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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랑도 통역이 되나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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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삶을 한 편의 이야기처럼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10년 동안 광고 기획, 콘텐츠 제작, 마케팅 홍보 등 다양한 분야에 경험을 쌓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고민해 왔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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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2-14T14:13:23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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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4화. 내려놓고 가는 것 같다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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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5:00:08Z</updated>
    <published>2026-10-12T15: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온천에서 돌아온 다음 날, 참배길을 따라 걷는 할머니의 발걸음이 전날보다 한결 가벼워 보였다. 매화나무 아래에서 할머니는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올려다보셨다.  &amp;quot;꽃나무 참 곱다.&amp;quot; &amp;quot;할머니, 여기 소원 비는 곳이래요. 소원 빌어 보세요.&amp;quot; &amp;quot;내가 빌 소원이 뭐 있냐. 너희들 잘되는 거 말고.&amp;quot;  할머니는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으셨다. 어젯밤 온천에서 보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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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3화. 다른 세상이라고, 할머니는 말했다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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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15:00:31Z</updated>
    <published>2026-10-11T15:00: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첩 맨 뒷장에 적어 둔 날짜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열다섯 해 전, 내가 스무 살이 되던 해 2월이었다.  대학 합격자 발표가 난 날, 집안은 떠들썩했다. 아빠는 평소와 달리 일찍 퇴근하셨고, 엄마는 저녁상을 평소보다 한 가지 더 차리셨다.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렸다. 그중에서도 할머니의 목소리가 제일 컸다.  &amp;quot;우리 강아지가 대학생이 된다고?&amp;quot; &amp;quot;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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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화. 방 안의 계절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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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15:00:27Z</updated>
    <published>2026-10-10T15:00:27Z</published>
    <summary type="html">할머니 댁에 가기 전, 나는 퇴사하고 나서는 일상이 없었다. 거의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었다.  퇴사한 날의 기억은 이상하게 또렷하다. 짐을 챙겨 나오는데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저 몸이 텅 빈 것 같았다. 몇 년을 매달렸던 일이었는데, 마지막 순간엔 후련함도 슬픔도 아닌 멍한 기분뿐이었다.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던 것만 기억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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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1화. 할머니, 제가 쓴 글이에요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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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15:00:27Z</updated>
    <published>2026-10-09T15:00:27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을 먹고 나서 나는 노트북을 들고 할머니 옆에 앉았다.  &amp;quot;할머니, 저 어제 쓴 글 있는데, 읽어 드려도 돼요?&amp;quot; &amp;quot;뭔 글을 썼는데?&amp;quot; &amp;quot;할머니 이야기요.&amp;quot;  할머니는 뜨개질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나를 보셨다. 의아한 얼굴이었지만 싫은 기색은 아니었다.  &amp;quot;읽어 봐라. 들어나 보자.&amp;quot;  나는 화면을 보며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폭염 속에 할머니 댁을 찾</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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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화. 강아지, 고생했다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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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15:00:27Z</updated>
    <published>2026-10-08T15:00:27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름이 저물고 있었다. 매미 소리가 잦아들고, 저녁 바람에 선선한 기운이 섞여 들었다. 그 환절기의 틈을 타고 할머니가 먼저 쓰러지셨다.  &amp;quot;할머니, 괜찮으세요?&amp;quot;  아침 체조 시간, 할머니는 팔을 들다 말고 비틀거리셨다. 이마를 짚어 보니 뜨거웠다.  &amp;quot;괜찮어. 그냥 좀 으슬으슬해서.&amp;quot;  체온계를 가져와 재 보니 38도가 넘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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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화. 혼자가 아니었던 밤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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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5:00:14Z</updated>
    <published>2026-10-07T15: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족들이 떠난 집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설거지를 마치고 마루에 앉으니 낮 동안의 소란이 꿈처럼 느껴졌다. 상 위에 남은 나물 그릇, 아직 치우지 못한 과일 접시, 구석에 쌓인 종이컵들. 북적이던 흔적만 남은 자리에서 나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할머니는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드셨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맞으시느라 기력을 다 쓰신 모양이었다. 방문을 살짝</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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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화. 오랜만에 차린 큰 상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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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15:00:11Z</updated>
    <published>2026-10-06T15: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할머니 집에 들어온 지도 어느새 2주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나는 엄마에게 간간이 카톡을 보냈다. 체조하는 할머니 뒷모습, 뜨개질하다 실이 엉킨 사진, 둘이 끓인 된장찌개. 특별한 설명 없이 그냥 사진만 보냈는데도 엄마는 꼬박꼬박 답장을 하셨다. &amp;quot;잘하고 있네, 우리 딸.&amp;quot; 그 말을 받을 때마다 묘하게 마음이 놓였다.  사실 처음 할머니 댁에 가 보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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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화. 이름을 짚어 가며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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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15:00:09Z</updated>
    <published>2026-10-05T15: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약통을 함께 확인하는 일이 아침 일과에 자연스레 끼어들었다. 체조를 마치면 약통을 열어 요일 칸을 확인하고, 할머니가 한 알씩 삼키는 걸 지켜본 뒤에야 밥상을 차렸다. 처음엔 어색했던 일들이 어느새 순서처럼 몸에 붙어 있었다.  &amp;quot;할머니, 그건 뭐예요?&amp;quot;  어느 오후, 할머니가 바구니에서 꺼낸 건 알록달록한 실뭉치와 대나무 바늘 두 개였다.  &amp;quot;뜨개질이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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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내가 먼저 확인하기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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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15:00:16Z</updated>
    <published>2026-10-04T15: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상을 치우다가 서랍장 위에서 낯선 걸 발견했다. 요일별로 나뉜 약통이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칸마다 알약이 색색으로 담겨 있었다.  &amp;quot;할머니, 이거 뭐예요?&amp;quot;&amp;nbsp;&amp;quot;약이지 뭐여.&amp;quot;&amp;nbsp;&amp;quot;무슨 약인데 이렇게 많아요?&amp;quot;  할머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휘저으셨다.  &amp;quot;혈압약, 관절약, 이것저것. 나이 먹으면 다 먹는 거여.&amp;quot;  나는 약통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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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 오랜만에 듣는 &amp;quot;잘한다&amp;quot;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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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15:00:12Z</updated>
    <published>2026-10-03T15: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할머니 집에서 지낸 지도 며칠째였다. 처음엔 하루 이틀만 있다 가려고 했는데, 수첩에 적을 이야기가 자꾸 생기다 보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날 아침에도 체조를 마치고 화분에 물을 주고 나니 할 일이 없었다. 할머니는 점심 준비를 하신다며 부엌으로 들어가셨고, 나는 마루에 앉아 수첩을 뒤적였다. 콩나물, 인절미, 둘만 살아남은 아이들. 짧은 메모 사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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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화. 슬퍼할 틈이 없었어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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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15:00:17Z</updated>
    <published>2026-10-02T15: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다음 날 아침, 나는 체조를 하기 전에 수첩부터 폈다.  어젯밤 적어 둔 &amp;quot;할아버지, 인절미, 콩고물 두 번&amp;quot;이라는 문장을 다시 읽어 보았다. 몇 달 만에 쓴 글다운 글이었다. 회사에 있을 때는 보고서와 메일만 썼고, 퇴사 후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쓸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써도 아무도 읽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amp;quot;뭘 그렇게 끄적이냐.&amp;quot;  할머니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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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화. 삼십 년 단골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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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5:00:26Z</updated>
    <published>2026-10-01T15:00: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장날 아침, 할머니는 평소보다 일찍 몸단장을 하셨다. 꽃무늬 블라우스에 작은 손가방까지 챙기시는 걸 보니 소풍 가는 아이 같았다.  &amp;quot;뭘 그렇게 차려입으세요?&amp;quot;&amp;nbsp;&amp;quot;장에 가는데 아무렇게나 가면 쓰나.&amp;quot;  버스정류장까지는 걸어서 십 분. 할머니는 지팡이도 없이 성큼성큼 걸으셨다. 나는 그 뒤를 따라가며 숨을 몰아쉬었다. 퇴사 후 집 밖을 나선 것도 오랜만이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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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누우면 마음이 더 무거워져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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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15:00:16Z</updated>
    <published>2026-09-30T15: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하나, 둘, 셋, 넷.&amp;quot;  낯선 구령 소리에 눈을 떴다. 무늬가 촘촘한 벽지, 노랗게 바랜 형광등. 한참 멍하니 천장을 보고 나서야 할머니 집이라는 게 떠올랐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니 마루 한가운데에 할머니가 서 계셨다. 낡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구령에 맞춰 팔을 벌리고,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돌리고 계셨다. 아흔 살의 몸이 구령보다 박자가 정</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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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 십 분 느린 시계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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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15:00:17Z</updated>
    <published>2026-09-29T15: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밥그릇을 비우고 고개를 들자, 거실 벽에 걸린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그 자리에 있던 둥근 벽시계였다. 바늘은 열두 시 십 분을 가리키고 있는데, 내 휴대폰 화면에는 열두 시 이십 분이라고 떠 있었다.  &amp;quot;할머니, 저 시계 십 분 느려요. 제가 맞춰 드릴까요?&amp;quot;&amp;nbsp;&amp;quot;내버려두어라.&amp;quot;&amp;nbsp;&amp;quot;왜요?&amp;quot;&amp;nbsp;&amp;quot;느리게 가는 시계가 어때서. 십 분 느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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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롤로그. 가장 더웠던 여름, 나는 할머니 집으로 갔다 - 느리게 가는 시계 곁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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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15:00:30Z</updated>
    <published>2026-09-28T15:00: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느 해 8월, 여름은 유난히 길고 무더웠다.  아침 뉴스는 매일 같은 말로 시작했다. 폭염 경보, 열대야, 온열질환 주의. 아나운서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라고 했지만, 그날의 나는 오히려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있었다. 머릿속에는 한 사람뿐이었다. 혼자 사시는 우리 할머니.  그때의 나는 회사를 그만둔 지 석 달째였다. 직장 스트레스로 몸도 마음도 바닥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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