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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최재학 담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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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설명하지 않아도 조용히 스며드는 문장을 남기고 싶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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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3-12T03:04:13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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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같이 먹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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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08T12:30:17Z</updated>
    <published>2026-05-08T12:3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우리 처음 만나는 날이네요. 나와주셔서 감사해요.&amp;quot;  카페를 나와 식사를 하러 가자고 했다.  순대국밥.  이미 주문해 놓 그때서야 물었다.  &amp;quot;순대국밥 드시나요.&amp;quot;  &amp;quot;...네.&amp;quot;  그녀는 반 정도 남겼다.  며칠 뒤 또 만났다.  이번에도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고 했다.  순대국밥.  그녀는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도 반을 남겼다.  며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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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람의 온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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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06T12:25:44Z</updated>
    <published>2026-05-06T12:25: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화는 기억나지 않는다. 장면 하나만 남아 있다.  그때의 공기.  냄새가 코 끝에 맴돈다.  온도가 피부에 남는다.  억새가 펼쳐진 산등성이.  젊은 남녀가 바람 속을 걷고 있다.  머리칼이 흩날리고 옷깃이 흔들린다.  그들은 서로를 한 번 보고 웃는다.  바람 소리만 귓가를 채운다.  고요하다.  오늘, 달리기를 하다가 그 바람을 다시 만났다.  숨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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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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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9T12:11:40Z</updated>
    <published>2026-04-29T12:11: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이들이 학교에 간다.  서둘러 집을 나서는 뒷모습을 그저 바라만 본다.   어릴 적, 부모님은 늘 나와 동생의 손을 잡고  기도해 주셨다.  아주 짧은 기도였다.  한 번도 거르지 않으셨다.    그렇게 서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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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셀프 세차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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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07T05:02:11Z</updated>
    <published>2026-04-27T12:41: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카페 전면 통창 밖으로 셀프 세차장이 보인다.  여덟 칸이 이미 차들로 꽉 차있다.  물부터 뿌리는 사람, 거품부터 올리는 사람, 휠을 먼저 닦는 사람.  혼자 온 사람, 둘이 온 사람, 가족이 온 사람도 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차를 닦는다.  누군가는 같은 자리를 몇 번이고 문질렀다.  누군가는 닦다 말고 한참 서 있었다.  세차가 끝난 차들이 하나씩</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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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녀석은 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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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4T13:37:57Z</updated>
    <published>2026-04-24T12:49:4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아빠는 왜 친구가 한 명밖에 없어요?&amp;quot;  중학생이 된 첫째가 물었다.  나는 웃었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올라가기 전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그 2주.  그때  그 녀석이 우리 동네로 이사 왔다.  처음 봤을 때 쫄았다.  거의 삭발에 가까운 머리, 90kg은 돼 보이는 몸, 발은 300mm쯤 됐다. 농구공을 한 손으로 쥐고 돌리던 손.  목소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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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로틴이 아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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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2T12:44:32Z</updated>
    <published>2026-04-22T12:44: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내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운동하자 권하면 늘 대답은 &amp;quot;싫어&amp;quot;였다.  어느 날, 내가 먹는 걸 보더니 묻는다.  &amp;quot;이거 몇 번 넣어?&amp;quot; &amp;quot;한 스쿱 우유에 넣고 섞어 먹으면 돼.&amp;quot; &amp;quot;알았어&amp;quot;  2주쯤 지났을까,  &amp;quot;왜 프로틴을 먹는데 살이 안 빠져?&amp;quot;  아내는 투덜대면서도 계속 먹었다.  장모님과 함께  먹고 있다고 한다.  &amp;quot;이상해. 계속 늘어.&amp;quo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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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돌고 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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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0T11:43:02Z</updated>
    <published>2026-04-20T11:43:02Z</published>
    <summary type="html">20분째 돌고 있다.  오랜만에 가는 헬스장이다. 첫째는 하체운동을 한다고 했고, 나도 스트레칭과 유산소만 하려 했다.  신호에 걸릴 때마다 어깨를 풀고 손목을 돌렸다.  주차장은  차고가 낮아 들어가지 못하고, 도로변도 빈자리가 없다.  본가에 세우려 했지만 그곳도 이미 꽉 차 있다.  근처를 몇 바퀴 돈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차는 이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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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홈런이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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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5T13:02:32Z</updated>
    <published>2026-04-15T12:51:54Z</published>
    <summary type="html">쌓아놓은 바구니를 신발로 던져 쓰러뜨리는 게임이다.  차례가 왔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amp;ldquo;백팀!&amp;rdquo; &amp;ldquo;파이팅!&amp;rdquo;  분위기는 이미 올라가 있었다.  진행자가 숫자를 센다.  &amp;ldquo;하나, 둘, 셋!&amp;rdquo;  있는 힘껏 던졌다.  신발은  멀리 날아갔다.  바구니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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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함께 걷고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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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5T04:32:07Z</updated>
    <published>2026-04-10T12:2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전부터 내리던 비는 거실의 창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탄이가 왔다. 발로 툭툭 친다. 현관 앞으로 가서 앉는다.  다시 온다.  현관을 보고, 나를 보고, 다시 현관을 본다.  옆에 있던 아내가  &amp;quot;탄이 산책 가고 싶어?&amp;quot;라고 말한다.  탄이가 뛰었다.  &amp;quot;안돼, 비 와.&amp;quot;  아내가 한마디 더 한다.  &amp;quot;탄이 산책 갔다 와.&amp;quot;  한 손에는 큰 우산을 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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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첫 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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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5T05:15:49Z</updated>
    <published>2026-03-27T11:26: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월요일 아침. 계단이 시끌시끌하다.  1학년들이 올라온다.  두 아이가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다.  &amp;ldquo;이것 보세요. 민들레예요&amp;quot;  &amp;quot;드리려고 우리가 따 왔어요.&amp;quot;  아이들이 첫 봄을 데려왔다.  받았 들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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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탄이 엄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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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7T03:54:49Z</updated>
    <published>2026-03-20T12:25: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내는 말했다.  &amp;quot;정 키우고 싶으면 그 개랑 같이 나가 살아&amp;quot;    그런 우리 집에 개가 한 마리 들어왔다.  탄.  아내는 말했다.  &amp;quot;나랑 친해지려고 하지 마.&amp;quot;   케이크에 불이 켜졌다.  딸이 말했다.  &amp;quot;탄. 너 일 년 전 어제만 해도 엄마 뱃속에 있었던 거 알지?&amp;quot;  옆에 있던 아내가 툭, 한마디 던진다.  &amp;quot;무슨 소리야. 탄이 엄마는 난데.&amp;quo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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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주황색 김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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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9T05:21:46Z</updated>
    <published>2026-03-07T11:21:25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원에 다녀왔다.  생년월일을 묻는 소리가 들린다.  굳이 듣지 않아도 다 들린다.  한 어르신의 생년월일이 귀에 들어왔다.  내 어머니와 같았다.  고개를 들었다.  연세가 더 들어 보이셨다.  시선을 피했다.  내 어머니는 음식을 전문적으로 하신다.  못 하신다.  김치는 주황색이다.  오늘 저녁은 본가에 가야겠다.  주황색 싱거운 김치에 밥을 먹으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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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식사 한번 하실까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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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7T02:49:28Z</updated>
    <published>2026-02-27T1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린 시절 다니던 교회에서 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빠지지 않던 설명이 있었다.  천국에서는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  그 시절 그 말만 들어도 마음이 들떴다.  먹고 싶다는 마음이 행복과 가장 가까운 감정이던 때였다.  우리는 지금도 밥에 대한 말을 참 많이 한다.  밥 먹었니. 밥 한번 먹자. 밥은 먹고 다니니. 밥값은 하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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