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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최영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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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최영미의 브런치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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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5-21T08:09:4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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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춘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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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2T00:16:36Z</updated>
    <published>2026-09-02T00:16: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춘기는 춘추전국시대를 지나는 일인가 기를 쓰고 전쟁을 하는 것처럼   늘 제 일을 척척 해내던 네가 잔소리를 부르는 아이가 되고   약속 시간은 철저히 지키던 네가 지각을 밥 먹듯 하는 아이가 되고   사춘기는 춘곤증을 겪는 시기인가 기운을 잃은 것처럼   깔끔하던 방에는 벗어 놓은 하루가 쌓이고   가지런히 정리된 책과 필통 대신 가방 속에는 스물스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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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랄 수 없는 바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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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4T23:00:36Z</updated>
    <published>2026-08-24T23:00: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기를   이 아이들이 자기만의 속도로 하루를 걸어가기를   이 아이들이 세상의 낯선 시선보다 자기 마음을 먼저 믿기를   이 아이들이 작은 기쁨 하나로도 내일을 기다릴 수 있기를   나는 안다 쉽게 바랄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걸 오늘도 조용히 두 손을 모은다   바랄 수 없는 바람이 기도 되어   주절주절) 장애 아이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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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입만 먹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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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0T13:50:11Z</updated>
    <published>2026-08-20T13:5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한 입만 먹어?&amp;quot; 별이가 나와 눈을 맞추고 나의 입을 보고 또박또박 말을 던진다   &amp;quot;한 입만 먹어?&amp;quot; 실내놀이터 네모 산에 메아리 치듯 같은 말이 오간다   &amp;quot;한 입만 먹어&amp;quot;   별이가 손가락 하나를 쭉 뻗는다 실내놀이터 기둥을 감싼 폭신한 보호재 거기에는 야무지게 앙 베어진 한 입 흔적이 남아 있다   주저리주저리) 자폐인 아동 중에도 말을 잘하는 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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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며들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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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0T07:03:59Z</updated>
    <published>2026-08-10T07:03:59Z</published>
    <summary type="html">빗장을 열자 빛이 스며들어   기다란 빛줄기 하나 방바닥을 천천히 건너와 굳어 있던 집 안에 온기가 배어들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듯   마음 문을 열자 빛이 스며들어   포근한 햇살 하나 가슴 깊은 곳까지 내려와 오래 닫혀 있던 마음에 조용히 자리를 만들어   비로소 빛나는 것들이 있듯   너의 마음에도 이런 빛 하나 가만히 물들기를   오늘, 나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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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잡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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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7T22:25:41Z</updated>
    <published>2026-07-27T22:25:41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란다고 사람들은 우리를 잡초라 부르지요   뿌리째 뽑아야 다른 것들이 잘 자란다고 쉽게 손을 뻗지요   하지만 우리도 모두 제 이름이 있어요   민들레 물달개비 질경이 씀바귀 뚝새풀 강아지풀 개망초 토끼풀 쑥 냉이 고들빼기 지칭개   밟히고도 다시 나고 뽑히고도 끝내 살아   누군가의 밥이 되고 누군가의 약이 되고   때로는 햇</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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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록 안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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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5T01:53:54Z</updated>
    <published>2026-07-25T01:53:54Z</published>
    <summary type="html">잠시 멈추어 들여다보세요   초록 잎 하나 햇살 따라 반짝이듯 내 안에도 혹독한 겨울 딛고 돋아나는 초록이 있어요   잠시 멈추어 귀 기울여보세요   초록 개울 졸졸졸 흘러가듯 내 안에도 작게 흐르는 노래가 있어요   잠시 멈추어 향기를 맡아보세요   비 온 뒤 풀잎에서 천천히 번져오는 풀내음처럼 내 안에도 조용한 초록 향기가 있어요   잠시 멈추어 서로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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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 앞</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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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4T04:31:33Z</updated>
    <published>2026-07-14T04:31: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실내놀이터 문 앞 곤이에게는 순서가 있어   신발을 벗고 가방을 벗고 양말을 벗고 배움의 무게도 벗고   신발은 신발장으로 가방은 선반으로 양말은 가방 옆 주머니로   가지런히 놓인 신발을 토닥토닥 가방 옆 주머니 양말을 토닥토닥 토닥토닥 토닥토닥   다 됐다 실내놀이터 문을 연다 곤이 마음이 먼저 첨벙   주절주절) 장애 학생들은 나름의 질서와 규칙이 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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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피어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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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7T20:10:38Z</updated>
    <published>2026-07-07T20:10:38Z</published>
    <summary type="html">구름이 모인다 모이고 모이고 모여 제 몸보다 무거워진다   한숨 한 방울 기다림 한 방울 부르지 못한 이름 한 방울 끝내 삼키지 못한 말 한 방울   구름은 잔뜩 무거워진 제 몸을 놓아준다 사랑하여 사랑하여 내린 그 자리에 풀이 자란다   나는 꽃이 피는 순간만 기다렸는데   피어난다는 건   어쩌면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끝내 놓아주는 일인지도   주절주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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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장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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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6T23:40:12Z</updated>
    <published>2026-07-06T23:4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교실 앞 줄지어 선 장화들   한 짝은 앞을 보고 한 짝은 옆을 보고   아무도 똑같이 서 있지 않아   종이 울리고 아이들이 쏟아져 나와   복도 바닥에 내려놓고 장화 앞에 멈춰선 곤이는 앞으로 한 발 뒤로 한 발  앞으로 한 발 뒤로 한 발 장화는 곤이를 기다리고   장화를 신는 동안 빗방울 몇 개가 먼저 복도를 적시네   비 오는 날이면 곤이는 웅덩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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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대의 등을 바라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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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5T21:47:10Z</updated>
    <published>2026-07-05T21:47: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이가 웃는다 나는 그 웃음보다 먼저 그대의 등을 본다   아이를 안아 차로 옮기고 안전벨트로 단단히 고정한다   &amp;quot;오늘 기분이 좋은가 보네.&amp;quot;   나는 그 말 뒤에 접혀 있는 밤을 끝내 묻지 못한다   오늘도 그대는 아이를 안고 집으로 간다   나는 그대의 등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주절주절) 아픈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알기에 가끔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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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출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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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4T23:30:28Z</updated>
    <published>2026-07-04T23:30:28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호야&amp;quot; &amp;quot;네.&amp;quot; 손뼉맞장구 짝  &amp;quot;쭈니.&amp;quot; &amp;hellip;&amp;hellip;   똥그래진 눈으로 천장을 보고 있는 너를 향해 내 두 손바닥은 잠시 멈춰 기다린다   &amp;quot;쭈니.&amp;quot; &amp;hellip;&amp;hellip; &amp;quot;네.&amp;quot; 두 손바닥이 짝  출석부에 사르륵 동그라미 하나   주절주절) 장애 학생들에게 호명 반응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꾸준히 출석을 부르며 자신의 이름에 대답하고, 손뼉맞장구도 칠 수 있도록 가르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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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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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3T23:28:02Z</updated>
    <published>2026-07-03T23:28:02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나 둘 셋   숫자는 곤이보다 먼저 달려가지 않는다   넷 다섯 ... 여섯   숫자는 곤이를 재촉하지 않는다   일곱 여덟 아홉   나는 곤이보다 조금 느리게   열   곤이 가슴에서 웅크렸던 숨 하나가&amp;nbsp;하아- 내 손등을 스치며 밖으로 나왔다   주절주절) 장애 학생들 저마다, 흥분을 가라 앉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반 곤이는 함께 숫자를 세면 조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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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방을 털어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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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30T04:15:27Z</updated>
    <published>2026-06-30T04:15:27Z</published>
    <summary type="html">교실 불을 끈다 의자를 밀어 넣고 창문을 닫고 책상을 닦는다   주머니에는 반쯤 구겨진 반창고 하나   운동화를 벗으니 현관에 후두둑 떨어지는 흙덩이   가방을 열어보니 비닐 가득 물감이 번진 아이의 그림 한 장   가방을 뒤집어 훌훌 털어도 아이들의 시간은 잘 떨어지지 않는다   주절주절) 장애 학생들을 돌보고 퇴근 하는 길. 집에 가보면 아무렇게나 구석</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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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조금 더 오래 바라보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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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30T04:15:04Z</updated>
    <published>2026-06-30T04:15: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에는 아이보다 내 손이 먼저 움직였다   신발을 신겨 주고 단추를 채워 주고 대신 말해 주고 먼저 안아 주었다   조금 더 오래 바라보니 아이가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다리지 못한 것이었다   민들레는 바람이 올 때까지 숨을 가볍게 접어 두고   달팽이는 비가 올 때까지 집을 등에 얹은 채 기다린다   아이도 자기만의 계절을 기다리고 있었는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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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릎 딱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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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3T20:56:49Z</updated>
    <published>2026-06-23T20:55:38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미안해요. 너무 간지러워서&amp;quot;   말갛게 웃는 호야의 무릎에서 딱지 하나가 떨어졌다   빠알간 피가 송글송글 맺히더니 주르륵   &amp;quot;호야~ 딱지 떼면 안 된다고 했지&amp;quot; 말똥말똥 쳐다보는 너를 보니 마음이 간질간질   그래 맞아 어릴 적 나도 그랬지 무릎 딱지 간지러워 참을 수가 없었어 살살 긁다가 조금 더 조금만 더 세게 긁적긁적 박박 툭   기다리고 참아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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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빛 하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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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6T23:25:12Z</updated>
    <published>2026-06-16T22:14: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상은 나에게 노랑이 되래요 울음은 주머니에 넣어두고 이를 보이고 웃으래요   하지만 나는 아침마다 다른 빛을 입어요   친구가 툭 건드리자 불씨가 튀어 오르고 책상이 괜히 미워지면 빨강이 돼요   구름 한 점 운동장을 건너가고 저멀리 비행기 소리가 들리면 마음도 따라 한참 파랑이 번져요   텃밭 토마토 잎사귀를 쓰다듬으면 초록 풋내가 나를 따라 다녀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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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직 나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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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6T12:45:16Z</updated>
    <published>2026-06-16T12:45:16Z</published>
    <summary type="html">달팽이는 비가 오는 날이면 자기 집을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아직 나는 집도 없는데   민들레 씨앗은 한 번도 날개를 가져본 적 없는데 다들 날아간다고 말한다   알 속의 새는 하늘을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날 생각을 했을까   개울의 돌은 한 번도 걸어간 적 없는데 어느새 바다까지 가 있다   구름은 자꾸 모양이 바뀐다 그런데 아무도 거짓말쟁이라고 부르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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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술래잡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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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2T02:19:43Z</updated>
    <published>2026-06-02T02:19:43Z</published>
    <summary type="html">목요일 6교시는 은이 누나 오는 날 곤이가 손꼽아 기다리는 날   환한 빛으로 실내 놀이터에 들어온 은이 누나가 곤이의 어깨를 톡 두드리면 술래잡기가 시작된다   은이 누나가 뛰면 곤이도 뛰고 은이 누나가 미끄럼을 타면 곤이도 슝   송글송글 이마에 땀방울 맺히고 즐거운 웃음도 송글송글 꿀꺽꿀꺽 물을 마시고 해사한 미소도 꿀꺽꿀꺽   목요일 6교시는 우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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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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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2T02:12:44Z</updated>
    <published>2026-06-02T02:12: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 땅을 밀고 굳은 겨울을 밀고 봄풀이 머리를 내민다   흙의 무게를 견디고 밤의 찬기를 이기고 봄풀이 머리를 내민다   작은 몸 펴고 끝내 하늘 향해 초록 날개 밀어 올리고 봄풀이 기어코 머리를 내민다    주절주절) 언 땅을 밀고 나온 봄풀을 보면 하늘을 향해 날개를 편 초록 나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어코, 기필코 머리를 내미는 그 생명력을 보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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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안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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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2T02:11:58Z</updated>
    <published>2026-06-02T02:11: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산악회 다녀와 거나하게 취한 아버지의 진심   미안허다 나가 일만 하느라 느그들 마음도 몰라주고   미안허다 너거 엄마 병간호로 느그들 고생만 시키고   미안허다   가진 것 없이 우릴 낳아 기르느라 쉼없이 사신 아버지   논 한 뙈기 밭 한 뙈기 살림이 늘수록 등은 더 굽어가고 손은 더 거칠어지고   미안허다 아버지의 한마디가 가슴에 들어왔다   주절주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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