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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흑진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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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blackpearlessay</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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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에세이 씁니다 . 그냥 씁니다.  여행과 문화와 그림, 삶의 장면을 나눕니다. 버팀과 누림이 제 글의 테마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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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1-03T00:58:1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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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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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6T08:00:11Z</updated>
    <published>2026-07-16T08: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인사팀 공고가 떴다.전 직원 호칭을 '님'으로 통일한다.수평적 소통을 위한 결단이라고 했다. 재무팀 정 대리는 그날부터 '정지수 님'이 됐다.영업팀 동기는 대외용 타이틀이 허용돼 명함에 '팀장'을 박았다.  정 대리는 팀장을 찾아갔다.&amp;quot;영업팀 동기들은 다 팀장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저희도 대외 업무가 많은데 명함에 직급이 없으니 협력사 미팅 때 무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CR39PbbEvSTIQvE_wqF65EerfM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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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행기 사러가자  - 자연스러운 동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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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6T02:44:17Z</updated>
    <published>2026-07-16T02:44:17Z</published>
    <summary type="html">노인에게 지팡이를 쥐여주는 것은 단순히 보행을 돕는 일이 아니다.&amp;quot;나는 더 이상 내 두 발로 온전히 설 수 없다&amp;quot;는 사실을 만천하에 인정하게 하는, 아픈 과정이다. 자식에게는 안전을 위한 장비지만, 엄마에게는 자립의 시대가 끝났다는 표식이었다. 여자로서의 모양새를 포기하라는 사인이기도 했다.  &amp;quot;엄마, 이거 잡고 걸으면 훨씬 편해. 넘어지면 큰일 나.&amp;quot;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nUZEqZey8hNytQSBMvrQA06QKq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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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서진 형태 위로 흐르는 리듬   - 서울에서 만난 퐁피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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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5T11:29:26Z</updated>
    <published>2026-07-15T11:29: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래전이지만 파리에서 처음 마주했던 퐁피두 센터는 건물 자체가 하나의 도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배관과 철골, 계단 등 모든 내부시설을 건물 밖으로 드러내 건축의 일반상식을 뒤집어놓은 그 자체로 혁신이었기 때문이다.  구조물을 밖으로 다 내보낸 자리에, 꾸미지 않은 빈 공간을 문화와 예술로 채워나가는 곳. 수백 년 변함없는 고풍스러운 도심 한가운데서 현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XiXNgtcz8pw2Fnk1AgK009cfMe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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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껴둔 자리  - 비 맞지 않는 차, 비어있는 서랍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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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6T09:53:03Z</updated>
    <published>2026-06-26T09:53:03Z</published>
    <summary type="html">'화각장'사건으로 지속된&amp;nbsp;엄마의 무기력함을 보며 내가 뭔가 실수를 한 것만 같았다. 그래서 엄마의 방을 새 가구로 꾸며보기로 했다.  &amp;quot;엄마, 이제 엄마가 직접 골라. 아무리 오래 걸려도 좋아.&amp;quot;  그날부터 세 달이 걸려서 가구를 보러 다녔다. 카탈로그&amp;nbsp;수&amp;nbsp;십 개를&amp;nbsp;넘겨보고, 가구점 문턱을 닳도록 드나들었다. 내 안목이 끼어드는 순간 다시 엄마의 선택을 뺏&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tjYJVLIp5SaLRgL5sAFCPnEe6j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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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화각장 - 엄마의 세월을 편집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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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1T00:39:41Z</updated>
    <published>2026-05-21T00:37: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와 집을 합치기로 결정한 후, 가장 먼저 시작된 것은 짐을 버리는 일이었다. 노인의 살림을 방 한 칸으로 옮기려면 방대한 양의 폐기가 필요했다. 나에게 그것은 익숙한 편집 작업이었다. &amp;quot;엄마, 이건 십 년도 넘게 안 입었잖아. 이건 이가 나갔네. 다 버리자.&amp;quot; 내가 검은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을 때마다 엄마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amp;quot;이것까지 버리려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OSGAGRI8YJgQqepQgc-GCc9O3m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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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IP는 추적하지 않습니다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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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0T09:48:40Z</updated>
    <published>2026-05-20T09:43:18Z</published>
    <summary type="html">옛날 옛적,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세월이 흘러 회사는 익명 사내게시판을 만들었다.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amp;quot;익명은 철저히 보장됩니다.&amp;quot;  직원들은 수군거렸다.  &amp;quot;서버 관리자면 IP 다 볼 수 있는 거 아냐?&amp;quot;  그리고 게시판에는 이런 글들이 올라왔다. &amp;quot;원두커피에 산미가 너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48kGeRgNuC8Aqyg2qO2pnranN5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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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롤로그  - 하진의 독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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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0T04:09:55Z</updated>
    <published>2026-05-20T04:09:55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관계보다 일을 먼저 배웠다. 이십 대의 나를 지탱한 것은 치열함이었다. 광고대행사라는 정글에서 나를 갈아 넣어 카피를 썼고, 세상은 내 이름은 몰라도 내가 만든 문장 하나에 울고 웃었다. 그것이 내 존재의 증명이자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조직은 차가웠다. 성취 위에 올라타는 이들과 능력보다 정치가 우선인 현실에 갈등을 느꼈고, 결국 나는 '콘텐츠 디렉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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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감시하고 오겠습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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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3T10:37:43Z</updated>
    <published>2026-05-13T10:37:43Z</published>
    <summary type="html">돈키호테는 자타공인 애국자였다.  회의실에서 미국 브랜드 사업 얘기가 나오면 목소리가 한 옥타브 높아졌다.  &amp;quot;수익이 결국 다 빠져나가는 꼴 아닙니까?&amp;quot; 일본 기업과의 협업 얘기라도 나올 때면 얼굴이 달아올랐다.  &amp;quot;우리에게 유리하게 해야죠. 한국 사람이 우리 걸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합니까?&amp;quot;  다들 그 기세에 눌려 동조하고 만다.  어느 날 미국 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lmva4K3kYc0x1wWCuiswETrVjU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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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은 꼰대입니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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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4T10:28:51Z</updated>
    <published>2026-05-07T10:28: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연말 행사는 몇 년째 오 차장의 몫이었다.  단순히 행사를 치르는 일이 아니었다.  흩어진 부서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내는 일이었고, 그가 가장 잘 아는 일이기도 했다.  피터팬 부장이 오면서 달라졌다.  &amp;quot;이번엔 젊게, 새롭게 가봅시다.&amp;quot;  각 부서에서 새로운 직원들을 모았다. 태스크포스라고 불렀다.  오 차장은 명단에 없었다.  피터팬 부장이 직접 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yAZlDLaiZ_gUsr1BfcavtNjBx1w.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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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들 이해했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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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10:50:53Z</updated>
    <published>2026-04-21T10:50:53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의는 한 시간 반동안 진행되었다.  안건은 신제품 론칭 캠페인 전략과 실행.  회의실엔 열두 명의 직원들이 앉아 있었다.  다들 노트를 펼치고 메모를 했다.  본부장이 말했다.  &amp;quot;이번 캠페인 목표는 신제품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시장점유율 확보입니다.  신규 고객을 늘리되 기존 고객 이탈은 없어야 해요.  타깃은 2030이 중심이지만 4050도 놓치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QlKBy6mvv8nUjrPKx4Q81H7liv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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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무도 틀렸다고 하지 않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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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7T02:03:30Z</updated>
    <published>2026-04-07T02:03:30Z</published>
    <summary type="html">뉴스에 회사 이름이 사흘째 오르내리던 날, 공식 입장을 준비하는 임원 회의가 열렸다.  그는 평소처럼 일찍 출근했다. 메일을 정리하고 커피를 내려 마셨다.회의가 길어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자신이 할 말도, 그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법무팀이 먼저 입장을 설명했다. &amp;ldquo;지금 단계에서 공식 사과는 법적 리스크가 있습니다. 사과가 곧 책임 인정으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pkYb_1OJDSraCaoT4Sq56F50Fo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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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개를 끄덕였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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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0T08:30:39Z</updated>
    <published>2026-03-30T08:30:39Z</published>
    <summary type="html">상무가 기획서작성을 요청했다.  다음날 팀장이 이메일로 보냈다.  며칠 뒤 상무가 말했다.  &amp;quot;기획서 언제 마무리하죠?&amp;quot; &amp;quot;이미 보내드렸습니다. 이메일로요&amp;quot; &amp;quot;아 그랬어요? 못봤는데요. 이메일이 워낙 많이 오니까 보냈으면 보냈다고 따로 알려주세요&amp;quot;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뒤,  상무가 이메일로 시장점유율 분석자료를 요청했다.  팀장이 놓쳤다.  상&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b_kBJIRN9qp3MjcC8s3V1Scp59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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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 무심하게 따뜻한 일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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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6T02:22:28Z</updated>
    <published>2026-03-26T02:22:28Z</published>
    <summary type="html">뉴질랜드는 무심한데 따뜻했다. 문명이&amp;nbsp;자연과 어우러지는&amp;nbsp;태도가 그곳에 있었다. 타인을 외면하지 않는 다정함이 흐르면서도 한편으론&amp;nbsp;오롯이 혼자여야 하는 적막함이 공존했다. 편리함과 속도에 익숙한 우리에게 그 곳의 시간은&amp;nbsp;깊은 고독으로 다기오기도&amp;nbsp;했다.  나는&amp;nbsp;무심히&amp;nbsp;떠났었다. 어딜 가나 사람 사는 모양은 비슷할 것이며, 풍경 또한 그저 풍경일 뿐이라는 담담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wWK5br9w2q2uv3wTki7vL99_Mk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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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예술로 이어진 도시  - 크라이스트처치, 갤러리에서 거리의 벽화까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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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5T09:08:03Z</updated>
    <published>2026-03-25T09:08: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행지에서 갤러리를 찾는 건 그 도시의 문화를 제대로 보고 싶어서다.  이름난 거장의 작품보다 그 땅의 흙을 밟고 자라며 평생 그 풍경을 응시해 온 화가들의 시선이 궁금하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어도 그들의 붓질 안에는 도시의 진짜 얼굴이 담겨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아트 갤러리는 도심 한가운데 있었다. 당시 주요 전시는 레이먼드 매킨타이어였다. 크라이스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SsNa5YNGDOArprQIwWQOQzLZHR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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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로를 품는 자리 - 신기루 같은 인생에서 나의 보폭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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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4T04:19:37Z</updated>
    <published>2026-03-24T04:19: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백 년, 수천 년 동안 수많은 발걸음을 품어온 길을 걷고 있었다.  마운트쿡 국립공원의 후커밸리트랙(Hooker Valley Track). 여러 트레킹 코스 중 가장 마일드한 길 중 하나다.  함께 걷지만, 결국은 각자의 보폭으로 흩어진다. 예상치 못한 풍경 앞에서 각자 멈춰 서는 지점이 다르고, 머무는 시간도 다르고, 보이는 것도 다르다. 같은 길 위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eKJp6RWsvIuwhnIJxutzBDBDpH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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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손 앞에 놓인 풍경  - 목자를 아는 양처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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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3T02:32:39Z</updated>
    <published>2026-03-23T02:32:39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윳빛이 스며든 피콕그린빛의 테카포 호수.  거기에는 작은 교회가 하나 있다.  선한 목자 교회(Church of the Good Shepherd). 뒤로는 안개 낀 산이 수묵화처럼 펼쳐져 있고, 옆으로는 호수가 잔잔하게 누워 있었다. 교회는 작고 낮고 조용했다. 내부로 들어가면 정면에 직사각형 창이 하나 나 있다. 창 중앙에 십자가가 있고, 그 너머로 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l0QCdDi614ah9TczjiL5P5n-Y6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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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끓는 땅의 기록  - 계란 썩은 냄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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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2T12:28:26Z</updated>
    <published>2026-03-22T12:28: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 멀리서 &amp;lsquo;타다닥&amp;rsquo; 소리를 내며 물줄기가 솟구치는가 싶더니, 이내 &amp;lsquo;치익&amp;rsquo; 하는 굉음과 함께 거대한 흰 수증기 기둥이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흰 연기는 하루에도 몇 번씩 땅에서부터 분출되는 지열 활동의 강력한 에너지였다. 수증기 아래로는 회색빛 바위들이 펼쳐져 있고, 그 사이로 푸른빛 온천수가 투명하리만치 파란 하늘과 뒤섞여 장관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OKQjjBUlLpnNlO-AQrneVmpRl1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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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뿌리, 보이지 않는 연결  - 오클랜드의 나무, 가평의 돌 그리고 연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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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1T01:45:36Z</updated>
    <published>2026-03-21T01:45:36Z</published>
    <summary type="html">크고 오래된 나무를 보면 뿌리를 생각한다. 그 무성함을 수백 년 동안 떠받쳐온 땅속 깊이 박힌 뿌리. 바람이 불어도, 가지가 꺾여도, 그 근원이 단단한 한 나무는 쓰러지지 않는다. 나도 저렇게 뿌리를 내리며 살 수 있을까, 나무 앞에서 종종 그런 생각을 했었다. 뉴질랜드의 나무들은 그 생각을 다시 불러왔다. 뉴질랜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마누카 나무가 그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GyiLYLs1PZVuHiAzT1q_jBtMqU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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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렇게 상반기가 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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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0T06:05:59Z</updated>
    <published>2026-03-20T06:05: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연초에 공지가 왔다. 그룹 회장이 상반기에 한국을 방문한다고 했다. 6개월 후였다. 국내 사장은 임원들을 불렀다. &amp;quot;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amp;quot;  그때부터였다. 그룹 회장이 오기 전에 그룹 사장이 먼저 온다고 했다. 그룹 사장이 오기 전에 계열사&amp;nbsp;사장이 먼저 온다고 했다. 계열사&amp;nbsp;사장이 오기 전에 아시아 지역 총괄이 먼저 온다고 했다. 각 해당 지역의 부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TLIZMD8LSb2UvDGoHaIiaLzbt8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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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방목의 땅  - 들판이 가르쳐주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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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9T05:07:27Z</updated>
    <published>2026-03-19T05:07:27Z</published>
    <summary type="html">버스가 달리는 내내 창밖은 소와 양, 염소, 말들의 차지였다.  어디를 봐도 동물이 사람보다 많았다.&amp;sup1;  젖 짜러 무리 지어 가는 소들, 누워 쉬는 소들, 고개 숙이고 풀 뜯어먹느라 미동도 하지 않는 양 떼와 염소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amp;mdash; 그냥 그렇게 살고 있었다.  현지가이드가 설명했다.  말은 안전하다고 느낄 때만 눕는 동물인데&amp;sup2; 뉴질랜드 말은 누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xOT%2Fimage%2FsTH1NkKczHkL8Rp0Yn6IQRdEeO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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