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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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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nasajjo</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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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지나온 자리들에서 본 것을 씁니다. 답을 건네기보다, 그 자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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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4-28T18:46:1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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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먼저 쥔 땅 - 강 남쪽의 배추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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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22:00:24Z</updated>
    <published>2026-10-11T22:0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강바람이 거름 냄새를 실어 나르는 봄이면, 한강 남쪽 모래톱 너머로 배추밭이 끝없이 누워 있었다. 품삯을 받고 남의 밭을 매던 손이 호미를 쥔 채 허리를 펴면, 강 건너 도심의 지붕들이 아지랑이 속에서 흔들렸다. 1963년, 그 밭이 걸친 학동과 압구정동과 신사동의 땅은 평당, 곧 어른 하나가 팔다리를 뻗고 누우면 꽉 차는 넓이마다 300 ~ 400원이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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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지 않는 자리 - 봉제실의 계단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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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23:00:16Z</updated>
    <published>2026-10-10T23: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형광등 아래로 원단에서 일어난 먼지가 가루눈처럼 내려앉았다. 어깨에 그것이 하얗게 앉는 줄도 모른 채, 굽은 등들은 석상처럼 멈추고 손가락만 움직였다. 1970년 10월의 한 신문 기사에 따르면, 서울 어느 시장 골목 봉제공장 사람들은 첫째와 셋째 일요일을 빼면 쉬는 날에도 공장에 나와 앉아 있었다. 손에 쥐는 월급은 4 ~ 5년째 같은 액수에서 발이 묶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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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덜어 가고 남은 몫 - 모자란 돈이 먼저 간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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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2:58:06Z</updated>
    <published>2026-10-09T23:0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월요일 아침 아홉 시, 본사 강당의 불이 반쯤 꺼지고 앞쪽 화면이 하얗게 눈을 뜬다. 첫 장에는 새로 지을 공장의 그림이 펼쳐지고, 공장을 지을 돈의 대부분은 은행에서 빌린다는 설명이 그 아래 붙는다. 빌리는 돈이 클수록 회사도 그만큼 빨리 커진다는 말이 끝나자, 앞자리 임원석부터 박수가 번진다. 회사가 커지면 회사 주식을 쥔 사람들의 몫도 함께 부풀어 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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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철문 앞의 줄 - 봉투가 얇아도 되던 해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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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0:57:05Z</updated>
    <published>2026-10-08T23:59: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철문 앞의 줄은 해가 뜨기 전부터 길었다. 보퉁이 끈이 남긴 자국이 아직 어깨에서 덜 지워진 몸들이 앞사람의 등에 바짝 붙어 서서, 쇠 빗장이 풀리는 소리를 기다렸다. 1960년대, 천을 짜고 가발을 엮어 바다 건너로 내보내는 공장들의 문이었다. 줄에 선 몸들 가운데 적잖은 수가 들판을 등지고 올라왔다.  그 몸들이 등진 들에서는 거둔 쌀을 장에 내놓아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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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 줄의 금 - 다섯 가을과 열 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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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7:36:23Z</updated>
    <published>2026-10-08T07:36:23Z</published>
    <summary type="html">해 질 녘, 처음으로 제 몫이 된 논 가장자리에 늙은 농부가 노을을 등에 지고 무릎을 접었다. 흙을 한 줌 쥐었다가 놓고, 다시 쥐었다. 남의 논에서 집던 흙이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면, 이 흙은 손금 속으로 파고들었다. 1950년 봄, 나라는 지주의 논을 사들여 그 논에 평생 허리를 빌려주던 집들에 나누어 팔았다. 공짜로 쥐여 준 흙은 아니어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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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창 아래의 마당 - 열쇠가 건너간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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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22:00:30Z</updated>
    <published>2026-10-06T22:00:30Z</published>
    <summary type="html">불 꺼진 공장 복도에 쇳소리가 찰랑거렸다. 창밖에서는 1945년의 가을바람이 마른 잎을 굴렸다. 일본인 주인이 떠나며 두고 간 열쇠 꾸러미가 한 노동자의 허리춤에서 걸음마다 울었다. 그는 등불을 낮게 들고 창고 문고리를 하나씩 당겨 보았고, 멈춰 선 기계의 몸통에 손바닥을 얹어 아직 온기가 남았는지 더듬었다. 아무도 그 일을 시키지 않았다. 밤을 비워 두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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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위 소리 사이의 질문 - 관심과 침범이 같은 문장일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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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20:46:42Z</updated>
    <published>2026-10-05T20:46: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용실 의자에 앉으면 눈이 갈 데가 없다. 정면에 거울이 있고 거울 안에서 자기 얼굴과 상대의 얼굴이 함께 보인다. 목에 두른 천 아래로 손을 넣을 수도 없고, 일어설 수도 없다. 가위 소리가 귀 옆에서 규칙적으로 난다.  질문은 그 소리 사이로 온다.  오늘 쉬는 날이세요? 이 근처 사시나 봐요? 결혼은 하셨어요?  묻는 쪽에 악의가 없다는 것은 대체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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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몸에 한 자리 - 휴직으로 남겨 둔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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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23:00:27Z</updated>
    <published>2026-10-04T23:00:27Z</published>
    <summary type="html">의자 등받이에 아침에 벗어 둔 겉옷이 아직 걸려 있다. 해가 진 지 한참이 지났고, 화면을 오래 붙든 눈은 모래가 낀 듯 뻑뻑하다. 굳은 목을 좌우로 꺾을 때마다 어깨 언저리의 뼈마디가 뚝 하고 운다. 입사하던 날 넘겨 본 취업규칙의 어느 쪽에는, 직원은 회사의 승인 없이 돈을 받고 남의 일을 하거나 제 사업을 꾸리지 못한다는 조항이 박혀 있다. 법이 아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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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짧게 적힌 두 줄 - 법이 논하지 않은 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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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23:00:11Z</updated>
    <published>2026-10-03T23: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음력 6월 끝자락, 문을 닫아건 방 안에서 부채들이 쉬지 않고 흔들렸다. 1894년 여름, 군국기무처가 의결한 의안이 종이 위에 한 줄씩 늘어 갔다. 문벌을 묻지 않고, 양반이든 상민이든 등급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뽑는다는 줄이 먼저 섰다. 나라와 사삿집이 거느린 노비의 법을 모두 없애고 사람을 사고파는 일을 금한다는 줄이 그 곁에 놓였다. 죄지은 이의 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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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날수를 세는 논둑 - 누구의 것도 아닌 몸이 판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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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22:00:11Z</updated>
    <published>2026-10-02T22: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판에서 뽑아 올린 모가 한 줌씩 물 댄 논에 꽂힌다. 흙탕물이 발목까지 차오르고, 줄을 따라 뒷걸음질하는 종아리에 거머리가 달라붙는다. 모를 옮겨 심는 법이 들에서 들로 번지자, 한 사람의 두 팔이 감당하는 논의 가장자리가 멀어졌다. 조선 후기의 들에는 한 집이 넓은 땅을 제 손으로 꾸리는 광작이 나타났고, 한 집의 논두렁이 이웃 마을 쪽으로 길게 뻗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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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들어간 곡식, 나가는 돈 - 곳간을 채우는 쪽과 받는 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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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22:00:22Z</updated>
    <published>2026-10-01T22:0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2만 장.  흉년으로 들판이 빈 1690년에 조정이 한꺼번에 찍어 전국에 나누어 팔게 한 임명장의 수다. 받을 사람의 이름이 들어갈 자리만 하얗게 비워 둔 채, 종이는 고을마다 실려 나갔다. 이름이 빈 그 문서를 공명첩이라 불렀다.&amp;nbsp;빈자리에는 값이 붙었다. 관아 마당에 곡식 섬이 부려질 때마다 마른 먼지가 일었고, 섬을 지고 온 등은 한참 동안 펴지지 않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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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돈화문 밖의 불 - 이름이 타던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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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22:00:15Z</updated>
    <published>2026-09-30T22: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른 종이는 불에 닿으면 소리부터 낸다. 가장자리가 오그라들며 타닥거리고, 먹으로 눌러 적은 글자가 한순간 검게 부풀었다가 가루로 내려앉는다. 1801년 1월 28일, 돈화문 밖에서 그 소리가 오래 이어졌다. 불길 속으로 들어간 것은 왕실과 관청이 쥐고 있던 노비안, 노비의 이름을 줄줄이 적어 둔 장부였다.&amp;nbsp;불길이 한 장씩 넘겨 간 이름은 66,067이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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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모두의 짐 - 이름이 비켜 간 어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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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22:00:23Z</updated>
    <published>2026-09-29T22:00:23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거운 것이 어깨에 얹히면 사람은 먼저 고개를 숙인다. 보폭이 짧아지고, 숨은 명치 아래로 가라앉는다. 나라의 짐도 처음에는 모든 어깨에 고루 얹힌다고 했다.  조선이 선 뒤로 그 짐 가운데 하나는 군역이라 불렸고, 3품 이하의 벼슬을 지내고 물러난 양반의 어깨에도 원칙으로는 군역이 얹혔다. 다만 처음부터 비켜선 어깨가 있었다. 지금 벼슬에 앉은 이는 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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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과 명단 - 재주를 겨루기 전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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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21:17:31Z</updated>
    <published>2026-09-28T22:00:21Z</published>
    <summary type="html">과거를 치르는 날, 시험장 문 앞으로 발걸음들이 모여든다. 벼슬하는 이가 4대 안에 있는 집의 아들은 아무것도 꺼내지 않고 어깨를 편 채 문을 지난다. 양인의 아들은 호적과 신원보증서를 품에서 꺼내 펼쳐 보인다. 그 보증서를 얻으러 며칠을 걸은 발바닥이 아직 뜨겁다. 종이를 끝내 얻지 못한 해에는, 같은 발이 문 앞에서 방향을 돌리고 등이 먼저 멀어진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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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겨울의 문서 - 쌀 두세 섬 남짓</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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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05:54:26Z</updated>
    <published>2026-09-27T22:00:23Z</published>
    <summary type="html">뒤에 태어날 자식까지 영원히 판다. 1809년 12월 4일, 겨울 한가운데 날짜를 단 문서에 그 한 줄이 적혔다. 35냥이라는 값 하나 아래로 한 여인과 세 아이가 함께 넘어갔다. 사들인 쪽은 경주의 한 양반가였다.  그해 들판은 살인적인 흉년으로 비어 있었다. 여섯 식구가 고향을 떠나 떠돌다 경주에 닿았고, 노친은 거기서 숨을 거두어 제대로 묻지도 못하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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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늘 아래의 목록 - 거두는 모양이 바뀌는 동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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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23:00:16Z</updated>
    <published>2026-09-26T23: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해마다 새로 적힌 기록을 펴면, 거두어 간 것은 셋으로 갈린다. 들에서 여문 낟알에는 전세가 매겨졌다. 백성은 저마다 제 몸을 내어 나랏일에 불려 나가는 역을 치렀고, 고을의 산과 바다에서 난 것은 물건 그대로 공납이 되어 올라갔다. 곡식을 거둔 들과, 그 들에 선 몸과, 그 몸이 사는 고을까지가 목록에 올랐다.  공납의 목록은 고을 단위로 내려왔다. 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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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처음 쥔 손 - 처음 그어진 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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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6:27:51Z</updated>
    <published>2026-09-25T23:00:21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 달을 일해 받은 값은 달이 절반도 가기 전에 여기저기로 새어 나가고, 새어 나간 돈은 흩어진 채 끝나지 않고 몇 안 되는 자리로 다시 모인다. 이윤도 자본도, 사람이 만든 값은 대개 가장 좁은 윗자리를 향해 기운다. 모든 값이 어째서 그쪽으로만 기우는지를 물으려면, 그 윗자리가 처음 생긴 때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사람은 오래도록 평평하게 살았다. 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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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돈이 따라오는 쪽 - 떠나보내는 하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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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22:00:23Z</updated>
    <published>2026-09-24T22:00:23Z</published>
    <summary type="html">개찰구에 카드를 대면 짧고 높은 소리가 한 번 난다. 앞사람도 뒷사람도 그 소리를 하나씩 떨어뜨리고, 문이 도로 닫히기 전에 어깨부터 밀어 넣는다. 역 안은 그렇게 같은 소리로 촘촘히 메워진다.  점심에는 식당 문가의 단말기가 그 소리를 내고, 퇴근길 반찬 가게 앞에서 한 번 더 난다. 현관 우편함에는 관리비 고지서가 반으로 접힌 채 입을 다물고 있다. 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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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거실에 앉은 법 - 부르지 않아도 오는 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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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21:30:59Z</updated>
    <published>2026-09-23T21:30:59Z</published>
    <summary type="html">현관문이 등 뒤에서 닫히면, 하루 내내 어깨에 매달려 온 가방끈이 먼저 흘러내린다. 불도 켜지 않은 채 몇 걸음 만에 소파에 몸을 내려놓는다. 쿠션이 하루치 무게를 받아 한 뼘쯤 꺼진다.&amp;nbsp;집을 사면, 문 안쪽은 법이 지켜 주는 자리라고 여겨 왔다. 누구도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고, 들어오면 그쪽이 잘못한 사람이 된다. 그 믿음은 소파의 푹신함처럼 등에 배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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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먼저 나오는 문장 - 몸이 먼저 세우는 방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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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22:55:09Z</updated>
    <published>2026-09-21T22:55: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하 주차장에서 짧게 긁히는 소리가 난다. 기둥 옆에서 차 두 대가 거의 닿아 있고, 양쪽 문이 거의 동시에 열린다. 두 사람이 내려서 각자 자기 차의 옆면을 먼저 본다. 그러고 나서 상대를 본다.&amp;nbsp;먼저 나오는 문장은 미안하다가 아니다. 여기서 나오시면 어떡해요. 저는 이미 들어와 있었는데요. 두 문장이 거의 같은 시각에 공중에 뜬다.  둘 다 거짓말이 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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