.  가운데 놓인 육중한 참나무 도마 위로 호롱불 하나가 위태롭게 흔들리며, 사내들의 거칠고 투박한 윤곽을 비췄다.  칠성의 우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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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영해의 푸른 눈&amp;nbsp; - 제1막: 낯선 봄의 이방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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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05:21:08Z</updated>
    <published>2026-06-24T05:21: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매끄러운 나일론 재킷과 푸른 데님 바지를 벗어던지고, 칠성이 던져준 낡고 거친 삼베적삼을 걸치는 순간 진우의 살갗 위로 붉은 발진이 오소소 돋아났다.  까끌까끌하고 억센 식물 섬유질이 맨살을 사정없이 긁어대는 그 생경한 감각은, 진우가 머나먼 미래에서 완벽하게 벗어났음을 알렸다. 진우는 아궁이에서 긁어낸 시커먼 재와 진흙을 섞어, 굳은살 하나 없이 희고 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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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칠성의 도축장 - 제1막: 낯선 봄의 이방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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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7T05:00:07Z</updated>
    <published>2026-06-17T05: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장터의 소란스러운 흙먼지와 군홧발 소리를 등지고, 일행이 황급히 몸을 숨긴 곳은 성내리 외곽 후미진 곳에 자리한 칠성의 도축장(屠畜場)이었다.  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눅눅한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수십 년간 스며든 짐승의 피와 내장의 악취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무쇠 갈고리들은 어둠 속에서 흉측한 이빨처럼 번뜩였고, 방 한가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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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두 명의 정규하 - 제1막: 낯선 봄의 이방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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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0T05:12:40Z</updated>
    <published>2026-06-10T05:12: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철컥, 척. 철컥, 척. 장터의 얼어붙은 흙바닥을 짓이기는 쇠징 박힌 군화 소리가 골목 어귀를 무자비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허벅지에 찬 군도가 부딪히며 내는 마찰음은 서늘했다.  진우는 짚단 더미에 파묻힌 채, 들짐승처럼 숨을 죽였다. 코끝을 찌르는 끔찍한 악취보다, 뼛속 시린 칼바람보다 더 진우를 미치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었다. 조금 전까지 박물관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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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불시착한 이방인 - 제1막: 낯선 봄의 이방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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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3T05:00:03Z</updated>
    <published>2026-06-03T05: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아따, 이 문둥이 같은 놈아! 눈깔을 어데다 두고 자빠지노!&amp;quot;  탁하고 거친, 날것 그대로의 언어가 진우의 귀를 거세게 후려쳤다.  &amp;quot;헉...!&amp;quot;  짧은 비명과 함께 진우가 눈을 번쩍 떴다. 고막을 무자비하게 찢던 이명과 뒤틀리는 끔찍한 감각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그러나 그의 코끝을 건드린 것은 더 이상 VIP 사전 열람실의 쾌적한 공기가 아니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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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롤로그 - 107년의 비명(悲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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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7T05:00:04Z</updated>
    <published>2026-05-27T05: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완벽하게 통제된 항온 항습기의 미세한 백색 소음만이 감도는 전시관 내부. 유리 진열장 너머로 은은한 특수 조명을 받고 있는 낡은 태극기는, 단순한 천 조각이라기보다 길고 잔인했던 세월의 채찍질을 맨몸으로 견뎌낸 어떤 거대한 짐승의 허물처럼 보였다.  영덕군에서 새로 개관한 3.1 의거 기념 전시관의 VIP 사전 열람실. 평온이 지배하는 107년 뒤의 이 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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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 다시, 익어가는 계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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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9T09:00:01Z</updated>
    <published>2026-05-19T09: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전쟁 이후의 영해는 예전과 같지 않았다.  그렇다고 완전히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아침이면 밭으로 나갔고, 선별장에서는 상자를 날랐고, 영해장 장날이면 좌판 위에 복숭아를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대진 쪽 길로 트럭은 여전히 오갔고, 성내리와 원구 사이 둑길엔 계절 따라 다른 흙냄새가 남았다. 고래불 쪽에서 돌아드는 바람도 예전처럼 마을을 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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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장 - 복숭아꽃이 흩날리는 밤 -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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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2T09:00:02Z</updated>
    <published>2026-05-12T09: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현몽령의 부름 산 아래 오래된 돌무더기 자리에 가까워질수록, 이번엔 소리가 달라졌다.  바람 소리도 아니고, 물소리도 아니었다. 아주 익숙한 목소리들이 어둠 사이로 스쳤다.  해준에겐 할머니 목소리였다.  해준아.  수린에겐 어머니 목소리였다.  이제 됐다, 수린아.  남기수에겐 젊은 윤복례의 무심한 음성이었다.  남 선생, 그만해도 된다.  도윤에겐 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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