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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얀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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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글을 써보려 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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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1-18T12:22:4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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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5장 먼저 도착한 문서 - [하멜이 본 조선] 제2부 길 - 장부가 먼저 도착하는 나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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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22:00:08Z</updated>
    <published>2026-10-10T22: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1653년 12월 초  제주에서 보낸 문서는 우리보다 하루 먼저 육지에 닿았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바다를 건넌 뒤였다.  관선은 이틀 동안 북쪽으로 나아갔다. 첫날에는 제주가 보이지 않게 된 뒤에도 파도가 배 옆구리를 때렸고, 둘째 날 아침에는 찬비가 돛과 갑판을 얇게 얼렸다. 우리는 갑판 아래에서 서로의 무릎에 기대어 앉았다. 들것에 누운 수부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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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4장 봉인된 바다 - [하멜이 본 조선] 제2부&amp;nbsp;길 - 장부가 먼저 도착하는 나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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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22:00:10Z</updated>
    <published>2026-10-07T22: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1653년 11월 하순  제주목사의 처분은 사흘 만에 내려왔으나, 우리를 태울 배는 석 달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그동안 여름은 끝났고, 돌담 아래의 풀은 누렇게 말랐다. 바람은 바다에서 불어와 처마 밑의 옷을 다시 축축하게 만들었다. 조선 사람들은 난파선에서 건진 종이를 펴 말리고, 쇠붙이에 기름을 먹이고, 젖은 밧줄을 풀어 다시 감았다. 봉한 상자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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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3장 세어지는 사람들 - [하멜이 본 조선] 제1부 제주 - 사람보다 물건을 먼저 세는 나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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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22:00:16Z</updated>
    <published>2026-10-05T22: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1653년 8월 20일  나는 물건들 곁에서 밤을 보냈다.  깨진 나침반과 빈 상자는 내 팔이 닿지 않는 곳에 놓여 있었다. 병사 둘이 처마 기둥에 기대어 번갈아 졸았고, 붓을 든 사내는 등잔이 꺼지기 전까지 젖은 종이를 새 종이에 옮겨 적었다.  그가 베낀 것은 물건만이 아니었다.  상자를 가리킨 내 손짓과, 총을 쓸 줄 아는 사람을 골라낸 일과, 내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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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2장 물목 - [하멜이 본 조선] 제1부 제주 - 사람보다 물건을 먼저 세는 나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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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22:00:12Z</updated>
    <published>2026-10-03T22: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1653년 8월 19일  우리가 처음 옮겨진 곳은 바닷가에서 멀지 않은 돌담 안이었다.  낮은 초가 세 채가 마당을 둘러싸고 있었고, 한쪽에는 말과 수레를 들이는 문이 있었다. 병사들은 그 문을 닫은 뒤에도 창을 거두지 않았다. 우리는 젖은 돛을 깐 마당에 앉았고, 크게 다친 사람들은 처마 밑의 멍석 위로 옮겨졌다.  부상자 가운데 한 사람은 새벽부터 안쪽</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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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장 이름 없는 배 - [하멜이 본 조선] 제1부 제주 - 사람보다 물건을 먼저 세는 나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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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22:00:24Z</updated>
    <published>2026-09-30T22:0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1653년 7월 30일 1653년 여름, 우리가 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무역선은 일본 히라도를 향하고 있었다.  타이오완의 낮은 해안은 이미 수평선 아래로 가라앉았다. 선미에 매달린 회사기는 남서풍을 받아 팽팽히 부풀었고, 젖은 갑판 위로는 돛줄과 나무통, 물에 불린 밧줄 냄새가 뒤섞여 흘렀다.  갑판 아래에는 사슴가죽과 약재, 설탕과 비단이 실려 있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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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첫 매듭 - '다음 권을 기다리는 조선'을 마치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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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22:58:46Z</updated>
    <published>2026-09-28T22:58:4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안녕하세요 얀결입니다.  '다음 권을 기다리는 조선'을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의 첫 이야기의 후기이자 앞으로의 연재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나마 적어보려고 합니다.   시작의 이야기 조선 전기부터 쌓아 올린 문화와 기술은 몇 번의 전란을 거치며 그 명맥이 사라지거나 흐름이 끊겼습니다. 만약 그 흐름이 끊기지 않고 이어져, 조선에 또 다른 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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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25장 그다음 권 - 제5부 밤마당 - 모두가 들은 결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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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22:00:18Z</updated>
    <published>2026-09-28T22: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팔월 초닷새, 청연세책방 문 앞에서 가장 먼저 들린 것은 짐꾼의 숨이었다.  그가 내려놓은 상자는 바닥에 닿으며 둔한 소리를 냈다. 다섯 달 전의 상자처럼 한 손으로 밀릴 만큼 가볍지 않았다. 문턱 가까이 있던 사람들도 상자 속을 들여다보려 한꺼번에 몰리지 않았다. 바느질 품을 모아 차례를 잡았던 여자는 골무를 쥔 채 상자가 기울지 않는지만 보았고, 남촌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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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24장 여러 본의 약속 - 제5부 밤마당 - 모두가 들은 결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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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22:00:04Z</updated>
    <published>2026-09-26T2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칠월 열엿새 아침, 이경문은 청연세책방 안쪽 상에 놓인 종이에서 글보다 먼저 빈자리를 보았다.  종이는 손바닥 둘보다 조금 컸다. 누런 싸개를 잘라 만든 듯 한쪽 결이 거칠었고, 밤이슬을 먹었다 말라 가장자리가 얕게 울었다. 가운데에는 전날 밤 들은 결말이 여섯 줄로 줄어 있었다.  소연은 아비의 두 이름을 함께 적었다.  아비는 어느 이름도 지우지 않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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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23장 마지막 장을 읽는 사람 - 제5부 밤마당 - 모두가 들은 결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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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22:00:07Z</updated>
    <published>2026-09-23T22: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이름 뒤에 남은 침묵은 길지 않았다.  마당 앞줄에서 짧은 숨이 몇 번 새었다. 남자 문인인 줄 알았다는 말이 담 아래에서 일었으나, 다른 입으로 번지기 전에 신옥경이 첫 장을 내려다보았다. 연화는 정서지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종이 귀를 누른 손가락만 옮겼다. 첫머리의 두 줄이 등불 아래 드러났다.  신옥경이 읽었다.  &amp;ldquo;이 종이는 관란서고에 둔 깨끗</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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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22장 먼저 퍼진 문장 - 제5부 밤마당 - 모두가 들은 결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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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22:00:09Z</updated>
    <published>2026-09-21T22: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 문장은 한 사람의 입에서 끝나기도 전에 다른 입으로 넘어갔다.  &amp;ldquo;한양 문에 들자 혼례 상자가 &amp;rdquo;  &amp;ldquo;아니, 소연은 돛을 올렸소. 무진은 부두에서 &amp;rdquo;  &amp;ldquo;푸른 매듭을 풀면 문이 셋이라니까. 첫째가 아버지 문, 둘째가 혼례 문..&amp;rdquo;  복동이 그 사이에서 &amp;ldquo;길동이 율도국 문을 열고&amp;rdquo; 하고 끼어들었다가 양옆에서 동시에 핀잔을 들었다. 웃음 위로 다른 문장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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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21장 밤마당 - 제5부 밤마당 - 모두가 들은 결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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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9T22:00:04Z</updated>
    <published>2026-09-19T2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칠월 열나흘, 해가 지기 두 시각 전부터 연화는 사람의 이름보다 발이 놓일 자리를 먼저 옮겼다.  비가 그친 흙은 발에 눌려 검게 빛났고, 장작을 옮기는 만복의 등은 벌써 젖어 있었다.  청연세책방 뒤뜰과 옆 주막 마당 사이에는 낮은 담이 있었다. 어른 무릎을 조금 넘는 담의 끝을 돌아가면 좁은 문간이 나왔고, 평소에는 술독과 장작을 나르는 길이었다. 최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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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20장 읽히지 않는 책 - [다음 권을 기다리는 조선]&amp;nbsp;제4부 서고 - 한 사람의 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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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22:00:08Z</updated>
    <published>2026-09-16T22: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칠월 초열흘, 관란서고 바깥채에는 사람 하나가 떠난 자리가 먼저 와 있었다.  임만석이 가져온 칼집은 비어 있었다. 장두성 아래에서 글자 둘레를 다듬던 각수가 다른 판방으로 옮겨 가며 두고 간 것이었다. 안쪽 가죽에는 나무가루가 눌어붙어 있었고, 손잡이가 닿던 자리는 반들거렸다. 임만석은 칼집을 치부책 곁에 놓았으나, 손실을 숫자로 적지는 못했다. 판각 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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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9장 한 권뿐인 원본 - [다음 권을 기다리는 조선]&amp;nbsp;제4부 서고 - 한 사람의 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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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22:00:09Z</updated>
    <published>2026-09-14T22: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칠월 초여드레, 이경문은 목록의 접힌 자리부터 보았다.  종이에는 제목과 권수, 현물의 유무, 함께 맞출 본, 확인한 사람의 수결 자리가 차례로 갈려 있었다. 몇 줄은 접힌 선에서 먹이 가늘게 끊겼고, 가장자리에는 펴 본 손자국만 남았다.  윤세형은 앞서 보인 목록을 다시 늘어놓지 않았다. 제목과 열두 권이라는 수효만 남은 줄, 한 질뿐이었다가 사라진 줄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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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8장 작자의 이름 - [다음 권을 기다리는 조선]&amp;nbsp;제4부 서고 - 한 사람의 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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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2T22:00:05Z</updated>
    <published>2026-09-12T22: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칠월 초엿새, 연화는 약조문 끝의 네 글자보다 그 아래 남은 자리를 먼저 보았다.  해월객.  글자 사이는 반듯했다. 마지막 획에서 수결 자리까지는 손가락 두 마디가 조금 넘었다. 본명을 덧붙이기에는 좁고, 손표 하나만 남기기에는 넓었다. 처음부터 무엇을 더 받을 생각으로 비워 둔 자리인지, 호만 두고 끝내려 한 자리인지는 종이만으로 가를 수 없었다.  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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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7장 후원자의 종이 - [다음 권을 기다리는 조선]&amp;nbsp;제4부 서고 - 한 사람의 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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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22:00:08Z</updated>
    <published>2026-09-09T22: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칠월 초사흘, 이경문은 붉은 먹이 그어진 마지막 장을 읽지 않은 채 먼저 접힌 자리를 보았다.  윤세형이 전날 내놓은 고침본은 고급 닥종이 위에 놓여 있었다. 접힌 곳은 없었고, 붉은 획도 종이 안으로 고르게 가라앉아 있었다. 경문은 그 종이를 펼칠 받침이 아니라 덮어 둘 얇은 판을 청했다. 서고지기가 고침본을 판 위로 옮기고 마른 싸개를 덮었다. 글줄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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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6장 관란서고 - [다음 권을 기다리는 조선]&amp;nbsp;제4부 서고 - 한 사람의 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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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7T22:00:10Z</updated>
    <published>2026-09-07T22: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칠월 초하루, 관란서고 바깥채에는 네 사람이 가져온 까닭이 네 묶음으로 놓였다.  신옥경의 보자기에는 자신이 보낸 정서본의 장수와 윤세형이 돌려보낸 수정 요구가 있었다. 경문은 동래에서 받아 온 제한 관문과 두 상자의 인수 날짜를 품었다. 임만석은 후원 약조의 자기 부본과 종이 주문표, 빈 판면의 탁본을 내놓았다. 연화가 들고 온 것은 청연 예약 장부와 낭</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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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5장 해월객 - [다음 권을 기다리는 조선] 제3부 동래 - 한 권을 만드는 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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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5T22:00:03Z</updated>
    <published>2026-09-05T2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월 열엿새 아침, 연화는 두 쪽지를 낮은 상의 양끝에 놓았다.  왼쪽은 벽계판방에서 받아 온 해월객의 묵은 고침 쪽지였다. 여러 손을 거쳐 접힌 자리가 닳았고, 먹빛은 종이 속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오른쪽은 신옥경이 전날 《홍길동전》의 글자를 바로잡으며 쓴 종이였다. 접힘도 셋, 먹도 새것이었다. 같은 물건일 수는 없었다.  연화는 끝획부터 보지 않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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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4장 홍길동의 여러 얼굴 - [다음 권을 기다리는 조선] 제3부 동래 - 한 권을 만드는 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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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2T22:00:06Z</updated>
    <published>2026-09-02T2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연화는 여인의 질문이 머문 줄부터 장부를 돌려 보였다.  &amp;ldquo;읽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한데 세지 않았습니다. 돈을 맡긴 집, 돈을 돌려받고도 낭독을 기다리는 사람, 가짜 본을 대조해 듣고 싶은 사람도 갈랐습니다.&amp;rdquo;  낯선 여인은 이름이 아니라 항목 사이의 빈칸을 먼저 보았다. 접힌 장부를 억지로 펴지 않고 손바닥으로 가장자리만 눌렀다.  &amp;ldquo;듣고 외운 말은 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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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3장 읽는 사람과 듣는 사람 - [다음 권을 기다리는 조선] 제3부 동래 - 한 권을 만드는 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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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22:00:08Z</updated>
    <published>2026-08-31T22: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월 초아흐레, 청연세책방의 낭독 자리는 책보다 먼저 닳아 있었다.  뒤칸 문턱에는 사람들이 드나들며 밟은 자국이 반달처럼 패였고, 낮은 방석 셋은 가운데 솜이 죽어 가장자리만 불룩했다. 연화는 방석을 펴기 전에 《벽해전》 앞 네 권을 상 위에 올렸다. 끝권이 오지 않은 뒤에도 가장 자주 빌려 나간 책들이었다.  첫째 권은 아버지의 빈 장부가 나오는 장보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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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2장 판목의 이름 - [다음 권을 기다리는 조선] 제3부 동래 - 한 권을 만드는 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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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9T22:00:05Z</updated>
    <published>2026-08-29T22: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월 초닷새, 벽계판방에서는 글자 하나를 없애기 위해 그 둘레의 나무부터 걷어 내고 있었다.  장두성은 《벽해전》 셋째 권 판목을 무릎 앞 받침에 눕혔다. 먹과 손기름이 밴 판면에서 글자들은 거꾸로 솟아 있었다. 자주 다시 찍은 장이라 가는 획 몇은 끝이 둥글게 닳았고, 한 글자는 아래 획이 절반쯤 무너져 있었다.  &amp;ldquo;이 획만 다시 파면 되는 것 아닙니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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