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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박수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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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수묵작가 탄현재 박수억입니다. 30여 년 동안 먹으로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먹과 물, 붓과 종이, 번짐과 여백을 바라보며 수묵이 오늘에도 살아 있는 이유를 그림과 글로 탐구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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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0-13T23:50:3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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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시, 먹 앞에 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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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27T06:35: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랫동안 먹을 갈고 붓을 들어왔다. 종이 위에 먹을 놓고, 번지는 모습을 바라보고, 다시 붓을 들기를 반복했다. 익숙한 재료였고 오래 함께해 온 작업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먹이 낯설게 보이기 시작했다.  먹은 검지만 하나의 검은색으로 머물지 않았다. 물을 만나면 짙고 옅은 수많은 층으로 나뉘고, 종이에 닿으면 화가의 손을 벗어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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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3. 왜, 지금 수묵인가 - 지금, 다시 먹 앞에 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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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9Z</updated>
    <published>2026-09-27T02:35: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화면을 바라보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손가락을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새로운 이미지가 나타난다. 뉴스의 사진이 지나가고, 누군가의 일상이 이어지며, 짧은 영상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하나의 장면에 눈이 머무는 시간은 길지 않다. 무엇을 보았는지 생각하기도 전에 다음 화면이 열린다.  그런 시대에 오래된 먹 한 점을 바라보는 일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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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2. 수묵, 서로의 사이를 바라보다 - 서로의 자리를 남겨 두는 거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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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9Z</updated>
    <published>2026-09-27T02:34:18Z</published>
    <summary type="html">두 사람이 나란히 길을 걷는다. 가까이 걷기도 하고 조금 떨어져 걷기도 한다. 한 사람이 걸음을 늦추면 다른 사람도 속도를 조절하고, 한 사람이 방향을 바꾸면 둘 사이의 거리도 달라진다. 서로의 자리를 그대로 지니면서도 한 사람의 움직임은 다른 사람의 움직임에 영향을 준다.  그림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점 하나를 놓으면 그 주변의 공간이 달라지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qogEdCPw9aP4HLZQdq-MRBQ_z5o.jpg" width="303"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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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1. 수묵의 시간 - 붓이 멈춘 뒤에도 흐르는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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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9Z</updated>
    <published>2026-09-27T02:33:27Z</published>
    <summary type="html">종이 위에 붓을 한 번 긋고 손을 멈춘다. 붓은 이미 화면에서 떠났지만 먹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물기를 머금은 먹은 종이의 결을 따라 번지고, 가장자리는 조금씩 흐려진다. 처음에는 짙었던 부분도 마르면서 다른 농담을 드러낸다. 몇 분이 흐르는 동안 화면은 조금씩 달라진다.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흔히 화가가 붓을 움직이는 순간을 떠올린다. 선을 긋고 점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ra_yzzETEzj5rrKvRTrRiTvJH50.jpg" width="293"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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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 한 점에서 우주까지 - 서로를 살리며 하나의 세계가 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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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9Z</updated>
    <published>2026-09-27T02:32:27Z</published>
    <summary type="html">흰 종이 위에 먹 한 점을 놓는다. 처음에는 작은 흔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먹은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지 않는다. 물을 만나 가장자리가 번지고, 종이는 스며드는 먹을 받아들인다. 붓이 지나간 자리에는 선이 생기고, 그 옆에는 그리지 않은 공간이 남는다. 처음의 한 점 때문에 주변의 모든 것이 이전과 달라진다.  오랫동안 먹을 다루면서 이러한 장면을 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dH2D-QDdCH9IkaSd6hV4eWassO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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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9. 전통은 어떻게 오늘로 이어지는가 - 남기고 바꾸며 이어지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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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9Z</updated>
    <published>2026-09-27T02:30: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래된 절에 가면 여러 번 고쳐진 기둥과 지붕을 만난다. 낡은 목재는 새것으로 바뀌고 기와도 다시 얹힌다. 처음 세워졌을 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지 않아도 우리는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느낀다. 달라진 것과 남아 있는 것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그림의 전통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옛 화가가 그렸던 산과 나무를 다시 그리고, 오래된 필법을 익히는 일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5VhGwrk8NU9gLH_eEhTSXeC6TcI.jpg" width="357"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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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8. 일본, 덜 그릴수록 더 보이는 것 - 그리지 않은 곳에 머무는 시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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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9Z</updated>
    <published>2026-09-27T02:29: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안개가 짙은 날에는 가까이 있는 나무 몇 그루만 보인다. 그 뒤의 산과 숲은 사라진 듯하지만,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너머를 더 오래 바라보게 된다. 희미한 윤곽 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눈앞에서 사라진 풍경이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을 것만 같다.  그림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산의 일부만 나타나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ydv1772HN4LxO97womowzj8Zo1U.jpg" width="307"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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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7. 한국, 비움 속에 마음을 담다 - 담박함은 어디에서 오는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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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9Z</updated>
    <published>2026-09-27T02:28:36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국 수묵을 바라보면 때로 무엇인가 덜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화면을 가득 채우지 않고, 형상을 끝까지 설명하지도 않는다. 몇 그루의 나무와 간결한 필선만 남아 있거나, 자연과 인물이 서로 거리를 둔 채 놓여 있기도 한다. 그런데도 화면은 허전하기보다 오래 바라보게 하는 힘을 지닌다. 무엇이 이러한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그 이유를 단순히 비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0G67bDTI3uRxGA047MHqnTyOsvg.jpg" width="29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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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6. 중국, 자연을 그리며 이치를 묻다 - 자연을 바라보며 그 안의 질서를 읽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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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27T02:27: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산을 바라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멀리서 보면 봉우리의 높낮이가 먼저 들어오고, 가까이 다가가면 바위와 나무가 보인다. 비가 내리면 산허리에 안개가 걸리고, 계절이 바뀌면 같은 산도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어제 보았던 산과 오늘의 산이 같아 보여도 빛과 바람, 물과 계절은 그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중국의 화가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자연을 그려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QCTYUnT9PJCImMOhANo7NO39320.jpg" width="395"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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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5. 수묵은 어떻게 현대를 만났는가 - 오래된 먹이 새로운 화면을 만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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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27T02:26: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전시장에 들어서 수묵 작품 앞에 서면 잠시 시선이 머뭇거릴 때가 있다. 산도 나무도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넓은 화면에 검은 점 몇 개가 흩어져 있고, 물에 번진 먹이 형체 없이 종이 위를 가로지른다. 어떤 작품에는 붓이 지나간 흔적만 남아 있다. 무엇을 그린 것인지 찾으려던 눈은 어느 순간 점과 선을 따라가고, 먹이 번진 자리와 비어 있는 공간을 바라보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NsRnibM3ZPAKcagxkbwlDyQypjU.jpg" width="311"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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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4. 문인들은 왜 먹으로 그렸을까 - 먹으로 생각을 남긴 사람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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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27T02:24:55Z</published>
    <summary type="html">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유난히 손에 익은 도구가 있다. 오래 사용한 만년필이나 손때 묻은 연필 한 자루일 수 있다. 다른 것으로도 같은 문장을 쓸 수 있지만 굳이 그 도구를 찾는다. 손에 닿는 감촉과 종이 위를 지나가는 속도까지 몸에 익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도구는 생각을 밖으로 꺼내는 통로가 된다.  동아시아의 문인들에게 붓과 먹은 그런 도구였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xtmgX60YBn4ixh-Rqq6PMZ6yRpI.jpg" width="327"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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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3. 수묵의 정신은 어디에서 왔을까 - 삶의 생각이 붓끝에 스며들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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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27T02:23: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묵은 오랫동안 자연을 그려왔다. 산과 물, 나무와 바람을 바라보며 그 모습을 화면에 옮겼다. 그러나 화가들이 붓끝에서 마주한 것은 눈앞의 자연만이 아니었다. 자연을 바라보는 동안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함께 생각했다.  그 생각은 어느 날 갑자기 그림 속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돌아보는 삶, 자연의 흐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jplVowrHJczZA9LhaISAyo0ZuSY.jpg" width="318"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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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 먹으로 마음을 그릴 수 있을까 - 보이지 않는 마음이 선에 남을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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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27T02:21:52Z</published>
    <summary type="html">같은 사람이 같은 붓과 먹을 사용해도 선은 날마다 달라진다. 어느 날에는 붓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가지만, 어느 날에는 종이에 닿기 전부터 손끝이 머뭇거린다. 힘을 주지 않았는데 선이 무겁게 내려앉기도 하고, 천천히 그으려 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기도 한다. 그 차이가 손의 기술에서만 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5xHWtBrsB_yzsAOhl8-bawW9xZU.jpg" width="385"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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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1. 그림에 시와 글이 들어온 까닭 - 그림 곁에서 말을 거는 시와 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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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27T02:2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옛 수묵화를 보고 있으면 조금 낯선 장면을 만나게 된다. 산과 나무가 그려진 화면 한쪽에 글씨가 있고, 때로는 여러 줄의 글이 그림보다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한다. 오늘의 그림에 익숙한 눈으로 보면 궁금해진다. 그림을 그린 뒤에 왜 다시 글을 써 넣었을까. 그림만으로 전하지 못한 것이 있었던 것일까.  옛 그림에서 글은 그림 옆에 붙은 설명문과는 달랐다. 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m8BeWdTCKlTUsq59X_lgidls88o.jpg" width="304"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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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 보이는 것 너머를 그린다 - 무엇을 보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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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05T11:09: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날 이미지는 점점 더 정확해지고 있다. 카메라는 눈으로 미처 보지 못한 표정까지 붙잡고, 확대된 화면은 피부의 작은 흔적까지 보여준다. 인공지능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과 풍경도 사진처럼 만들어낸다. 더 선명하게, 더 정교하게, 더 실제처럼 보여주는 일이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그림은 무엇을 더 보여주어야 할까.  수백 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CZL259R_heBF-nnBlhDlpWT_aTI.jpg" width="303"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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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9. 붓과 먹이 만날 때 - 붓이 머금은 먹의 변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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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05T07:20:41Z</published>
    <summary type="html">벽이나 나무에 붓으로 색을 칠하다 보면 처음과 마지막의 자국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감을 충분히 묻힌 붓은 처음에는 색을 짙고 고르게 내놓는다. 그대로 몇 번 더 움직이면 붓에 남아 있던 물감이 줄면서 색이 엷어진다. 조금 더 지나가면 붓털의 결이 드러나고, 바탕이 사이사이 보이기도 한다. 같은 붓으로 같은 방향을 칠했는데도 흔적은 계속 달라진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2NDIqP2D1yfd2c-a3P67y3DF-wM.jpg" width="318"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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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8. 붓에도 리듬이 있다 - 속도와 멈춤이 만드는 한 획</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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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04T03:46:03Z</published>
    <summary type="html">같은 길을 걸어도 걸음은 늘 같지 않다. 평탄한 곳에서는 일정하게 걷다가 오르막을 만나면 속도가 느려진다. 잠시 멈추기도 하고, 다시 걸음을 재촉하기도 한다. 걷는 사람은 매 순간 자신의 보폭을 계산하지 않지만, 길의 상태에 따라 몸은 자연스럽게 속도를 바꾼다.  붓도 종이 위에서 비슷하게 움직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속도로 지나가는 경우는 드물다. 붓&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LyKHy6P61dqtvpLAoudz0ArR4u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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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7. 여백의 시간 - 그리지 않은 곳이 살아나는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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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9-03T14:57:41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어 있는 방에 의자 하나를 놓는다. 창가에 놓으면 창과 의자 사이가 가까워지고, 맞은편에는 넓은 공간이 생긴다. 의자를 벽 쪽으로 옮기면 같은 방인데도 조금 전과 다른 넓이로 보인다. 작은 탁자를 하나 더 놓으면 두 가구 사이에는 사람이 지나갈 길이 생긴다.  달라진 것은 가구의 위치만이 아니다. 아무것도 놓이지 않은 곳도 함께 달라졌다.  흰 종이에서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GvibCo2y7pYxUbcbL93_H31reK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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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6. 번짐은 우연이 아니다 - 우연을 받아들이는 붓의 판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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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03T05:09: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젖은 종이에 먹을 놓으면 가장자리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붓이 닿은 자리 주변에 머물던 먹이 어느 순간 한쪽으로 더 멀리 스며든다. 같은 붓으로 찍어도 어떤 곳은 둥글게 퍼지고, 어떤 곳은 종이의 결을 따라 가느다란 흔적을 만들며 나아간다. 화가가 붓을 들어 올린 뒤에도 먹은 한동안 움직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디까지가 붓이 만든 것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IWze5V3r1LP-_rSI22-8BMo34x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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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5. 붓끝의 명상 - 붓끝에 모이는 눈과 마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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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8:15:38Z</updated>
    <published>2026-09-02T04:5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붓에 먹을 묻혀 종이 앞에 선다. 어디에서 시작할지는 이미 생각해 두었지만, 막상 붓을 들면 잠시 화면을 바라보게 된다. 첫 획이 놓일 자리를 확인하고 붓끝을 천천히 내린다. 종이에 닿는 순간 손에 전해지는 감각이 달라진다.  붓끝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조금 전까지 머릿속에 있던 생각들이 뒤로 물러난다. 먹이 놓이는 자리와 선이 나아가는 방향이 가까이 들어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Hzk%2Fimage%2FY9BllWlY8donrAGtyYsIOKVHYI8.jpg" width="34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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